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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물처럼
북한산 문수봉 _ 어쩌다 첫눈 산행. 본문
2022년 12월 7일(수). 북한산 문수봉에 다녀왔다.
한문화 공영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진관사 - 향로봉 - 비봉 - 승가봉 - 문수봉 - 나한봉 - 나월봉 - 부왕동암문 - 삼천사 - 진관사로
원점회귀를 했다.
지난밤에 옅은 비 또는 눈이 내린 후, 맑은 날이 이어진다는 예보를 굳게 믿고 아침부터 바지런을 떨어
은평 한옥마을 옆에 있는 한문화 공영주차장에 도착한 시간은 7시 52분.
산행 채비를 하고 진관사 일주문을 향하면서 산행을 시작한 시간은
아마 8시를 2,3분 앞둔 시점인 것 같다.
그런데... 극락교 옆으로 계곡을 끼고 올라야 향로봉에 갈 수 있는데...?
큰 공사 중이라서 출입을 금한다는 경고문이... ㅜㅜ
이럴 땐, 세월의 켜를 두텁게 두른 얼굴이 무기. 얼굴 들이밀고 공사장으로 다가간 다음,
일하시는 분들이 눈을 크게 뜨기도 전에 옆 능선으로 올라갔다. ㅋㅋ
엇? 예전엔 계곡 등로를 트고 이곳을 막았었는데...?
지금은 오히려 계곡을 막고 이 길을 연 느낌이다. 안식년 적용 중인가?
비탐이 아닌 정탐인 것 같아 기분 좋게 한 20여 분 올라갔을까? 주변이 확 트이는 전망봉이 나왔다.
그런데, 바위에 촘촘히 붙어있는 흰 눈이라니... 아싸~~ 길에서 만 원 한 장 주운 느낌? ^^
암튼, 전망봉이니 봐줘야지. 와우~~ 저기 아침 햇살 바른 백운대가 삐죽하니 보이고
그 앞쪽부터가 의상능선, 응봉능선 그리고 진관능선인가? 완전 멋지다.
좋은 것은 보는 것만으로도 에너지가 생기나? 그 멋진 뷰 때문인지
눈이 붙어 있어 살짝 미끄러운 바위도 손쉽게 넘어간다. ㅋㅋ 남자는 직진이제!!!
예전엔 주변의 눈치를 보면서 합류했던 기자능선길, 오늘은 당당하게 합류를
하긴 했는데... 아직도 가로질러 있는 줄은 뭘 의미하는 겨?
북한산을 다 알지는 못하지만, 여기만큼 멋진 뷰를 가진 길은 드물지 아마?
조기가 족두리봉이니 그 오른쪽이 불광동? 인 것 같고
저기 중간에 있는 산자락 뒤로 붉은색 아치교가 보이는 것을 보니 그게 방화대교 같은데?
이제 이 길에서 이름 값이 있는 발바닥바위에 올라섰다.
8시 46분인데, 이제야 아침 해가 향로봉에서 고개를 빼꼼히 내미는 중이다.
발바닥바위! 누구는 독두(대머리)바위라고도 하던데, 진관봉에서 보면 발바닥처럼 보이니
발바닥바위에 한 표!!(사실은 요즘 머리카락이 많이 빠지고 있어서 독두는 왠지 싫음. ㅋㅋ)
오늘 걷는 내내 꾸준히 보게 될, 북한산 사령부인 삼각산!
이곳에선 특히 길게 펼쳐진 의상능선과 함께 보는 것이 백미다.
이곳의 또 다른 명물인 곰발바닥바위를 지나
(갸우뚱. 혹시, 발바닥바위라 함은 이 녀석을 말함인가?)
기자능선의 끝 봉우리인 기자봉에서 잠시 숨을 고르며 서울시내를 바라보는데... 와~
세상에... 멀리 청계산, 관악산, 삼성산 그리고 그 앞쪽의 남산, 인왕산, 안산
그리고 오른쪽 족두리봉까지... 역광인 사진으로도 그 멋짐을 벗겨낼 수 없을 정도다.
집 나간 넋을 다시 들이고, 아침해가 걸려있는 향로봉을 향해 다시 출발했다.
살짝 내려섰다가 반작용을 머금고 진관봉을 재빨리 올라선 다음에, 가쁜 숨은
지금까지 걸어온 능선을 보면서 달래준다. 요 아래 봉우리가 기자봉이고... 그 밑의
허연 암반지대가 발바닥바위. 여기서 보니 영락없는 발바닥 모양이구만?
