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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물처럼
계룡산 __ 천황봉엔 천단이 있다고 하던데... 본문
2016년 10월 22일(토)
정도령의 전설이 깃든 계룡산, 그 산 천황봉에 있는 천단을 보고자 아침부터 서둘러 신도안으로 향했다.
허락이 있어야만 마주할 수 있는 천단. 그 행운을 함께하는 어느 분이 얻어서 가는 내내 설렘으로 가슴이 벅차다.
무궁화학습원을 기점으로 암용추와 수용추를 지나고 머리봉능선으로 천황봉에 오른 다음, 형제봉능선으로 내려와 다시 무궁화학습원으로 오는
산행을 예정한다.
새벽부터 서두른 덕에 아침 10시, 무궁화학습원에 도착했다,
수백년을 한 자리에 있는 괴목정은 오늘 역시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을 보고 무엇을 느끼고 있을까?
오랜 세월을 안고 있어도 자연의 섭리는 변치 않듯이 괴목정 역시 가을을 준비하고 있다.
공원 끝 쪽의 작은 틈으로 암용추에 이르는 길이 파고든다.
멧돼지들만 활개를 치는 곳인지 둘러보는 곳곳이 원시림이다. 그렇게 2km 남짓 가다보니 암용추로 가는 팻말을 볼 수 있었다.
계곡에 붙는 우리 말 중에 용추라는 말이 자주 나오는데.. 굳이 지금의 식으로 얘기하면 '폭포에 의해 파인 물웅덩이' 쯤으로 해석된다.
즉. 용추계곡이란 폭포가 있고 그 밑에 깊게 파인 물웅덩이가 있는 계곡을 말한다.
몇몇 학자들은 용추란 '치솟는 용'의 순 우리말에서 왔다고도 하지만, 분명한 것은 폭포와 연관되었다는 것이다.
암튼. 사이가 좋았던 암수 한쌍의 용에 관한 전설이 있는 곳이다. 암용추에 살던 용은 성이 이씨인가 보다. 석벽에 선명하게 '이용'이 쓰여있다.
이 암용추에서 제차봉 안부에 이르는 길은 때묻지 않은 자연이 그대로 있다. 하지만 이곳에서도 오래 전에는 사람이 살고있었음을 알려주는 것들이 많다.
돌축대가 있는 집터가 여기저기에 있고, 야생의 감 보다는 집 울타리 안에 흔히 볼 수 있는 감나무들 또한 많다.
그렇다면... 아마도 군부대가 들어서면서 생활터전을 옮겨간 것은 아닐까?
3km 쯤 걸었나 보다, 천황봉 밑, 형제봉에서 제차봉에 이르는 능선의 안부에 왔다.
이곳에서 천황봉으로 오를 수도 있지만 숫용추를 만나려면 왼쪽 큰 길을 따라 내려가야 했다.
어쩌면 작은 동산 하나쯤은 오르고 내림이 이젠 아무렇지 않은가 보다. 산을 넘어 바닥에 내려섰어도 그다지 부담스럽지가 않다.
단지, 내려서서 보이는 KBS송신소가 관악의 그것과 같구나 하는 인지하고, 왼쪽에 보이는 계룡골프장 안에 있는 소나무와 파란하늘이 인상적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뿐이다. 그만큼 여유를 간직한 것일까?
숫용추로 가는 길은 계룡골프장을 왼쪽에 두고 한동안 비포장도로를 가다가 모퉁이이에서 오른쪽으로 조금 올라서서 만나는 저수지 옆으로 나 있다.
수용추계곡의 물을 담아서인지 이름 또한 수용추저수지이다. 그 저수지 오른쪽 길을 걷다가 끝무렵에 우측 계곡을 타고 조금 올라서면..
큰 소와 만나는데, 이 곳이 숫용추소이다. 이 곳의 경관이 뛰어나서 높으신 분들이 휴식을 취하던 곳이라고도 한다.
