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물처럼

지리산 반야봉 __ 이끼폭포를 만나지 못하다. 본문

등산

지리산 반야봉 __ 이끼폭포를 만나지 못하다.

mangsan_TM 2019. 9. 30. 23:07






2019년 9월 29일(일) 지리산 반야봉에 다녀왔다.

말로만 듣던 묘향대를 가보고 이끼폭포와 대면할 욕심으로

성삼재 -- 노고단 -- 반야봉 -- 묘향대 -- 이끼폭포 -<뱀사골>-  반선

과 같이 길을 예정 했으나...


어제부터 일기예보만 주시했었다.

오랫만에 지리산을 걷고자 하는데 비라도 내린다면 마음 속에 간직했던 길을 죄다 흩어 놓아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아침 9시 현재 이곳 성삼재의 일기는

깨끗함





10여 분간 산행준비를 하고는 노고단으로 향했다.





그러고 보면 이곳 성삼재를 밝은 낮에 보기는 처음인가?

아니다. 오래 전에 이곳에서 올라 피아골로 내려섰을 때도 낮이었지..?

하지만, 눈이 많았던 겨울철이었으니까 이렇게 훤한 모습은 처음이라 할 수 있겠다.





노고단 대피소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다시 노고단을 향해 고고씽==33





노고단 고개.

긴 거리인 만큼 노고단은 걍 패쓰할까 하다가 자주 오는 것도 아니고 왠지 그냥 가기엔 후회가 있을 듯 하여





노고단으로 올라 간다.





사실, 이번 산행은 솔향*산악회에 의탁한 것으로 산악회에서 이미 노고단 출입 예약을 해서 별 어려움 없이 노고단으로 갈 수 있었다.





나름의 사연과 전설이 있는 노고단. 움~~ 돌은 없었던 것인데...?




암튼 이곳에서 보이는 지리산 서북능선 줄기가 멋스럽게 다가섰다.

아마도 저 높은 봉우리가 만복대?

잠시 경치감상을 하고 좀 전의 노고단고개로 되내려와서





지리산 주능선길로 출발~~~




화개재까지는 큰 높낮이가 없는 고원길이라서 높은 산행에서 오는 어려움은 없는 곳이다.

그래서 걷다보면 의외로 쉽게 돼지령과 만날 수 있었다.





뒤를 바라보니 벌써꽤 많이 걸은 것 같다.





피아골 갈림길(오래 전에는 이곳에서 피아골로 내려갔었다.)도 지나





조금 빠른 걸음을 걷다보니





곧 임걸령이다.





임걸령 샘은 높은 곳임에도 많은 량의 물이 말 그대로 콸콸 나오고 있었다.

한바가지 물을 떠서 맛을 보고는 다시 출발. 





설악산에는 벌써 단풍 소식이 있던데..

이곳 역시 나뭇잎들이 가을을 준비중인지





몇몇 나뭇잎에는 고운 단풍이 자리하고 있었다.






지리산 주능선길과 갈라지는 곳이다. 오늘은 종주가 아닌 반야봉으로 가는 길.





오늘도 다치는 곳 없이 무탈한 산행을 해 주십사 기원을 담아 돌 위에 얹고는





반야봉으로 향했다. 어떻게 보면 지금 구간이 가장 등산 같은 오름구간이다.

쭉쭉 뻗은 구상나무?군락을 지나





한참을 헉헉거리다가 만나는 이 유려한 둔덕.





곧 반야봉의 시그널이다.

정상에는 이미 많은 청소년들이 있었는데.. 설악 서북능종주때 만나고 그해 지리산 종주때도 마주쳤던 이우학교 청소년 산객들이 생각나서

혹시~~ 이우학교? 했더니 맞다고 한다. 전국 유일의 학부모대간길등산동아리. 멋진부모와 멋진자식들.

함께 하니 쫄지마!!! 역시나 멋진 문구!!





반야봉 1732m. 사실 천왕봉 다음인 지리산 제2봉.

지리산 주능선에서 약간 비켜있는 관계로 그 명성이 사실에 못미치지만

심마니능선길과 함박골길 또는 빨치산루트 등등 그 정점에 있는 곳으로 여러모로 중요한 가치가 있는 곳이라 하겠다.





그래서 오늘. 노고단에서부터 지금까지 지나온 길을 바라보면서 이 곳 반야봉을 좀 더 알고자





화개재쪽이 아닌 중봉으로 발걸음을 뗐다. (솔향* 식구 세 분과 함께 동행을 했다)





여전히 일기는 맑았다 구름이 끼었다를 반복하고 있다.

