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물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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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곡성 동악산

mangsan_TM 2018. 10. 8. 16:22




2018년 10월 7일(일) 전라남도 곡성에 위치한 동악산에 다녀왔다.

이름이 참 특이한 산이다. 보통은 악자가 큰산악(岳)자인데 이산의 지명은 동악산(動樂山)이다.

이 고을 사람들 중 과거 시험에 급제하는 인물이 나올 때마다 산이 흔들리며 아름다운 노랫소리가 들렸다고 하는 데서 이름이 유래했다고 하던데..


코스는

청소년고충상담소(오토캠핑장) __ 형제봉 __ 배넘어재 __ 동악산 __ 도림사 __ 오토캠핑장. 원점회귀 약 11km이다.

<곡성 동악산 산행지도>





멀리 동악산 산머리가 훤히 보이는 곡성 오토캠핑장 안에 있는 주차장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10시 50분 경.

오늘도 기댄 햇*산악회 버스. 그 차창 밖으로 오는 내내 안개가 짙고 흐렸었는데 다행히도 하늘이 쾌청하다.




주차장에 만들진지 얼마 되지 않은 나무데크 계단이 보이는데..

이제부터는 깃대봉을 거쳐 형제봉으로 가는 산길로 들어서는 입구가 되는 곳이라고 한다. 그래서 주섬주섬 채비를 갖추고 입구에 들어선다.

시계를 보니 11시가 채 되지 않았다.




데크로 된 계단은 자연스럽게 마을 뒷산길 같은 곳으로 이어지고 산길이 열려있는 곳은

그 마을길 왼쪽에 있는 정자를 조금 지나쳐서 오른쪽으로 있었다.




언제나 산행을 시작하기 전에 갖는 작은 설렘.

그리고 적당히 산에 올라 몸에 땀을 둘렀을 때, 작은 바람이라도 만나게 될 경우에 절로 나오는 소리

아~따 좋다!!  그 말이 초입부터 있으니 약간은 헛웃음이 난다.




발걸음이 가뿐하다. 왜냐면 길이 급하지 않으니 .. 걸음걸이 역시 경쾌하게...




길 가는 동안 동안 마다.. 길 옆쪽에 세워진 돌탑들..대부분 꼭대기에 새가 앉아 있는 것이 인상적이다.




그러더니 탑림이라 불리워도 될만큼 많은 돌탑이 나왔다.

그곳엔 돌탑을 세운 사람들의 이름이 표기되어 있었는데.. 물론, 그 분들의 정성이겠지만 거기엔 곡성 읍민들의 정성 또한 모아졌을 듯하다.





탑림에서 약간의 오르막이 있어 약간의 숨가쁨 정도로 올랐는데 때마침 쉬었다 가란다.

푸흡!!  즐겁게 한 웃음 피우고 났는데.. 아마도 여기가 깃대봉인 듯 하다.




때마침 시야가 트여서 오른쪽을 보니 앞으로 지나야 할 동악산 마루금과 동악산의 모습이 장쾌하게 보인다.

사실 이 모습은 칠형제봉으로 오르기까지 높이를 달리하면서 계속 보여줬지만.. 걸어가야할 길이가 줄어드는 만큼이나 보이는 느낌은 약간씩 다르게 온다.





깃대봉을 지나고 부터.. 그 오름질이 유순하지 않다. 데크계단을 씩씩거리면서 힘겹게 오르고 잠시 쉬려고 뒤돌아보니

깃대봉 뒤쪽으로 활짝 펼쳐진 황금들녁. 이제서야 가을을 실감케 한다. 




그 계단을 올라서면 형제봉인 줄 알았는데..

앞쪽으로 봉우리 하나가 또 보인다. 분명 저게 형제봉일거야..  하지만, 에너지게이지는 어느새 바닥에 앉아 있다.




시계를 슬쩍 보니.. 12시가 이미 한참 전에 넘은 시간.

그래서 자리를 잡고 앉아서 싸가져온 베트남쌀국수에 물을 붓고.. 그리고 적당한 때이다 싶을 때, 거침없이 흡입했다.

그래도 점심을 가진 효과는 금방 나타나서.. 내딛는 발걸음을 힘차게 한다.




에효~~ 그러면 그렇지.. 아까 보였던 봉우리가 형제의 제(동)봉이었고 아쉬운 마음이었지만

미련없이 달렸다가 잠시 뒤돌아서서 작별인사 남기고 또다시 형봉을 힘차게 오르니.. 곧바로





형봉엔 올랐지만.. 그 흔한 정상석은 없고 대신 곡성군수와 허영호대장이 함께 올랐다는 기념석이 자그맣게 놓여 있었다.

현재 시간 12시 50분. 오후 5시까지는 주차장에 있는 버스에 탑승을 해야 하는데...





인증샷!! 남기고




가야할 배넘어재 능선길을 눈으로 그리고...





발 아래쪽으로 나 있는 동악산 공룡능선을 본다.

조 아래쪽 부채바위까지 다녀왔음 좋겠는데.. 저 멀리 동악산까지 마루금을 그어 보니.. 영 시간을 계산할 수가 없다.

버스를 타지 못하면 고생길이 훤할 것 같아서.. 부채바위는 아쉽지만.. 패쑤!!





형제봉에서 헬기장까지는 사뭇 내리막길. 참나무 종류의 숲길인데 어제까지 영향을 받은 태풍으로 길 위엔 나눗잎이며 가지가 자잘하게 떨어져 있다.




