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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물처럼
대야산 __ 중대봉 대슬랩 즐기기 본문
2018년 8월 12일(일). 대야산 중대봉 및 상대봉을 산악회MTR의 안내로 즐겁게 다녀왔다.
특징으론 아찔한 중대봉의 대슬랩과 밀치로 가는 능선길과는 또다른 능선길. 그리고 에어컨 바람을 연상케 하는 시원한 바람을 들 수 있었다.
코스는
삼송리 마을회관 -->중대봉 갈림길 --> 곰바위 -->대슬랩 --> 중대봉 -->대야산 -->또다른능선 -->중대봉갈림길 -->마을회관.
10km 정도의 거리를 대략 8시간 가까이 원점회귀 산행을 했다.
<대야산 등산지도>
아침 10시를 10분 정도 남겨두고 삼송리 마을회관에 차를 주차했다.
그리고는 지체없이 산행준비를 하고 마을을 벗어나기 시작한다.
마을 끝부분에 있는 이 보호수령인 느티나무는 오랜 삶을 살아와서인지 왠지 영험한 기운이 뿜어지는 듯 했다.
마을을 벗어나 한적한 시골길을 넉넉한 마음으로 걷다보면
곧 출입금지 표지판과 만나게 된다.
백두대간을 보전하는 방법이 출입을 하지 않는 것이라니...무언가 어폐가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사실 이 곳을 넘어서 중대봉으로 갈 수 있다고 하던데.. 걍 패쑤!
또다시 출입금지 표시판이 나와도 패쑤! 물을 건너면서 계속 이어지는 이 길은 쭈욱 가면 밀재와 만나지만..
세번째 출입금지 시그널이 있는 곳에서 잠시 휴식을 가진 다음 왼쪽 산자락 속으로 들어섰다.
왜냐하면 이곳이 곰바위를 통해 중대봉으로 오르는 길의 처음이니까.
지금 시간이 10시 45분이니까.. 마을에서부터 대략 45분 거리이다.
지금껏 평탄했던 길은 급격하게 고도를 높여가고 어느 순간부터는 바위 위로 줄달음 친다.
그래도 불암산 대슬랩의 그 바위의 재질과 흡사해서 경사가 있지만 뒤로 미끄러지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바위 위를 주저하지 않고 걸을 수 있었고,
덕분에 중대봉 대슬랩구간이 성큼성큼 다가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길은 아기자기한 해산굴(팔봉산의 것과 비슷한)을 통과하기도 하고
때론 바위의 콧등을 거슬러 오르기도 해서 긴장감과 스릴을 준다.
덕분에 산행에서 오는 힘듬을 잠깐씩이지만 잊을 수 있었다.
아직 대슬랩은 오지 않았어도 소슬랩이 곳곳에 있어 오르는 재미를 더한다.
곰바위다. 그 뒷쪽으로 중대봉의 대슬랩이 현실감있게 다가온다.
에효~~ 저기를 오를 수는 있는 건가..? 이 곰바위는 여기에선 곰과는 전혀 다른걸..?
곰바위 위에서 나름 멋져 보일 수 있는 포즈를 취하면서
기꺼운 마음으로 깔깔거리다가
조금 올라서서 뒤돌아 보니.. 곰의 뒷모습이 저럴까?
대슬랩을 오르기 전에는 약간의 도움닫기를 하듯이 아늑한 나무 숲길이 나오지만..
곧 대슬랩과 마주했다.
그 크기가 어마무시하다. 오늘 산행 안내를 하시는 산악회MTR의 대장님이 슬랩 구간을 살펴보시다가 오르는 장소를
요 아래 사진에서 보이는 바위의 홈통으로 정하신다.
선등하신 산우님이 로프를 내리고, 그 줄에 간간히 의존하면서 대슬랩을 오른다.
오르면서 보이는 오른쪽 바위 사면.
그 경사면이 아찔함을 주지만 그와 어우러져 보이는 풍경이 절경이다. 이 위험천만 곳을 줄 하나로 오르면서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니.
오히려 줄에 전적으로 매달리면 힘이 들어 오를 수 없지만 이렇게 필요할 때마다 간간히 의지를 하면 쉽게 오를 수 있으니
이젠 나도 누군가의 그러한 줄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늘이 무척 맑다. 요즘 더위가 기승을 부려 많은 사람들이 더위에 무너지고 있는데..
입추가 지나선지 바람이 엄청 시원하다.
대슬랩을 오르고 잠시 한숨을 돌리고자 지나온 길을 본다. 저 아래 곰바위도 보고
더 아래로 삼송리 마을도 더듬어 본다.
대 슬랩을 오른 후, 첫번째로 보이는 바위절벽. 마치 잘 축성된 성벽 같이 보였다
길이도 엄청 길어 통돌이 아니었다면 분명 성이라 해도 믿어질 위용이다.
