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물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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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출산 __ 암릉의 향연. 산성대

mangsan_TM 2016. 11. 2. 10:16





산성대 위쪽의 산성치에서 광암터로 이어지는 1.4㎞ 구간은 안전상의 문제로 탐방이 금지되었으나 국립공원관리사무소에서 위험구간에 계단을 설치하는 등 정비를 거쳐 2015년 10월 29일 일반인에게 개방되었다. 

산을 좋아하는 많은 사람들이 저마다 다녀오고 나서는 그 아름다움을 묘사하지 못해서 안달을 하곤 해서.. 우리(직장동료들)도 월출산 산행을 도모했다.

워낙이 먼 거리라서 숙소하며 교통을 알아보고  2016년 10월 29일(토) 아침 6시 40분. 

'영암실내체육관'을 네비주소로 하고 여기 서울 직장에서 자동차로 출발을 한다.


계획대로 되는 일이 얼마나 있을까? 틈나는 대로 조사한 바에 의해 '영암실내체육관'에 다와서 그곳으로 들어가지 않고 좌회전을 하여 여기 화장실이 돋보이는 산성대길 입구까지는 잘 찾아왔지만,  도착 예정시간을 무려 한시간을 넘겨 정오를 10여 분 앞둔 시점에 도달할 수 있었다.






때마침 (★이랑펜션) 주인이 오셔서 자동차를 인계하고 산행준비를 서두른다.

사실, 천황사길로 내려와 그곳에서 하루를 보낼 요량으로 그 부근 펜션을 예약하면서 산성대 입구에 있는 자동차를 펜션에 가져다 놓아달라고

부탁을 한 결과이다.

산행은 순한 나무그늘을 지나고 작은 대나무숲 사이를 지나는 길을 따라 시작된다. 정오를 갓 넘긴 시간이다.








길은 그다지 거칠지 않아서 오르는데 별 어려움이 없다.

머리 위 큰 나무들이 없어지고 파란 하늘 빛이 고스란히 내 머리에 닿을 즈음 드디어 저마다의 개성을 간직한 바위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사람 개개인의 기억으로 묘사되는 바위들.. 연신 닮은 사물 찾기에 분주하다.








길은 그런 바위 옆을 돌거나 때론 위를 지나면서 계속 위로 향한다.






뒤를 돌아보니 염암시내 풍경과 너른 들에 펼쳐진 논에 그득 담긴 누런 벼들이 인상적이다.

길 옆에 있는 바위들은 본 전시장 앞에서 전시물을 암시는 팜플릿처럼 열심히 무언가를 설명하고픈 모습이다.









식사도 하고 주변 감상도 하면서 두 시간 쯤 올랐을까? 멀리 천황봉이 보이고 아래로 가을 빛이 완연한 계곡이 시원히 보이는 편편한 바위가 있는 곳에

다다랐다.  월출산 천황봉 북쪽 485m봉이며 봉화대 역할을 하던 곳이라 했으니 아마도 이곳이 산성대이지 싶다. 

마한시대 때 외침을 막기 위해 산성을 쌓았고, 그 후 조선조 때 보수한 것으로 추측이 된다고 하던데..  산성의 잔해는 찾을 수 없었다.

이제부터는 천황봉을 바라보며 산등성이를 따르면 되는 듯 하다.








지나온 길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힘들어서라기 보다는 뒤돌아 감상하기 바빠서 앞으로 가기가 더디기만 하다.






이 돌을 어찌 해석해야 할까? 정말 자연적으로 이런 모습이 형성된 걸까?

옛 힘있는 부족장의 무덤인 양. 두 마리 상서러운 동물이 떠받드는 모양의 고인돌 바위를 지나자..






곧이어 누군가의 영역을 나타내는 선돌이 나타났다.

이러니 이 월출산에는 예로부터 영험한 기운이 깃들어있다 전해질 수 밖에...






또 한굽이 올라섰다. 마치 대나무 마디 안듯 여기 이 길은 봉우리 하나씩 오를 때마다 새로운 경관을 보여준다.

그 중 압권이 여기 산성치 부근에 있는 경관이다. 멀리 보이는 사자암능선은 마치 설악의 천화대능선을 보는 것 같고..






산성의 이빨이라서 산성치라 불리웠을까? 산 능선을 따라서 솟구친 암릉들이 멋짐을 넘어 경외스럽기 까지 하다.

이 길이 정비되기 전에는 아주 특별한 사람들 외에는 분명 다닐 수 없었을 것 같다.








산성치에서 광암터삼거리에 이르는 길은 꿈길 같기만 하다.

뒤돌아보면 온전하지만 근육질적인 산성치의 모습과 멀리 영암군의 모습이 그림처럼 펼쳐있고..






앞쪽으로는 장엄한 천황봉이 다가와 감동을 전한다.







광암터삼거리이다. 천황사에서 바람폭을 경유해서 오르는 길과 만나는 곳이다.

