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역산, 태화산

 

 

2015년 6월 21일. 미역산을 거쳐 태화산을 도는 원점회귀산행을 하다. 

 

 

벼르고 벼르던 5월 초순 철죽이 예쁘게 핀다던 그 경기 5산 중 하나인 태화산을 드디어 간다.

처음으로 발을 디디는 관계로 은곡사로 네비를 지정하고 아침 7시 여기 분당에서 출발을 한다.

메르스의 여파가 아직도 남아 있어선지 아니면 조금 이른 시간이어선지 길 위는 대체로 한산하다.

 

어제도 비가 내리긴 했지만 그간의 가뭄이 길긴 길었나 보다.

8시 20분 경에 도착한 도척저수지에는 물이 바닥에 붙어 있다. 안타깝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단지 저수지 한 켠에 주차를 하고 태화산 입구라는 표시석의 지시에 따를 밖에는.. 그렇게 8시 30분! 산행을 시작한다.

 

오늘의 산행은 은곡사를 기점으로 미역산을 지나 태화산을 가서 다시 이곳 주차장으로 오는 원점회귀

산행을 하기로 한다.

 

약 10분 정도 오르니 은곡사가 나온다. 은곡사는 산중 깊은 도량이기보다는 어느 동네에 있는 흔한 집 같아서

경건함이 조금 떨어진다.  

 

그 은곡사 오른편으로 등로가 열린다.

 

입구에 들어서면서 잠시 숨을 고르고 나면 본격적으로 오름이 시작이 된다.

입구에 있던 이정표에 미역산 정상까지가 1.5km던가? 무척 짧아서 의아했는데 그 이유를 알 것만 같다.

여느 산과는 달리 오르고 또 오르고 또오르고.. 거의 정상 턱밑까지 가파른 오름이다.

 

 

 

9부능선 쯤 올라서야 시야가 틔이고 완만한 능선길이 이어진다.

 

이제는 제법 날씨가 화창해져서 건너편 태화산이 아주 가깝게 보여진다.

 

어제 조금이나마 내린 비가 그나마 산길에 생명을 넣어 걷기에 좋다.

 

 

산행 시작 1시간, 대략 2km를 걸었다.

큰나무들이 자리를 내준 나지막한 관목이 자리한 조그만 공터에 미역산이란 나무팻말이 서있다. 미역산 정상이다.

 

 

이제 태화산으로 향한다.

여기 미역산과 태화산의 경계목인 삼지송까지는 싱그런 나무숲으로 이루어진 내림길이라서 걷는 것 자체만으로도 행복하다.

삼지송. 가지가 셋인 소나무. 안타깝게도 가지 하나는 무슨 이유에선지 잘리웠다. 가지가 셋이면 더 보기 좋았을 텐데...

 

이제부터는 태화산으로 향하는 오르막이다. 그래도 미역산 그 가파른 오르막을 견뎌선지 대단하게 보이진 않는다.

 

500 m 정도를 살방살방 올랐나 보다. 미역산과는 달리 크고 화려한 정상석이 금새 눈에 들어선다.

미역산과 태화산은 30분 거리 밖에 되지 않아서 다른 봉우리라도 더 다녀와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아쉬운 마음을 달래면서 은곡사로 향한다. 방금 나온 품이지만 가까이 보이는 미역산의 품이 또 그립다.

 

저 아래 보이는 도척저수지. 내리려면 주륵주륵 내려서 저 저수지에 물을 가득 채웠으면 좋으련만..

그 잔잔한 파랑을 따라 말잠자리 날아다니면 좋으련만...

 

헉!! 미역산의 그 가파른 오름이 여기 태화산에도 있다. 내려가기도 이렇게 힘이드는데 오르려면 땀께나 흘려야 될 듯 싶다.

 

 

 

조금.. 아니 많이 아쉬움이 남는다. 벌써 주차장.. 2시간 30분! 산행을 마치기엔 조금 짧은 코스이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아예 광주5산을 한번에 걸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