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물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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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운악산 백호능선 청룡능선

mangsan_TM 2015. 6. 3. 16:00

 

 

2015년 5월 31(일)일. 경기 가평에 있는 운악산 7.5km를 7시간에 걸쳐 다녀오다. 비록 한껏 여유롭게 다니긴

했으나, 순 산행시간이 5시간 40여분 걸렸으니 등로가 그만큼 가프르고 험하다 할 수 있겠다.

                                                                                                                                              <운악산 등산지도 및 고도 정보>

 

 

 

   남부 지방엔 비가 온다는 예보가 때문일까? 아니면

  이른 아침이라서일까? 화사함의 대명사인 금계국도

  뿌연 농무로 제 화려함을 제대로 뽐내지 못하고 있다.

  서두르고 서둘러 자동차에 오른 시간이 아침 7시 30분.

  운악산 입구에 있는 하판리 주차장에 도착한 시간이

  9시 15분 경. 차에서 내려 산행준비를 하고 오늘 걸을 길을

  주차장에서 보이는 운악산을 따라 그린다.

 

 

                                                                                                <왼쪽이 백호능선 오른쪽이 청룡능선이다>

 

즐비하게 늘어선 가게들을 지나

 

매표소를 넘어서니 등산로 안내도가 눈에 띈다.

 

오랫만에 개방이 된 백호능선이 못내 궁금해 먼저 오르고 청룡을 타고 내려오기로 한다.

 

한글의 아름다움을 일깨워주는 현등사 일주문을 지나 100여 미터쯤 가다보면

 

백호로 가는 이정표(1-1)가 나온다, 왼쪽 나무로 된 다리를 건너면서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흰호랭이 등을 타는게 만만할리가 있나 미끄러운 마사토에 경사도 급한 비탈길이니

 

조금 오르고 나면 온몸의 에너지가 다 방전이 되는 듯 하다.

 

그래도 나무 그늘을 의지하고 1km 정도 오르면

 

그저 눕고 싶게 만드는 평상이 나온다. 뭐 급할게 있을까? 물도 보충하고 호흡도 고르면서 쉬어가면 된다.

 

백호의 꼬리뼈에 도달하기 까지는 경사가 급하기만 하다. 줄을 잡거나 계단을 오르느라

 

 

 

가뿐 숨 고르려 뒤 돌아 보니 저 아래에 우리가 차를 주차한 주차장이 보인다.

 

다시 돌아 옆을 보니 와우 청룡의 용트림이 볼만하다. 날씨는 점점 쾌청해지고 시야가 매끄럽다.

 

드디어 흰호랭이 꼬리뼈에 왔다.

625봉이다. 1.6km를 1시간 30분에 걸쳐 왔으니 그 험도가 미루어 짐작이 된다.

 

내 발 같은 바위도 보이고

 

앞쪽 옆쪽으로 시야가 트여 가슴이 통하는 것 같다.

              앞쪽으로 보이는 운악 동 

             왼쪽으로 보이는 애기봉과 그 능선 


 


 

 

 

 

 

 

 

 

 

 

이 좋은 기분 한껏 만끽하고파  한 컷 찰칵!!

 

이제는 능선길이라서 처음처럼 거칠지는 않다.

 

뒤돌아 625봉이 눈에 그득찰 즈음

 

길에 가득 찬 커단 바위가 나온다. 바위 왼쪽 허리를 돌아 갈 수도 있지만, 극히 위험 구간이니

아래 오른쪽으로 우회하는 것이 안전하다.

 

이제는 동봉이 가까이 보이니 여기가 가평 8경에서 6경에 해당하는 운악망경일 게다.

 

애기봉 능선을 뒤에 두르고

 

보기만 해도 찌릿한 전율이 이는 벼랑 꼭대기에서 엉거주춤 기어도 보고

 

무서워 일어서지도 못한 채 운악망경을 즐긴다.

 

놀이는 그만하고 다시 길을 나선다.

 

하늘을 오르고

 

지상의 현등사도 보면서 사뿐사뿐 걷다 뒤돌아 보니

 

백호의 등줄기가 한눈에 들어선다.

 

게다가 요상한 기운까지 뭉쳐 있으니 이곳이 백호의 어깨뼈인 825봉이 틀림 없다.

 

맞다! 한 소나무가 큰 바위를 짊어지고 수행을 하는 여기. 백호의 최고봉 825봉이다.

이 825봉은 현등사를 조망하기 아주 적당한 장소이다. 바람도 시원히 불고 조망도 좋아서 아예 자리를 폈다.

지고 온 음식들이 모두 달기만 하다.

 

식도락의 행복을 느끼며 조금 내려서자 곧 아기봉 갈림길과 현등사 갈림길을 나타낸 이정표가 나온다

절고개 부터는 비록 반대 방향이기는 하지만 눈에 익다.

이 백호능선이 개방이 안됐을 때는 청룡을 타고 올라 이 절고개에서 현등사로 대부분 그렇게 다녔다.

 

애기봉 갈림길 이정표 

절고개 이정표. 우측이 현등사로 가는 방향이다


 


 

 

 

 

 

 


 

 

절고개에서 한소금 거칠게 호흡을 하다

 

가쁜 숨을 달랠 때, 우측으로 이쁘면서도 요상한 바위가 나온다. 남근석이다.

 

이 남근석을 지나면 안부가 나오고 그 바로 위가 정상인 청학대(동봉 937.5m)이다.

정상에는 정상석이 2개가 있다. 가평군과 포천군에서 각자 세운 정상석이다.

서로 의사소통을 하고 협조를 했다면 정상석 하나라도 멋지게 꾸몄을 텐데. 두 개의 정상석을 대하다 보니

뿌듯함 보다는 흉물스러운 감정이 든다. 

 

               가평군 정상석 

               포천군 정상석 

 

운악산에는 동방과 견줄만한 봉우리가 또 있는데 그것이 서봉(934.5m)이다. 포천 쪽에서 오르는 산객들이

꼭 거쳐야하는 곳이다. 동봉과 그리 멀지 않아 가볍게 다녀와서 

 

청용의 목에 있는 미늘을 밟고

 

금강산을 노래하는 만경대에 우뚝 선다.

 

 

청룡의 갈기를 타고 내려가니

 

그 옛날 타고 오르내리던 철계단이 눈에 들어선다. 저 사다리를 오르고 내릴 땐 어떤 기분이 들까?

 

청룡이 날으샤 보보마다 절경이로세. 우리가 지나온 백호능선도 보이고(그 뒤로는 애기봉능선)

 

바위를 뚫고 고고히 서 있는 명품소나무.

 

두손두발을 사용하지만

 

그래서 더욱 값지게 보이는 풍경들. 미륵바위를 지나고 

 

병풍바위를 지나면

 

 

죽어도 그곳을 떠나지 못해 의지만 남은 나무도 있다.

 

버섯이 석화된 건지...

 

중절모가 석화된건지.. 이리저리 구경하다 보니

 

 눈섭바위가 나타난다. 그 급하고 거친 등에서 이제는 꼬리에 다다른다.

 

이제 저 멀리 아침에 우리가 지났던 현등사 가는 길이 보인다. 한달음에 내려가

 

일주문을 나서면서 오늘의 행복했던 시간들을 저장한다.

 

파꽃이 싱싱하게 피었던 5월의 마지막 날의 기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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