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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물처럼
동강 백운산(feat. 동강할미꽃)_ 문희마을에서 환종주하기. 본문

2026년 3월 30일(월). 정선과 평창의 경계에 있는 백운산에 다녀왔다.
MTR 산우님들의 계획을 좇아 평창군 미탄면 문희마을 주차장에 차를 두고

백룡동굴탐방센터 주차장 - 시목재 - 백운산 - 칠족령 - 주차장으로 환종주 했다.


차가 문희마을 주차장(백룡동굴탐방센터 주차장)에 들어선 시간은 10시 20분경. 느긋하게 산행채비를 갖추고 주차장 입구 오른쪽 마을길로 들어선 시간은 10시 25분이었다.


몇몇의 산방과 펜션들이 깔끔히 들어선 마을을 지나니 차단기가 보이고... 그 차단기를 넘어가 곧장 걸어가 산자락으로 향했다.

포장도로가 끝이 나고... 이어 나타나는 편안한 숲길도 곧장 걷고... 그렇게 주차장부터 한 20분 정도? 걸었을까? 돌탑이 있는 갈림길이 나타났는데...


급경사와 완경사로 나뉘는 갈림길이었다. 정상까지는 각각 1.1Km와 3.2Km. 거리가 무려 세 배의 차이가 있지만

좀 더 많이 걸을 욕심으로 완경사 길을 택해 마른 계곡을 따라 위쪽으로 걸어 들어갔다.


백운산을 찾는 많은 분들은... 아마도 급경사를 통해 정상을 가시는 듯. 이 완경사길엔 사람들의 자취가 많지 않았다.

계곡의 골이 점차 옅어지는 곳에 샘터가 있다는 이정표를 믿고 그 부근을 찾아봤지만... 샘터를 볼 수는 없었고 대신


아주 가파르게 산사면으로 기어오르는 산길만이 보였다. 어쩐지 지금까지 편하게 온 것 같더라니...

자세를 가다듬고 가파른 길을 오르는데... 다행히 온 주변에 생강나무꽃이 풍성하게 피어있어서 그 꽃향을 취하고

마치 발레리나가 춤을 추는 듯한 모습을 가진 올괴불꽃도 화사하게 피어있어서... 그 꽃향을 취해 에너지를 만들어 오르다 보니

중간중간 걷기 불편한 곳이 있었음에도... 큰 힘 들이지 않고 푯대봉에서 백운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에 접속할 수 있었다. 구름재? 옛 지도엔 시목재로 표기된 곳이다.


바쁘지 않으니 한참 동안 쉼을 가졌다가 능선을 따라 백운산으로 향하는데... 낙엽이 얼마나 많이 쌓여있는지 걷는 일이 마치 눈길을 걷는 것만 같았다. 그래도

완만한 경사길이라서 주변을 감상하면서 걷는데... 높지 않아 보이는 곳에 겨우살이들이 보였다. 엇? 잘하면 몇 개 건져 차로 우려먹을 수 있겠는데...? ㅋㅋㅋ 급하게 가 보니 나무 높이에 있었다.

무심코 걷다가 본 이 나무. 참 치열하게 살아남았구나 하는 생각과 더불어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자식들 생각도 들었다. 그래 이왕 태어난 거, 후회 없이 치열하게 살아가거라.

낙엽으로 덮여있어서 순둥한 모습으로 보였던 길이 언제부턴지 왼쪽으로는 깊은 낭떠러지를 두고 이어졌다. 암튼, 그런 길을 시목재부터 40여 분 정도를 걸어서 마침내

12시 37분, 백운산 정상석과 마주했다. 사실, 이곳을 오를 때는

대부분 점재나루에서 올라왔었고(https://sinuku.tistory.com/8469024) 문희마을에서 오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니만큼 맘껏 정상놀이를 하다가

한 산우님이 하사한 곶감과 슈크림빵으로 행복한 점심을 했다. ㅋㅋ 그 외에도 주전부리를 꽤 한 결과로


불룩 튀어 오른 배를 주체하지 못하여 하산을 시작했다.


