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물처럼

진안 구봉산 __ 때론 내려올 길을 거슬러 올라도 나쁘지 않다. 본문

등산

진안 구봉산 __ 때론 내려올 길을 거슬러 올라도 나쁘지 않다.

mangsan_TM 2018. 11. 4. 16:52




2018년 11월 3일(토)

전북 진안 고원의 운장산 단풍이 곱다는 소문을 들어서 강천산과 저울질 하다가 이곳으로 가기로 결정을 하고

가입 후 처음으로 M*산악회가 주관하는

피암목재 -- 운장산 -- 복두봉 -- 구봉산 --윗양명마을주차장 산행에 동참하기로 하고 경부고속도로 죽전정류장으로 향했다.





평소 자주 이용하는 햇*산악회 버스는 오전 7시 45분 이전에 모두 지나가던데..

이곳 버스는 8시가 다 되어서 도착했다. 그리고 휴게소는 왜그리 자주 들리는지..

그러더니 인솔자 왈(마이크가 고장났다는 이유로 잘 들리지도 않는 목소리로) 차가 밀린 관계로 어쩔 수 없이 구봉산만 진행해야 한댄다.

그 이유에 맞추려 함인지 버스는 어느 한 장소에서 같은 곳을 뱅뱅 돌더니... 구봉산 들머리인 주차장에 오후 1시가 돼서야 도착했다.


기분은 그다지 좋지 않았지만.. 이 산이 즐거움을 주길 기대하면서..

주차장(양명교) -- 1,2,3봉 -- 4,5,6봉 -- 7,8봉 --천왕봉(구봉) --바람재 -- 바람골 -- 주차장 원점회귀 산행을 그리고 출발했다.





아침을 일찍 먹어선지 배가 고프다. 양명교를 건너면서 싸 가져온 떡 세 덩이를 배낭에서 끄집어 내고는

한 덩이는 입에 넣고 두 덩이는 배낭 외부 포켓에 담았다.  머리 위쪽으로 우뚝 솟은 저 바위봉(1봉)으로 가면 되겠지?

시계를 보니 시간은 오후 1시가 넘어 06분을 지나고 있다.





우물거리던 떡 한덩이를 꿀꺽 삼키고 나니




구봉산 정상을 향하는 이정표가  보였고  그곳으로 들어섰더니.




온 땅이 갈참나무류 잎으로 덮여있다. 길이 그 위에 조용하게 들어서있었고, 그 그림과 숲 특유의 향기가

운장산에 가지 못하는 불만, 그렇게까지 상황이 악화될 때까지 대처하지 못한 산행 주최자에 대한 불만 등 그러한 불만들을 무너뜨리는 것만 같았다.

하지만, 몹시 가파르네...?





얼른 배낭에서 두 덩이의 떡을 꺼내어서 입에 넣었다. 걸으면서 떡을 먹으면서.. 그 힘을 보태서 씩씩 거렸더니 

오른지 15분이나 되었을까? 와~~ 햇빛에 환하게 보이는 올록볼록 바위로 치장된 바위 봉우리. 





구봉산의 제2봉이다.





가는 길 우측으로도 많은 사람들이 있는 봉우리가 있어서




이정표를 보니 그곳이 제1봉.

바로 위로 2봉이지만.. 그래도 다녀는 와야하겠지? 오른쪽으로 한 100 m 쯤? 가서 정상석과 눈인사만 하곤 곧바로 뒤돌아 왔다..

물론, 1봉에도 주변을 전망할 수 있는 곳이 있겠지만..




여기(제2봉) 만큼 잘 보이지는 않겠다 하는 생각에..

 

<2봉에서 보이는 1봉과 주차장의 모습.>


<2봉에서 보이는 윗양명마을>





4봉까지 오르고 나니 이 구봉산의 특징을 규정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것은 스피디한 산행의 느낌?


가령 2봉에 올라서면 팔각정이 있는 봉우리와 그 앞쪽 봉우리가 거의 붙어 있듯이 보이는데..





팔각정이 있는 봉우리가 제4봉이고, 그 앞쪽의 봉우리가




제3봉이다. 그렇지만 각 봉우리마다 경계가 분명하여 오르고 내림이 있다.




하지만, 그 거리가 생각 밖으로 짧아서 극 전개가 빠른 영화를 보는 느낌을 갖게 한다.


<3봉에서 본 2봉의 모습>


<3봉에서 본 4봉의 모습>




4봉에 올라서면 시야가 멀리까지 트였다. 아주 좋은 날씨에는 그 유명한 마이산까지 훤히 보여진다고 하던데..

오늘은 쾌청하지만 마이산은 도대체 어디..?





4봉을 넘어서자 나오는 멋진 광경

5봉과 이어진 흔들다리의 모습이 너무 멋지게 다가온다.




즐거운 마음으로 흔들다리 위를 과장되게 걸어가만 그렇게 무섭지가 않네?

아마도 흔들림이 많지 않고 큰줄이 안정감을 주어서 그런가 보다. 하지만 가는 좌우로 보여지는 뷰가 넘나 아름답다. 





그래도 이곳 구봉산의 랜드마크인 흔들다리.




인생샷을 노리고 지나가던 산우님께 부탁을 해서 찰칵!! 에이~ 원판이 따라주질 않으니...





흔들다리, 그 유명세가 있는 만큼 시간을 보내다가 가야할 곳을 응시하고는




득달 같이 제6봉을 넘고




탄력을 받아 7봉도 훌쩍 넘어서..




8봉까지...?  잠깐!  7봉에서 8봉에 이르는 길은 지금까지 지나온 것과는 조금 다른것 같기도 한데...?

