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물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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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도장산 __ 더위가 도를 가리다.

mangsan_TM 2018. 8. 6. 14:28





2018년 8월 5일. 아침 9시 30분. 문경에 있는 용추교.

예전엔 가물지 않아서 늘 물이 넘쳤던 쌍용계곡.

지금은 물이 아주 적다. 그 이유때문인지 일요일 임에도 이 더위에 계곡이 한산하다.





택리지에 적혀 있기를 청화산과 속리산 사이에 사람살기에 좋은 복지가 있다고 하는데 여기를 이름이라고 한다.

그래서일까? 도장산의 한자말이 '도를 품은 산' 혹은 '도인들이 스며든 산?' 정도로 풀이가 되는데..




과연 속세를 잊고 도를 품을 만한 곳인지... 오르면서 알아보기로 한다. 오늘 예정한 길은

용추교 --> 쌍폭 -->651봉 -->795봉 --> 도장산 -->720볼(헬기장)--> 갈림길 --> 심원사 --> 용추교 . 원점회귀이다.

<도장산 등산지도>




용추교를 건너니 소형차 대여섯대 정도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이 나왔다.

그 주차장에서 심원사 방향으로 들어섰다.



오른쪽으로 아주 큰 계곡이 함께하고 있는데.. 비가 내린 이후에는 물흐르는 모습과 소리가 장관일 거라고 충분히 예상이 되는 곳이다.

앞쪽의 남다른 모습의 바위도 큰 물과 함께라면 더욱 멋져 보일텐데..




심원사로 가는 첫 갈림길.

이정표를 보니 어느쪽으로 가든 도장산을 오를 수 있지만, 왼쪽길이 오른쪽길 보다는 거리가 짧다.

나중에 산우님들의 글에서 확인한 결과는 왼쪽길이 짧은 만큼 경사가 오른쪽에 비해 심하다고 한다.

왼쪽 길로 들어섰다.




오호~~ 경사가 만만치 않다. 게다가 꾸준한 오름길. 쉴 수 있는 곳은 오르는 정도가 조금 바뀌는 변곡점의 작은 지점 뿐.




그 오름질은 본 능선길과 접하는 곳에서부터 완만히 수그러졌다.

날씨도 어제까지 더위의 수위를 연신 갱신하는 중이었는데..다행히도 오늘부터 수그러진다고는 했지만

무덥기는 마찬가지. 50분 동안의 오름질로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었다.

가끔씩 주어지는 센 바람이 없었다면 아마도 쉬기 바쁜 오름이었을 것 같다.




이제부터는 완만하거나 약간의 오르락 내리락의 능선길.

여유를 가지고 오른쪽을 보니 저 앞쪽으로 선명히 다가드는 산줄기가 보인다.

짐작컨데.. 그 줄기가 하산하는 능선길이지 싶다.




길은 여느 충북에 있는 산길과 같이 적당한 바위에 적당한 소나무가 있는 길.





혹은 갈참나무 군락이나 소나무군락을 지나기도 한다.






어느 정도 능선의 고도를 높이니 드디어 조망이 트였다.

왼쪽으로 보이는 저 산들은.. 속리산의 모양은 아니고..

위치상 문경 청계산이나 투구봉. 멀리로는 봉황산 정도가 아닐런지..




가는 길 오른쪽으로도 뾰죽한 모양의 인상적인 산 모양이 눈으로 들어섰는데..

아마도 그 산은 왼쪽 멀리 청화산으로부터 흘러내려온 시루봉이 아닐까 미루어 짐작을 했다.




큰 높낮이는 아니지만 그래도 작은 봉우리를 오르락 내리락 하였더니 무척 힘이 든다.

벌써 물 한병은 다 마신 상태. 그래도 앞쪽 가까이 도장산으로 보이는 봉우리가 보여 힘을 내어 전진.




