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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물처럼
관악산 장군바위능선과 케이블카능선 _ 아는 길 다지기. 본문
2022년 11월 17일(목). 고등학교 두 친구와 함께 관악산에 다녀왔다.
친구들과 정부과천청사역에서 만나서
과천시청 - 문원폭포 - 장군바위1능선 - 송신소 - 관악산(연주대) - 연주암 -케이블카능선- 과천향교로
이어지는 산행을 했다.
정부과천청사역 10번출구 밖에서 셋 모두 모여 시청과 보곤소를 지나 관악산 둘레길과
만난 시간은 약 10시 10분 경. 둘레길 왼쪽으로 들어섰다.
급하지 않은 걸음으로 한 40여 분 정도 걷고 나면, 새로운 길과 만나는데
그 길이 국사편찬위원회에서 문원폭포로 이어지는 길. 이 번에도
예전에 육봉능선 혹은 미소능선을 갔듯이 그 길에 올랐다. 마치
루틴처럼 육봉능선의 1,2,3봉이 나란히 보이는 이곳에서 날씨를 체크하고...
오우~~ 어제엔 염두에 두지 못했던 좋은 날씨!
비록 작은 수량이지만 문원하폭포가 상쾌함과 개운함을 주어 그 위의
마당바위 위에 앉아 잠시 숨을 골랐다. 사실, 옛 트라우마가 있는 장군바위길.
그나마도 내려온 길이 전부 였었는데... 오늘은 작심하고 오름길을 다져보려고 왔지만...
들머리 부터... 갸우뚱거리니 ㅜㅜ. 그래도
이 사람이 누군가? 친구들이 겉으로나마 머리좋은 친구라 하지 않던가? ㅋㅋㅋ
최근 내려온 시기가 2주 겨우 넘긴 시간이니 먼 곳을 바라보며 침착하게 길을 찾아갔다.
옳거니!! 지금 여기! 길이 무너져 약간은 위험지게 건넜던 곳.
얼쑤!! 여기 잠시 앉아 쉬었던 이 바위계곡. 잘 찾아가고 있다. ^^
한 시름 놓았으니 잠시 물 한모금 하고 바위계곡을 올라
산길을 찾아보니... 많은 낙엽들이 길을 덮어버려 보이질 않네...?
여긴가? 저기? 친구들은 내가 가는 곳이 길이려니 철석 같이 믿고 있어서 내색도 못하고.
그래도 산길을 다닌 경력 덕분에 어찌어찌하여 한 바위 위에 올라서고는 야호~~~
멀리부터 육봉능선 그 아래 미소능선이 보이고 요 앞 커단 바위가 있는 능선,
예전에 저리로 내려가다가 길을 잃어버리기 일쑤였던 장군바위2능선이 보였다. 주위가 보이니
길이 아니어도 이제는 길이 보여 오르는 것에 거침이 없다.
커다란 바위가 앞을 막으면 그를 밟고 올라서서
주변을 감상하면서 보상을 받고
상당히 높은 절벽이 가로막으면, 손 잡을 곳과 발 디딜 곳을 찾아 올라가서
오른 곳을 뒤돌아보면서 가슴 한 켠에 뿌듯함을 심어 놓기도 했다. 그렇다고
내 능력 밖의 것을 탐하지 않고 안되겠다 싶으면 우회를 해서 어찌됐든
오르고 난 뒤에 갖는 격정적인 감정과 눈에 보이는 이 절경을 어찌 표현해야 좋을까?
꼭 바위만 있지 않고 때로는 마사토 가득한 길과 낙엽이 수북한 길도 있어
강약이 조절되는 이 장군바윗길. 드디어
장군봉이란 글이 쓰인 바위가 있는 봉우리에서 한 마디를 맺었다.
이제는 산마루도 보이고, 급한 것도 없으니 적당한 공터에
자리를 펴고 충분히 쉬기로 했다. 그런데 시간을 보니 벌써 12시 30분 경.
자리를 편 김에 각자 싸온 음식들을 내어놓고 이야기 반 음식 반으로 점심을 가졌다.
점심을 마치면서 가진 한가지 에피소드. 아주머니 네 분이 그 누구도 초행인 길을 걷다보니
119를 부르냐 마냐 하면서 죽을둥 살둥 여기까지 오셨다면서 마치
우리가 구세주인양 하셨다. ㅎㅎㅎ 오지랖 넓은 우리가 외면할 수 있는 일도 아니고 해서
험한 길은 오르는 방법을 알려주고, 숨겨진 길은 찾아도 주면서 함께
산행을 했다. 삶도 이와 다르지 않겠지. 예기치 않은 사건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는 것이
삶이고 그 때마다 새로운 시너지가 있어 문제가 해결이 되는... 때론 해결되지 못한 불행도 있지만...
