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물처럼

발왕산 __ 스키장 뒤에 숨은 아름다움. 본문

등산

발왕산 __ 스키장 뒤에 숨은 아름다움.

mangsan_TM 2020. 2. 17. 18:31




2020년 2월 16일(일)

평창에 있는 용평스키장을 품고있는 발왕산에 다녀왔다. 우정숲 주차장에서

구름길입구 -- 구름길쉼터 -- 왕수리부엉이쉼터 -- 드래곤피크 -- 발왕산 --고려궁 --<포장도로>--주차장.

산행길 10 km 5시간30분, 포장도로 4 km 50분. 원점회귀를 했다.




이번 겨울에는 눈구경을 하지 못하고 보내야 하는 것이 못내 아쉽던 차에

항상 믿음을 주는 산악회MTR의 발왕산 눈구경 공지가 있어서 한참을 망설인 끝에 참석을 외쳤다.

왜냐하면 작은산에서는 조용하던 내 왼무릎이 큰산에서는 앙탈하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었다.


모처럼 원정산행에 대한 배낭을 꾸리는 것이 몹시 설랜다. 그래선지 새벽 5시에 눈이 떠졌고

별 어려움 없이 아침 6시 50분, 복정역에서 MTR의 버스를 달 수 있었다.




용평리조트의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면 그 주변으로 등산로 입구가 있다고 하던데

그 주차장의 라인 안에는 이미 차들로 가득차서 온 길을 뒤돌아와 한갖진 주차장에 차를 주차했다.

9시 30분이 조금 지난 시간. 산행을 시작한다.




들머리는 알 수 없으니 우선 리조트가 끼고 있는 능선 너머의 도로를 따라서 걸었다.




아침 우리동네에서는 눈발이 내렸는데 여기는 빗방울 조차 없다.

그렇지만 산등성이 위에 있는 나무들 마다 달려있는 상고대가 산행에 대한 기대감을 높혀준다.




이쯤이면 됐다 싶은 곳에서 산으로 진입하는데




올~~  이 쭉쭉 뻗은 나무들은 뭐지?

보는 것만으로 시원함을 주는 이 나무들의 정체는 아마도 전나무가 아닐까 싶다.




나무 자른 단면엔 그다지 관심이 없었는데




여기서 잘리운 나무들의 단면은 예술을 보는 느낌이 온다.




산등성이 올라서니 기존 등로가 보인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 길을 구름길이라고 명명한 것 같았다.




좀 전과는 다른 또 쭉쭉 뻗은 나무들 밑을 지난다.

밑에 깔린 솔잎 모양의 잎들을 보니 아마도 낙엽송? 어휴~~ 아는 것도 아니고 모르는 것도 아니고.. 답답.




그런데 어제 일기예보로는 오늘 이곳으로 눈이 온다고 하더니만 ...

이미 온 눈이 녹았다 얼어서 길이 몹시 미끄럽다.




게다가 점점 가팔라지는 오름길. 아이젠을 할까? 에잇! 오름길인데 뭐.




하~~ 몹시 힘들었다. 산행을 시작한 지 이제 1시간 20분이 넘었구만 벌써부터 무릎이 걱정될 정도이니




아마도 아이젠이 내린 저주인 것만 같아서 쉬는 틈을 타서 재빠르게 아이젠을 장착을 했다.




그 때부터는 걷는 것이 조금 수월해서 부엉이 쉼터엔 쉽게 도달한 느낌이다.




쉬는 김에 지금까지 올라운 루트를 점검해 본다.

애초에 엄홍길로 오르려 했지만..  지금까지 구름길을 걸어 올라온 것이구만...




주차장 뒷쪽으로 나무계단이 있더니.. 그곳이 우정숲길이고

결과적으로는 그곳으로 올라올 수도 있는 것이네?




구름길 쉼터를 지나고 부터는 완만한 능선길.




잠시 오르다가




평이한 능선을 걷는다. 그러니 주변을 볼 수 있는 여유를 한껏 누려본다.

앗! 그리고 또 한가지. 바람이 눈을 서서히 몰고 있었다. 쉬이익~ 우다다닥쒸익?




하하하 그 소리는 바람소리가 아니었군.

오는 내내 아랫쪽으론 스키 슬로프가 보일둥 말둥 하더니만 아예 이번엔 길이 슬로프 바로 옆쪽에 붙어 있다.




슬로프와 잠시 이별하고 부터는 또다시 가파른 오름길.




그러나 조금씩 이지만 눈이 내리고 있어서 힘듦을 달래준다.




그렇게 한소금 줍지 않을 만큼 몸에 열을 올리고 나서 만난 삼거리.




부엉이쉼터. 처음에 오르고자 했던 엄홍길 이다보니 그 이정표가 어쩐지 친근한? 느낌이다.




완만한 느낌을 주는 산이다 보니 오르는 것을 쉽게 생각했는데 높이가 있어서인지 이곳까지 오는데 힘 깨나 든다.

잠시 체력충전의 시간. 오늘의 날씨는 머리카락에 앉은 공기가 하옇게 얼정도.




부엉이 쉼터에서 얻은 에너지는




또다른 가파른 오름길에서 소진했다.




하지만 이미 숲은 겨울왕국.

