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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물처럼
(보령/홍성) 오서산 _ 억새꽃이 아니어도 본문
2022년 11월 26일(토). 보령과 홍성을 경계하는 오서산에 다녀왔다.
고등학교 친구 4명과 함께 했다.
성연리 주차장에 차를 두고
시루봉 - 오서산 - 오서정 - 문수골 - 용연교를 거쳐 주차장으로 원점회귀를 했다.
오늘은 여러가지 흥미 있는 것을 공유하며 삶의 질을 높혀가고자 하는 고등학교 친구 5명
F.B.I.(five bro's interest)가 만나는 날. 22년과 아쉬운 작별인사는 우선 오서산에 다녀온 후에 하기로 해서
친구 MM의 자동차를 이용해서 오서산 성연리주차장에 도착한 시간은 11시 26분 경.
신발끈도 다시 조이고 스틱의 길이도 맞추고... 산행준비를 마치고 산으로 들어선다.
정확히 기억 하는 것만도 이 오서산을 오른 것이 세 번은 되는데...?
정암사를 들머리로 해서 종주를 했으니... 여기 성연주차장이 위치상으론 날머리라야 하건만...
전혀~~ 기억에 없다. 계속 지어지는 전원주택들 때문인가?
어째든 가다보면 떠오를 뭔가를 기대하면서 임도를 따라가다 만난
삼거리. 오른쪽 시루봉으로 향하는 길로 들어서서 한 10여 분 더 갔을까?
임도를 벗어나 산으로 들어서는 산길이 보이는데... 오우~~
까칠한데? 부드럽지만 자존감이 쎈 존재감을 물씬 풍기는 가파른 오름길.
이런 이런 이 가파른 곳을... 구급대원께 의지해서 간신히 내려가는 한 산우님.
다행한 점은 왼쪽 팔과 어깨가 붕대로 감겨있었지만, 두 다리는 멀쩡해 보인다는 것. 더 이상 사고가 없기를...
12시 37분. 마침내 시루봉 위의 돌탑에 온기를 더할 수 있었다. 주차장에서 약 한 시간의 거리.
하지만, 조금의 수그러짐 없는 빳빳한 오르막길이 오래 기억될 듯 싶다.
시루봉에서 가진 쉼이 약이었을까? 아님,
오랫만에 만나서 나누는 남자들의 수다에 힘이 묻어있어서일까. 아직도
오름길이 많이 남아 있었지만, 처음처럼 힘이 드는 느낌은 없다. 엇? 그런데
하늘이 열린 이 모습은 기억에 있는 걸? 억새꽃 흐드러졌던 그 날. 여기로 내려서면서
시원히 펼쳐진 바다를 보면서 함께 했던 산우들과 탄성을 합창했던 곳인데...
안타깝게도 나쁘지 않은 오늘 날씨 임에도 오늘은 예전의 그 모습을 볼 수 없다.
그렇다 치고... 이 기억이 가르키는 것은 예전에 내려간 곳이 성연주차장이란 뜻인데...
그곳으로 내려가려면 반드시 밤나무 농원을 지나야 하는데...?
AE molla~ 그거면 어떻고 아니면 또 어때? 십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던대
그 사이 바뀌었나 보지 뭐. 생각을 놓으니 몸이 가뿐해져
산등성이 위에 가뿐히 몸을 실었다. 와우~~ 이 가슴이 열리는 느낌!
정상까지는 순한 능선길.
매 번 억새꽃 만발할 때 이곳에 왔었으니 기억이라곤 흰 꽃들이 바람에 일렁였던 모습이었는데
가을 끝자락에 선 이 관목들의 모습도 나쁘지 않다.
1시 44분. 마침내 오서산 정상에 섰다. 데크가 있네...?
정상석도 성장?한 듯 싶고... 암튼, 그 때는 많은 사람들에 둘러싸여 있어
손 한 번 잡아보지 못한 정상석! 늦게나마 손을 잡을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이제 오서정을 향해 출발!
저 누런 곳이 햇빛에 찬란하신 억새꽃님들이 하얗게 춤을 추던 곳인데...
