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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물처럼
철원 복계산 __ 백두산을 바라보다. 본문
2018년 12월 23일(일). 미세먼지가 말끔히 걷힌날
강원도 철원에 있는 복계산을 다녀왔다.
코스는 아래 복계산 지도에 있는 1번부터 11번을 따랐다.
오늘은 성남 분당에 있는 산악회 솔**의 안내를 받았다.
새벽 5시 20분. 알람이 울린다.
시간은 금방 갔지만.. 그 사이에 치열했던 전투!! 결국은 침대를 벗어났다.
뉴스에서 언제나 흘러나오는 누군가의 죽음. 그러니 그져 스쳐 보냈었던.. 그런 죽음을 아주 가까운 곳에서 겪으니 몹시 충격이 왔다.
더군다나 늘 내가 다니던 청계산에서 가진 죽음이라니... 그 충격으로 산행을 못한지가 벌써 3주가 지났다.
이제는 털고 일어나야겠다는 생각이 더 강해서 결국은 주섬주섬 산행준비를 하고
야탑에서 아침 6시 30분에 출발하는 버스에 오르고, 8시 30분 버스에서 내린 여기 매월동 주차장에서 가볍게 몸을 풀었다.
욕심 같아선 매월대로 오르고 싶지만.. 겨울철에는 특히 위험한 구간이라고 하니까..
매월대폭포를 향했다.
매월대폭포는 산행을 시작하고 몸이 조금 뎁혀질 즈음에 나왔다.
얼음이 얼어붙은 양을 보니 그 풍부한 수량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지난 여름에 이곳을 지난 한 산우님의 블로그에서 그 풍부한 수량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 먹먹했을 굉음과 시원했을 물분무가 생각되어졌다.
지금까지는 완만한 경사를 보이더니..
노송쉼터까지 제법 오르막이다. 많은 산우들이 힘들게 오르고 이곳에서 잠시 쉴 수밖에 없을 듯 하다.
노송은,, 안타깝게도 많은 솔방울을 남기고 멀리 복계산을 바라보면서 서서히 죽어가는 듯 보였다.
다시 오름질을 시작해서 호흡이 약간 거칠어질 즈음. 삼각봉에 도착했다.
주차장에서 대략 한시간 정도 걸렸을 것 같다.
그리고 모든 나무가 나목이지만 그래도 숲길의 그 효능은 여전한지
숲길을 걸어가니 몹시 건강해지는 느낌이다.
나무가 주는 선물들을 길고도 깊게 받으려면 충분히 쉬면서 가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그렇게 여유롭게 낙엽 위를 걸으니
삼거리이다.
촛대바위를 거쳐 주차장으로 가는 길도 있으나 산우님들이 올린 많은 글을 보면 정상에 갔다가 이곳으로 다시 와서 오른쪽으로 내려가는 것 같았다.
삼거리에서 정상까지는 백여 미터나 떨어져 있을까?
어제까지 하늘을 감싼 미세먼지를 찬 기온이 몰아낸 것인지 파란하늘과 그 아래에 굳건하게 서 있는 정상석이
성큼성큼 눈 앞으로 들어섰다.
복계산. 북한을 바라볼 수 있는 3대 명산의 한 곳. 그래도 두시간을 오르고 나서야 만날 수 있는 정상석.
고맙게도 오늘 산행을 리딩하시는 대장님께서 이곳을 인증해 주신다.
오른 길과 같은 방향으로 조금 더 가니 전면이 확 트이는 헬기장이 나왔다.
여기서 보이는 조망이 보통이 아니다.
아주 가까이 여전히 비탐방인 대성산이 가까이 보였고, 날씨만 더 좋았다면
그 뒷쪽으로 북한땅이 선명하게 보여질 것만 같았다.
감히 염원하건데.. 하루빨리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어 묘향산, 금강산을 거쳐 백두산까지 걸어볼 수 있기를...
그 오른쪽으론 역광이라 실루엣으로 보이지만.. 그 산그리뫼가 넘넘 아름답다.
아주 여유로운 점심을 가지면서 여기저기를 둘러보고는
다시 삼거리로 뒤돌아가서 올라온 길이 아닌 그 왼쪽으로 내려갔다.
그 길은 아마도 참나무가 분명한 그런 나목의 숲 속으로
혹은 간간히수풀처럼 우거진 관목들 사이로 이어지다가
어느 때부터 고도를 급격하게 내렸다. 바위나 자갈은 없었지만
급한 내림길이 쏟아져 내린 낙엽들 속으로 숨어버려서 잠시도 방심할 수 없게 했다.
그렇게 내리는 길에서도 땀이 많이 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시범은 아래 그림의 돌무더기를 경계로 끝이 났다.
그리고 그 길은 자갈들로 포장을 하다가
옆에 계곡을 두고부터는 순하게 변했다.
그리고 계곡은 물이 충분해서 한여름엔 많은 사람들을 불러 모을 것만 같았다.
오후 1시 20분.
임꺽정촬영장소라고 하던데... 그 흔적은 별로 남아있지 않았다. 조금 더 걸어내려가면 주차장.
오를 땐 자세히 보지 못했던 매월대를 이제서야 느긋하게 바라봤다.
매월당 김시습의 전설이 묻어 있는 곳. 새삼 저 곳에 오르고픈 생각이 갑자기 드는 이유는 뭘까?
워낙 점심을 시간을 갖고 즐긴 결과인지 겨우 7 km 남짓한 거리를 5시간 가까이 걸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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