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물처럼

안성 서운산 __ 가족과 함께 산행하기 좋은 곳. 본문

등산

안성 서운산 __ 가족과 함께 산행하기 좋은 곳.

mangsan_TM 2020. 3. 23. 12:43




2020년 3월 22일.

연일 맹위를 떨치는 코로나19를 피하기 위해 개인산행을 했다.

어디로 갈까 고민 하던 중에 블로그 친구의 서운산 소개가 있어서 안성의 주산인 서운산(547.2 m)에 다녀왔다.

서운산등산지도



청룡사주차자장에서

청룡사 -- 서광사갈림길 -- 좌성사 -- 탕흉대 -- 헬기장 -- 서운산 -- 헬기장 -- 은적암 --청룡사.

약 8 km, 3시간의 원점회귀 산행이었다.




코로나19. 무섭다고 마냥 움추러들 수는 없고,

나름 최선의 방비를 하고 아침 7시에 주차장으로 내려가서 자동차에 온기를 입혔다.




7시 55분. 청룡사 주차장에 주차를 한 시간이다.

집과 가까운 곳이기는 하지만.. 코로나19가 고속도로를 훤하게 뚫어준 결과 이기도 하다.

일요일 임에도 주차장이 텅 비었다.




배낭정리도 하고 화장실에도 다녀오고..신발끈 조이고

8시 5분. 청룡사입구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대기는 희뿌연 운무로 그득히 채워져 있다.





청룡사 표지석을 두고 오른쪽으론 청룡사로 들어서는 길,  그 왼쪽이 서운산으로 가는 길이지만

난 다리와 마주하는 곳으로 고개를 돌렸다. 왜냐하면, 이 서운산은 초행이라서 이미 다녀간 분들의 지식을 공부했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그곳엔 첫 목표인 서광사 표지판이 있었고 그 뒷쪽으로




서광사를 가르키는 큰 표지판과 더불어 역시 큰 시골길이 나왔다.




봄은 이미 와 있어서 생강나무 노란꽃을 보여주고 있었지만, 지금도 쌀쌀한 날씨로 겨울옷을 두텁게 입고 있다.




그래도 그 두터운 흙을 뚫고 나온 봄풀들이 많은 것을 보니 봄이라는 것을 확실히 인지하고 걸어가다가..

아뿔사!!  폰을 차에 두고 왔다는 사실도 알아챌 수 있었다. 10분 정도 걸어 올라왔는데.. 가져올까? 말까?





결단은 과감하게.. 재빨리 뒤돌아 주차장으로 가서 폰을 들고 다시 출발?을 한다. 8시 22분이다.


신작로에는 풍화된 아스팔트 잔해가 언듯언듯 보이던데, 이 정도면 예전엔 꽤 큰 도로였을 것이다.

그렇지만, 어떤 이유에서든 사람들의 선택을 받지 못했을 테니 이렇게 됐겠지.. 어찌보면 자연에게는 다행이랄 수 있을을까?




길은 신작로이지만 계속되는 오름길이라서 옷 속이 후텁지근한 공기로 부풀어오르게 하고 있지만




30분을 넘기지 못하고 결국엔 고갯마루를 보여줬다. 이제 서광사까지는 150 m.




하지만, 굳이 서광사로 향하지 않고 오른쪽 산으로 접어드는 길로 들어섰다.

왜냐하면, 오르는 도중 오른쪽 등성이쪽으로 들어서는 길이 몇개 보였었는데 그 길도 가고자 하는 길과 합류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산길은 그다지 크지는 않았지만, 길을 벗어나지 않을 정도로 뚜렸했다. 그리고




예상이 맞은 것 같다.

능선에 오르는 새로운 길과 만났는데, 아마도 그 길은 서광사와 연결이 됐을 것 같다.




9시. 작은 봉우리에 올라섰다. 지도상 표기된 좌상산으로 추정된다

이곳에서 새로운 길과 만났는데 아마도 신작로를 오르는 도중, 오른쪽에 보였던 등성이길인것 같다.

어휴~  아직도 안개가 짙어서




해가 났지만 안개를 몰아내지 못하고 있다.




덕분에 몽환적인 산행을 하고 있다. 사실, 이곳으론 사람도 없고 말소리 조차 없다.




들리는 소리라곤, 지저귀는 새소리, 그러다가 내게 놀라서 푸드득 날아가는 날개짓 소리 뿐이다.




그러니 이 나무는 어찌해서 요 부분만 시커멓지? 나무에 대한 지식이 해박한 마누하님께 물어봐야지.. 란 생각을 하다가 잊고




또, 엇? 이 나무는 거꾸로 보면 각선미가 멋진 여성의 다리와 같은걸? 하는 쓰잘데기없는 생각도 하다가는 잊고..

그러다가 존재에 대한 사유깢. 결국엔 모두를 잊고 걸어갈 수 있는 오늘의 명상길.




10분 정도 그런 잡다한 생각을 하면서 걷고 있는데, 갑자기 거짓말처럼 주변이 훤해졌다.




그러더니 사람들의 말소리가 분명히 들리기 시작하고 임도와 만났다.




임도를 가로질러 서운산으로 가는 길이 있지만 왼쪽으로 임도를 따라 갔다.