숫용추는 윗쪽으로 거슬러오르면 보이는데, 바위표면이 미끄러워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했다.
가만히 보면, 그 숫용추 오른쪽 절벽으로 길이 보인다. 비록 두 손을 사용하기는 했지만 그다지 위협적이진 않다.
한 번 오른 후, 두 번째 바위벽을 오르면 중간에서 비석을 만나게 되는데 그것이 이 길의 랜드마크이다.
본격적으로 오름이 시작되었다. 가파르게 오르다가 때론 바위벽을 넘고 그리곤 뒤돌아서서 탄성을 지르곤 한다.
높이를 키울 때마다 시야가 넓어져 빈 여백에 그림을 꽉꽉 채워가는 느낌이다. 앞을 바라보니 어느새 머리봉이 빼꼼히 고개를 내밀고 있다.
앞쪽으로 황적봉능선이 보이기 시작하더니 금새 머리봉이다.
머리봉에서는 사방이 모두 훤하게 조망이 된다. 마치 선계를 노니는 듯 하다. 예로부터 도를 닦는 분들이 왜 이 곳으로 왔는지 조금은 이해가 된다.
그 머리봉을 신선이 노닐 듯 하다가 위협적인 바위절벽을 내려오게 되는데, 그 맞은 편에 전설과 신앙이 간직된 문다래미가 있다.
'문다래미' 문이 달린 뫼? 혹은 문달린 바위? 분명한 것은 이곳과 저곳의 경계가 되는 문이라는 뜻이다.
속세와 선계를 가르기도 하고 정도령의 전설을 품은 곳이기도 하다.
신도안에 나라를 세워 태평성대를 이루고자 천황봉에 천단을 만들고 하늘에 제사를 지내던 정도령과 그의 두 신하.
그 기원이 실패하여 두 신하는 강아지와 두꺼비 형상의 돌(문다래미)이 되고 정도령도 돌(범바위 혹은 사자암)이 되었다는 전설이다.
예나 지금이나 법이 힘있는 자들 편이니 힘 없는 백성들의 염원이 모여져 이루어진 전설일 것 같다.
문다래미를 나와 왼쪽으로 바위를 오르니 정도령바위(범바우위 혹은 사자바위)의 위용이 나타났다.
조금은 그 전설의 내용을 알고 있기에 그 모습이 몹시도 고뇌하는 듯 다가온다. 정도령 아니 우리의 소시민들의 염원은 이루어질 수는 있는걸까?
온 길을 뒤돌아보니 향적산능선이 아름답게 놓여있다. 너른 벌은 풍요롭기만 하다. 새나라를 건국하기에 충분했으리란 생각이 든다.
무슨 선계를 들이는 양 천황봉으로 가는 길은 칼처럼 날카로로운 바위로 되어있다.
조심스럽게 통과하니 드디어 천황봉이다. 하지만 철조망으로 천단에 이르는 길은 막혀 있다. 그러면 어때? 입장 허락을 받은 걸,,큭큭
하지만, 계속되는 시도에도 연락이 되지 않는다. 피치 못할 사정이 있는가 보다.
(천단 인증을 외치던 분의 얼굴이 몹시 일그러진다. 하지만. 그의 지인 또한 그보다 더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으게 분명하다)
이렇게 쉽게 볼 수 있으면 천단이라 할 수 없겠지?
몹시 아쉽고, 안타깝지만 다음의 기쁨으로 미루고 내려가기로 한다. 그래도 아쉬움은 누군가의 인증을 빌어 조금은 덜어본다.
이 땅에 천년의 태평성대가 올 수 있도록 정도령이 강림하시길....
천단을 보지 못했음에 약간은 힘이 빠지는 걸음걸이로 형제봉능선에 다다른다.
그래도 삼불봉이 보이고 자연성능이 보이고 황적봉이 보이니 저 곳을 따라 천단인증을 하리란 다짐을 한다.
그래 어쩌면, 삶이란 목표를 마치는 것보단 목표를 향해 가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것이 삶의 원동력이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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