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물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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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융프라우요흐 __ 산에 대한 갈망을 주다

mangsan_TM 2017. 2. 27. 11:56






2017년 2월 18일. 스위스 인터라켄에 있는 빌더스빌 마을에 있는 작은 호텔에서 새벽 3시 경에 눈을 뜬다. 여전히 시차적응을 하지 못했다.

습관적으로 샤워를 하고 포트에 물을 붓고 끓인 다음 누룽지 한 컵 그리고 스프 한 컵에 물을 넣고 잠시 기다린다.

그리고 스프를 먹고나면 누룽지 역시 충분히 불어서 먹기에 좋다. 아침 한끼로 충분한 양이다. 후식으로 사과 한 개.





사실, 유럽을 여행할 때 꼭 필요한 물건이 있다면

   커피포트 -- 유럽의 물은 석회수여서 꼭 끓여 먹거나 사서 먹어야 한다. 끓인물을 구하기 쉽지 않다. 전기는 220V를 사용하지만, 어느 나라에서는

        우리보다 작은 구멍을 사용하기도 해서 다양한 콘센트가 있는 어뎁터가 필요하다.

   누룽지 -- 아침을 제대로 먹어보질 못한 민족들이 유럽에 사는 사람들이라서 대개는 아침을 굶는다. 가끔 있다면 크로와상 1개와 커피 한잔 정도?

        그래서 시중에 판매하는 누룽지를 사다가 종이컵에 넣고 끓인물을 부으면 한끼 식사로 충분할뿐만아니라 시간도 절약이 된다.

   종이컵과 나무젓가락(혹은 다용도 스푼) -- 위에서 처럼 사용되는 곳이 다양하다.

정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융프라우요흐역으로 가는 등산열차는 이곳 빌더스빌역에서 첫 출발을 한다. 아마도 7시 20분에 출발하는 것 같던데 주위는 아직도 컴컴하다.

그래선지 토요일 임에서 역이 한산해 보인다.





등산열차는 아마도 가파른 정도에 따라서 열차의 종류가 바뀌는 듯 하다. 그래서 대략 30분 쯤 가다가 열차를 바꾸어 타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클라이네샤이덱역과 아스미어역이 그 두 환승역이다.






열차를 타고 주변을 보니 아직도 밤의 조요한 기운이 그대로 덮혀 있다. 하지만, 흰눈과 나무들.. 저 멀리 초승달까지 .. 왠지 감성이 충만해 진다.





점점 날이 밝아지면서 가까이 보이는 저 멀리 알프스가 화려하게 보일 쯤에서 첫번 째 환승역인 클라이네샤이덱에 도착한다.





이 역에서는 드디어 알레츠빙하를 가슴 한가운데 품은 융푸라우요흐(4,158m)를 볼 수 있다. 뿐만아니라 융푸라우 왼편으로 묀흐봉(4,107m) 그리고 또 그 왼편으로 있는 아이거봉(3,970m)을 함께 감상할 수 있어 좋다.




융푸라우요흐(융:젊다. 프라우:여자. 요흐:봉우리)와 옥빛의 알레츠빙하 그리고 왼편 조그만 돌기가 전망대



왼쪽부터 아이거봉 그리고 묀흐봉




두번 째 환승역 아이스미어역. 여기에는 아래를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었는데 그 전망대 밖으로 펼쳐진 설산들이 가슴을 뛰게 한다.

불과 2년 전에 해발 5,400m인 쓰꾸냥산을 등반한 경험이 있는 나에겐 이 산 역시 등반하고픈 열망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현실의 중요성을 깨닫기에 충분한 나이여서 보는 것만으로 만족해야 한다는 것 쯤은 충분히 인지할 수 있다.





드디어 융프라우 전망대에 도착했다. 창 밖의 고드름이 이곳의 추위를 정도를 알려주는 듯 하다.





어쩌면 알레츠빙하 속일지도 모를 얼음궁전을 지나고,






전망대 밖에 발을 들여 놓은 순간...  추위고 뭐고 다 잊게하는 풍경이 펼쳐진다.

빌더스마을과 우리가 올라온 길 이 한 눈으로 들어오고 내려가야할 길은 눈으로 충분히 그릴 수 있게 한다.





알레츠빙하와 반대편에 있는 아마도 빙하일 눈 계곡.





아이거봉.





묀흐봉.





융프라우봉.  온몸으로 올라서고픈 열정...  어렴풋하게나마 열차를 타고서라도 이곳으로 올 기회는 희박하리란 예감으로 잠깐이지만 슬픔이 인다.

그러니 더 눈에 담아가야 하겠지.....





다시 열차로 내려온 아이네샤이덱역엔 이미 사람들로 넘치고 있다. 놀라운 것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유럽 각 곳에서 스키를 즐기러 이곳에 온다는 점이다. 눈으로 보기에도 아찔한 경사면을 나이 지긋한분이 쏜살같이 미끄러져 내려오는 모습을 보면 스키를 배우고픈 충동이 일 정도이다.





내려가는 길은 우리가 올라온 열차길과 갈라져 산 반대편 사면을 타고 이어져 있는데, 이 곳엔 케이블카가 시설되어 연일 사람을 올려 보내고 있다.

그 많은 사람들은 스키로 혹은 썰매로 즐거이 아랫동네로 가는 듯 하다.










오전을 다 보내고 나서야 다시 빌더스빌 마을에 도착한다.





이제 간단히 점심을 갖고 이탈리아 밀라노를 향한다.


알프스. 흰눈을 머리에 인 높은 봉우리란 뜻이던데..  저 멀리 알프스가 보이고 그들 사이에 눈이 녹아서 이루어진 맑은 호수. 그 알프스 밑자락 언덕위엔 푸른잔디와 진한밤색의 목조주택. 이것들이 스위스를 특정하고 있다.

사실 우리가 들른 마을도 인터라켄 지역에 있는 곳으로 인터(사이)라켄(호수)란 지명도 호수와 호수 사이란 뜻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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