오늘은... 이 관목 숲을 걸으니 또다른 새로운 맛인 걸?
문득 문득 주변이 열리는 곳에서 친구TH가 신혼생활을 했다는 광천읍내 그 집도 찾아 보고
친구 JW이 입대 하기 전, 그 복잡한 마음을 풀어내어놓은 대천해수욕장도 찾아 보고... 그 때는
나만 뺀 네 형재들이 고성방가를 했다는 썰도 있던데... ㅋㅋㅋ
암튼, 만장암을 거쳐 성연주차장으로 내려가는 갈림길은 패쓰하고
오서정을 향해 부지런히 걷는다. 큰 굴곡이 없는 평탄한 능선
사위가 시원스레 펼쳐지는 조망이 있어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인데
오늘은 예상 외로 사람들이 드물다고 해야 하나? 그렇지만 눈썰매를 끄는 말라뮤트도 보고...
변해도 많이 변한 것 같은 여기 오서산. 뭔가 선돌인가 싶어 가 봤더니
ㅎㅎ 여기에도 정상석이 있다. 이 정상석은 광천에서 세운 것!
지자체가 서로 합의 해서 하나로 하면 안 되는 것인가? 천안 아산의 광덕산은 그리 했던데...
이제 오서정이 코 앞?? 정자가 있었던 곳인데?
지금은 정자는 온데 간데 없고 많은 캠퍼들의 성지가 된 듯 하다.
이제는 어렴풋 하나 정암사에서 오르던 옛 기억이 사진처럼 떠오르기는 하는데...
목적지가 성연주차장 원점회귀이고, 그러기 위해선 오서정에서 뒤돌아 가 문수골로 내려서야 하지만
지형을 보니 정암사로 내려가다가 왼쪽 문수골로 가는 길이 존재할 것 같아
무턱대고 정암사 방향으로 가는 길을 따라 하산을 시작했다.
길이 없으면 어떨거냐고? 길을 만들어도 되고 아니면 이 길 끝에서 차를 불러도 되고...
ㅎㅎ 마음이 편하니 주위의 많은 것들이 눈으로 들어선다. 그러니
뒤돌아 보이는 멋진 모습에 감탄도 하고.. 엇? 여기 이 장소는 결코 잊을 수 없는 곳인데?
오서산 억새꽃을 처음으로 감상했던 날. 정암사에서 그 모진 깔딱고개를 오르고 나서
산등성이가 햇빛을 받아 하얗게 일렁대는 억새꽃으로 그득했던, 그 황홀경을 어찌 잊을 수 있을까.
역시 산행 능력치는 무시할 수 없지... 다행히 문수골로 이어지는 삼거리가 나왔다.
이정표까지 훌륭히 구비되어 있는데... 지도 표시가 잘 안된 것은 아마도 지역주의 때문?
문수골로 이어지는 길의 특징이라면... 가파른 것 위를 미끄러운 낙엽이 덮고 있다는 것.
그렇지만 소나무 숲 아래에 정취 가득한 쉼터가 있다는 정도?
문수골과 만나 한 10분 정도 더 걸어서
임도와 만났다. 그리곤 선택. 왼쪽? 직진?
오래걸리지는 않았다. 용못으로 향하여 직진!! 잠시 임도로 이어지다가
아스팔트 포장도로로 이어져서, 걷는 맛이 반감이 됐지만... 가다가
틈틈히 뒤돌아 볼 때마다 보이는 오서산의 절경이 그를 보상하고도 남을 정도였다.
그렇다고 아쉬운 점이 없을까. 안내도에도 있는 용못이란 곳.
근처 어디에도 안내하는 쪽지 조차 보지 못해서, 그것을 보지 못하고 주차장으로 갔다는 점이다.
어느 듯 홀로산행에 익숙해져 있어서, 여러 명과 동반하는 산행에서는 불편한 점이 없다고 말 할 수 없지만
그것이 재미가 없거나 행복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고딩 친구들과의 산행에서는 그런 것들 조차 없이 즐겁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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