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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물처럼
남한산성남문 __ 비 맞은 이야기. 본문
2018년 7월 5일(목). 짧지만 많은 이야기.
오늘은 남한산성 안쪽에 있는 **손두부집에서 점심을 겸한 워크샾이 있는 날이다.
그래서 끝나자 마자 옷을 갈아입고 망덕봉을 지나 영장산을 거쳐 이매로 걸어올 계획으로 짐을 꾸렸지만 아침부터 비다.
다행히도 비가 그치고 워크샾을 마칠 때까지 비 소식은 없지만 하늘빛이 수상스럽다.
그래서 남문에서 유원지로 하산하는 짧은 산길을 예정하고.. 직장 선배의 차에 올랐다.
터널을 통과하기 전에 내려서 유원지를 갈 요량이었지만.. 이런저런 얘기로 산성터널 통과.
어쩔 수 없이 터널 후에 나오는 버스정류장에서 하차했다.
직장 선배님이 비 올것 같다며 건네 준 우산을 가지고 산행을 시작한 시간이 오후 3시 경.
길 건너에 있는 길은 막바로 유원지로 내려가는 길이라서 외면을 하고 도로 왼편으로 난 길을 따라서 오르기 시작했다.
성곽과 금방 마추칠 줄 알았건만..
오름질이 만만치 않다. 오르고 또 오르길 10여 분.
드디어 남한산성 성곽과 만났다. 하지만.....
말 그대로 느닷없이 장대비가 후드드득....
큰 비는 피하는 것이 제일이라 했으니..
큰나무그늘 아래로 대피하여 저 멀리 보이는 검단산 송신탑을 우두커니 바라보고 있었다.
하지만, 비가 그칠 기미가 없다.
벌써 젖은 윗옷 속으로 한기가 스멀스멀 스며들고 있기도 해서 결국엔 과감히 빗속으로 들어섰다.
길 위엔 잔가시가 있는 풀떼기들이 점령하고 있어서 걷는 내내 발목과 종아리를 찌르고 베었다.
내 키와 비슷한 높이의 나무들은 가지로 내 셔츠와 반바지를 적시고 있고
분명 고어텍스로 된 등산화 이건만 신발 속은 이미 물세계.
비 맞으면서 15분 정도 걸었을까? 그래도 다행이랄까? 남문 속으로 들어가 비를 잠시 피할 수 있었다.
분명히 오늘은 비 소식이 없었는데..? 아침에 내린걸로는 부족한 걸까?
장대비가 여전하다.
비 좀 맞으면 어때서? 그래도 혹시 모를 위험을 피하고자 산길이 아닌 백련사로 향하는 포장도로 위에 올라섰다.
계속된 비는 작은 도랑을 만들고
개울을 만들더니..
백련사 부근에서는
어느 큰 산의 커단 폭포인양 많은 양의 물을 힘차게 내리붓고 있었다.
그래도 인간의 의지는 늘 그랬듯이 그들을 넘어선다.
큰비든 아니든 단지 수건 한장으로 가리면 그뿐.
아니면 그조차도 외면하고 무시하거나..
인간이 만들어 낸 이기를 사용할 수도 있고...
그렇게 비가 오든 눈이 오든.. 자연을 무리없이 버무릴 수 있는 것 또한 인간일 테니까.
언제까지나 쏟을 것 같던 비도, 남한산성탑공원에 이를 즈음엔 많이 잦아들더니
유원지에 들어서니 언제 비가 왔나 싶다.
현재 시각 오후 3시49분. 50분 간의 짧은 산행에서 많은 것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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