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물처럼

올해 억새꽃 구경은 이것으로 만족합니다. __ 장수 장안산 본문

등산

올해 억새꽃 구경은 이것으로 만족합니다. __ 장수 장안산

mangsan_TM 2018. 10. 21. 11:27






올 억새꽃 구경을 영남알프스로 갈까 하다가 전북 장수군에 있는 장안산 억새도 볼만하다 하여 어디로 갈까 갈팡질팡.

영남알프스는 무박이라 약간 주저가 돼서 장안산을 가는 버스를 폭풍검색한 다음 기회를 잡아서 장안산의 억새꽃을 감상하고 왔다.


2018년 10월 20일(토).

무령고개 -영취산 - 무령고개 - 장안산 - 하봉 - 덕천고개 - 906봉 - 범연동(덕천계곡종점)


<장수 장안산 산행지도>




간신히 얻은 좌석은 햇*산악회 버스의 것으로 맨 뒷자석 가운데 자리를 겨우 얻었다.  인기를 반증하는 것만 같아서

오늘 산행에 대한 기대감이 절로 높아진다.

산행은 무령고개 주차장에서 찻길로 올라서면서 시작된다. 정확히 오전 11시.




백두대간길 중 장수 영취산과 백운산을 잇는 길이 있는데.. 그 중 영취산이 이곳 무령고개와 가까운 곳에 있다고 해서

주저없이 길을 건넜다.

지론이 갈 수 있을 때 가보자 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사실 영취산의 높이가 1076 m 정도 이지만,

이곳 무령고개 역시 해발고도가 1000 m 가까이 된다고 하니까.

길은 벽계쉼터에서 시작되는데..





나무계단을 오를 때는 숨이 턱 주변에서 놀더니 돌길을 오를 때는 왼쪽 무픞이 아프다고 아우성이다. 





아무리 그래도 길이가 짧긴 짧은 듯. 오르기 시작한지 채 15분도 안돼서 정상석이 보인다.

무엇이든 의미가 있는 곳에선 작게나마 의미를 부여하자. 그렇게 주위를 어슬렁거리다가




올라왔던 길로 다시 내려서고




다시 무령고개에서 장안산으로 가는 길에 올라선다. 오전 11시25분.






'안녕하세요?', 혹은 '반갑습니다.'

오고 가는 사람들이 많아서 주위에 맴도는 소리들 중 가장 많이 들려오는 소리.




장안산의 고도가 1236m 정도. 무령고개로부터 3km의 거리를 가지고 약 300 m 정도의 고도를 높이면 되니까..




산을 오르는데 그다지 힘들지는 않다. 그래서 이 길을 걷는 남녀노소 많은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더욱이 이 산길은 부드러운 흙길에다 쿠션감이 있고 주변이 유순하여 걷는 많은 사람들께 평안을 주는 것 같았다.




이상하네...?  오늘따라 왼쪽 무릎에서 통증이 느껴진다.

그래서 조심스럽게 길을 걷는데.. 와우~~ 갑자기 나타난 전망대와 하얀 눈밭?.





무릎통증도 잊고 재빠르게 전망대 올라섰다.

참 이상한 것이.. 이렇게 전망이 확 트인 곳에 오르면 무엇보다도 먼저 뒤돌아 보는 것이던데... 알듯 모를듯...

암튼, 맨 먼저 뒤돌아서서 지금까지 온 길은 물론 그 먼 곳까지 바라봤다.

처음에 올랐던 영취산을 계속 오르면 만나게 되는 백운산의 전경이 아주 멋지게 보여진다.




그리고, 비로소 보게되는 앞으로 가야할 길.

와우~~ 이 모습도 장관이다. 흰 억새꽃밭과 장안산. 그리고 장안산 왼쪽으로 흐르는 중봉과 하봉.




이곳에 오기 전에 장안산을 검색하다 보게된 어느 산우님의 지난 8월의 사진.

아마도 내가 그림을 담은 위치와 같은 곳이었나 보다. 억새꽃과는 또 다른 생동감이 있는 모습도 무척 좋아보인다.




각종 색으로 채색된 나무잎들.  그리고 때가 되면 자연스럽게 잎을 떨구고 겨울을 준비하는 나뭇가지들

이런 가을색을 띤 산의 모습이 난 무척 좋다.





게다가 흰 억새꽃이 그런 그림에 한자락 차지한다면 더욱 멋지고...






이렇게 멋진 모습을 감상하는 방법.

입을 헤 벌리고...  말없이...  그저 바라만 본다.





그렇게 조용히 억새숲을 지나다가 못내 아쉽거든.....?

뒤돌아보면 되지.






정망 이 장안산은 사람이 걸으면서 행복감을 느끼게끔 해 주는 요소들을 많이 가지고 있다.

두 분이 친구사이 같은데.. 도란도란 이야기 주고받으면서 가는 모습이 이 길과 어찌 저리 잘 어루러지는지...





와우~~ 한 굽이를 돌아서자 억새밭이 또 다시 나왔다. 그 모습이 또한 멋져서 사진 한 컷!

지난 8월에 이곳에서 나와 같은 감정을 공감했을 어느 산우님도 찰칵!!




장안산 정상 바로 아래에 있는 억새밭. 멀리서도 그 너울거리는 흰물결에 감탄이 들지만 약간의 인공조림의 맛이..? 아니겠지?