3시간째 산행하고 있다. 그렇지만 힘이든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아마도 보는 것에 시간이 많이 배분된 탓일게다.

이곳에서는 또한 멀리 사자봉능선 중턱에 있는 구름다리가 보이기도 한다. 국내 최고 높이에 설치된 구름다리이다.

내려갈 때는 저 구름다리를 지날것이다.






광암터삼거리부터 천황봉까지는 급하게 올라야 하지만, 거리가 짧아서 그다지 힘겹지는 않다. 





통천문. 하늘로 통하는 문. 혹은 인간계와 선계를 가르는 문.

영험한 산에는 꼭 통천문이 있다. 지리산에도 있고 계룡산엔 문다래미가 있고.. 그 밖에도 많이 있다.

아마도 그 문을 통과해 속된 인간의 삶을 보다 넓게 바라보는 계기가 되라는 우리 선조들의 염원과 지혜가 담긴 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정상 바로 아래. 안부에 올라서 갑자기 헬리콥터가 나타났다. 아마도 정상에 부상자가 있나보다.

아니나 다를까? 정상에 올라서니 그래도 멀쩡한 모습의 환자 한분이 헬기가 내려준 줄에 의지해 오르고 있었다. 아마도 발목 부상이 아닌가 싶다.

많은 사람들은 그 부상자가 자신의 체력을 과신한 결과라 하거나 부주의의 결과라 말하지만, 이곳까지 올라올 정도면 체력을 과신했다고 보기 어렵고

요즘엔 산 정상에서 음주하는 사람들이 없으니 부주의를 말하기도 적당하지 않은 것 같다.

다만, 그 날의 컨디션과 재수가 아닌가 싶다. 그 분이 하루 빨리 완쾌되길 기원해 본다. 







월출산 해발809m. 옛날 하늘에 제사를 지냈던 곳.

매번 무박산행으로 천황사에서 도갑사로 갈 때면 이 곳에서 일출을 감상하던 곳. 그 독특한 정상석은 여전하다.






저 아래 멀리 사자저수지가 보인다. 그 아래쪽 얼마 안되는 지점에 오늘 묵을 숙소가 있을 것이다.

가까이는 사자봉능선이 거침없이 아래로 힘차게 내달리고 있다. 사자봉 뒷쪽 어딘가에 있는 길을 타고 천황사로 가면 된다.






다시 통천문을 나와서 산성대와 갈라지는 삼거리 오른쪽을 향했다.

내려갈 길은 뿔난 짐승의 머릿털 같이 부드러워 보이기도 하고 거칠게 보이기도 한다.






못내 아쉬워 뒤돌아보면 천황봉이 배웅하듯이 버티고 서 있는 모습이 보인다. 조금 전까지 저곳에서 발 붙이고있었던 생각을 하니 괜스레 우쭐해 진다.






사자봉을 우회하여 내려가는 길도 만만치는 않다. 산성대 만큼의 경치를 대신하려는지 가파르고 오르고 내림의 폭이 작지 않다.

그래도 주변에 보이는 근육질 몸매와 가끔씩 보여주는 단풍길이 있어 지루하지 않다.











어쩌면 월출산의 랜드마크 중 하나가 구름다리가 아닌가 한다.

사실, 컴컴한 새벽에 올라와 저 구름다리를 건너서 그다지 큰 기억은 없지만, 월출산 하면 구름다리가 떠오르는 것은 왜일까?







빛이 훤한 곳에서 처음 보는 다리인 만큼 기념사진을 찍고, 아이마냥 쿵쿵거리거나 건들거리며 다리를 지난다.

은근히 뒤에 오는 동료들의 비명을 기대했건만... 들리는 소리는 신난 웃음소리다.







구름다리를 지나면서 분위기는 어느 뒷동산의 그것 같았고..






오를 때, 보았던 대나무숲길과 같은 길을 지나니 곧 천황사이다.

천황사에 오르는 절길을 지나 야영장을 지날 즈음엔 어느새 주변엔 어둠이 내려있었다. 거기까지 7km, 6시간의 산행을 했다.








월출산 천황사주차장의 '국립공원 월출산' 표지석을 뒤로하고 가까이에 있는 (★이랑펜션) 으로 들어갔다. 






간밤에 기분좋게 동료들과 거한 산행마무리(고기파티)를 했지만, 워낙 행복한 산행이었던지 아침 일찍 일어날 수 있었다.

거의 겨울날씨의 새벽녘이었지만, 그 시간의 월출의 모습이 보고파서 반소매 차림으로 밖을 향했다.

(★이랑펜션)과 그 아래에 있는 (발효연구소) 사이에 병풍그림처럼 펼쳐진 월출산의 모습은 오래 기억될 것 같다.






제법 밝은 날씨.. 라면으로 가볍게 아침을 갖고 주변을 감상한다.

사자봉과 빨간 구름다리(사진으론 잘 보이지 않지만..)가 절로 미소를 머금게 한다.







**산성대 입구부터 천황사야영장까지의 발자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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