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물처럼

설악 서북능선 안산 __ 2018년을 배웅함. 본문

등산

설악 서북능선 안산 __ 2018년을 배웅함.

mangsan_TM 2018. 12. 31. 19:44






뭔가 특별하게 배웅하고 싶었다. 2018년을.

그래서 강도 높은 산행에 대한 허기가 들때마다 찾던 산악회MTR에 또다시 의지했다.


12월 31일 오늘의 산행은

장수대 -- 대승령 -- 대한민국봉 -- 안산 --대한민국봉 --(안산옛길) -- 장수대. 원점회귀를 했다.


<설악산 서북능선 및 가리봉능선 지도>




아침 9시 45분 경. 장수대에 도착을 했다.





춥다고 연일 매스컴에서 난리를 피우던데.. 여기도 한파특보가 발효 중이다.




대신 그 영향인지 미세먼지 한 톨 없는 깔끔한 날씨.

9시 50분. 설악의 품으로 들어 섰다.





얼핏! 알아본 현재의 기온이 영하 14도?

암반 속으로부터 쏟아져 나오던 물 조차 순간으로 얼어 붙은 듯한...  그래서 더 추운 것 같은 날씨.





겉옷을 두텁게 입었지만..  그 속으로 스며드는 추위를 막기에는 역부족.





추위를 물리치는 방법이라곤, 열심히 헉헉 거리며 초반 줄지어 이어진 계단을 질주하는 것 뿐!






다행히도 대승폭포가 다다를 즈음엔 땀이 돌 정도로 몸의 열기를 높힐 수 있었다.





대승폭포 역시 그 추위를 고스란히 몸으로 버틴 흔적이 역력하여 떨어지는 물줄기를 그대로 잡아두고 있었다.





처음엔 울창한 나무를 옆에 두고 운치를 내는 듯한 길은 






계단 못지 않게 힘들고 지루한 잔돌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나 곧 대승령에 도착할 수 있어서 큰 지루함은 느껴지지 않았다.




현재 시간이 11시 38분. 3 km가 못되는 거리를 1시간 50분 동안 올랐으니

제법 가파르다고 할 수 있을까?





날씨 참 좋다!!

남교리 방향을 바라보니 안산이 앞산 왼편으로 빼꼼히 보인다.

꽤 먼거리임에도 가까이 보여지니 오늘의 맑은 날씨가 어느정도인지 알 수 있는 부분이라 하겠다.

(나중에 안 사실, 내려가는 길은 밑에 보이는 산의 왼쪽 능선 위에 있었다는 것)




대승령에서 잠시 호흡을 고르다가는 남교리 방향으로 한 굽이 언덕을 올라서고

그 깨끗한 하늘이 어떤 풍경을 보여줄지 기대감으로 뒤돌아본 순간,

와우~ 저 쭉 뻗은 서북능선의 장쾌함! 대청봉까지 거침없이 보인다. 





바람 드믄 장소에서 가볍게 점심을 하고 곧 이어 만난 남교리 이정표와 눈인사를 하고 안산으로 향했다.





그곳부터 안산으로 이어진 길엔 이미 내려진 눈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서

올핸 아직 겪지 못한 눈산행의 기분을 낼 수 있게 해줬다.





가는 길 중간에는 주변보다 조금 높은 봉우리가 있는데...

그 봉우리 오르는 내내 모든 곳이 뷰포인트!






호쾌하게 뻗은 서북능선 줄기가 모두 보이고

심지어는 공룡능선과 그 뒷쪽의 황철봉, 그 앞쪽의 용아장성능선까지 시원하게 보였다.




물론, 한계령길과 점봉산도 보이고





바로 앞쪽으론 가리봉산과 주걱봉이 선명하게 보였다.





예전엔 국기가 게양되어 있다고 해서 국기봉이라 불리운 그 봉우리.

여기가 대한민국봉이다.






오르면서 본 모든 풍경과 별반 다른 것은 없었지만





분명 장교출신일 한 산우님이 가르켜준 금강산 향로봉.

난 어디인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저 곳(?)이 금강산 향로봉이란다.




암튼 안산을 당겨서 사색하는 고릴라의 모습?





당분간 포근한 눈길이 이어졌다





길 옆으로는 분명 꽃잎이 떨어졌음에도 꽃과 같이 이쁜 녀석도 있었고





아주 오래 전의 창호지문을 생각하게 하는 얼음 속 낙엽이나





눈 속에 어쩌다 놓여진 마른 풀이나 가지들이 감성을 자극했지만





안산이 시작되는





손가락 모양의 바위를 지나치면서 부터는





얼기설기 얽혀진 바위들과 그 위로 흩뿌려진 눈, 그리고 맨들거리는 얼음들 위로 길이 지나가서 무척 위험스러웠다.

그래도 길이라도 뚜렷했다면 좋았을텐데 사람 다닌 흔적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본격적으로 오름길이 시작되고 우여곡절 끝에 마치 안산의 대문인양 하는 바위와 조우했다.

이 바위를 뒤로돌아 오르고 나면





한계리 쪽으로 등지느러미를 단 두 마리 용이 오름질하는 듯한 바위와 만나는데

그것들을 보고 있으니 왠지 역동적인 그 무엇으이 느껴졌다.





그리고 곧 정상에 오를 수 있었다.

얏호~~ 현재시간 오후 2시11분. 산행만 꼬박 3시간 정도 걸린 것 같다.





무섭지만 대범한 척 폼도 잡아보고





이제는 한눈으로 들어오는 설악을 눈에 담기도 하고





코 앞에 있는 가리봉산을 훑어 본 다음에





다시 뒤돌아 내려왔다.





등지느러미 하나만 바라보니 짜~잔,  짜 잔 조스라는 영화가 생각나게 했다.

그당시 공포와 무서움의 대상이었던 상어. 물위의 등지느러미가 물살을 가르며 접근해올 때의 그 전율.과 더불어서.





다시 대한민국봉으로 와서





안산을 다시 바라보니 오호라~~

이건 마치 원숭이 한마리가 왼손은 들고 오른손은 배위에 두고 발은 가지런히 놓고 누워있는 모습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더더욱 그와같았다. 어쩜 선입견이 갖는 단점의 좋은 예가 아닐런지..





남교리와 대승령 갈림길 약간 못미쳐에서 하산을 했다.

오래 전 선배님들이 다녔던 길이라고 하던데...





험한 곳은 없고 가파른 것을 특징이라 할 수 있을가?





암튼 두터운 낙엽층으로 길이 덮혀 있어서 길을 찾을 때엔 신중해야 할 것 같았다.





왼쪽 멀리 보이는 대승령의 모습도 조금 당겨서 보고





아름드리 나무에 감탄을 하면서 그 밑으로 지나





생명의 신비? 혹은 나무의 특성 등을 생각하게 하는 요상한 나무를 지나치면





이런 곳에도 묘가 있구나 하는 제법 튼실(?)한 묘를 만나게 되고 거기서 한발자욱 더 가니

곧 정규등로였다. 그곳에서 조금 더 걸어내려오니 곧 대승폭포였다.





다시 그 계단을 내려오니





금새 어둗해 졌다.

오후 5시 23분! 산 밑으론 벌써 어둠이 점령군으로 주둔준비가 한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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