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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평 연인산 __ 소망능선과 장수능선 본문

등산

가평 연인산 __ 소망능선과 장수능선

mangsan_TM 2020. 3. 8. 12:06




2020년 3월 7일(토) 가평에 있는 연인산에 다녀왔다.

<연인산 등산지도>




백둔리 시설지구에서

소망능선 -- 장수봉 갈림길 삼거리 -- 연인산 --  장수봉 갈림길 삼거리 -- 장수봉 -- 장수능선 -- 송악봉 -- 백둔리시설지구주차장

8.2 km 4시간의 환종주 산행을 했다.




연일 코로나19가 맹위를 떨치고 있어 많은 사람들과의 접촉이 꺼려지는 요즘이다.

그래서 이번엔 홀로 가평에 있는 연인산을 홀로 다녀오기로 하고 새벽 5시부터 바지런을 떨고

T맵에 "연인산도립공원백둔리코스"를 설정하고 새벽 6시, 집을 나섰다.



T맵이 안내를 종료했음에도 내가 생각한 백둔리시설지구의 그림이 보이질 않아 당황했지만, 침착히 가던 길을 따라서 얼마간 올랐더니

얏호~~  생각했던 그림 그대로의 시설지구 주차장이 나왔다.




주차를 하고 시간을 보니 아침 7시 45분. 내 차 이외에는 그 넓은 주차장에 달랑 차 한대 뿐이었다.

그리고 아마도 그차를 타고왔음직한 두 분이 막 산행을 시작하고 있었다.




화장실도 다녀오고 썬크림도 바르고 등산화끈도 조이고... 7시 50분,

소망능선으로 올라서 장수능선으로 내려올 예정을 하고 산으로 들어선다.




소망능선은 가펑의 특산물이 잣이란 것을 알려주듯이 산 초입부터 




울울창창한 잣나무 숲길 밑으로 유순하게 이어졌다.




엇? 오래 전 기억으론 결코 유순하지 않았었는데? 오른 장소가 다른 것이겠지?

말이 씨가 됐을까? 참나무 숲을 지나니




길이 가파르게 고개를 쳐들고 있다.




그래도 계단이 있어서 비록 헉헉거리고는 있지만 제법 수월하게 오를 수 있었지만




오른쪽으로 명지산 2,3봉이 보이고




왼쪽으론 흰눈을 아직까지 가지고 있는 장수능선이 보이는




시설지구로부터 2 km가 넘는 길부터는..




완전히 빙판길이다. 길이 점점 비탈 위를 가고 있는데, 이 미끄러운 길을 잘 올라갈 수나 있을런지..




에효~~  배낭에 있는 아이젠과 스틱을 사용하면 쉽게 오를 수 있으련만

그것들을 굳이 꺼내어 쓰질 않고 바득바득 그냥 오르는 이유를 나 자신도 모르겠다.




빙판을 피해서 이리저리 발자욱을 내고 있으려니 힘이 엄청 든다. 게다가 날씨마져 몹시 춥다보니

멀리에서 보이던 명지 2,3봉이 좀 더 가까이 보이고




이제는 연인산 정상도 가깝게 보이는 즈음부터는 카메라 밧데리가 추위를 이기지 못해서 이 사진을 마지막으로 아웃이 됐다.




9시 20분. 산행 시작 1시간 30분이 돼서야 장수능선과 소망능선이 합류하는 삼거리에 도착을 했다.

<이 삼거리 사진은 이곳으로 다시 뒤돌아 내려올 때에 촬영한 것임>




삼거리 이후부터는 주 능선 길이라서 걷는 맛이 있었다.

걷는 내내 체온으로 밧데리에 온기를 주어 간신히 카메라에 생명을 담는다.




정상까지 400 m 남았다.




그렇지만 여전히 길은 얼음으로 덮혀 있고, 간간히 큰 오름길도 있어서 숨을 턱 밑에 두어야만 했다.




그래도 걷다보면 가지 못할 곳이 있을까.

정상이 코 앞에 보이고 명지산 2,3봉도 손을 뻗으면 닿을 듯 하다.




힘을 내어 작은 둔덕을 후다닥 올라서니




와우~~  이것은. 그림이닷!! 봄기운 마져 어려 있는...




드디어 9시 45분. 정상에 올랐다. 두 시간 가까운 산행이다.




오르는 동안 지금까지 한 사람도 보지 못했듯이

여기 이 연인산 정상석을 홀로 독차지 하고 있다. 그런데, 오래전 내가 만졌던 그 정상석이 아닌 듯 한데...?