대슬랩도 올랐겠다 시원한 바람도 불어오고 해서 잠시 앉아 쉬었다.
그런데 배가 고프다. 어라? 벌써 오후 12시가 넘었다. 비록 중대봉엔 못 올랐지만... 금강산도 식후경이니까.
급할 것이 없으니 행동에 여유가 있고 배도 부르겠다 느긋하기만 하다.
그래도 중대봉을 향해 마지막 바위타기놀이.
촉스톤 바위도 흘깃 보고
단지 사면의 기울기와 나의 무게중심으로 버텨보면서..
결국엔 끝까지 오른다.
가까이 상대봉이 보이더니
결국엔 올랐다. 오후 1시 30분. 장장 3시간 30분의 등정.
중대봉 등정의 기쁨을 뒤로 하고 상대봉으로 향한다.
제대로 가면 50분이면 갈 길이 이지만 사실 상대봉까지는 1시간이 훨 더 걸렸다.
마사토로 이루어진 급경사의 내리막길도 문제가 없었지만
결과론적이지만 조기 대야산으로 이어지는 바위군락들이 시간을 많이 잡아 먹었다.
저기 바위 위에 얹혀진 큰 돌덩이를
발로, 손으로 내리쳐서 깨는데 시간이 걸렸고
적절한 바위들을 옮겨서 뫼산자 글자로 만드는 작업이 또한 시간이 무척 걸렸다.
암튼 즐겁게 즐기면서 온 길을 뒤돌아 보니 중대봉이 무척 친숙하게 다가왔다.
중대봉에서 상대봉으로 나가는 마지막 관문은 마치 좁은 문과도 같았는데
그 위를 걸어서 넘어가려면
난이도가 높은 내림길이라서
가까이 보이는 상대봉을 쓱 한번 훔쳐보고는
뒤돌아 그 좁은 석문을 통과한다.
통과 하자마자 나오는 길이 협소하고 그 밑은 절벽길이라서 걷는데 집중해야 할 구간이기도 하다.
보인다고 그것이 전부가 아니라고 하였듯이
지나고 뒤돌아 본 그 바위의 모습은 위험하고 조심스러운 길은 보이지 않고 부드럽고 아름답기만 하다.
드디어 대야산 정상길과 합류를 하고 급하지도 않은데 재빠르게 달려가서
그 명성이 적어도 100위 안에는 든다는 그런 설렙과 조우했다.
적어도 기억하기엔 세번째 만남이다.
현재 시간 3시 10분!
저 뾰죽한 둔덕산이야 쉽게 알아볼 수 있었지만..
멀리에서 보이는 산군들은 이 조망 사진으로 갈음하고
좀 늦은 시간을 감안하여 밀재 방향으로 하산을 한다.
저 아래로 보이는 우뚝 선 바위 혹은 그 주변이 대분바위라 하고, 그 능선을 따라 움푹 들어간 부분이 밀재일 텐데..
그놈의 호기심이 길을 다른 능서느로 돌려놓았다.
조금은 뚜렷한 길이 보이고 올라온 중대봉 능선길이 한눈에 보여서 재미있어 하였지만
조만간 길이 희미해지고 보여지는 길도 벼랑 위에 간신히 걸쳐져 있어서 몇번이고 돌아갔으면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그래도 희미하지만 인간의 발자취는 있으니까..
하지만 밀재로 가는 능선길이 코 앞으로 보이고
혹 대문바위일지 모르는 그 바위 위의 사람들의 여유로운 몸짓이 보이는데 반해
발 디딜 틈을 찾기조차 어려운 절벽길에 발을 들여 놓을 때에는 차라리 욕까지 나올 지경이다.
그래도 리딩하시는 분들의 노련하고 여유로운 발걸음이 내게 위안을 주고 믿음을 주니 내려오는데 큰 어려움을 느끼진 않는다.
절벽길을 다 내려오고 나서 그 바위를 보니
엄청나다. 그 속을 헤집고 내려온 내가 대견스럽기만 하다. 안타까운 것은 그 절벽의 위용을 사진으론 표현할 수 없다는 것.
그 바위를 기점으로 큰 위험이 있는 곳은 없었다.
단지 사람의 자취가 거의 없고 쌓인 낙엽층이 두터워 길을 찾기 어렵다는 것.
그리고 산 위에서 불었던 바람이 여기에는 없다는 점 등이 걷는데 몹시 힘들게 했다.
오후 5시.
밀재에서 삼송리로 이어지는 길과 만났다.
그 길은 아침에 걸었던 길과 이어졌을 테고 결국엔 삼송리 마을회관으로 데려다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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