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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물처럼
양구 사명산 _ 가을을 맞이하다. 본문
2022년 9월 29일(목). 양구에 있는 사명산에 다녀왔다.
첫 번째로 산악회 ㅅㄵㅇ의 지도에 따랐다.
양구 웅진리에 도착을 해서
선정사 - 사명산 - 문바위 - 꽃대봉 - 추곡약수터로 걸었다.
다행히 마을 길이 열려있어서 9시 45분, 선정사 입구에서 산행을 시작했다.
선정사를 왼편으로 두고 시멘트 포장도로를 따라 걷는데,
가을의 요정, 코스모스꽃들이 헤살거리며 작은 손짓으로 응원을 해 주어 걸음이 가벼워진다.
용수암까지 이어진 시멘트 포장도로는 야생 멧돼지 아프리카 돼지 열병 확산 방지 철문을 지나는
임도로 이어지고, 그 임도는 또 한 번 야생 멧돼지 아프리카 돼지 열병 확산 방지용 철문을 지나면서
잔 돌들이 깔린 계곡길로 변환했다. 비교적 평탄한 길이지만 주변 조망이 없어
옆에서 계속 따라오는 청량한 물소리가 없었다면 약간은 지루할 것 같은 느낌? 그 느낌은
10시 17분. 임도를 가로질러
본격적으로 산에 들어서면서 부터 없어졌다. 싱그러운 숲의 향기.
온 몸을 감싸고 도는 나무와 풀이 주는 기운. 크게 심호흡을 하고 나니
어쩌다 왼편으로 보이는 아마도 사명산일 봉우리가 가깝게 느껴졌다.
10시 27분. 산행 45분 쯤에 양쪽 모두 사명산을 가르키는 갈림길에 도착 했다.
왼쪽은 헬기장을 거쳐 정상으로 가는 길, 오른쪽은 막바로 정상 가는 길. 오른쪽에 발을 뒀는데...
그 가파름에 '아고~~' 소리가 절로 나온다. 오르고 또
오르는 길. 길을 나설 때만 해도 쌀쌀했던 날씨였지만
어느 새, 겉옷이 땀에 흠뻑 젖어들었다. 매번 강조 하지만, 힘들 땐, 쉬는 것이 옳다.
고난을 극복한다는 둥... 그 힘듦의 고비를 넘겨야 한다는 둥... 무시하고 계속 오르다가는...
산을 오르다 돌연사 했다는 뉴스거리가 될 뿐! 그러니 눈 앞으로 성큼 다가온
이번 가을과 천천히 인사를 나누면서...
쉬었으면, 오르고 또 힘이들면 오른 길 뒤돌아 보면서 오른 만큼 뿌듯함을 채우면 된다.
한 30분 정도? 그 가파른 오름을 오르니 사명산 정상이 눈높이에서 보여지는 곳부터는
약간은 수그러졌고, 20분 정도 더 가서
안대리에서 오르는 주능선 삼거리와 만났다. 이제부터는
편안한 능선길. 가뿐한 기분 따라 발걸음도 가벼워지니, 곧
정상에 도착을 했다. 11시 36분. 우선
정상석과 인사를 나누고, 사위를 모두 밝게 볼 수 있어 사명산이라 했다고 하니
올라온 웅진리 쪽부터... 그런데, 개스가 감싸고 있어 소양호는 잘 보이질 않고
화천군 쪽으로 눈을 돌렸지만, 이 쪽 역시 운무 투성이. ㅜㅜ; 그래도
눈을 크게 뜨고 파르호를 찾아본 다음,
정상 인증을 하고 하산을 시작 했다.
앞으로 가야할 능선. 지금 사진을 정리 하면서 지난 산행을 생각해 보니,
중앙 봉우리가 헬기장, 그 왼쪽 끝 부분의 봉우리가... 아마도 문바위봉?이지 싶다.
다년초와 큰 나무들이 있는 울창한 수림 속으로 시작되는 내림길.
성급한 가을이 벌써 표시해 둔 단풍을 지나고
로마 병정의 투구 혹은 수도승의 모자와 같은 투구꽃의 배웅을 받으면서
거의 평속 5km/h 남짓한 속도로 걸을 수 있는 곳이라서, 정상에서
헬기장 까지는 25분도 채 걷질 않은 느낌이 들었다.
웅진리로 가는 길에 비해 추곡약수터로 가는 길은 거의 원시 수준. 하지만
이정표가 잘못될 일은 없다는 신념이 있어 그 길에 발을 들였다.
