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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물처럼
망덕산 검단산 __ 경기도 광주와 성남시를 가르는 산 본문
2018년 8월 1일(수).
오늘도 무더위는 기승을 부리는 중.
며칠 전에 명을 받은 우리집의 중심을 이동시켜 드리는 날. 3일 전과 마찬가지여서 오늘은 산행을 미리 계획했다.
계획한 길은
산성유원지-->망덕산 --> 검단산 --> 남한산성 남문 --> 산성유원지. 원전회귀의 산행길이다.
<검단산 망덕산 산행지도>
산성유원지 주차장이 주변 공사관계로 폐쇄되는 바람에 유원지 앞쪽에 있는 카페 프라** 건물 지하에 주차를 했다.
30분 당, 500원씩. 산행을 하는데 그 정도는 투자해야지 하는 위안이 더 달콤했다.
10시 10분! 주차를 하고 유원지로 나오니 물분수가 시원하게 뻗고 있었다. 더위가 주눅이 들은 것 같은데..?
유원지 광장 우측 위쪽에 있는 건물 뒤쪽으로 길이 열린다.
그 명확한 등산로를 잠시 따르다가 쭉쭉 뻗은 나무군락 밑으로 슬그머니 스며든다.
그 길을 가다보면 가끔씩 갈래길이 나오는데 당분간은 오르는 쪽으로...
오르다 보면 길이 뚜렷하게 Y자로 갈리는 곳과 만나는데..
왼쪽길은 남문으로 가는 길이고 망덕산은 오른쪽 방향에 위치하니 오른쪽으로 가야할 밖에..
오른쪽 길로 접어들고 잠시 후 다시 맞닥뜨리는 갈래길.
여기서 왼쪽으로 가야만 산행에 대한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왜냐하면 지금부터는 힘껏 올라가야 하니까...
가파른 정도를 상, 중, 하로 분류한다면 이곳은 중을 조금 넘어설 듯 하다.
(안타깝게도 사진으론 표현이 잘 안된다)
그래서 가끔 마주치는 돌무지나 돌탑 등이 보일때면 반드시 감상을 하고 가야한다.
왜냐하면 그 핑계로 거칠게 뛰는 심박수를 달랠 수 있으니까..
내가 좋아하는 푸른잎들 그리고 그 그늘 밑 유순한 흙길.
그럼에도 격하게 오름질을 한다. 외유내강이라 해야 할까?
등에선 땀이 폭포를 이루고 있고 얼굴 역시 땀범벅. 그렇지만 몸이 개운한 원리는 뭘까?
진즉부터 하늘이 보였지만.. 아직도 길은 열심히 오름질이다.
드디어 봉우리를 감싸는 길과 크로스. 현재 11시 5분. 대략 50분 동안을 열심히 올라왔다.
힘들게 올라서서 크게 숨 한번 들이쉬고는 그 성취감을 오롯히 즐기는 이 기분. 이런 것이 산행의 묘미는 아닐까?
이제부터 힘든 오르막은 없다. 왼쪽길은 산성쪽으로 가는 길이니 여기서도 역시 오른쪽 길 위에 서야 한다.
힘들게 오른 기분을 만끽하면서 산허리를 평탄하게 감듯이 걸으면 된다.
단지 품이 넓은 산 답게 다른 길과 자주 만나게 되는데..원칙은 하나다.
오른쪽에서 와 만나는 길은 성남시로 내려가는 길이고 왼쪽에서 와 만나는 길은 성남시계등산로로 가는 길이다.
그러니 직진본능을 일깨워 앞으로 앞으로...
지상에는 39도를 넘어섰다고 하는데.. 여기 기온은 현재 32.6도
그것도 간간히 바람이 불어와 땀을 식혀주는 통에 그리 덥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굳이 말하라면 체감 24도 정도?
기분 좋게 숲 속을 걷다보면 느닷없이 경고판이 부착된 철망과 만나게 되는데
크게 당황하지 않아도 된다. 아직 터지지 않은 오랜 지뢰로부터 발목을 보호하고자 하는 것이니 고마울 밖에..
그 철망을 따라서 50여 미터쯤 내려오다 보면 왼쪽으로 열린 문이 나오는데 그곳으로 들어가
한 10여 미터 내려서면 왼쪽으로 목교가 나오고 길은 그 목교로 통해 있다.
이곳이 휴식의 명당자리일까?
나무의 기운을 잘 받을 수 있는 곳인지 많은 사람들이 의자에 앉거나 누워서 산림욕을 하고 있었다.
그동안 비가 오지 않아서 많은 계곡이 물을 품지 못하고 있는데..
조금 더 오르니 작은 하수관에서 콸콸 쏟아지는 물로 세수를 하시는 분을 볼 수 있었다.
급하게 다가가서 그 위쪽을 보니 수도관에서 맑은 물이 끊임없이 흘러 나오고 있었다.
여기가 용천약수이다. 음용 적합이니 부적합이니 하는 판정표가 없었지만..
