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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피렌체 -- 르네상스가 일어선 곳

mangsan_TM 2017. 3. 5. 17:56





2월 21일(화). 로마에서 좀 떨어진 숙소에서 아침을 맞았다.

빵 하나에 커피 한 잔. 이젠 익숙하지만.. 여전히 스프 한 컵에 누룽지 한 컵. 그리고 사과 1개를 먹고나서야 아침을 채운 느낌이다.

고즈넉한 마을을 뒤로 하고 피렌체로 향한다.





피렌체까지는 버스로 4시간 정도를 가야 한다고 한다.

차창 밖으로는 로마와는 달리 넓직한 구릉들이 나오고 조금 높다 싶은 봉우리에는 어김없이 마을이 들어서 있었다.





그리고 언제부턴가 포도밭이 지나고 올리브 농장도 지난다. 참 그 모습이 한결 같이 목가적이고 아름답다.

한국에 이런 곳이 있다면 주저없이 정착하고픈 풍경이다. 아니나 다를까 이 지방이 유럽인들이 살고 싶어하는 토스카나 지방이라 현지 가이드의 설명이다.




낮 12시가 다 돼서 피렌체를 감싸고 도는 아르노 강변에 도착했다. 여유롭게 점심을 갖고 피렌체의 명소를 구경할 예정이다.





아르노 강변에서 얼마 들어가지 않은 음식점에서 점심을 가졌다. 쇠고기 스파게티(제1접시)와 미트볼(제2접시). 그간 먹어본 스파게티 중 단연 돋보이는 맛이다. 모처럼 양껏 먹었다.




점심을 마치고 골목을 돌아 처음 마주한 명소. 산타크로체 성당이다.

르네상스시대의 유명인사들이 영면에 든 곳으로 유명하다. 갈릴레이, 미켈란젤로, 단테 등등 우리도 알 수 있는 유명인들의 무덤도 역시 이곳에 있다고 한다. 여러 색상의 대리석이 인상적이다.





다시 찾은 아르노 강변, 아직까지도 점심시간이어서 많은 사람들이 강을 마주하고 간단한 요기를 하고 있다.





크로체 성당에서 강변으로 나와 오른쪽으로 가다보니 강을 가로지르는 건물이 보였다. 단테가 베아트리체를 처음 만나는 장소 즉, 베키오 다리가 그것이란다. 다리 위 건물에는 푸줏간을 비롯한 다양한 상점들이 있었으나 현재에는 관광상품을 주로 취급한다고 한다. 그리고 2차세계대전 중 유일하게 파괴되지 않은 다리로도 유명하다.




또한, 단테와 베아트리체의 사랑이 전해진 곳이기도 하여 아직도 선남선녀들이 애용하는 데이트 장소이기도 하다.




베키오 다리와 반대쪽 멀리에는 야트막한 산. 아니 좀 높은 언덕이 보이는데 그 유명한 미켈란젤로 언덕(광장)이다.





이 언덕에서 시내를 내려다 보면 도시가 한송이 꽃으로 둘러싸인 듯 하다고 하여 붙은 이름이 피렌체라고 한다. 영어로는 꽃을 의미하는 플로렌스가 이곳의 영어 지명이다. 불행히도 이 언덕은 다음을 기약할 수 밖에 없어 그림상으로나마 감상을 한다.


<미켈란젤로 언덕에서 본 시내. 탑들을 기준으로 왼쪽부터 베키오궁, 지오또 종탑과 산타마리아 델 두오모 그리고 산타크로체 성당. 아주 왼편으로 베키오 다리>



아르노 강을 뒤로 하고 우피치 미술관의 회랑을 걸었다. 이 피렌체를 이끌었던 그 유명한 가문 메디치가의 궁전이었지만 현재에는 유명한 미술품들을 보관한 미술관으로 쓰인다고 하던데.. 감상하려면 미리한 예약이 있어야 한다고 한다. 그렇다고 아쉬울 필요는 없다.

회랑 양편으론 르네상스를 일군 거장들의 조각상들 있고 많은 사람들을 보는 것 또한 즐거움이 있어  이 곳을 통과하는 것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럽다.







우피치 미술관을 나오면 남성을 정교하게 다듬은 대리석 조각상을 앞에 둔 큰 종탑을 둔 궁이 나오는데 베키오 궁전이다.

메디치가가 첫번째 힘을 잃었을 때, 피렌체 공국이 만들어지고 그 중앙청이 이곳이었다고 한다. '군주론'의 저자 마키야벨리가 행정관으로 재직했던 곳이다. 이 궁전 앞 광장에는 다비드상과 다빈치가 낙서를 했다는 남성의 대리석 조각상이 있다.





<미켈란젤로의 낙서 : 우측 아래 황동색사각형 밑>



<다비드 상>






누군가의 말이 떠오른다. 문화란 불편하더라도 있는 것을 참고 지키는 것이란 말...  정말 이 쪽 사람들 존경스럽다.

아주 예전에 지어진 건물들을 잘 보존하고 사용하고 있다. 어딜 둘러보아도 청소 또한 잘 되어 있다.

우리는 어떨까...? 살기 불편하다고.. 한옥촌이고 초가촌이고 죄다 부수고 새로 짓는 것이 다반사. 이제는 지켜야 할 문화가 보이질 않는다.







옛 부호들의 건물을 최대한 훼손하지 않고 상가가 들어서 있다.





감탄하고 부러워 하며 걷던 골목길.. 저기 태극기가 보인다.

푸훗! 분식이란 한글도 보인다. 서울에서 옛 고향 사람을 본 느낌이다. 파리 몽주약국 근처의 번개시장에서도 장사를 하던 한국 아주머니를 보았는데.. 아무 토양이든 자리잡을 수 있는 우리 한국인.





산타마리아 델 대성당으로 가는 골목길. 단테 박물관이 그를 알리는 플래카드와 그 밑 단테의 두상을 달고 여느 건물처럼 서 있다. 그 벽 밑에는 대성당을 축조하는 것을 구경하던 단테가 앉았다고 전해지는 볼품없는 돌까지... 참 이 사람들 옛 것을 무던히 아낀다.






골목을 벗어나자 넓직한 광장이 나오고 광장 한켠에 있는 작지 않은 건물 앞에 금빛으로 난 문 앞에는 사람들이 몰려 있다.

산조반니 세례당..





그리고 미켈란젤로가 만든 '천국의 문'이다. 구약성서의 10장면을 문에 황금색으로 부조한 것으로 맨 위 오른쪽 <카인과 아벨>이 유명하다.





뒤돌아보고 놀랐다. 하늘을 찌를 듯 서 있는 종탑(지오또 종탑) 그리고 너무 커서 처음부터 눈 밖에 있던 산타마리아 대성당이 이제야 보인다.

1296년 아르놀포 디 캄비오의 설계로 착공하고 지오또가 이어받고  A.피사노가 공사를 인계받아, 그 동안 조토가 계획한 대종탑을 완성하였다.  또한 그 뒤를  프란체스코탈렌티는 등이 이어받아 이 대성당을 완성했다.








흰색과 녹색 그리고 붉은색이 도는 대리석이 특히 눈에 띈다.






내부는 외부와는 다르게 검소하고 단촐하지만 어둡고 웅장하여 경건함을 부른다.





 다시 광장으로 나와서.





골목을 다시 걸어 산타크로체 성당을 다시 보고 또 아르노 강변에 섰다.




벌써 어둠이 내린다.. 다른 곳도 더 둘러보고 싶지만.. 꼭 보고싶은 베니스. 그곳으로 가려면 지금부터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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