아름답거나 맛이 있거나,, 그러한 대상이 있을 때는 행동이 빨라진다.(심리학과는 무관한 내 생각)

그래서 한달음에 달려간 억새밭.

많은 사람들이 그 억새꽃의 아름다움을 함께 공유하고자 하고 있다.




정말 멋스러운 모습. 비록, 규모는 그다지 크다 할 수 없지만 억새꽃을 감상하기엔 충분한 곳이다.

요즈음은 많은 사람들이 그러한 모습을 공유할 줄 알고 있는데.. 가끔은 그렇지 못한 사람들도 있기도 하다.

굳이 억새밭을 훼손시켠서까지 자신의 한 순간을 고집하는 그런 분들..





억새밭 위로 올라서니 역시 뒤돌아보게 된다. 가을색을 입은 백운산의 저 아름다운 모습.

저 아래 지지계곡에서 백운산 영취산 그리고 장안산으로 연계해서 산행을 하는 산우님들도 있던데..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우선 마음 속에 저장.




그리고 지나온 능선 길. 뭐라할까.. 그냥 저절로 마음이 따듯해져 온다고 할까?




지난 여름에 이곳에 오신 산우님의 마음은 어땠을까?




가까이에서 보이는 가을을 입은 산자락의 모습.




그리고 처음에 올랐던 영취산까지.. 그렇게 따스하게 바라보고는.. 가던 길로..




12시 26분. 무령고개로부터 근 한시간을 보내고 나서..





장안산 정상석을 마주할 수 있었다.





그 억새가 주는 감동을 많은 사람들이 갖기를 원했나 보다. 정상석 주변엔 많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그래서 빛 좋은 한켠에 자리를 펴고는 보온병에 담아온 커피를 컵에 한잔 받아 놓는다.

배낭에서 단팥빵 한개를 꺼내고는 커피 한모금을 시작으로 늓히 점심을 했다.

그 와중에 정상석 부근이 한적해졌다. 행동은 재빠르게 주변 산우님의 도움을 받아서 인증샷 한 컷!





등산지도를 보면, 범연동으로 내려갈 때, 가는 길이 정상에서 거의  직선으로 표기가 되어 있어서 잠시 밀목재 방향으로 내렸다가 뒤돌아 왔다.

왜냐하면 정상으로 올라서고 그 직선상에 뚜렷히 보이는 길이 있으니..무심히 그 길로 내려갈 밖에..

하지만, 범연동으로 가는 길은 정상에 오르자마자 왼편에 있었다.

그리고 미리 말하지만, '범연동'이란 단어는 산행 날머리까지 안전하게 나를 데려다 주는 안내자이기도 했다.

이정표에 나오는 그 어떤 단어도 거들떠 볼 필요 없이 오직 한 단어. 범연동을 가르키는 곳으로 가기만 하면 되었으니까.





중봉을 거쳐 하봉. 그리고 덕천고개까지의 길은 오른 길과는 다르게 좀 더 산길 다웠고 가파른 내림길도 있다.





그렇지만, 내려가는 내내 나무가지 밖으로 보이는 가을을 입은 산자락의 모습을 볼 수 있었고.. 무엇보다도




안부에 내려서면서 보이는 다양한 단풍이 보는 즐거움을 갖게 한다.

조만간 이 남부지방에 있는 온산에도 고운 단풍으로 물들여질 것 같다.







오를 때, 큰 감흥을 받은 억새꽃.

지금 내려가면서 다시금 감흥을 받는다. 단풍나무 잎으로된 터널을 지나





들리는 소리라곤 걸을 때마다 낙엽 밟히는 소리. 그리곤 간간히 들리는 나뭇잎 떨어지는 소리.





마치 철학자인 양. 혹은 시인인 양 사색을 즐기면서 걷게되는 길.





그래서 여럿이 아닌 홀로 걷게되는 이유가 되는 길.





절로 좋다! 좋다!를 내뱉으면서 걷다가는





끝내는 아무 생각없이 이 속을 그져 걷는 것만으로 행복해지는...





그런 이 길.  억새꽃이 주는 감흥과는 또다른 벅참이 있는 길이다.

가을이 될때마다 분명히 되살아나서 또 걷고픈 마음이 들게할 것만 같다.




덕천고개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점심 때 남겨둔 커피와 인절미 몇조각으로 에너지를 보충하고는 다시 출발을 한다.




앞서 가는 여러분이 그 행복감을 주체하지 못해 과장되게 웃고 떠들어도 이 길은 전혀 그들을 탓하지 않는다.

물론, 그 뒤를 따르던 나도 그들의 즐거움을 살풋이 물들이면서 지나쳐 간다.





힘차게 906봉을 오르고





다시 내려오면서 만난. 산죽이 있는 길. 산죽이 있는 것을 보니 산 밑이 얼마 안 남은 것 같다.





아니나 다를까. 바위 하나 없이 유순했던 이 장안산의 수문장인 듯한 바위를 지나





급격한 내림길을 내려오니..





범연동 큰도로와 마주할 수 있었다.  오후 2시35분.





도로를 따라서 잠시 내려와 덕천계곡의 맑은 물에 오늘 많이 힘들었을 두 발을 슬며시 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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