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물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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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장흥 천관산 __ 꽃보다 암봉

mangsan_TM 2019. 3. 31. 17:49




2019년 3월 30일(토) 아침 7시 30분 경.

경부고속도로 죽전버스정류장에는 가끔씩 안개비가 흩뿌림에도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아마도 매화꽃 혹은 벚꽃을 구경하러 가시는 분들일 게다. 가끔은 나처럼 진달래꽃 보려함일 테고..


시간이 7시 50분으로 마구 다가설 즈음에 전라남도 장흥에 있는 산, 천관산으로 산행하는 산악회ㅎㅇ의 버스가 왔다.

오늘은 천관산의 진달래꽃도 볼만 하다는 소리를 듣고 이미 이 버스의 한 자리를 예약한 상태였다.


버스가 관산읍내를 통과할 때에도 이미 12시가 훌쩍 넘은 시간이니 이 동네가 무척 멀리 있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예전 금정산 갈 때에도 12시 이전에 도착했었는데




여기 주차장에 이른 시간은 12시 30분 경.




인솔자께서 오후 5시 마감시간을 주지시키고 오늘의 코스를 다시 한 번 알려 주셨다.

장천재 -- 금강굴종봉) --환희대 -- 천관산(연대봉) -- 양근암 -- 주차장.

하지만, 이 먼 곳까지 왔으니 환희대에서 구룡봉은 다녀와야 하겠지?


<천관산 등산지도>




12시 30분 넘은 시간. 장천재를 향했다.

여기에 앉은 자리가 꽃자리? 아무리 힘든 자리라 해도 지나서 보면 분명 이 말이 맞을 듯.




오호~~ 드디어 나무마다 여린 잎들을 틔우고 있다. 내가 몹시 좋아하는 계절.

그 모습이 예뻐보이기도 하지만, 이 생명을 위해 나무는 얼마나 힘들게 물기를 빨았을까 하는 생각에 더 없이 기특히 보인다.




아마도 왼쪽에 있는 장안사로 오르는 길이 산행을 마치고 내려오는 길이 되지 않을까 싶다.

화사한 벚꽃 밑을 지나니 노래가 절로 나왔다.

벚꽃이 흐른다 ~  샤라랄라라~~♪♬~





장흥위씨를 풍성하게 키울 수 있게 한 서고라 하던데 문이 잠겨 있었다.





하지만 장천재 담벼락을 따라서 만발한 동백꽃이 굳이 잠겨있는 문에 대한 생각을 순식간에 삭제 시킨다.

그 꽃길을 따라서 조금 가니




체육공원이 나오고 이정표의 안내로 본격적으로 산행을 한다. 




길은 체육공원에서부터 잠시 오름질을 해서 산의 영역을 표시한 다음 당분간 유순하게 있었다.

그 길 위에서는 아직 북쪽엔 없지만 이곳 남녘엔 요즘 한창인 진달래꽃이 길 위를 걷는 사람들을 응원하고 있다.




헉! 진달래꽃이 괞이 응원한 것은 아닌 모양.

앞으로의 거리 환희대2.3km가 거의 오르막길이었다.


그래도 길 옆에선 진달래꽃이 따스한 햇살을 받으며 헤살거리고 있다.




지금 서울경기 지방엔 빗방울도 비치고 바람도 세다고 하던데

여기엔 밝은 햇살 아래에서 진달래꽃들이 다양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참 이상한 것이 하나하나 이쁘지 않은 것이 없는데 굳이 이 꽃들이 왕창 피어있는 집단군락지를 보고싶어 하는 이유는 뭘까?




북쪽에서는 좀 더 지나야 볼 수 있는 얼레지. 오는 내내 자주 보였다.

이 꽃이 많이 나는 곳이 천마산인데.. 산불이 났다는 소식이 어제 있었는데 큰 피해가 없기를 소원했다.




싱싱한 양지꽃도 자주 보이는 것을 보니 아마 다른 꽃들도 제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을 것 같다.




사람들의 감탄소리가 들려 머리 위쪽을 보니 몇 분이 주변 경관에 감탄하는 모습이 보였다.

큭큭 떡이라도 빼앗기는지.. 급 서둘러 올라선다.




