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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물처럼
월악산(1097m) __ 하봉, 중봉 그리고 영봉. 본문
자광사쪽에서 보이는 월악산 하봉 중봉 그리고 영봉
2016년 8월 7일.
오늘도 어김없이 폭염주의보가 내려졌다. 연일 폭염경보에 주의보... 도대체 이 더위는 언제까지 지속될까?
올해들어 폭염경보가 첫 발령된 날(8월 3일), 산 속엔 그나마 낫겠지 하는 바램으로 가은산에 들어섰다가 더위에 무기력해 했던 기억이 있으나..
이 더위와는 많은 나날을 같이 해야 할 듯 하여, 다시 산행에 나섰다.
송계2교를 시작으로 보덕암 --> 중,하봉 --> 영봉 --> 동창교로 2016년 8월 7일 오늘의 산행을 마쳤다. 오늘 역시 더위와 많은 시간을 갖느라
대략 8km 정도의 거리를 무려 7시간 동안 길을 다지고 오다.
월악산등산지도(보덕암.동창교)
송계2교 부근에 있는 월악산통나무집 옆쪽 적당한 공터에 차를 세웠다.
사실 이번 산행은 M산악회 회원 열분의 산행에 동참을 했다. 이미 좋은 산과 많은 산길을 알고 있다고 정평이 나 있던 M산악회.
지난번 북설악(2016.7.24) 산행에 많은 도움이 기억돼서 다시한번 그들의 뒤를 쫓는다.
덕주골로 내려서든 동창교로 내려서든 차량회수에 가장 용이한 곳이 이곳이란 대장님의 귀뜸을 간직하고 통나무집 옆으로 들어선다.
길가에는 아직 산 밑이라 그렇겠지만 야생화보다는 원예종인 누드베키아가 군락을 이뤘다.
그래도 간간히 집신나물꽃이 보이면서 누리장꽃이 군락을 이룬다. 길은 그 나무들 사이로 스며들었다.
월악산국립공원은 무척 많은 산을 품고 있다. 제비봉, 옥순구담봉, 만수봉 등 많은 봉우리와 도락산, 가은산, 북바위산 등등..
그렇지만 희한하게도 곳곳에 있는 바위의 성격이 모두 다르다.
아기자기한 북바위산의 바위가 있고, 가은산의 바위는 사색적이고 제비봉의 그것은 강인하다.
그런데 여기 바위는 종이를 접어 구긴 듯 혹은 책을 켜켜히 쌓아 놓은 듯 하다.
보덕암까지의 길 2Km. 동네 주민만이 다니는 모양이다. 야생 줄기식물들이 잎을 뻗거나 줄기를 내어 길을 막는 것이 한두번이 아니다. 칡도 그 중 하나이다.
그렇다고 모두 그런 것은 아니고 때때로 너른 공간이 나와서 달콤한 휴식을 주곤 한다.
보덕암 가까이에 있는 도덕굴. 큰병풍바위 밑에 사람들이 충분히 드나들 수 있는 아치형의 굴이다.
굴속에는 부처님이 모셔져 있고 굴 입구 가까이에 범종이 있으니 가까이 있는 사람에게는 자비를 먼곳에 있는 사람에게는 신심을 일깨운 듯하다.
보덕굴에서 작은 언덕을 올라서자 보덕암이 보인다.
2Km 아래에 있는 마을로부터 걸어올라오거나 아니면 이곳 공터에 차를 주차하고 많은 사람들이 영봉으로 향하는 곳이다.
오래전 기록을 뒤적여 보니 여기를 지나 영봉으로 오른 흔적은 있는데, 기억엔 없다.
보덕암을 옆으로 길은 나무그늘 밑을 지나고 부드러운 흙으로 덮고 그렇게 나아가는 듯 하지만...
영봉까지는 가파른 길(사실, 어느 곳에서 오르든 모두 가파르다)이 나무계단, 철계단을 지나고 때때로는 돌계단도 지나고 있다.
