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물처럼

영동 민주지산__각호산에서 삼도봉. 꽃길을 걸어서. 본문

등산

영동 민주지산__각호산에서 삼도봉. 꽃길을 걸어서.

mangsan_TM 2019. 9. 2. 22:14






2019.08.31(토)

2019년 8월의 마지막날은 민주지산의 야생화와 함께 했다.

도마령부터 걸어올라서 각호산 -- 민주지산 -- 석기봉 -- 삼도봉  그리고 삼마골재로 가서 황룡사로 내려왔다.

여전히 산악회 ㅎㅂ의 도움을 받았다.

민주지산 등산지도





충청북도 영동군이라서 많이 멀지는 않겠지 했는데

명절의 영향을 받은 탓인지 이곳 도마령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11시가 가까운 시간이다.

부지런히 산행 준비를 마치고 11시에 상용정 오르는 계단에 올라섰다.





영동군 상촌면과 용화면의 화합을 상징하는 상용정.

그 옆 커다란 나무 두 그루 옆으로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한다.





해발이 1200 m 를 넘는 각호산이지만 도마령 자체의 높이가 840 m 정도여서

400 m 도 안되는 높이를 오르게 되지만 경사가 만만치 않다.





20분 정도를 가파르게 오르고 잠시 주춤.





또 10분 정도 숨가쁘게 오르면 그제서야 멀리까지 보이는 조망터에 오를 수 있었다.

잠시 조망을 하다가 이제부터는 능선인 길을 조금 걸어서





11시 47분. 첫 목표지인 각호산에 올랐다.

뿔달린 호랑이라는 뜻 같은데.. 어느쪽에서 봐야 그 모양을 볼 수 있을까?

아니면, 그에 관련된 전설이 있는건가?




각호산 정상에서 보이는 모습은

장관이라는 말이 충분할 정도로 멋진 조망을 보여준다.

여기에서는 앞으로 가야할 봉우리와 능선이 한눈으로 들어서는데

보이는 모습 자체가 호쾌 상쾌 장쾌하다.





멀리 보이는 모습은 민두름한 능선 같지만

이제부터는 저기있는 1100 m가 넘는 많은 봉우리들을 오르락내리락 하면서 많은 거리를 걸어가야 한다.


<전주알파인클럽 __ 민주지산입체개념도>





황룡사로 내려갈 수 있는 길을 안내하는 이정표는 미리 말하지만 삼도봉 가는 길 곳곳에서 마주쳤다.

위 개념도를 보면 알 수 있듯이 황룡사를 길게 두른 산이 민주지산이기 때문이다.





몇 차례 오르고 내리면서 갈참나무 그늘을 지나니






앞쪽으로 우뚝 솟은 봉우리 - 1185봉

그 오른쪽 그 중 높은 봉우리 - 민주지산

왼쪽 멀리로 석기봉과 삼도봉이 성큼성큼 다가서는 느낌이다.





능선길은 높낮이도 유순한 것이 가장자리에

온갖 야생화를 보여주고 있어 피로감을 가셔주고 있다. 참 꽃들도 많다.






그러니 충북 영동에서 이곳을 특별 관리하여 야생화 이야기길로 조성했겠지?






그럼 지금이 제철인양 한창인 꽃들을 살펴볼까?

쌉쌀한 맛이 좋은 고들빼기 나물무침을 해 먹는 그 고들빼기꽃





음~~  이 꽃은 분명 엉겅퀴가 아니고

스맛폰 꽃검색을 하니 산비장이꽃일 확률이 45%





오호~~ 이 꽃? ㅋㅋ 그 이름도 조금은 특이한

이질풀꽃. 동자꽃과 더불어 알고 있는 야생화들 중 하나.






이것이 ...  벌깨덩굴꽃 같은데.. 그것들은 색이 퍼플에 가깝던데..

여기는 죄다 붉은 핑크? 암튼 얘들이 길가에 군락을 이뤄 꽃길인양 걷는 기분을 준다.





그리고 참취나물꽃






큰 꽃잎을 떨군 큰꽃으아리씨방





와우~~ 보무 당당 행진을 할 것만 같은 투구를 쓴 병정들 같다.

흔히 볼 수 없는 투구꽃이다.






단아한 가을을 연상시키는 국화꽃 종류 같은데 검색해도 잘 나오지 않으니 패쑤~~






아하!!  구절초꽃






이 꽃 저 꽃 구경을 하면서 걷다보니






해병대원들의 슬픈 이야기를 간직한 무인대피소가 나오고






오후 1시. 도마령에서 꼬박 두시간을 걸어 내친김에 한 둔덕을 오르니





와우~~ 세상에~~ 어떻게 이런 뷰가 나올 수 있는 거지?

석기봉과 삼도봉 그 밖의 산너울이 마치 물 속에 있는 양 하다.