맑은 날에는 아마도 천왕봉까지 조망이 될 주능선이 구름에 가리워져 있어 아쉽기는 하지만

지금 모습만이라도 볼 수 있음에 감사하다.





중봉! 이곳의 랜드마크인 어느 분의 사후 안식처에 왔다.





하늘은 가을을 준비 중인지 갑자기 높고 파란 모습.





잠시 숨을 고르고 묘향대를 찾아간다.





주변은 온통 원시의 모습이지만





그래도 길을 구분할 수 있어서





오르고 내림이 거칠고 급하기는 했지만





기꺼이 길찾기를 즐길 수 있었다.





게다가 이 나무.

노각나무(사슴뿔과 같은 껍질로 녹각나무에서 음운전성 되었다고 함)로 불리우는 이 나무는 사는 것이 신선과 같아서

높고 깊은 산에서만 자란다고 하던데.. 이런 횡재까지 할 수 있다니.





길을 잘 못 든 것은 아닌지 그렇게 속앓이를 막 시작할 무렵 떡하니 보여지는 금빛지붕.

묘향대 삼거리에 도착했다. 오른쪽이 묘향대 방향이고 왼쪽이 함박골 가는 길이다.

드디어 오늘의 첫 번째 목표인 묘향대에 들어섰다.





반야성지 묘향대. 괜히 으쓱하고 심정이다.





이 높은 곳에서 수도에 정진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가 아마 이 물이 아닐까 싶다.

산 아래 큰 절에서도 찻물로 사용하던 물이라 하더니 그 물맛 역시 좋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링링 혹은 타파의 영향을 이곳 역시 받았음인지 

나무 등걸 위에 있어야 할 코끼리가 코를 일부 떨어뜨린 채 바닥에 놓여 있었다. 





이제 경건한 마음을 등 뒤에 두고, 들어온 길로 잠시 뒤돌아 가서 함박골로 향했다.

묘향대 텃밭이 제대로 길을 간다고 응원하는 것 같았다.





중봉에서 묘향대에 이르는 길도 몹시 험하고 급했지만 여기 이 비탈길에 비하면 평탄대로다

수시로 림보를 해야 하고





낙엽을 헤치고 벼랑길 내려오는 것도 수차례






그래도 다행이라면  좀 더 험악한 곳엔 줄이 달려 있어서 편히 내려설 수 있었다.

그 밧줄 ! 무엇보다도 제대로 길을 가고 있구나 하는 안도이기도 했다.





원시라서 그런지 이끼며 작은 풀꽃들 조차 아름다웠다.






그런 곳에서는 이쁘다는 포장으로 잠시 잠깐 숨을 돌리고





다시 내림질.





땀이 오를 때 나온 양보다 훨씬 많이 나온다.





그래도 조심 조심 한발자욱씩 즐기면서





원시탐험을 하다가





냅다 환호성을 지른다.





왜냐하면 드디어 물이 흐르는 계곡과 합류를 했기 때문이다.

오호~~ 이 곳이 이끼폭포의 상단에 있는 것이겠지?





당분간 계곡치기를 하다가







물길을 건너 산자락 등로려니 하는 길을 부지런히 밟는다.

그런데..  아마도 이 위쪽부터 엇갈린 듯 하다. 이끼폭포하고는...





이끼 많은 나무가 보이거나 작은 폭포소리라도 들려올 때면





어김없이 계곡까지 내려섰지만..





아뿔싸!!!  저게 뭐야? 철교? 뱀사골에 다가오다니.





뒤돌아 가기에는 시간이 촉박하고..

오늘의 두 번째 목표인 이끼폭포는 만날 수 없는 운세였나 보다. 이웃 블로그님의 그림으로 위안 받기로 하고 뱀사골로 내려섰다.





함박골 초입의 무명교.





여러 폭포와 소가 보였지만






이끼폭포를 만나지 못한 상실감으로 걸음만 점차로 빨라졌다.





그렇다고 해도 뱀사골탐방로를 나서니 이미 6시가 넘은 시간.

지금까지만 해도 꼬박 9시간 산행이다.





다행히도 솔향*식구분 중 한분께서 차를 보내줘서 마을까지 짧지 않은 거리를 편히 갈 수 있었다.



p.s.함께 했던 세 분께 고마움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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