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물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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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청계산 __ 옛골 환종주길

mangsan_TM 2020. 3. 2. 18:45




2020년 3월1일(일). 코로나19로 인해서 많은 사람들이 폐쇄된 공간에서 여러 사람들과 함께 있는 것을 지극히 꺼려하고들 있다.

나 역시 꺼림칙한 기분이 있어서 원정산행을 포기했다. 그 때, 동네 산악회 솔향*가

옛골 -- 이수봉 -- 만경대 -- 매봉 -- 옛골로 산행을 한다고 해서 그에 동참을 했다.


<청계산 등산지도>




9시 20분발 11-1번 버스를 타기 위해 모란역 5번출구로 나왔다. 버스는 9시 17분 정도에 도착을 했고 정확히 20분에 옛골을 향해 출발을 했다.

승객 대부분이 마스크를 하고 있어서 코로나19의 위세를 느낄 수 있었다.

<11-1번 노선 및 운행시간표>





10여 년 전만해도 자주 들렸던 옛골길. 그동안 전국의 명산을 찾는다는 이유로 들리질 못했는데

이렇게 들머리를 오르게 되니 감회가 새롭다.




뭐랄까... 예전에 비해 변한 것은 없는 것 같은데 뭔가 허전한 느낌이다.




변한 것? 등로가 많이 넓어 졌군?  주변이 그 전에 비해 덜 자연스러워 진 것 같다.




그러니 나무들이 이런 알록달록 띠를 두르고 있겠지

가만히 보면 질병에 걸린 나무들 대부분이 등로 옆에 있던데.. 그만큼 인간이 자연의 해라는 반증도 없을 것 같다.

그러니 우리 인간들은 자연을 살피고 아끼고 머물게될 경우에는 아주 조심스러워야 한다.




출발하고 한 시간이 못되어 이수봉에 도착을 했다.




참 오랫만에 보는 이수봉 정상석. 그래서 반갑게 어루만져 뫘다.




봄기운이 충만한 날씨지만 아직은 겨울 끝자락. 조금만 앉아 있어도 한기가 도는 날씨다.

그래서 천천히 쉬지 않고 올랐더니 함께 한 산우님들 모습이 보이질 않아서 가져온 뜨거운 커피와 한참 동안 정담을 나눌 수 있었다.




꽤 긴 기다람 끝에 산우님들과 합류해서 석기봉으로 향했다.

코로나19의 겁박에도 이 산 위에는 많은 사람들로 붐빈다.(물로, 평소 보다는 적은 인파이겠지만)




겨울동안 얼어있던 땅이 해빙되는 듯, 먼지가 없어서 좋긴 하지만 길이 질퍽하다.




석기봉 밑 헬기장에서 몇몇 분들이 점심을 하시는 듯 하다.

그렇지만 이상하게도 배가 고프질 않아서




석기봉을 향해 출발.




이수봉에서 만경대를 오르는 가장 가파른 구간. 그렇지만 쭉쭉 뻗은 소나무들 밑을 지나다 보니 크게 지치지는 않는 곳이기도 하다.




예전엔 이곳 역시 평평한 마당 같던 곳이었는데.. 무슨 군사시설이 들어섰다.

앞 쪽으로 보이는 암봉. 석기봉이다. 그 방향으로 진행하다가 군사시설이 끝나는 부분으로 올라서면 그곳이 청계산 제1봉인 만경대 이지만




오늘은 부대 앞쪽으로 난 길을 따라갔다.




주위로 보이는 나무들은 겨울을 난 그 늠름한 자태로써 아름답게 보였지만




오우~~ 제길...  이 진창길이 걷는 즐거움을 홀라당 빼앗아 가고 있다.




다행이라면 모든 길이 진흙탕으로 되어있지 않다는 점. 그리고




혈읍재부터 매봉까지는 먼지가 없는 팍신한 숲길이었다는 점이었다.





매봉에 도착을 했다. 참 오랫만에보는군.

날씨가 좋았다면 서울 시내를 쓱 돌아볼 수 있었을 텐데..




다시 옛골로 가는 길. 돌문바위에 와서 우리 가족 모두의 건강을 기원한 다음에

진창길을 피해서 오래 전에 다녔던 길 위로 발을 둔다.




이곳으론 여전히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는 모양인지 길이 선명하지 않다.




그래도 옛 기억과 간간히 남은 발자취를 찾아서 오래 전에 그랬듯이 전망이 좋은 장소에 도착을 하여 한웅쿰 휴식을 가졌다.




그리고 거친 내리막을 조심스럽게 내려온 후




질퍽이는 구간을 뒤로한 옛골 가는 길과 만났다.




여기 이 장소가 깔딱고개였지 아마?

젊은 시절 산이 좋아서 산행을 결심하고 올라서던 곳. 에휴~~ 그 때는 왜 깔딱고개인지 절절히 알 수 있던 곳이 여기 였는데..




그래도 옛 기억이 남아 길 옆 바위마저 반갑기만 하다.




한 여름 더위를 식혀주던 벤취.

그 때 자 벤취에 앉아서 가벼운 농담에도 크게 웃어주던 친구는.. 요즘엔 둘레길을 돌고 있다.




한 여름엔 나뭇잎들이 무성해서 내리쬐는 햇살을 죄다 막아주는 여기 이 숲길.

겨울길도 안온하니 나쁘지 않다.




여럿이서 도란도란 담소를 즐기면서 걸을 수 있는 이 길.




홀로여도 사색을 즐길 수 있는 이 길.




청계산길 제6구간은 언제 걸어도 좋을 것 같다.




거리는 대략 9km. 시간은 즐거운 대화시간이 넘쳐나서 의미를 두기엔 미흡하다.




봄은 봄인가 보다. 길 옆 철조망에도 아랑곳 하지 않은 생강나무가 꽃을 피우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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