선인봉. 산등성이 위의 바위군들이 좀더 가까이 다가서고 관산읍 용천리 마을이 훤히 보였다.





산에 오를수록 멋스럽게 다가오는 마을의 모습. 푸른 보리밭과 멀리 보이는 바다가 너무도 조화롭다.

분명히 미세먼지가 없는 날이라 했는데, 아쉽게도 바다쪽은 뿌옇게만 보여 아쉽기만 하다.




그리고 눈 앞으로 보이는 저 능선. 삼신봉으로 흐르는 그 능선길?




암튼 정상이 가까이 온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 느낌만으로도

조금 지쳐가는 몸을 추스르고 걸음에 힘을 보탤 수 있었다. 덕분에

금강굴과 곧 조우할 수 있었고, 그 글을 읽어보는 여유로움까지.





엇? 이 바위 위에 명적암이 있다는 건가?









서둘러 올라가보니




구도자의 모습을 한 바위 옆에 좌대가 설치된 것을 볼 수 있었다. 혹~~시~~ 요기가 명적암터???

들여다 보면 뭔지 확신을 가질 수 있겠구만, 발 아래가 낭떨어지라서 슬그머니 돌아섰다.




눈을 돌려 가야할 곳을 보니 와우 장관이다.

정확히 콕콕 짚어 어느 것이 천주봉이고 대세봉이고 답을 할 수 는 없지만

아마도 저 왼편에 있는 기둥모양이 천주봉이 아닐까? 그렇다면 그 오른편이 보현봉일테고 좀 떨어져 오른편이 대세봉

그 사이 요 앞쪽 암봉이 노승봉은 아닐까? 암튼, 천관산이란 이름이 붙은 느낌은 확연하게 만질 수 있었다.




힘은 들지 않지만 경관에 취해 자주 뒤돌아보게 된다.

조금전 올랐던 종봉. 소나무 아래에 있는 그 굴 속을 확인 못한 것이 조금 아쉬웠지만..

그 밑 낭떨어지를 보면서 핑게겸 위안을 삼는다.




또다른 기운이 서린 바위 옆길을 지나




전설에는 부처님께 공양한 어느 사공의 한 팔이라는 석선을 지나고 





뒤돌아 아찔한 풍경이 보여질 때 쯤




이제는 오르막의 끝이라 해도 좋을 대세봉에 도착을 했다.




여기가 지도상으론 천관사로 내려가는 갈림길.

오른쪽 관음봉 구경도 하고 싶지만 구룡봉을 의식해서 조금 살피는 정도 하고는





다시 뒤돌아와 가던 길로 다시 갔다.




평탄하고 넓직한 바윗길이지만 미끄럼을 잘 타는 바위 같아 보였다.

빗길 눈길에서는 충분히 조심스러워야할 길 같았다.





그리고 돌들이 바위 수준을 훨씬 넘어서는 암봉이라서 사진으론 그 모습을 담을 수가 없었다.

어떻게 일부라도 담아보지만 그 크기가 보이지 않아 아쉽기만 하다.





위 사진에 있는 바위를 좀 가까이에서 사진에 담아본 것 아래의 그림인데 여기에서는 그 크기가 조금이나마 보여지는 것 같다.





대세봉 부터는 평탄한 능선길이지만 워낙 큰 암봉을 지나게되어 그 암봉 전체를 감상할 수 없는 점이 안타까웠다.





오른 쪽에 있는 진죽봉이나




비로봉처럼 전체적으로 감상할 뷰포인트가 있으면 좋겠는데.




이건 뭐지? 치게 천주봉일까? 크기로 보아선 압도적이지 못한걸..?




오후 2시 5분. 근 1시간 30분 정도의 오름길이라 보면 될것 같다.

환희대에 도착을 했다. 다른 이유를 다 제쳐두고라도 주변을 둘러보는 것만으로 기쁨이 넘쳐나니 환희대임이 분몀하다.




가장 높은 봉우리는 당연 연대봉(723 m)이지만, 아래 그림처럼 연대봉까지는 유순한 길이다.




함께 오른 산우님 왈. 이렇게 멋진 곳에선 인증샷 하나 정도 남기는 것이 예의랍니다.