지금 하산하는 능선의 정식 명칭이... 아마도 칠족령능선인가...? 암튼, 가파른 정도에 등급을 주라면 상급? 마른 흙길이라서 내려가기가 상당히 까다롭다.


조심조심 발을 디디고 어느 곳에선 줄을 잡아 의지하고... 더군다나 왼쪽으론 깎아지른 절벽! ㅋㅋ 그렇지만 보이는 풍경이 절경이라서

내려가다 힘들면 멈추고 휘감기며 흐르는 동강을 감상하면서 에너지를 보충했다. 그리고


오늘 이곳에 온 이유인, 동강할미꽃이 처음으로 보였다. 하필이면 길 중간에 조그맣게 피어있어서 누군가의 발길에 밟힐까 노심초사하신 옆 산우님의 마음과 함께.


좀 더 내려가다가 길과는 좀 떨어져 있음에도 그 귀한 노루귀꽃도 보았으니 입꼬리는 분명 절로 올라갔을 테고...


사실, 여기 백운산은 산 자체로서의 매력은 여느 산과 다를 게 없다. 하지만, 지금 이 능선을 내려가면서 감상할 수 있는 동강이 매력을 더하고


3월말과 4월초에 피는 동강할미꽃이 매력을 또 보태면서 많은 산우님들이 찾는 산이 되지 않았나 싶다.


예전 야산 양지녘에서 흔히 보았던 할미꽃. 아마도 기후와 대기질의 변화에 민감했던 모양인지 지금은 보기 힘든 할미꽃.

그중 이런 바위틈에 뿌리를 둔 동강할미꽃은 세계 유일하다. 그래서 나 역시 동강할미꽃이 필 시기에 맞춰 이곳을 찾아오곤 했었다.

어느 때는 만개하지 못한 꽃을 보고, 어느 때는 겨우 한두 송이를 봤었는데... 오늘은 만족할 만큼 꽃을 봤으니 추모탑에서 뜨신 물 한 모금하고는 기분 좋게 다시 하산을 시작했다.


3시 35분. 칠족령과 문희마을로 갈리는 갈림길에 도착했다. 문희마을로 곧바로 가서 백룡동굴을 가볼까 하다가 예전에 한 번 본 하늘벽이 궁금해


직진을 하여 오름길을 8분 정도? 올라가 칠족령에 도착했다. 이곳을 지난 가까운 시기라 해도 5년이 지난 싯점이라 주변을 둘러보려 했지만... 빗방울이 비춰서


곧바로 칠족령전망대로 내려갔다. 이곳에서 전망하는 것은...

멋지게 휘도는 동강과 그것을 감싸고 있는 하늘벽이다. 예전에 하늘벽 위쪽을 걸어 저 앞쪽에 보이는 연포교를 건너 제장나루로 갔었는데...

오늘은 칠족령으로 뒤돌아 가다가 문희마을 갈림길에서 문희마을로 향했다.

산허리를 가로지르는 길.

좀 전에 내려왔던 백운산 정상에서 이어지는 칠족령능선을 보면서 전망대부터 5분 정도? 걸었을까?

칠족령 오르기 전의 삼거리에서 문희마을로 가는 길에 합류하여 잰걸음을 했다.


산 허릿길이라서 굳이 구경할 수 있는 것은 나무들 뿐이어서 걸음에만 집중했다. 그랬더니 성터를 지나

10분을 더 걸어 문희마을의 전경을 내려다볼 수 있었다.

4시 20분. 백룡동굴탐방센터에 도착했다. 화장실이 아주 깔끔했는데... 그곳에서 세수를 하고는 산행을 마무리했다.

사실, 백룡동굴까지 다녀올까도 싶었는데... 혼자가 아닌 여럿이라서 굳이 그것을 고집하지 않았다.

혼자면 홀로, 여럿이면 여럿 모두가 행복공감을 이룰 수 있는 그런 세계관이 이미 준비되어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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