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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물처럼
부산 금정산 __ 누군가와 함께 다시 오고 싶게 한다. 본문
2018년 12월 1일(토).
버스를 무려 4시간 반 정도를 탄 후에 오를 수 있었던 산. 부산 금정산에 다녀왔다.
남문과 동문 사이에 있는 산성고개를 들머리로 해서.
동문 -- 의상봉 -- 원효봉 -- 북문 -- 고당샘 -- 금샘 -- 금정산(고당봉) -- 장군봉 -- 범어사로 내려왔다.
날씨는 쌀쌀하지만 춥지 않은 정도이고 미세먼지가 약간 있었다.
산악회 해*의 도움을 받았다.
<금정산 산행지도>
서울의 산 하면 북한산을 떠올리듯이, 부산 하면 떠오르는 산이 있다. 금정산이다.
언젠가는 가볼 수 있겠지 했는데, 드디어 오늘에서야 왔다.
금정산성 남문에서 동문 사이에 있는 산성고개, 오전 11시 55분 버스에 내리자마자
아래 그림의 오른쪽 둔덕으로 올라서서
왼쪽으로 성곽을 따라가면서 오늘의 산행이 시작된다.
걸은 지 얼마 되지 않아서 동문이 보였다. 오르기 시작한 지점과 불과 600 미터 정도의 거리이니 금방 올 수 밖에..
동문에서부터는 길이 두 갈래로 나뉘었지만 그 어디에도 친절한 이정표씨가 보이지 않았다.
그런 경우는 한가지 밖엔 없다. 적당한 어딘가에서는 만난다는 것.
하지만 여기 길은 그 정도가 무척 길다. 즉, 왼쪽 길을 택하면 임도 수준의 편안한 지름길이고..
오른쪽 길을 택하면 아기자기한 산길이 이어진다.
암튼, 본능적인 끌림으로 오른쪽 길에 들어섰다. 바위들이 참 이쁘다.
전체적으로 부드럽게 연마되었으며(아마도 바닷바람의 영향은 아닌지)
어느 조각작품이 놓이듯이 서로가 잘 놓여져 있었으며
그 큰 바위들이 앙증스럽고 귀여워서 동화나라의 길 위에 서 있는 듯 하다.
그러한 것들이 다른 어느 산 위에 있는 돌들과 충분히 구별이 된다 하겠다.
그러한 덩치에 안맞게 아기자기한 돌들이 놓인 길과 틈틈히 나오는 보기에 부드러운 억새길.
초겨울이지만 늦가을 정서를 듬뿍 주어서 나도 모르게 감성여행을 하게끔 한다.
한굽이 돌고 적당한 둔덕에 올라섰다.
와우~~ 눈 앞으로 펼쳐진 그같은 풍경. 제4망루와 의상봉, 원효봉 그리고 그들 뒤로 보이는 고당봉.
멋지다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보인다고 가까이 있는 것은 아니니까
그 멋진 모습을 좀 더 가까이 보고자 발걸음 빨리한다.
그러다가 조금은 헐떡이는 심장을 쉬게 하면서 뒤돌아 보니
파리봉(금정산 종주를 하게되면 거쳐야하는 산)으로 짐작되는 산마루금이 보였고
앞을 보니 멋진 풍경이 다시금 펼쳐져 보인다.
제4망루, 의상봉 그 아래쪽의 무명바위
계속 감탄을 하다가 뒤돌아 바라본 지금까지 지나쳐 온 길도 바라보고..
드디어 제4망루에 올라섰다.
맑은 날씨였다면 저 멀리 동해바다가 훤히 보였을 테지만..
지금만으로도 충분하다.
요 며칠 몹시 추웠는데.. 이곳은 그렇지 않았는지 의상봉 오르기 전에 한 모퉁이에는 들국화가 피어있고
저 앞쪽으론 진달래마저 흐드러지게 피어 있다. 다 이유가 있을 텐데...