올라온 쪽 대세봉과 삼신봉 라인을 보고





장춘재부터 종봉 그리고 지금까지 올라온 라인도 둘러 보고는 환희대 바로 옆에 있는 대장봉으로 갔다.





왜냐하면 그곳으로 가야 구룡봉을 갈 수 있으니까.




구룡봉까지의 길은 지극히 유순하고 짧은 거리여서 오고가고 30분이면 충분했다.




구룡봉을 꼭 가봐야 하는 또다른 이유는 구룡봉으로 향할 때 오른쪽으로 보이는 진죽봉과





비로봉의 참모습을 볼 수 있을 뿐만아니라




왼쪽으로는 야육왕탑을 고스란히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구룡봉 자체가 갖고 있는 바위 위에 있는 많은 우물들 또한 볼거리이다.




바위 위에 있는 우물들이 있는 곳은 많지 않다. 그러니만큼 모두 유명세가 있다.

북설악 신선암대가 그렇고 두타산 근처의 쉰움산 또한 그런 곳이다.





구룡산에서 대덕읍을 조망하는 것도 좋다고 하던데.. 뿌옇하기만 하다.

가까이 있는 진죽봉과 비로봉의 모습으로 위안을 삼고




가야할 연대봉과 억새능선길을 바라보는 다시 대장봉으로 향했다.





함께 산행한 산우님의 말씀을 다시 한 번 따르고





환희대로 뒤돌아와서




연대봉으로 향한다.





가을 억새로 유명한 이곳.

아직까지도 그 명성 때문에 허리를 꼿꼿히 세운 억새가 가을인 양 하고 있다.





오후 2시 48분. 오늘의 목표점에 도달했다. 봉수대로 역사가 있는 봉우리였구나.

그럴 밖에 사방을 둘러보아 막힌 곳이 없다.




꽃은 만개했지만 바람이 찼다. 그래서 내려가는 길을 눈으로 한 번 그려 보고는 그대로 하산을 시작했다.





왼편으로 천관산이란 이름을 준 암봉과 억새능선길을 보면서 작별을 고한다.




내려가는 길. 별다른 특징이 없다. 굳이 들자면 아래로 보이는 마을과 바다의 멋진 풍광일텐데..





그리고 가끔씩 등장하는 바위. 이를테면 정원암이라든지





양근석이라든지. 길 건너에 금수굴이 있다고 하니





건너편 금수굴을 훑어보는 정도.





그래도 바위들이 사연이 있는 듯해 얘기를 입혀보는 재미가 있었다.

이를테면 그 어떤 생명체의 어미와 아기에 대한 전설이라든지




우주 생명체가 자신의 별과 교신하는 탑이라든지




가족과 별리를 가진 어떤 것이 굳은 염원으로 저 문을 통과하면 액운을 때운다든지..




사실, 날씨가 청명해서 멀리까지 보여진다면 이 길도 참 멋질 것 같다.



눈 앞으로 펼쳐지는 광활한 다도해의 모습은 아무리 봐도 질릴 수 없음이니까.




아마도 비슷한 장소에서 담았을 어느 이웃 블로거님의 작품만 봐도 충분히 동의할 수 있음이다.

조만간 우리나라도 미세먼지가 없는 깨끗하고 청명한 날씨가 되리란 믿음을 세워본다.




다시 진달래가 화사하게 응원을 하는 것을 보니 많이 내려선 모양이다.




그런 것 같았다. 갑자기 길이 급히 내려서더니




곧바로 장안사로 들어섰다. 건축이 오래 이어진 모습이 아니어서 약간의 어색함이 있었지만





신심信心이 겉모습에서 온다면 그건 아마 신신信身인 동물의 세계가 아닐까?

암튼 얻은 물한바가지에도 모든 생명체에 인연이 되기를...




장안사 부터는 포장길이라서 오를 때 예측한 그 장소로 나왔다.





산행 처음에 들어섰던 봄기운 충만했던 나무터널을 다시 지나서





오후 4시. 주차장을 들어서면서 산행을 마쳤다.



한 산우님의 선답기를 그대로 쫒아 한 산행이니 아마도 그 분의 기록이 정확하다면

9.2 km의 산길을 3시간 30분 정도 걸은 결과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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