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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물처럼
영월 백운산 본문
백운산 산행기
일시 : 2009년 6월 28일
날씨 : 해가 있으나 장마철이라서 습도가 매우 높고 더위가 심함.
함께한 사람 : 분당산이좋은사람들 16명
산행지도 및 코스
점재-->백운산--칠족령능선-->칠족령-->제장교
<제장나루쪽에서 본 백운산__보이는 산마루 그대로가 등산로이다>
남녘에는 장맛비가 온다고 하던데, 이 곳 구름은 비 먹음 징조 하나도 없다.
아니, 습기만이 이 동강 어귀 점재나루에 그득하다. 이때까지만 해도 더위 때문에 고생하리라곤 누구도 생각
하지 못 했다. 덥지만, 산 정수리가 뻔히 보일 듯 하고 수량이 많진 않아도 동강의 이름으로 괜히 설레기만
했다. 더욱이 정수리까지 기껏 2 Km 정도라 하는데.
<점재나루풍경>
불과 몇 해 전 까지만 해도 강을 가로지르는 긴 동아줄에 의지한 배로 이쪽에서 저쪽으로 혹은 저쪽에서 이쪽
으로 강을 건넜을 테지만, 지금은 견고한 콘크리트로 된 다리가 놓여 있다. 그 다리를 건너 예전에는 나룻집이
분명했을 민박집 앞마당을 가로지르면서 시작된 산행이 아침 10시 경이었을 게다.
흐드러지게 핀 망초꽃 군락을 지나면서 그 흔한 떡갈나무 그리고 소나무로 이루어진 숲이 이어지고. 한 10여
분 오르고서야 한 소금 쉴 수 있었다. 걷잡을 수 없는 더위와 갈증, 이미 우리는 지쳐가고 있었다. 아직 중턱에
도 못 왔으니 시원한 강줄기도 볼 수 없었고 바람이라곤 내 숨결보다도 못하니 몸의 열기가 쌓여만 갔다.
<모두 지친 얼굴__산행동지들>
얼른 배낭 깊숙이에서 얼려온 커피를 꺼내어 두어 모금 벌컥 들이 부어 마셨다. 달콤하고 시원한 커피가 장에
서부터 생기를 피워내니 침잠된 이 상황에서도 미소가 만들어 졌다. 하나는, 어제 더운 날씨에는 냉커피가 제
격이라면서 커피를 물에 타서 냉동고에 넣어주던 마누하가 생각나서이고, 또 하나는 아주 오래전 서울 근교에
있는 화야산과 뾰로봉을 연계한 산행이 생각나서이기도 하다.
오늘과 같이 무덥고 습한 날씨였지만, 직장 동료의 꾐에 빠져 아무런 준비 없이 시작한 산행. 덕분에 머리는 지끈거리고 물을 먹으나 아이스크림을 먹으나 아무 맛도 느낄 수 없었던 산행 후의 기억. 그 후 두통과 고열에
시달렸던 나날들. 소위 더위를 한껏 먹었던 기억이 새롭게 났기 때문이다. 더위는 달달한 음식과 충분한 물
그리고 그늘에서의 충분한 휴식이면 피할 수 있었건만, 산행 초보였던 내가 준비하기에는 무리였겠지.
하지만, 덕분에 이 더운 날씨에도 큰 무리 없이 산행을 할 수 있으니, 그 경험이 꼭 나쁘지만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턱에서 본 동강>
쉬엄쉬엄 오르다 보니 그럭저럭 조망할 수 있는 곳이 나왔다. 강가에 있는 산이어선지 길 한 걸음 거리부터는
절벽이었지만, 덕분에 동강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고 탄성을 낼 수 있었다. 비록, 지친 몸이지만 아름다운 것을
아름답게 느낄 수 있어 고맙기만 했다.
여기까지 올라온 길도 그렇지만 산꼭대기까지의 길은 여전히 좁다. 그래도 장장 두 시간 넘게 올라서 마침내
누군가의 정성인 세 무더기 커다란 돌탑 앞에 섰다.
<정상에서 본 동강>
<정상풍경__사진출처 : 분당산이좋은사람들>
역시, 이 맛인가 보다. 그 동강 시원한 물을 두고 이 더위에 땀을 바가지로 쏟으면서 뭐하려고 오르고 있을까? 그런 뒷맛마저 이 올라섬에 깨끗이 지울 수 있었다. 아래로 보이는 동강의 모습에 그저 바보처럼 웃고만 있다.
처음으로 스틱을 사용해 봤다.
오를 땐 거치적거리기만 하고 내내 짐인 것만 같더니, 어느 새 그에 의지하는 내 모습이 보인다.
하산 길 내내 이리 의지해 보고, 또 저리 의지해 보고.. 우리 사람 사는 것도 이와 다를 바 없을텐데..
첨 만남이 어색하겠지만, 자주 보면 서로에게 의지가 되고 삶의 동행자가 될텐데.. 굳이 다투고 화내고 그리곤
상처를 받고. 암튼, 이 좋은 스틱을 싼 가격에 구입해 준 몰양 고마움이 뭉씬 났다.
산행동지 강냉이님 앞서 내려가면서 다리가 풀린 듯, 휘청인다. 역시, 바보처럼 웃고 만다.
<하산길 추모비 부근에서 바라 본 제장나루>
<제장나루 __ 동강에서 더위를 식히는 우리 산행동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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