마지막 오름이란 믿음으로 다시 엄지발가락에 힘을 꾸욱 주고 오르니




드디어 정상이다. 현재 시간이 11시 29분이니 꼬박 2시간을 오른 것 같다.




도장산. 도를 품은 산이라는데.. 무더위에 별 감흥이 없고




단지 오른 사실로 만족해 하면서 먼저 올라오신 산우님께 인증샷 한컷을 부탁 드렸다.

옷이 땀으로 젖어 속살까지 비칠 정도이다.




더운 날 힘들게 오른만큼.. 푹 쉬면서 점심을 가졌다.

오늘 같이 이 무더위에는 몸의 내열과 외열의 발란스를 서서히 맞추면서 올라야 더위를 보낼 수 있는 것이지

조금이라도 무리가 있다면 자칫 온열병을 부를 수 있다. 그래서 자주 쉬고 충분히 쉬는 것이 중요하다.




한 30분 넘게 쉰 것 같다.

앞쪽으로 속리산의 주능선길이 거침없이 조망이 되었다. 예전에 오른 대간길. 갈령에서 천왕봉으로 이어지는 길도 보이고...




바로 밑으론 내려가야할 능선이 보였다. 이왕 그 길을 눈으로 쫓았으니




길에 오른다.




여전히 갈참나무와 잔 자갈이 있는 산길.




심원사로 가려 하는데.. 이정표엔 심원사라는 글이 없어서 당분간 우복동 방향으로 길을 잡았다.




길을 걷는 내내 아래로는 화북면(문장대로 오르는 곳은 아마도 저 윗쪽인가?)




그 위쪽으로 속리산 능선길이 펼쳐져 보였다.




길은 거칠다가 유순하다가를 반복하면서 고도를 낮추어 간다.




잠시 숨을 돌리려고 선 다음에 뒤돌아보니 지금까지 오른 능선길이 주욱 보였다.




헬기장!

심원사로 가는 이정표가 처음으로 등장했다. 우복동 방향의 길을 놓고 심원사 방향으로..




앞쪽으로 뾰죽한 암봉이 인상적인 산이 아주 가깝게 보였다.

청화산에서 부터 이어진 산줄기로 보이는데 가까운 시일에 올라봐야 할 곳으로 저장한다.




길은 다양한 형태로 치장을 하여 지루함을 덜어줬다.

특히, 큰 소나무 군락 밑을 지날 때는 기분 좋음을 스스로 알 수 있을 정도이다.




또한 뚜렷한 길이라서 길 잃을 염려도 없다. 어쩌다가 갈래길이 나오면 심원사를 찾으면 될테고...




그동안 가뭄이 길었던 것 같다.

이 깊은 산에 있는 계곡마저 물이라곤 어쩌다 웅덩이 수준으로 남아있다.




그 웅덩이를 가만히 들여다 보니 물고기들이 바글거렸다.

저 많은 물고기를 품었을 테니까 분명 여기도 많은 물이 있었을 텐데.. 물이 없으니 도도 찾을 수 없다.




천년고찰이라고 하더니만...

그 명성에 비해 일주문부터 소박한 심원사.




이 가뭄에 여전한 물줄기를 가진 약수가 고찰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을까?




인적이 거의 없는 경내에는 무언가 달관한 듯한 표정의 견공이 나와서 나를 안내했다.




심원사에서 나와 전형적인 절길을 걸어나오니 아까 오를 때의 삼거리가 나왔다.




이제부터는 아침에 걸었던 길을 뒤짚어 용추교로 간다.




계곡에는 아침에 없던 사람들이 많이 모여서 더위를 보내고 있었다.




현재 시간이 오후 2시 20분이  다 돼가니 휴식을 포함하여 5시간 가까이 산행을 한 것 같다.


땀은 여전히 줄줄이 나오고 있어서 계곡의 물웅덩이 몸을 담구고 달아오른 열기를 식힌다.


이 무더위에도 산에 대한 열정을 간직하여 이 산행을 안내한 산악회솔**에 감사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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