조 앞쪽의 원효봉과 함께 떠오르는 인물. 의상대사와 원효대사. 하지만,
두 분과는 관계가 없는 설화를 간직하고 있었다. 용과 호랑이의 싸움을 간직한 것으로 이 봉우리가 호봉이고
용봉은 정확히 어디인지 모른다고 전해진다고 하였지만..
좀 전에 지나쳤던 이 바위 모양이 잠시 숨을 고르고 있는 요의 모습으로는 안 보이는지..
아니면 의상봉 아래의 이 무명봉이 어쩌면 용의 그 무엇은 간직한 것은 아닌지...
의상봉에서 원효봉은 아주 가까이 있고
높낮이 또한 심하지 않은 유순한 길이라서 쉬이 갈 수 있었다.
원효봉. 새벽의 화려한 일출을 볼 수 있는 으뜸의 새벽을 맞이할 수 있는 곳이란다.
이 원효봉에서 북문으로 가는 길 또한 유순하고 정감이 가는 길이다.
그렇게 북문에 도착을 하고
금정샘에서 맛나게 물 한모금을 하고는
본격적으로 오름질을 했다.
사실, 지금까지는 큰 오름이 없는 평탄한 길이고 수려한 풍광을 보기 바빠 어려움을 느낄 수 없었다.
한참을 씩씩거리고 나서 만난 고당샘. 금샘 가는 길은 이 고당샘 오른쪽으로 나 있었고
가는 길 또한 유순하고 정감을 준다.
그리고 금샘은 큰 바위 하나를 훌쩍 뛰어오르고 나서야
볼 수 있었다.
이 금정산의 이름을 주고 범어사가 들어서게 한 샘. 금 샘.
금샘에서 고당봉 정상까지는 그리 멀지 않다. 사실, 좀 전의 고당샘 위가 바로 정상이지만..
고당샘쪽이 아닌 그 반대방향으로 정상을 오른다.
이 고당봉의 랜드마크인 원형철계단을 올라
드디어 오늘의 주인공 고당봉 정상석과 대면을 햿다.
오후 2시가 다 되어가니 꼬박 두 시간을 걸었다.
이제 저 멀리 보이는 장군봉으로 향한다.
좀 전에 오르던 나선형 계단을 내려와 철탑삼거리로 가서 오른쪽 범어사 방향이 아닌 장군봉 쪽으로 직진.
멋진 바위가 있는 부근 시야가 트이는 곳에서
앞으로 가야할 장군봉을 살펴봤다.
장군봉(가운데 봉우리)으로 갔다가 억새밭으로 내려와서 갑오봉을 넘어가면 범어사이다.
이곳의 길은 고당봉길과는 확연히 다른 길을 갖고 있다.
산죽을 옆에 두거나.
쭉쯕 뻗은 전나무(?)를 두르거나 한다.
무엇보다도 장군봉과 갑오봉 사이의 너른 억새밭이 이곳의 명소가 아닐까 하는 확신을 들게 한다.
오후 2시 46분. 장군봉이다.
가볍게 인증을 하고는
역관에다 미세먼지로 잘 보이지 않는 고당봉을 애써 일별하고
감성 돋는 억새길. 갑오봉을 바라본다. 곧 그리로 가서
온 길을 다시 바라보면서 약간의 감성을 돋은 다음
이정표에는 없지만 길이 뚜렷한 직진 방향의 길을 따라서 걸어 내려갔더니
드디어 범어사 이정표가 나왔다.
임도를 따라 내려오다 보니 범어사 이정표가 또 있다.
아하 아까 내려올 때, 두 갈래길이더니 어느 쪽으로 오든 올 수 있겠구나.
임도를 따라 조금 걸었더니
청련암이다.
어쩌면 내 기억엔 범어사보다 더 오래 기억될 것 같은 청련암.
왜냐하면 이곳은 말 그대로 신들의 정원이니까..
청련암에서 조금 더 내려오니 범어사이다.
많은 믿음이 있겠구나 하는 생각과 더불어
우리의 옛 건축의 아름다움과 훌륭함에 감탄을 했다. 부디 이 훌륭한 문화유산이 루대에 그대로 전해질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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