암튼, 높은 곳에 오르면 당연하게 주변을 둘러 봐야 맛이겠지?

조기 저 명지산하고 연계해서 산행을 하면 무척 감미로울 것 같고...




뒤돌아 보이는 즉, 올라온 쪽으로 보이는 저 풍경은 사람을 설레게 하는군.




남북 방위가 표시된 바위 옆에 의자를 펴고 앉아서




주전부리라도 하고 싶었지만, 겨우 9시 50분.

그냥 따듯한 커피로 여유로움 즐겼다. 그리고 이제서야 배낭 속에 있는 아이젠을 꺼내어 신에 장착을 한다.




아무도 없는 정상은 또 얼마만인지.. 그러다 보니 모든게 느려진다.

그래서 올라온 길을 살펴보고 다시 내려가기 시작한 시간이 오전 10시.




아이젠을 장착하고 나니 걷는데 거침이 없다.




올라올 때, 미끄러지지 않으려고 아둥바둥 대던 언덕도 아주 쉽게 내려온다.

올~~  오늘 본 첫번째 산우님들. 연세가 조금 있으신 듯한데 걷는 모습이 힘차 보인다.




드디어, 소망능선과 장수능선이 합류하는 삼거리.

여기서 정상까지 15분 정도 걸어 올랐었는데, 내려온 시간은 12분도 채 되지 않았다.




소망능선 쪽으로 제법 많은 분들이 오르고 있다.

아마 그 동안 사람들을 보지 못했던 것은 비교적 이른 시간에 올라왔기 때문인가 보다.




올라올 때, 카메라가 말썽을 부려 담고 싶었던 연인산과 명지산의 모습을 담고




장수능선에 발을 들였다. 길은 완만하고 유순했지만




아주 가끔 바위 구간도 나온다.




하지만, 대체로 완만하고 유순한 길이다.




그래서 연인산 정상에서 장수봉까지 36분 만에 도달할 수 있었다.




해발 879m가 되는 봉우리 이지만 정상석은 없고 이정목이 그를 대신하고 있었다.




장수봉에서 송악봉으로 가는 능선은 동남쪽 방햐이라선지




눈이 거의 없었다.




그러다 청풍능선 갈림길에서 조금 많은 눈을 볼 수 있었지만




청풍능선 쪽으론 사람의 발자욱이 하나도 없어서 애써 수고로움을 무릎쓰고 내 갈 길은 아니지만

내 발자욱을 남겼다. ㅋㅋㅋ 이 심리는 또 뭘까?




여기부터는 고도가 급격히 떨어지고




아주 가끔은 빙판길도 나와서 아이젠을 벗지 않은 이유를 만들기도 한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길에는 눈이 없어서 아이젠을 벗을까 말까를 고민하게 했다. 그런데 갑자기,

지금보다는 눈이 많이 쌓인 계절에, 혹은 나뭇잎이 왕성한 여름? 아님 철쭉꽃 화려한 시기에 다시오고픈 생각이 들었다.




마침내 연인산 정상에서 1시간 10분을 걸어 내려와 송악봉에 도달했다.

이곳 역시 해발 705 m 이지만, 여기에서는 작은 봉우리 취급이라서 이정목에 이름 하나 남기는 것으로 족하고 있다.




온 길을 뒤돌아 보니 거리가 꽤 길어 보인다.




이곳 부터는 고도가 몹시 급격히 떨어졌다.




이정표가 잘 되어 있어서 예전 지도에 있는 장수고개로 갈 염려는 없었다.

"백둔리시설지구"라는 지시목을 따르면 길에 대한 염려는 전혀 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고도는 아직도 떨어질 여럭이 있는지 잣나무숲길에서도




여전히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다.




하지만, 잣나무잎 꺼럭들이 탄력을 잎힌 길들이라서 미끄럽지 않고 부드럽다.

그런데, 빙판길이 하나도 없는 미끄럽지 않은 이 길에서 왜 난 아직까지 아이젠을 벗지 않고 있을까?




잣나무숲을 벗어나 낙엽송 지대로 들어섰더니 뭔가 문명의 것들이 보이는 듯 하다.




백둔리시설지구였다.




차들로 빼곡하고 멀리엔 연인산의 모습도 보인다.




11시 45분. 산행종료 시간. 컵라면 하나로 가볍게 요기를 하고,  12시 5분, 집으로 향했다.





집에 도착을 하니 오후 1시 35분. 코로나19가 바꾼 풍경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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