민주지산.

아주 오래 전, 물한리에서 삼도봉으로 그리고 이곳으로 왔었던 그 하얀겨울의 기억

그 때는 이런 정상석 대신에 죄다 눈 뿐이었는데






격한 감정으로 뒤돌아보니 저 멀리 각호산이 보인다.

흡! 여기에서도 호랑이 같은 모습은 없다.






볕 잘드는 곳을 찾아 앉았다.

조만간 흰꽃을 달고 바람따라 춤을 출 억새의 싱싱함이 아름답다.






이왕 앉았으니 느긋히 점심을 즐겨본다.






이 쪽이 무주 방면이라는데.. 얼마 전에 다녀온 덕유산 그림자라도 볼까 했지만

아직까지는 구름장막을 걷지 않았다.






점심도 든든히 먹었겠다. 석기봉으로 출발해 볼까?






길은 역시 거칠거나 큰 가파름은 없지만 그래도 여전히

내려섰다가






꽃길을 걷고






다시 올라섰다가






또 꽃길을 걷고






또 오르고






꽃길을 또 걷고






그럴 때마다 조기 뾰족한 석기봉이 성큼 성큼 다가온다.






급기야는 석기봉 아래 삼신상에 도착을 하고 평소의 무거움을 좀 덜어낸다.







심기일전 다시 오르니 곧 석기봉 갈림길

삼도봉을 가는 방법은 이곳에서 석기봉을 올랐다가 되돌아 여기로 와서 가는 방법이 있고...





암튼 현재 2시 22분.

민주지산에서 여기까지 한 시간에 가까운 거리이다.






사실 이 석기봉이 높이로는 이 민주지산 군에서는 최고봉이다.

엇? 덕유산이 저 곳 같은데?






암튼 최고봉이니만큼 지금까지 걸어온 능선길을 모두 볼 수 있었다.

저 멀리 각호산부터 민주지산을 거쳐 이곳까지 왠지 차오르는 뿌듯함.






그렇지만, 이 감동에 재를 뿌리는 녀석들

사진 상에 조그만 점 같은 것들이 무수히 찍혀 있는데.. 그 보이는 것 이외에도

마치 먼지처럼 엄청난 개체의 날파리떼가 있어서 잠시도 그곳에 머물 수 없게 한다.

도대체가 이 현상은 어떤 의미일까?






그래서 앞으로 가야할 삼도봉을 잠시 스치듯 보고는

아까 그 이정표가 있는 삼거리로 되돌아 갔다.






삼도봉 앞으로 1.2 km






바윗길을 상당히 내려선 다음에 석기봉을 다시 보았다.

민주지산을 통털어서 바위암봉을 가진 유일한 봉우리. 그래서 석기봉일까?

암튼 정상석을 넘어서 밧줄을 잡고도 내려오는 길이 있건만 그 날파리떼들이 저 곳을 가지 못하게 하니..

위험해서 그랬을까?






삼도봉으로 가는 길을 말 그대로 꽃길이다.






물론 종종 길가에 야생화도 보이지만 그것 보다는 길이 참 유순하고 걷기 편하다.






곧 헬리포트가 나오고






석기봉에서 40분이 채 안되는 시간에 삼도봉에 오를 수 있었다.






구름 참 좋다!! 이 좋은 구름을 보면 왜 미세먼지 생각이 나는거지?






음~~ 이 쪽이 경북 구미? 그럼 저 멀리 보이는 산이 황악산일까?






그럼 이 쪽이 전라북도 무주군이니

저 멀리 보이는 능선이 덕유산이겠네? 에이~~ 모르겠다.






암튼 삼도봉을 한바퀴 휘이~~ 둘러서 한 순간에 삼도를 돌아보고






삼마골재로 내려선다.






삼마골재. 충북 영동과 경북 구미의 연결통로

하지만 지금은 구미로 가는 길은 무성한 잡풀차지이고






영동의 지자체가 쏟는 정성만큼이나 황룡사로 가는 길은






정비가 아주 잘 되어 있었다.







역사와 전설이 있는 무덤골도 건너고






수량이 풍부해서 비 온 후에는 건널 수 없을 것 같은 계곡물도 건너








당장이라도 건강해지는 것만 같은 나무기운을 받으며 걷다가





물가 적당한 자리에 앉아 땀을 식혔다.

현재 시간이 4시 16분.






또 땀이날까 저어되어 아주 여유를 갖고 다시 걷는다.

출렁다리를 건너니 막바로






황룡사. 그리고 조금 더 걸어서






주차장에 도달했다. 4시 49분이다.








민주지산.

내게는 삼도봉과 눈으로 기억되어진 산.

지금 한 여름의 야생화가 또 하나의 기억으로 저장된다.



* 2008년 2월 3일의 기억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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