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물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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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황정산 산행기

mangsan_TM 2009. 5. 25. 13:02

 

   ▶◀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5월 23일 아침. 권위적이고 제왕적인 관료주의에 온몸으로 맞서던

 노무현 전대통령께서 자연스럽지 못한 서거를 맞이 하셨다.

온 국민께 충격과 어떻게 정치를 해야 하는가에 대한 숙제를 남기고

가셨다. 하지만,

그 분의 말씀 "삶과 죽음은 자연의 한 조각"처럼, 안쓰러움과 슬픔

그리고 충격은 자연의 일부처럼 치유될테고 세상은 또다시 굴러갈 것이다. 그런 의미로 나는

예정된 일상에 충실하려 한다.

 

 

황정산 산행기(2009.05.24) 

 

써, 아침 9시 50분. 충북 단양 소재에 있는 황정산 수리봉 아래 들머리에 서 있다.

28인승 리무진 버스가 주는 안락함 때문인지, 아니면 어제 늦게까지 뒤척이다 설핏 가진

꿈을 아쉬워 해서인지는 몰라도 잠시 잠깐 눈을 붙였을 뿐인데, 분당 해병대 막사에서

아침 7시 10여분 경에 출발한 것치고는 초고속으로 도착한 느낌이다.

 

 

황정산 산행지도 및 코스

출발<10:00>  ---> 수리봉<11:15> ---> 점심<11:40> --> 신선봉<오후1:00> ---> 삼거리<1:30>-

--> 석화봉<1:50> --> (다시)삼거리 ---> 황정산<4:00> ---> 영인봉<4:50> ---> 대흥사<5:40>

 

 

제 내린 비로 적당한 수분을 머금은 길, 막 짙어지기 시작한 나뭇잎들 상쾌한 공기.이 모두가 나를

즐겁게만 한다.  몸이 저절로 반응하니 발걸음 또한 가볍다.

땀이 돌고 호흡이 거칠어질 즈음에

서 수리봉 턱 밑 대슬랩이 나왔다.

앞 발가락에 힘을 꾸욱 주고 바위를

느끼면서  오르니 앞이 탁트이고

바람마저 시원스레 불어온다.

" 아~~ 좋다.." 탄성이 절로 인다.

우리가 살면서 이런 기분이 절로

이는 경우를 몇 번이나 느낄 수

있을까?

각자가 나름의 삶을 살아가고는

있지만 이렇게 여럿이 한 공간에서

같은 느낌을 갖는 경우는 또 몇 번

이 있을까?

둘러보면 이와 같은 행복을 공감

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지 않다.

그런 의미로 우리는 남들보다 더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자부해도 좋을 것 같다.

 

리봉, 1019m 로 황정산(959.4m)을 포함하여 주변 봉우리들 중 제일 봉이다. 

주변을 아우르는 봉우리들 중, 당연히 제일봉에 산이라는 이름을 붙였어야 하지 않을까?

문득 그런 의문이 든다.

옛 어르신들은 물길을 가르는 기준이 되는 봉우리에 산을 붙였다고 한다. 지도를 보면 큰 천이 황정산

으로 갈리는 것을 알 수 있다.  단순히 크다는 개념을 넘어 본연에 맞는 기능을 찾는 우리 선조들의

지혜라고 옆 좌석 지리선생님의 고마운 조언이다.

 

 리봉에서 황장산 능선 길은 아기

 자기한 암릉길이 대부분이다.

줄을 타고, 혹은 두 팔 까지 모두

사용하여 때로는 미끄러지고 때론

훌쩍 뛰어 내리고.. 걷는 재미가 많다.

앞 서 가던 르씨엘님 꽈당 넘어지셨다.

천운으로 다치시진 않았다 하지만

남한테 폐끼치기 싫어하는 성격으로

혹 몹시 아픈데 속앓이나 하지 않으려는 지 걱정이 되기도 한다.

 

 

 

! 여기가 아닌가벼!

사람이 미래를 예측하고 정해진 길로만 간다면, 그 것이 삶에 어떤 영향을 줄까? 모두의 생각대로

혹은 삶의 방식대로 누릴 수 있겠지만, 나는 아마도.. 우울증에 빠지지 않을까 싶다.

어쩌면 내게는 미래가 주는 불확실이 삶의 활력소가 될지 모르겠다는 엉뚱한 생각도 든다.

예정에 없던 석화봉길. 내게는 오히려 재미가 있었다. 동의하지 못하는 울 산방 식구에게는

미안하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덤이 하나 딸려온 것과도 같으니까...

이 번 아니었으면.. 아마도 평생 ..석화봉은 보지 못할테니까..

 

튼, 이 즐겁고도 행복한 산행을 함께 공유한 우리 스물 세 분

         운영진(몽불랑님, 산좋아님, 언제나님, 사과반쪽님, 강토님)께 인사..꾸벅

         막강 부부파워(배송님, 켐벨님, 하이트님, 될뻔님)께 인사..꾸벅

         머찐 식구들(밤비님, 르씨엘님, 아모레민님, 무심님, 백산님, 해마님과 동행분, 이글님

                           유노님, 강냉이님,  강토님 친구분, 이삭님, 몰님 )께 인사..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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