그리고 좀 더 걸어 도착한 삼각점봉. 여기가 또 뷰 맛집이다. 향로봉 1,2,3봉은 물론
북한산 사령부와 의상능선, 응봉능선의 또 다른 매력의 멋진 뷰! 이런 곳에서
즐기지 않으면 또 어디서 즐길 수 있는 겨? ㅋㅋ 조명 넣고,,, 음악 깔고...
쒼나게 춤을 추는 겨! 이런 무대는 아무나 못 가질 껄? ^^
적당히 놀았으면 가야지? 너무 과하면 그게 뭐든지 탈 나는 겨.
다시 살짝 내려섰다가는 후다다닥 반동을 이용해서
향로봉에 도착을 했다. 예전엔 악착 같이 1,2,3봉을 다녀왔지만 요즘엔
그것이 아닌 또 다른 즐길 수 있는 여러 가지가 있으니까 굳이
2,3봉은 다녀오지 않고 미련 없이 저기 불룩 솟은 바위 위에 사람 마냥 서 있는
진흥왕 순수비가 있는 비봉을 향해 출발을 했다.
많고 많은 북한산의 산길. 아직도 밟아보지 못한 길이 무척 많은데, 여기 족두리봉으로 가는 길 역시
아직까지 걷지 못했다.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가보지 못한 길을 걸어봐야지...
비봉에 가기 전에 맞닥뜨린 자그마한 바위 봉우리. 그 옆으로 확실한 길이 있었지만 그냥 바위 위로 직행을 했다.
허허 참! 귀차니즘 하면 난데, 지금은 어째서 이런 생각이 들었을까?
ㅎㅎ 오랜 산행 능력치가 예지력을 키워준 모양이다. 느낌 상으론
여기가 관봉 같은데, 와우~~ 이 조망을 어쩔껴!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가까이의 비봉부터 이어지는 비봉능선. 마지막 문수봉과 그 옆의 보현봉.
시계 방향으로 계속 돌면서 바라보는데,
시내 쪽은 더 환상적이네? 북악산, 인왕산, 안산. 중간에 남산.
멀리로는 청계산, 관악산, 삼성산... 역광인 사진이라 조금은 아쉽다. 그리고
향로봉 옆의 삼각점봉의 모습까지... 안 올라왔다면 배 고팠겠는 걸?
ㅎㅎ 20여 년 전에 직장동료하고 진관사에서 이 곳으로 올랐지 아마? 그때는
여기 코뿔소바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비봉까지 올라가서 인증사진을 찍었지만
오늘은 여기까지만. 막판 오르막에 얼음 알갱이가 박혀있어서 오르는 대신 비봉능선을 한 번 더 보는 것으로...
사모바위! 진관사나 삼천사에서 시작하는 응봉능선의 끝 봉우리.
몇 해 전에는 오늘 오른 길로 올라와 여기 응봉능선을 통해 진관사로 내려갔었는데...
혹은 승가봉에서 승가사를 거쳐 구기계곡으로 하산했던 기억. ㅋㅋ
승가봉부터 문수봉으로 오르는 것은 오늘이 처음이다. 약간은 상기된 마음으로
승가봉에 올라섰다. 산행을 하면서 생긴 루틴! 어딘가를 올라서고 나면
꼭 뒤돌아보는 습관. ㅋㅋ뒤돌아보면 대부분 이렇게 멋진 풍경을 볼 수 있으니
다른 산우들도 이러지 않을까? 다시 앞을 보니
근육질의 문수봉이 매혹적으로 서 있었다. 그런데 내림길이 ...
바위 사이사이에 얼음이 박혀 있어서... 아주 조심스럽게 내리다 보니
평지는 달리듯 걸어지네..? ㅋㅋ 덕분에 통천문까지는 순식간에 도착을 했고
문 위로 오르면 대단한 경치를 볼 수 있다는 어느 산우님의 글이 있어 오르려 했지만... 선객이 ㅜㅜ
뭐! 아쉬움은 있어야 발전적이니... 미련 없이 문을 통과!
왓?? 문 밖 경치도 대박!! 하지만, 빙판 내림길이 얼마나 조심스러운지...
문수봉 가는 쉬운 길과 어려운 길. 왼쪽은 계곡을 타고 문수봉 바로 아래의 청수동암문으로 가는 것 같고
오른쪽은 바위 절벽을 오르는 길 같은데... 가오가 있지!! 어려운 길로!!!
허허허 이 길 재미있네... 수락산 깔딱고개 위의 쇠말뚝과 쇠줄은 저리 저리가란데?
게다가 간간이 나오는 얼음은 또 뭐고... 장갑 끼고 줄을 잡다가는
장갑을 벗어 호주머니에 넣고 맨손으로 열심히 바위 절벽을 줄에 의지해
건너뛰고 오르고 해서 간신히 위에
아뿔싸! 시린 손을 달래줄 요령으로 장갑을 급히 끼려 했는데...
