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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물처럼
도봉산 __ 다락능선과 보문능선 본문
2017년 11월 23일. 흐리고 몹시 추운 날( 영하 5~6도?)
코스 : 망월사역 ---> 다락능선 ---> 도봉산 ---> 도봉 주능선 ---> 우이암 ---> 보문능선 ---> 도봉산역.
사진 : SONY NEX-5 & GALAXY NOTE 8
<도봉산 등산지도>
11월 23일.
지난주 포항의 지진으로 치루지 못한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보는 날이다. 오늘 만큼은 불안한 외적 요인이 생기지 않기를..
아침 9시. 이매역에서 기다리던 벗(산벗에서 어쩌면 남은 많은 시간을 함께 할 인생의 벗)과 함께 분당선에 올랐다.
강남구청역에서 7호선으로 환승. 다시 도봉산역에서 1호선으로 환승. 여기 망월사역에 내린 시간이 아침 10시 30분.
신한대학교 뒷쪽으로 보이는 다락능선과 자운봉을 눈으로 그리고는 첫걸음을 디뎠다.
도봉산 쪽으로 방향을 잡아 대원사 방향으로 길을 잡고 가는데
세찬 바람이 번번히 땅바닥에 모여있는 낙엽들을 공중으로 띄우고 있다.
전철역을 나서면서 찬 기운이 느껴졌는데, 바람까지 더하니 체감온도가 한껏 내려갔다.
대원사에 접어들면서 살풋살풋 산내음이 나지만
산행은 도봉산쉼터부터 시작된다고 해야 할 것 같다.
길은 두 갈래로 직진 방향(차단기가 있는 길)으로 가면 다락능선길이고 오른쪽 길로 가면 포대능선길이다.
길을 정하고 나서기는 하지만, 그때 그때 기분과 느낌을 따라서 맘대로 산행하는 것이 요즘 나의 산행방식이다.
하지만 오늘 만큼은 곁눈이 가지 않고 곧장 차단기를 넘었다. 그 이유가 있을까?
심원사로 가는 길은 평평한 돌과 시멘트로 잘 정돈되어 있어서 걷기에 불편하지 않았지만
가파른 정도가 몹시 심해서
심원사까지 가는 동안(아마 5분 정도) 열기가 돌아 산행하기 적당한 몸을 만들어 줬다.
그래도 옷 밖의 온도는 차가워서 어젯 밤 내린 많지 않은 양의 눈이 길 위에 그대로 있는 것 같았다.
인간에게도 유소년이 성인이 될 때 통과의례라는 것이 있듯이 아니면 대나무가 마디를 맺듯이
큰 산에는 그럴듯한 문이 있다. 설악 천불동의 하늘문 혹은 계룡산의 문다리미 지리산 통천문 등등
이 곳 또한 그들과 같이 문이 있어서 속세와 선계의 경계를 내는 것만 같았다.
그 문을 나서면 곧바로 온몸으로 걸어야할 바윗길이 나오지만 그다지 힘들지는 않았다.
설령 힘이 들었다 해도 기암과 절경을 보여주어 힘든 것을 잊게 한 것은 아닌지...
옛날에 숯을 넣고 다림질 했던 그 모습의 바위 그 옆엔 커다란 수족관안에서 가오리가 수영하는 모습이다.
흐린 날씨에 가끔씩 하늘을 열어 놓고 보여주는 맑은 하늘 풍경도 좋고
벌써부터 보여주는 포대능선과 도봉산 바위 군락들 또한 피로를 잊게하기에 충분했다.
한 2km 정도 오른 것 같다.
도봉산역 쪽에서 오르는 길과 합류하는 지점에 있는 거울. 자가진단거울.
가끔씩 산행 중에 돌연사 하는 경우가 뉴스에 나오곤 하던데.. 그 이후에 설치가 된 모양이다.
훔. 아직까진 쌩쌩하군.
아까 쉼터에서 망설임 없이 이 길을 택했는지 이제는 알 것 같다.
도봉산의 절경을 고스란히 감상할 수 있는 곳은 아마 이곳 다락능선이 최적인 것 같다.
아마도 본능적으로 그것이 느껴졌던 모양이다.
풍광이 아름답기로 소문난 망월사. 그리고 망월사를 병풍처럼 두른 포대능선
게다가 선인봉 만장봉 자운봉(왼쪽부터)을 이어서 포대정상까지
그 아름다운 라인. 이러한 조망은 도봉산 어느 길에서도 볼 수가 없다.
또 다른문이 나왔다. 이 문 뒤에는 또 어떤 풍경이 나타날까?