마침내 장군바위를 가장 잘 볼 수 있는 전망바위 위에 올라섰다.
네 분 아주머님들은 험한 길 끝에서 보는 이 장군바위의 모습에서
그간 가졌던 힘든 마음을 내려놓는 듯 했다. ㅎㅎ 진퇴를 판단하지 못할 지경의 심정을 어찌 모를까?
이제 주능선에 다가가기 위한 마지막 한 관문도 거뜬히 오르고
잠시 장군바위 품에 기대고 싶었으나 여러분이 그러길 원치 않아서
송신소쪽으로 향했다. 물론 왼쪽 아래로 난 길을 따라 가도 되지만 굳이
송신소가 있는 봉우리 위에 올라가 관악산과 아우러진 케이블카를 보는 것은
산꾼의 그거 없는 자존감? 암튼 송신소를 지나서
소머리바위 밑을 통과, 기상관측소와 연주대를 가장 멋지게 볼 수 있는 봉우리 위에 올랐다.
예전엔 관악산을 올 때마다 들렸던 곳인데, 올들어 처음이다. 그만큼 많이 봐주고
오늘은 오르지 않고 밑으로 지나치기만 한 소머리바위와도 인사를 나누고
말바위능선으로 향하는데..., 사실 이곳을 내려가는 것이 많이 까탈스럽다. 그래도
조심 조심 발을 딛다보면 아랫쪽에 로프가 있어 아주 큰 위험 없이 내려설 수 있는 곳이다.
기상관측소 아랫쪽 바윗길이 말바위능선인데.. 사실, 말바위란 것이
어느 바위를 지칭하는 것인지는 아직까지 알고 있지 않다. 그것을 찾기 보다는
이 험한 곳을 오르는 것에 집중을 하다 보니, 그 바위에 대한 의문은 금새 잊혀지기도 하고...
관측소를 관통한다면, 정상 까지 손쉽게 갈 수 있지만,
유감스럽게 그렇지 못하여 오른쪽 아래로 잠시 내려갔다가 올라가야 한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큰 불만은 없다. 왜냐하면 연주대를 가장 예쁘게 볼 수 있는
뷰포인트가 관측소 아랫쪽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오늘 역시
그 곳에서 멋진 연주대의 모습을 담아내고
이제는 머리 맡에 있는 정상까지 힘차게 올라갔다.
오후 2시 32분. 근래 관악산을 오고나서 정상석 앞이 한산하기는 오늘이 처음.
덕분에 정상석 하고는 오랫만의 해후를 가졌다.
에이 이 녀석 아예 번쩍 들어 집 안마당에 가져다 놓을까?
하산길은 연주암을 거쳐 케이블카 능선으로 예정을 했다.
케이블카 능선은 일요일이나 공휴일이면 과천시청에 차를 주차하고
이곳으로 오르거나 내려가기를 즐겨 하는 능선이다.
어느 쪽으로 보든 두꺼비의 모습을 찾아내지 못한 두꺼비바위를 지나고 부터는
아기자기한 암릉을 오르락 내리락 하는 즐거움이 많은 길이 이 곳이고
새바위 앞 쪽 넓직한 바위 위에서는
과천 시내는 물론, 청계산과 광교산을 멋지게 감상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고, 하지만
오늘은 매번 시청쪽으로 향하는 오른쪽이 아닌 왼쪽 길을 택했다. 왜냐하면
회수할 내 차가 없이 대중교통을 이용했으니까 그 동안
궁금해 왔던 케이블카 능선의 나머지 부분도 걷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선입관이란게... 생각의 오류를 생산한다는 것을 알고는 있는데... 오늘도 실감을 한다.
케이블이 고압선과도 같은 이미지가 있어 무의식 중에 피하려 해서 그 아래 산길이라 해도
별 볼일 없겠다 생각했는데, 편견이었다. 아기 자기한 암릉길이 무척이나 재미 있었다.
둘레길을 만나고 이 번엔 과천향교 방향으로 향했다. 왜냐하면
친구HJ가 개울 건너 막걸리와 그에 곁들이는 여러 음식이 훌륭한 음식점을 알고 있었기 때문.
오후 4시 45분. 그 음식점 앞에서 산행을 마쳤다. ㅋㅋ 휴식 시간이 무려 2 시간이 넘는
아주 알차고 행복한 산행이었다. 음식점 소개와 더불어 음식값까지
지불한 찬구HJ, 등산하면서 여러 상황에 대처하라며, 맥가이버 칼을 건네준 친구TH.
모두 고맙고 행복했다. 건강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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