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물처럼

광교산, 백운산 __ 아침부터 내리는 눈을 보고 불현듯 찾아들어간 산. 본문

등산

광교산, 백운산 __ 아침부터 내리는 눈을 보고 불현듯 찾아들어간 산.

mangsan_TM 2019. 2. 19. 18:52




2019년 2월 19일(화). 아침 10시.

출근길부터 심상치 않은 기운을 비추던 날씨가 급기야 눈을 쏟아내고 있다.

사무실 창 밖으론 벌써부터 겨울동화가 시작되고 있다.

이번 겨울엔 눈산행 한 번 제대로 못해서 늘 마음 한 켠이 간지러웠는데, 저 정도면 멋진 눈 산행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갑자기 산에 가고싶어 조급증이 인다.



함께 점심하자는 직장 동료의 손을 뿌리치곤 부랴부랴 오전 근무로 마무리 한 다음에 집으로 와서 재빨리 라면으로 점심을 했다.

이 산 저 산 재다가 광교산으로 정하고 자동차로 고기동에 왔다.

광교산에 갈 때에는 보통, 노인회관에서 바라산, 백운산 광교산 그리고 고기동으로 한바퀴 돌았는데

오후 시간이고 해서 이번엔 짧게 가기로 결정했다.

고기2동 마을회관에서 산사랑을 거쳐 광교산, 백운산 그리고 고분재에서 고기동으로 다시 내려올 계획이다.




고기2동 마을회관 맞은 편, 공터에 차를 주차하고 한정식 산사랑 방향으로 걷기 시작한 시간이 오후 1시 10분.




아스팔트 길이지만 산 위에 쌓여진 눈과 




이쁜 집을 구경하면서 한 10분 정도 가볍게 걸었더니





음식점 산사랑이 나왔다. 오호~ 뭐지 이 설렘은? 집 뒤쪽에 있는 등산로 때문인가?





아니다. 그 설렘은 이렇게 하얀 눈길을 나 혼자 발자욱을 남길 수 있어서일 것이다.

이제 눈이 막 그쳤으니, 분명히 내 발자욱이 먼저 놓여질 거라는 은근한 기대감 때문이 아닐까?




얏호~~  뒤돌아 보니 비록 내 발자욱이지만 어찌 이리 멋스러울까? ㅋㅋㅋ




그런데... 여기 많이 다녀본 곳인데... 언제부터인지 길을 알 수가 없다.




아마도 어느 시점부터 길을 벗어났나 보다.

눈으로 앞을 보고 빈 공간을 찾아서 대충 길을 그리고 그곳으로 걸음을 옮기고 있다.

벌써 30분 째!




높은 봉우리라도 보이면 그 쪽으로 가겠구만..

그래도 당황하지 않고 능선을 향해 삐질삐질 땀을 내면서 올라갔다.

어라? 저기 보이는 것은 길 같은데? 눈에 덮혀있어 지금과 같은 풍경이었지만 오랜 경험이 길이라 알려준다.





아니나 다를까? 드디어 정규 등로와 만났다.

아무도 지나간 흔적이 없는 눈길을 그리워했지만, 여기 사람이 지나간 발자욱이 반갑기 그지없다.




무려 50여 분 넘게 야생의 멧돼지마냥 들쑤시고 다녔으니..ㅋㅋㅋ 옷꼴이 말이 아니네? 




정규등로가 이렇게까지 반가울 줄은 정말 몰랐는데..




너무 좋아서 격하게 걷다가 넘어질 위기를 겪고도 싱글벙글.




수리봉 전망대에 도착했다.

하지만 온통 뿌연 연무로 둘러싸여 있어 전망대는 휴업 중.




역시 주 능선길. 눈 그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많은 사람이 다닌 흔적이 보인다.




오후 2시 40분. 시루봉에 도착했다.

ㅋㅋ 꽤 고생한 흔적이 얼굴에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이제 노루목대피소를 지나서




광교산 청계산 주능선길이기도 하고 수원둘레길이기도 한




어느 계절이든 운치가 있는





이 길을 약간의 오르락 내리락하다 보면 억새밭을 지나





통신대 오른쪽 철망을 끼고 쭈욱 30여 분을 걸었더니




곧 백운산이다.




벌써 2년이 넘었을까? 벡운호수에서 모락산을 거쳐 이곳으로 왔을 때,

이곳에서 보이는 경치가 몹시 좋았었는데... 뭐 오늘은 눈 밟으려 온 것이니까.




백운산에서 바라산으로 내려오는 길 또한 멋스럽다?

아닌가? 조금은 환타지 영화의 악령이 숨은 숲인가?




그 무엇이든 내게는 멋스럽게 보였다.

사람 대신에 눈을 안고 있는 벤취도 그렇고





올때마다 그냥 지나쳤던 이 바위가 눈을 덮고 표정을 보이는 것도 신기하고




손가락질 세번에 행복한 미소를 담은 것도 그렇고 모두 나름의 의미가 있어 보여 좋았다.




항상 직진을 해서 판교 쪽으로 즐겨갔었는데, 오늘은 처음으로 고기동 방향으로 내려가기로 했다.

고기동과 백운호수 근처에 있는 마을과의 소통길. 그 길의 마지막 고비인 고개.

항상 직진을 해서 판교 쪽으로 즐겨갔었는데, 오늘은 처음으로 고기동 방향으로 내려가기로 했다.




오랜 역사가 담겨서인지 길 자체는 온순하고 편안했다.





그래도 꽤 긴 거리를 걸어 내려왔다.




현재 오후 3시 55분.




관음사에 도착을 했다.




이제 이 길을 따라서 어느 정도 걸어내려가면 세워둔 나의 차를 볼 수 있겠지?



사실, 차가 있는 곳까지 걸은 시간은 10분 채 안되는 시간이었다.

그러니 아주 여유만만 3시간 산행으로 오후에 하는 산행으로 적당한 것 같다.

마을버스14번은 미금역까지 가니까 다음엔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한 번 더 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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