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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태산..아마 지금도 눈이..

mangsan_TM 2008. 4. 3. 14:08

 


 원시림 사이에는 운무 가득하여 판타지 영화의 한 장면인양 하다.
땅 위에는 흰눈이 소복히 덮혀 있고 그 위에는 사람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다.
4월 첫 날. 여기 저기 어느 새 언 땅을 뚫고 제법 자란 풀잎들이 무채색의 대지 위에 푸른 칠을 하는
산 아래의 세계와는 너무 동떨어진 느낌이어서 당혹스럽기까지 하다.
한 겨울에도 이런 설경은 흔치 않은데.. 비록, 이 곳이 눈이 많은 곳이라 해도 3월 하순이면
봄 기운이 돋는다고 들었는데..이런 선물이라니 외려 경건한 마음이 들었다.
자연은 내 것도 아니고 누구의 것도 아닌 그 품에서 살다가 후손에게 고스란히 물려주어야 할 가치인데
개발과 편리라는 명목과 일 개인의 욕망으로 훼손되는 것이 안타깝기만 하다.
서해 바닷가의 그 천혜의 갯벌이 그렇고 고속도로 주변의 허리가 잘린 그 산들 또한 그렇다.
갯벌은 우리는 물론 후손에게 방조제가 준 이익보다 더 큰 가치를 줄 것이 분명할테고 예산과 시간의
절약이라는 명목으로 잘린 산허리 보다는 터널과 우회가 사람과 자연이 같이 살아가는 최선임이
분명할 것이다. 이런 이유로 난 대운하 건설을 적극 반대 한다.
 
 
청태산(1,200m 횡성군 둔내면, 평창군 방림면) 산행일지 2008.04.01 흐림

청태산 산행지도 및 경로

 


들머리       10:30                             10:50           11:50              12:20             
둔내청소년수련관(둔내휴양림쪽) -→ 전망대 -→ 작은헬기장 -→ 청태산 (원점회귀)
 
 
 청태산 자연휴양림 쪽 보다는 사람의 흔적이 없는 둔내 청소년수련원 코스로 들머리를 잡았다.
아침 10시. 수련원에는 비와 가는 눈이 섞인 진눈깨비가 간간히 내렸다. 가파른 산은 많은 소나무와
잣나무 그리고 눈으로 뒤덮혀 있어서 나무에 매어 있는 밧줄이 없었다면 들머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이다. 4월의 눈이라서 수분이 많고 또한 눈에 대비하지 않은 경등산화이어서 훌러덩 미끄러지면서
10시 30분, 그렇게 첫 발을 들였다.
 

 

<청소년 수련원 통나무 집에서 살짝 한 컷>
 
 위 지도 상에도 자세한 경로가 없듯이 인적이 없는 길이다. 수련원을 왼쪽으로 끼고 산책로로
표시된 방향으로 들어섰다. 20여분 오르니 전망대가 나왔다. 약간 가파른 길은 몸에 열기를 주어
땀이 돋을 듯 말 듯 하다.
전망대란 명칭으로 보아 조망이 좋을텐데, 궂은 날씨는 10여 미터 이상 멀리 보이는 것을 허락치 않는다.
여전히 길은 보이지 않는다. 모두 흰 눈으로 덮혀 있어서 분간하기 어렵다. 모든 감가과 직감을 믿고
전망대 바로 위로 향하는 길임직한 곳을 �아 간다.
 

 

<고라니가 가는 길을 따라 산행방향을 정하다>
 
 발목까지 묻히는 눈, 보이지 않는 길, 인적이 없는 고요 등이 가파르게 오르는 것보다도 힘이 들었다.
그래도 간간히 나오는 꼬리표가 있어 믿음과 안도를 주었다. 한 시간을 미끄러지고 넘어지면서 오르니
헬기장이 나왔다.
 

 

<발목을 덮는 적설량>

 

<한 겨울과 또다른 맛을 지닌 눈꽃>
 

 

<첫 발자욱>
 
 지친 몸을 눈 밭에 맡기고 잠시 거친 숨을 고른다. 이미 신발 안에까지 들어와 녹은 눈으로
양말은 약간 질척인다. 다행히 4월이라선지 기온은 영상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동상에 그대로
노출될 뻔 했다.
 

 

<첫 헬기장에서>
 
 이 헬기장에는 다행스럽게도 이정표가 있다. 정상까지 마루금을 타면 된다.
30여분 고만 고만 높이를 오르고 내리니 제법 큰 헬기장이 또 다시 나왔고, 그 곳에서 10여분 정도
걸으니 청태산 정상이 나왔다.
4월의 눈 산행..오래 기억될 듯 하다.
지금 내리는 비를 보고 같은 하늘 같은 시간..청태산 그 곳에는 눈이라고 누가 생각할 수 있을까?
 
 

                        

                  <2008년 4월 1일 여기 청태산에는 눈이 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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