그래도 길다운 길이 보이니 안심이 되어선지, 이 와중에 배가 고프다.
그렇다면? 길 옆 적당한 곳에 앉아 에너지 보충하기(점심).
다시 걷는 길은 여전히 원시의 모습. 제대로 가고나 있는 건지~~
너울이 일 듯, 작게나마 오르락 내리락거리다가 잠깐 올라선 봉우리
아무런 표시가 없지만 등산 앺이 뭔가를 특정하는 소리가 났다. 아마도 문바위봉이지 싶다.
또다시 풀 숲에서 길을 주워 내려갔다. 가끔씩, 길에 대한 의문이 들었지만
그 때마다 나타나는 이정표가 있어서
칠성탑엔 보다 빨리 도착한 느낌?
바위 위에 서 있는 칠성탑. 바위 아래를 보니 가을로 물들어가는 산자락 너머로 소양호도 보이고
하지만, 더 이상 길이 보이지 않아 뒤돌아 보니 건너편에도 예사롭지 않은 바위가 보여
그 곳을 올랐는데... ㅎㅎ 이 바위가 문바위랜다. 옛 등산지도엔 출렁다리로도 기재되었는데?
아무리 둘러봐도 출렁다리는 없다!!! 그 대신
온 길 쪽을 보니 사명산 정상에서 지금까지 내려온 산등성이가 훤히 보여서
눈으로 그 능선을 쫓다 보니 가슴으로 뿌듯함이 채워졌다. 그리고
정면으로 보이는 산능선은 지금 글을 정리하는 시점에서 보니
첫 번째 철탑이 있는 봉우리가 세거리봉, 그 왼쪽 능선 끝에 있는 봉우리가 꽃대봉인 듯 싶다.
좀 전에 올랐던 칠성탑에 눈맞춤하고, 문바위를 내려섰다.
좀 전 이정표에서 수인리로 가지는 않지만, 수인리 방향으로 칠성탑과 문바위 사잇길로
내려섰다. 때마침 추곡약수터를 안내하는 이정표가 문바위 아래에 있어서
길에 대한 고민 없이 추곡약수터로 향했다.
급한 내림길 게다가 미끄러운 마사토의 길을 내려섰다가 다시 오르기를 몇 차례 반복한 끝에
좀 전 문바위 위에서 본 송신철탑이 있는 봉우리에 올라섰다. 주변 큼지막한 나무에 '세거리봉'이란
표지판이 붙어 있었다. 그리고... 이 곳에서 길을 찾지 못해 우왕좌왕. 길이
철탑 왼쪽에 숨겨져 있을 줄이야... ^^
길은 역시 지금처럼 원시림 같은 숲을 지나 너울 타듯 움직이다가
꽃대봉에서 한웅큼 솟구쳐 앉았다. 오후 2시 10분. 산행 4시간 25분 째.
아직까지 더 걸을 수 있지만, 이 산에 들어 처음으로 접하는 벤치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에 벤치에 앉아 먹을거리 찾아 오물거렸다. 다시 이어지는 내림길.
가파른 것이 미끄럽기까지한 곳을 지나
그냥 걷는 것 만으로도 피곤을 숨겨주는 숲길을 걷다보니
어느 새 추곡약수터 까지는 겨우 800m. 하지만
아직은 안심할 수 없다. 급하고... 미끄러운 길이 아직 남아 있기 때문. 그래도
천릿길도 한걸음엔 당하지 못하는 일. 물탱크가 있는 곳으로 나가서
가을 정취가 흠뻑 배어있는 임도길을 걸어
마을에 도착을 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남은 내 생애에도
여전히 가치가 있는 말씀.
산에 오를 때와 마찬가지로 가을 햇살에 헤살대는 코스모스꽃들의 환영을 받으며
주차장에 도착한 시간은 3시 10분 경. 그렇지만
물맛으로 유명세를 치르는 추곡약수는 그냥 치나칠 수 없지. 주차장에서 230m 떨어져 있는
약수터로 가서 톡쏘는 철분맛 약수를 한바가지 들이키고 물병에도 담아서
주차장으로 돌아오면서 오후 3시 25분, 산행을 마쳤다.
웅진리에서 가파른 사면을 오르는 일을 제외하고는 순한 내림길로 이어지는 산길.
1100m의 고지와 13km의 거리인 것에 비해 아주 편한 등산이었다. 다만,
홀로 다니는 것을 좋아하다보니, 세거리봉 밑에서 멧돼지 비명소리에
화들짝 놀라 한동안 움직일 수 없었던 일은 비밀로 해야 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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