없다!!! 작년 겨울에 사서 얼마 끼지도 않은 새 장갑인데... 맘은 서럽고.. 손은 시리고..
다행히 목장갑 하나 예비로 있어서 그거라도 끼고 습관처럼 뒤돌아 보니..
똬리를 틀 듯 이어진 비봉능선의 용트림이 너무도 멋지다.
ㅎㅎ 이 바위는 뭔가 닮은 듯? 아닌 듯. 건너편엔
건너편엔 지난여름에 다녀온 사자능선과 보현봉이 있어서 쭈욱 이어가
문수봉과 터치!! 얼마 되지 않는 거리라서 달리듯 걸어가
가문 수봉에서 진문수봉을 배경에 뒀다. 홀드가 잘 되어 있어서 보기보다는
오르기 쉽다던데.. 올라가 볼까? 에이~~ 11신데 밥이나 먹자!
따시한 물 한 잔에 빵 한 개로 점심을 한 다음, 의상능선으로 들어섰다.
좀 전의 문수봉 오르는 쉬운 길과 이어지는 청수동 암문을 지나고
문수봉 턱 밑에 있는 옛 초소터인 성랑지에 도착을 하여
옛 초병인 양 아래를 살피니
한참 복원 중인 나한봉의 치성과 나한봉까지 이어진 의상능선의 멋진 모습이 모두 보인다.
멀리로는 인천 앞바다의 상황까지 인지할 수 있는 곳이니 제 자리에 초소가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나월봉으로 가는 이 내림길! 저 아주머니가 뒤돌아설까를 망설일 정도로
가파른 벼랑길 발 닿는 곳곳에 얼음이 자리하고 있어서내려오는 내내 온 신경을 써야만 했다.
나한봉 치성! 설명을 읽어 보니 아주 작은 규모의 옹성과 같은 기능을 하는 것 같았다.
삼천사 계곡은 물론, 맑은 날에는 고양시 일대도 깔끔히 보일 테니
여기에 치성을 둔 선인들의 지혜에 감탄스럽기만 하다.
나월봉으로 향하는 길.
북한산 사령부는 물론, 멀리 도봉산 사령부까지 보여 연신 탄성을 질렀지만
길이 좋지 않아서 짧은 조망을 한 후에는 바짝 긴장을 하면서 나월봉 허릿길을 걷고 있는데
오래 전에 나월봉도 올라갔었던 기억이 나서 굳이 길을 찾아 나월봉에 오르고
정상은 아니지만 신나게 정상놀이를 한 후에 다시 내려와
허릿길과 내리막길을 연이어 걷고는 있지만... 오우 맙소사!
나한봉아 욕해서 미안해!! 너의 내림길은 여기에 비하면 천사였어!
12시 3분! 부암동암문에 도착을 했다. 의상능선을 걸을 때마다 대부분 이곳에서 북한동 계곡으로
내려갔지만, 오늘은 왼쪽 삼천사 계곡으로 내려간다.
이 길은 대부분의 북한산 길이 지닌 바위와 소나무 등을 여기에선 보기 힘들었지만,
확실히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지는 않는 것 같아서 길이
다른 곳에 비해 좀 더 자연에 가까운 느낌이다.
암문에서 한 40여 분 내려서서 삼천사 계곡과 만났다.
흐르는 소리가 제법 크게 날 정도로 물이 많은 것 같았다.
여름철엔 꽤 인기가 있을 것도 같고... 확인 차 내년 여름에 한 번 더 와야 할 듯.
삼천사에 도착을 하고, 그 앞 차도 옆의 나무데크길을 따르다가
안내도에 있는 길 중, 똑바른 상가길을 걸어나와
다리 건너기 전, 화장실을 가르키는 이정표의 방향으로 둘레길에 들어섰다.
마실길? 이라 하는 것 같던데...
잎이 난 후의 풍경이 몹시 궁금해 지는 이 나무숲길 끝과
멀리 건물과 끝이 닿아 있는 길이 연결이 되어 있었다. 부지런히 건물에 다가서니 오호라
화장실이었네? 이정표에 화장실이 쓰여있어 생뚱맞았는데... 이 화장실인 모양이다.
더욱이 이 화장실. 길 건너편에 한문화 공영주차장을 두고 있었다.
지금 시간 오후 1시 50분 경. 사전 정산기로 주차비를 정산하니 7,500원이 결재된다.
6시간 주차비로는 적당한 건가? 경제 관념이 제대로 없어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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