기대한 만큼.
근육질이긴 하지만 희고 선이 고운 도봉산의 자태가 느닷없이 쑥 눈으로 들어섰다.
와우.. 입을 헤 벌리고 할 수 있는 말이라곤 그것 밖에 없었다.
눈 앞으로 포대정상이 보였지만
가까이 있어도 쉬이 정상을 내주진 않는다. 마치 체력시험이라도 하려는 듯
온 몸으로 오르는 바윗길이 다시 펼쳐졌다.
인간의 의지는 하늘을 넘는다고 했던가?
힘들면 쉬고 힘있으면 오르고.. 데크를 만들어 전망대를 겸비한 포대정상.
여기에선 사방이 모두 트여있다.
오른길 쪽 멀리에 수락산과 불암산(왼쪽부터)이
그 아래로는 발자국을 남긴 다락능선이
그리고 왼쪽으로 조금 돌아보면
멀리 사패산에서부터 시작되는 포대능선이 거칠 것 없이 조망이 된다.
가끔씩 열어주는 맑은 하늘과 구름이
심지어는 얼마나 많은 음식을 얻어 먹었는지
산 중 고양이라고 볼 수 없는 살찐 고양이가 내게 미소를 주고 있다.
잠시, 선계의 사람인양 하다가 Y계곡으로 들어섰다.
아마도 Y자 처럼 뚝 떠렁져 내렸다가
다시 급하게 올라야 해서 그런 이름을 얻었지 싶다.
사실은 이런 곳이 긴장을 더 하게 되어 사고는 덜 일어난다.
다 건넜다.
뒤돌아 온길을 보니 아찔했지만 그 위쪽으로 눈을 돌리니 마음이 평안해 졌다.
Y계곡 상부에는 큰 바위가 아주 유순한 그 어떤 생명체로 내게 다가섰기 때문이었다.
자운봉이 눈 앞에 있다.
전문 등반가 아니면 오를 엄두가 나지 않는 자운봉. 그래서 사람들은 그 대신에 맞은편(오른쪽) 신선대를 오르곤 한다.
하지만, 추운 날씨에 핑계를 붙이고 신선대는 패쓰. 곧장 주능선으로 방향을 잡았다.
멀리 북한산의 이수봉과 백운대 그리고 망경봉이 장쾌한 모습으로 다가왔고
아래로는 용어천 계곡이 잡고 있는 마지막 가을빛이 오히려 멋지게 보여졌다.
주능선으로 우이암을 향해 가는 길은 자꾸만 뒤돌아보게 했다.
왜냐하면 자운봉과 그 앞 신선대에서 서 있는 사람까지 시시각각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아기자기하고 울퉁불퉁한 주능선길
가다가 잠시 뒤돌아 보면 또다른 풍경.
어? 저 바위 봉우리 위에 있는게 뭘까? 바다코끼리? 물개?
다시 나무와 소통하면서 걷다가
앞이 트이는 곳엔 어김없이 북한산이 자리하고 있고
또 뒤돌아 보면 도봉산의 새로운 모습이
게다가 잘 보이지 않던 오봉의 모습까지 보여줬다.
이렇게 좋은 모습이 나타날 때면 꼭 떠오르는 사람들. 그 사람들에게 이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데..
주능선길은 우이봉을 마지막으로 했다.
우이봉에서 바라본 우이암의 모습은 마치 한 여인이 무언가를 간절히 기원하는 옆 모습으로 내게 왔다.
어디에서 보면 소의 귀처럼 보여질까? 혹 소의 귀(우이)가 아닌 다른 뜻을 지닌걸까?
우이봉에서 다시 조금 뒤돌아와 보문능선에 접어들었다.
이 보문능선길은 여느 도시 속에 있는 산의 그것처럼 잘 닦여 있어서 별다른 특징은 없었다.
굳이 특징을 잡자면
나뭇가지 사이로 도봉의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는 것 정도?
보문능선의 끝은 보봉산공원에 두도 있었다.
공원엔 추운 날씨에 불구하고 여러사람들이 운동에 열중하고 있었다.
공원에서 좀 더 내려오면
책보를 어깨에 가로질러 메고 뛰어서 학교에 가는 그 어린소년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신작로길.
그 길 끝에 있는 능안사. 그 능안사 뒤쪽에 있는 도봉에 인사를 마치면서 산행을 맺을 수 있었다.
망월사역에서 도봉산역까지
아마도 10km는 넘는 것 같다. 그 길을 보고 느끼고 충분히 즐기기엔 6시간이면 충분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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