8봉으로 가기까지 상당히 내려서야 하고, 그러면서 보이는 뷰가 또 남다른걸?





오른쪽으로 보이는 연화골과 연화재의 화려한 모습이 그렇고







역광이라 잘 표현이 되지 않았지만 8봉과 9봉의 모습도 아름답게 보여지고




또한, 8봉으로 건너는 구름다리 역시 멋스럽고... 크게 숨을 들이 쉬고는 다시 여유롭게..





8봉으로 향하는 구름다리에서는 출렁다리에서 느끼지 못했던 아찔함이 왔다.





암튼 구름다리를 넘고 계단을 올라 잠시 오른쪽에 들려서 8봉 정상석을 마주하고





다시 내려가니.




구봉산주차장으로 곧장 내려가는 이정표가 나오는 것을 보니 여기가 돈내미재인가 보다.

그리고 정상까지의 거리는 1.5 km. 산행지도에는 이곳부터 정상까지를 급경사로 표기했던데..




아니나 다를까? 가파른 계단을 올라섰더니





가파른 계단이 또 나오고




간신이 그곳을 넘어섰더니 바위비탈길.




한고비 넘겼나 싶은 길이 나왔지만 가파름은 여전히 급해서.. 여전히 헉헉헉 ..





그렇게 돈내미재에서 근 한시간을 끙끙 거련 후에 마주 선 정상석!

오랫만에 만나는 친우를 대하듯이..





이 정상에서는 이렇게 유명한 산들을 꼭꼭 짚을 수 있다고 하지만.. 오늘은 아니고





1봉부터 8봉에 이르기까지 이제껏 걸었던 길을 한꺼번에 볼 수 있으니 감회가 새롭다고 해야할까..?




보온병에 고히 모셔온 커피를 컵에 따라서 컵을 손으로 감싸 잡았더니..

그 뜨거움을 피어내는 김 그리고 사방을 점령해 나가는 그윽한 향. 주위 사람들의 많은 시선을 등 뒤로 받아 내고는

내려가야할 방향을 눈으로 그린다.


<그림 맨 오른쪽 골이 바람골이고 그 골과 만나는 시멘트 포장길을 통해 주차장으로 갔다> 





초행이라서 바람재로 가는 길을 주변의 산우님들께 몇번이고 확인을 하고 지도를 꺼내어 대조하면서 바람재 고고.

한 동안 좁은 등성이 위로 걸어 내려가는데 내려 가는 동안 보여지는 1봉부터 8봉까지의 모습. 오우~~ 이것인가 본데? 구봉산의 메인화면이..




이거 제대로 가는 게 맞는 건가..?





그렇게 의심도 하고 확신도 하면서 꽤 긴거리를 내려가다가 마주친 이정표.

구봉산주차장 표시. 우힛!! 여기가 바램재.  





바람재에서 바람골로 내려오는 길은 온통 낙엽으로 덮여 있거나 잔돌로 덮여 있고





가파르기는 얼마나 가파른지.. 나뭇잎을 잘못 밟기라도 하면 미끄덩 해서 발목을 다칠 우려가 다분한 곳.





급기야는 앞서가던 어느 산우님이 넘어지신 듯.





지난 번에 걸었던 장수 장안산에서는 홀로 걸으면서도 힐링이 되었는데.. 이곳은 워낙 길이 가파라서 내려오는 걸음에 온 신경을 써야하니 힐링은 커녕...

그래도 물길의 흔적이 넓어지고 길이 평평해 지니 거의 내려온 건 아닐까?




곧이어 경관숲조성을 한다고 온 산의 나무들을 다 베어내고

(숲 조성은 자연에게 맡기는 것이 제일 이라는 것은 오랜 경험에서 증명이 된 것 같은데, 부디 후손과 지역의 발전을 위한 조성이기를...)





편백나무를 조림한 곳을 지나니




윗양명마을이 보인다.





그 마을로 들어서는 곳 수문장 나무의 위용. 그 단풍의 화려함으로 많은 산우님들의 발길을 잡아 놓고 있다.





그 수문장 너머로 4봉에서 5봉으로 이어지는 흔들다리가 많은 사람들을 유혹하듯이 걸쳐있는 모습이 보이고



이쁜 집이 그림처럼 앉아 있는데.. 도대체가 얼마나 복이 많아서 저런 곳에 살 수 있는거지?

전생에 나라를 구한 위인?




드디어 마을. 시계가 오후 3시 51분을 표시하고 있다.





숨만 쉬어도 속이 편할 것 같은 도로를 따라서 걸으면서




까치밥 치고는 너무 많이 매달려 있는 감을 하나라도 따봐?

그러다 누군가 이놈~~ 하면 뭔 챙피? 에잇! 나이가 있으니 참자.




주차장으로 향하는 길에 그다지 높아 보이지 않는 구병산을 다시 바라봤다.

계획대로라면 운장산에서 복두봉을 거쳐서 저곳으로 내려와야 했지만, 그 반대로 오르면서 느끼는 것도 그다지 나쁘지는 않았다는 느낌이 든다.

그래 세상이 모두 생각한 대로 이루어진다면 얼마나 재미가 없을까?




기록을 안할까 하다가 뒤늦게 한 결과로

제대로라면 6 km 의 거리를 3시간 30분 정도? 산행이지 싶다.


<추신 : 사실, 바람골이 아닌 면치골로 내려왔다면, 좀 더 나은 산행이었을 것 같은 느낌.

목소리도 작은데 마이크까지 고장이 난 결과로 인솔자님의 설명을 듣지 못한 나의 불찰을 탓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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