옆에 놓인 그릇에다 가득 물을 받아서 시원하게 들이마셨다.
이 좋은 기분은 분명 혹시 이 물에 들어있을지 모를 불량한 박테리아도 잡아줄테니까..
이 용천약수 위쪽 둔덕 너머가 성남시계 주등산로와 만나는 곳이다,
여기서 약 1키로미터 쯤 시계등산로를 타고 망덕산으로 갔다가 다시 이곳으로 되돌아올 예정이다.
지금까지의 도로가 오솔길이었다면 지금부터는 탄탄대로.
거침없이 질주를 할 수 있다.
그래도 가다가 예전엔 미처 몰랐던 역사적인 지식은 충전을 해야 하겠지?
돈대,, 오호! 신남성도 본성을 지키는 한 외성인데.. 그 외성을 또 보조하는 기능?
12시 8분. 망덕산 정상이다. 그러니까 약 2시간 산행을 해서 여기까지 온 것 같다.
옆 벤취에 앉아서 가져온 빵과 물로 점심을 했다.
이제는 뒤돌아서서 검단산으로 직진!
이 산은 참 품이 넓다. 왼쪽 오른쪽 자주자주 길이 갈라진다. 그래도 직진본능.
아까 용천에서 올라온 길과 다시 합류해서 근처에 있는
만수샘의 물줄기도 체크!! - 그래 이정도는 돼야 많은 사람을 품을 수 있었겠지..
진덕씨를 염려한 사람처럼 역시 직진. __ 그래 진덕씨는 살림에 많은 보템이 되셨는지__
그리고 한 둔덕에 올라서
지금은 헬기장이지만 예전엔 뭔가의 제단이 있었을 검단산과 조우를 했다.
ㅋㅋ 짧은 팔을 숨기려 했더니... 어쩜 저리 노골적으로 보여질까... ㅎㅎ
12시 50분.
이제 하산을 하면 되는데.. 이왕이면 남문을 커칠 생각이다.
사실 검단산 봉우리(분명 거기에 제단이 있었을 텐데)엔 군부대가 있어서
여기부터 남문까지는 대략 2키로미터의 거리로 넓은 흙길이거나
시멘트로 포장이 되어 있다.
그렇지만 무성한 나뭇잎들이 길 위로 터널을 만들어 줘서 산길의 느낌을 만들어 준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 해도 숲길만 할까..
흘끗 옆엘 보지만... 내 발목을 담보로 들어가기엔.. 아직 가야할 산도 많은데...
나와 같은 사고를 지닌 사람들이 많다고 하는 것은 내가 지극히 상식적이라는 말과 같아서 기분이 좋다.
분명 그 분들도 나와 같은 생각을 했을 것이고 그 소망들이 모여서 안전을 확인하게 되고 거기에
경험까지 덧붙여져서 이 숲길이 만들어 졌음이 분명하다. 기꺼운 마음으로 숲길로 들어섰다.
이 숲길도 또한 자세한 이정표 없이 갈래길이 많이 있다.
큰 원칙은 한가지. 포장도로와 같은 방향의 길은 남문으로 향할 것이고 나머진 유원지로 향한다는 원칙.
포장도로를 따르는 숲길은 아무래도 숲이 옅어서인지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열기를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잠시지만 도로로 나와서 곧 숲으로 다시들어설 때, 이 숲의 고마움을 다시 알 수 있다.
정자가 나오더니
남한산성 성곽이 보인다. 내쳐 빠르게 걸어가니
어른이 되고서야 알 수 있었던 우리 건축의 미. 그 아름다움을 간직한 지화문(남문)을 볼 수 있었다.
괜스레 친분이 있는 양 이리저리 쭈뼛대다가 어렵게 발길을 돌렸다.
온 길을 확 꺾어 내려가야 유원지로 가니까.
같은 산이니 당연히 풍경도 같겠지.. 울창한 나무와 그 그늘 아래로 이어진 흙길.
거기서 얻는 안온하고 평화로움, 지금까지 받은 그대로였지만 한가지 다름이란 급박하게 내려선다는 것 정도?
덕운사를 거쳐
남문에서 유원지로 가는 주 도로와 만나고
그 도로 밑 계곡은 이 가뭄을 버티면서 끝내 물을 간직하여 많은 사람들을 품으로 불러들였다.
산행을 시작할 때, 시원하게 물을 뿜어내 더위를 주눅들게 했던 그 분수가
저 앞쪽에서 여전히 더위를 주눅들게 하고 있다.
오후 2시. 현재.
약 10km의 산길을 4시간 동안 걸으며 즐거움을 충전한 것 같다.
** 새로운 루트 기록 **
처음의 Y자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곧 옅은 계곡과 그 뒤쪽으로 능선을 만난다.
그 능선을 지날 때 왼쪽으로 희미한 등로가 보이는데..
그 길이 검단산 북쪽 봉우리로 오르는 아주 급한 오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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