지도 상에는 헬기장인데.. 이미 억새들이 점령한 상태. 덕분에 가을 억새를 감상해 본다.

대장봉은 이곳부터 300 m  정도 오르면 돼서..




내리막에 만난 작은 오르막은 오르기 싫었지만.. 그래도 내색하지 않고 오르니

나름 나무들이 지들 잎으로 가을을 채색하는 모습들을 보여준다.






대장봉(서봉). 이곳 역시 정상석은 없고 이정목이 그를 대신하고 있었다.




조 가까이 보이는 산이 최악산이라 하던데.. 거기에선 무등산 마루금을 조망할 수 있다고 하던데..

여기서 보이지 않는데.. 거기인들 잘 보일까..? 사실은 시간에 쫒겨.. 여기도 패쑤!!





대장봉에서 배넘어재까지는 마치 원시림의 그것과도 같았다.

곳곳에 쓰러지거나 부러진 큰나무들이 자연 그대로 놓여 있었고 관목들 역시 자연스럽게 성장한 듯 보여졌다.




배넘어재. 예전에 이곳으로 배가 지났다는 것일까?

치악산에는 쥐들이 떼지어 넘었다는 쥐넘이재가 있고, 설악산에는 물이 넘었다는 무너미재가가 있고.. 그 외 등등




배넘어재부터는 오르막이 완만해서 조금 빠르게 걷는다.  




삼거리도 후딱 지나치고 다시 능선에 오르니





곡성군 입면 약천리 너른 황금 벌판이 시원하게 보인다.

오우~~  저 황금들녁. 올 한해 힘들게 고생하신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이곳에서 전해드려도 되려는가 모르겠다.

암튼, 어느 풍경 못지 않은 아름다움이다.




그 능선자락을 조금 돌아오르니 삼각점이 있는 봉우리가 있었고 이곳이





동악산을 보는 뷰포인트!

산우님들의 글을 읽을 때, 동악산하면 꼭 나오는 사진! 동악산의 랜드마크인 저 계단.





내장산의 그 철계단에는 못미치지만.. 그래도 그 가파른 정도가 꽤 인상적이다.





계단을 일차적으로 오르고 나니 천지가 모두 막힘없이 보였다. 남원시 방향의 촛대봉이 보이고





삼각점이 있는 봉우리는 물론





지금껏 지나온 길. 제(서)봉, 형(제)봉, 대장(동)봉 그리고 밑으로 내려와 배넘어재.




오후 2시29분. 동악산에 도착했다.




돌탑을 많이 보아서일까? 정상에 있는 돌탑이 내겐 큰 감흥을 주지 않는다.

깔끔하고 간결한 정상석 하나면 될 것 같은데.. 자연에 너무 사람의 힘이 들어있는 것은 어딘지 모르게 불편해 진다.




도림사까지 4 km도 안되는 거리. 이것저것 다 하고 내려사도 2시간이면 충분한 거리.

눈으로 오른쪽부터 시작하는 청류동계곡을 살펴보고 앞 능선 어디쯤인가 도림사로 내리는 길이 있겠구나 하는 어림을 하고 하산을 시작했다.




가파른 흙길을 조금 내려서니 곧 도림사로 향하는 이정표가 나왔지만, 곡성향교 방향으로 직진을 했다.





왜냐하면 많은 산우님들 글에서 신선바위를 보고 가라했기 때문에.. 하지만 신선바위로 가는 길은 안내가 되어있지 않았다.

이점표에서 봉우리 하나를 올라선 다음 첫번째 길로 들어서고 나서야 간신히 신선바위와 만날 수 있었는데..




단지, 너른 바위(다른 곳에서는 마당바위로 불리울 정도) 위에서 형제봉을 조망할 수 있는 정도...





다시, 본 길과 합류해서 마른계곡길로 가는데.. 그 급한 경사와 긴 길이의 길이 모두 계단이 대신하고 있었다.

물론 계단이 있어서 자연이 훼손되는 것을 막을 수 있지만, 너무 남용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마른계곡길은 이래서 마른계곡이구나 하는 느낌을 갖게 했고




곧이어 만난 청류동 계곡은 아하 이래서 청류동계곡이구나 하는 느낌을 곧바로 가질 수 있었다.





청류동 계곡은 올들어 두번째로 보는 수량이 풍부한 계곡이다. 첫번째는 내연산에 있는 그 계곡이고..




이 조그만 산에 어떻게 이 많은 물을 품고 있을 수 있는 것인지... 폭포소리가 제법 크다.




그 말은 흐르는 물살의 세기가 크고 물의 양이 그만큼 많다는 뜻일테고




그 물길 옆으로 놓여진 돌길이 있어서 그 큰 자연과 함께 어우러져 내려갈 수 있었다.




잠시 뒤 보이는 도림사. 원효대사가 창건을 하셨고





신라의 도선국사가 중창을 했는데, 그 이후로 사명대사, 서산대사 등 큰 도인들이 많이 모여들었다 하여 도림사로 불리워졌다고 한다.










워낙 종교와는 거리가 있어서 경내를 심도 있게 볼 수는 없었지만..

사찰을 나와 절 밖으로 향하는 길에서는 천년의 시간이 그린 흔적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




그 큰 깨달음의 도량 도림사. 일주문을 나서고




주차장에 도달한 시간은 오후 4시 30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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