가파른 길 무더운 날씨.. 벌써 준비해 온 물(500ml*4)이 부족할까 걱정이다.(하봉 턱 밑까지 물 세병을 소진했다)
그 지친 와중에도 흥미와 기대가 있었으니 예전엔 위험하여 닫혀있던 하봉을 지나는 길이다.
기존 탐방로를 폐쇄하고 위험 구간은 이쁜 다리로 연결하였다. 덕분에 주위 경관을 원없이 감상할 수 있었다.
이제 하봉이 눈에 들어선다. 여기까지 오르기가 무척 힘에 겨웁다. 물론 앞으로도 힘들테지만..
이럴 때, 지친 몸에 위안을 주는 것들이 있으니 그때그때 마추치는 꽃들이 아닐까 생각된다.
8월 월악산에서 마주한 꽃들 이름은 모르겠지만(그나마 알 수 있는 것은 모싯대와 산수국 정도?) 즐거이 감상을 하다보면 충분히 휴식도 된다.
잠깐!! 이 붉은 것이 잎? 꽃? 뭘까? 그도 저도 아니란다.
식물에 일가견이 있는 마나님 말씀. 자기 잎에서 자라는 생명체를 그 모양으로 감싸서 그 안에서만 활동하게끔 만들어
그 벌레들로부터 자신의 나머지 잎을 보호하는 기능이라고 한다. 몹시 놀랍다. 벌레도 살고 자신도 보호하는..
다 제잘난 맛에 사는 우리들이 배워야 할 점이다.
하봉이다. 그 뒤로 중봉이 눈에 들어선다.
아마도 이 다리가 없었으면 여전히 막혀있을 길. 월악산국립공원 관계자들의 노고에 고마울 따름이다.
저 하봉을 휘감아 오르는 계단을 향해 다시 힘을 내고 출발한다.
하봉에서 뒤돌아온 길. 조망
걸음에 힘을 붙였더니 금새 중봉이 보이고 중봉의 랜드마크인 끼인바윗길을 지났다.
중봉을 넘어 뒤돌아 보니 중봉 봉우리 상층부 계단이 눈에 띈다.
이제 드디어 영봉이 눈앞에 있다.
목적지가 보이니 없던 힘도 살아나는 듯 하다. 지친 몸에 바짝 힘을 주고 마지막 계단을 올라선다. 영봉이다.
다행히도 물이 아직 조금 남아 있다.
정상에서 인증을 하고나니 그냥 빨리 내려가서 시원한 물속에 들어가고 싶다.
*아주 희미한 기억을 뒤적여 2012년 겨울 산행 흔적을 다시 올려본다. 정상석이 바뀌었고 길이 달라졌다.
예전엔 덕주골로 가려면 꼭 헬기장을 지났었는데...
예전의 길이 아닌 그전에 올랐던 계단길을 내려서면 덕주골 방향으로 영봉 아래에 낙석방지용 다리가 나오는데 그 길이 덕주골 동창교 방향이다.
역시 다시한번 월악산 국립공원 관계자분들께 감사를 전하면서 빠르게 지난다.
송계삼거리에서 공원지킴터 왼쪽 첫번째 길이 그 길이다.
우리가 보통 안좋은 길을 빗대서 오색에서 대청봉으로 가는 길을 말하는데, 이 길이 그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을 듯하다.
처음부터 꾸준히 자광사 입구에 다다를 때까지 돌계단과 가파름을 유지하고 있어서 내려올 때에는 무릎에 많은 신경을 써야할 듯 하다.
드디어 동창교에 내려섰다.
더위에 지칠대로 지쳤지만 오늘 역시 굴하지 않고 산행을 즐겼음에 작은 미소를 가질 수 있었다.
그동안 아무리 더워도 산행에 힘겨웁진 않았는데.. 지난 가은산 산행에 이어 오늘도 몹시 힘든 산행이었다.
아마도 내 몸이 이 무더위를 견디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은 아닐지. 계기로 다시한번 '무리하지 말자'라는 구호를 되뇌인다.
만수계곡에서 시원한 물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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