뒤돌아 올라온 길을 바라보니 아름답기 그지없다.




그래도 마냥 뒤돌아 볼 수만은 없으니 힘을 내서 또 올라야 하겠지?




오호~~? 저 문은 뭐지?




세상에.. 슬로프와 등로의 경계를 허문 것이 그 문이었다.




스키의 길을 걷는 것이니 한 껏 가장자리로 가서 위로 올라서면




그곳이 바로 케이블카의 종착지인 드래곤캐슬이었다.




지금 시간 12시 20분. 3시간 가까운 산행을 했으니 배가 고플 밖에..

캐슬? 안에 있는 음식점으로 들어가서 따듯한 자리를 잡고.. 몇 가지 음식은 사고




각자 가져온 음식은 꺼내어 탁자 위에 놓고 아주 느그히 점심을 했다.




ㅋㅋㅋ 배 부르고 등 따사로우니 일어나기 싫었지만, 목표가 있으니 일어나야 하겠지?

40분 넘게 배를 두드리다 나와선지 추위가 장난이 아니다.




그래도 정상석이 내게 사랑을 주니 한달음에 달려갔다. 그렇지만 여긴 정상이 아니고




마유목(야광나무의 틈으로 마가목의 씨가 들어와 함께 공생하는 나무)과




오래 된 자생 주목이 살고 있는 정상 가는길 입구였다.

모습이 멋지고 아름다워 케이블카를 이용하여 오르시는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상까지는 이곳 부터 대략 500 M 정도의 거리에 있다고 하던데.. 누군가 이곳에 올라온다면

여기 만큼은 꼭 다녀오십사 강추할 만한 가치가 있어 보였다.




왜냐하면 완만한 길과 그 주위가 갖고 있는 아름다움. 게다가 여기 왕수리부엉이쉼터.




자체로도 아름답지만




맑은 날엔 대관령을 비롯하여 많은 곳을 아름답게 조망할 수 있는 곳이라고 한다.

비록, 날이 흐려 그 모습은 볼 수 없었지만 지금까지 보여준 것만으로도 충분하단 생각이 드는 곳이니까.




게다가 주변 조망은 없었지만




길 주위가 온통 겨울왕국이니 나이와 관계 없이 모두 깔깔거리며 행복해 하는 아이들이 있으니...




일반 도로였다면 금방 지나칠 길을 아주 천천히 음미하다시피 걸어서




적지 않은 돌들이 놓인 돌무지가 있는 곳에 다다랐다.

오후 1시 30분. 4시간 째의 산행.




발왕산 정상인 평화봉이라고 하던데.. 정상석은 이미 전에 보여준 것 때문인지

정상석 대신에 이정목이 대신하고 있었다.



다른 곳처럼 정상에서 의미를 부여할까 했지만 추위가 길을 서두르게 한다.




하지만, 그 추위의 큰 그림일까?




이곳은 전에 있었던 왕국과 또다른 겨울왕국이었다.




하산하는 대부분이 경사가 심한 내림길이었지만




주변에서 보이는 나무들과 눈의 조화로움으로 입이 절로 벌어지기 일쑤.




초봄이나 한여름, 나뭇가지와 그 잎이 생동감이 있는 아름다움을 준다면,

이 겨울의 눈 혹은 상고대와 나무가 주는 아름다움을 어떻게 표현할까?




누군가 말했듯이 아무렇게나 찍은 사진도 예술이 되는 풍경이다.




아무리 그렇다 해도.. 어디 다치지 않아야 이 좋은 것도 구경할 수 있지

미끄럽고 가파른 내림길은




아무리 아이젠을 장착했어도 느닷없이 몸개그를 하게끔 했다.




위기 뒤에 찬스? 어룰리는 말일까?

암튼, 가파른 내림길이 끝나고 평안한 능선길이 나와 한숨을 돌린다.




그렇지만 방심은 금물. 눈을 걷어내면 아주 매끄럽고 단단한 얼음길이 나온다.




허허 참. 산 위에서는 그런대로 눈발이라 하겠구만

여기서는 세찬 바람 뿐이네?




멀리 강아지 짖는 소리가 들리는 것을 보니 다 내려온 모양이다.




아니나 다를까? 산 출입구가 보였다. 엥? 입산금지?




입산이니 하산은 문제가 없겠지?




오후 3시. 고려궁을 날머리로 산행을 마쳤다. 이제 차가 있는 주차장으로




포장길을 걷기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아서 눈이 거센 바람과 함께 왔다.




무릎엔 온 신경을 쓰면서 잰걸음을 한다.




오후 4시가 조금 안된 시간. 걷기 일정을 마쳤다.

내 왼무릎엔 사랑을 신께는 감사를 드리는 오늘이다.


후기> 비록 스키장의 명성에 가려져 있지만 개인적으론 100대 명산에 들기에 충분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발왕산이라 함은 왕을 배출한다는 뜻일까 하는 궁금증도 있고 해서 그 유래를 찾아봤다.

[옛날 도승이 이 산에 팔왕(八王)의 묘자리가 있다 하여 팔왕산으로 불리우다가 변하여 발왕산(發旺山)으로 하던 것을 변경하여 발왕산(發王山)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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