왜냐하면, 그 길이 좌성사로 가는 길이고 좌성사에 있는 이 종류를 알 수 없는 멋진 소나무를 봐야했으니까.

길은 대웅전 앞에 있는 데크길로 올라서 왼쪽으로 가다가




오른쪽으로 삼성각을 보면서 이어지지만




빔틈을 보일 때마다 오른쪽 정상으로 향하는 길로 가길 유혹했다.

그러나 이미 이곳을 다녀간 블로거님의 지시대로 왼편을 고집하여




서운정을 보고 그 옆의




미륵불 앞에서 두 손 모아 정성을 보낼 수 있었으나 오른쪽 길의 유혹에 넘어가




삼거리에서 탕흉대까지 갔다가 되돌아와야 했다.




탕흉대.





오늘은 날씨가 좋지 않아서 탕흉대가 지닌 뜻을 깊히 공감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대신 앞쪽으로 보이는 소나무군락과 눈인사를 하고는 서운산으로 향한다.




아주 전형적인 육산이라서 산행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다.

길이 유순하고 굽어도는 모습이 뭔가 익숙한 모습이다.




그게 하남 쪽에서 벌봉에 오를 때나 불암산성 등에서 보여줬던 모습과도 같아서 그렇게 느낀 모양이다.

여기 역시 서운산성의 일부라고 하니까.




길은 지도상에 나와있는 좌성산(서봉)은 개의치 않고 평이한 나무 밑으로 지나가다가




흙이 라도 길에 떨어뜨릴까 하는 염려로 주변의 흙을 꽉 움켜진 소나무 옆을 지나고




많은 사람들의 발길에 힘겹게 성장하는 소나무(사람들은 그 모습을 멋있다고 생각할 테지만)도 지나




마치 평치처럼 잰걸음으로 순식간에 은석암갈림길에 올 수 있었다.




그리고 시야가 뻥 둟린 헬기장에 도착을 했다. 이곳부터는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아마도 은석암 혹은 좌성사 쪽으로 그 사이에 많이들 오신 모양이다.




여기 서운산이 가진 전망대 중 가장 좋은 곳 같다.

10시가 안된 시간이어선지 전날에 이곳에서 일박을한 분들이 하산 준비에 분주하고




한 켠에선 볕 좋은 곳에서 한 사람이 여유로움을 즐기고 있다.




게다가 아래쪽으로 청룡사주차장이 있는 청룡저수지의 모습도 보여지는데

안타깝게도 날씨가 좋지 않아서 선명하지 않다. 쾌청한 날씨라면 저 멀리 충북의 모습도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암튼, 정상이 가까이 있으니 발걸음도 가볍다.




10시. 정상에 올라선다.




547.4 m 높지 않은 산. 그렇지만 안성시민의 애정이 많이 담긴 산이 것 같다.




정상 인증 사진을 찍어주신 분의 서운산에 대한 애정어린 소개를 듣고 난 소감이다.

이른 시간이어서 가져온 점심은 꺼내지 않고, 단지 커피 한 잔에 여유로움을 듬뿍 넣어 햇살을 즐겼다.

10시 10분. 헬기장에 뒤돌아와서 먼 산그리메를 감상하고




정자를 지나




은석암으로 가는 길로 들어섰다.




긴 거리를 빙 돌아 오르는 것과 달리 이 길은 짧은 거리로 고도를 낮추다보니




상당히 가파른 느낌을 주는 길이다.




그렇게 가파른 길을 20여 분 정도 내려와서




은적암에 올 수 있었는데, 생각 밖으로 이름 값에 비해 암자의 규모가 무척 작아 오히려 인상적이었다.


은적암 산신각 내부의 모습




은적암 돌탑



은적암에서 청룡사로 가려는데 두 곳 모두에서 사람들이 오고 있다.

한 분께 여쭤보니 임도와 소로로 나뉘었지만 아랫쪽에서 만나는 길이란다.




개인의 취향이지만, 왼쪽 나무 밑으로 가는 길로 접어들었다.




따사로운 어느 봄날, 툇마루에 앉아 볕바라기하는 평안하고 여유로운 길.




왠지 콧노래 흥얼거리면서 내려오다 보니




임도와 곧 합류했다.




아침 주차할 때만 해도 사람들이 없을 것 같더니




많은 분들이 아이들 대동하고 아이들 기분에 맞춰 올라오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러고 보니 대부분 가족단위인 것 같았다.

온 식구가 아니면 부부라든가..  생각해 보니 이 산을 오르는 것에 큰 어려움은 없었던 것 같다.

여기 가족과 함께 산행하기 참 좋은 곳 이란걸 깨닫는 순간이다.




물도 많은 곳인지 길 옆 계곡으론 제법 많은 물이 소리내어 흐르고 있고




이것은 어떤 나무일까? 잎이 풍성해지면 이 밑을 걷는 것도 꽤 운치가 있을 것 같다.




청룡사에서 은적암과 좌성사로 갈리는 갈림길을 지나




다시 청룡사로 돌아왔다.




어느새 날은 쾌청해 지고 외출하기 좋은 기온으로 변해 있어서





아침에 보았던 한산했던 주차장에는 이미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차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었다.



11시 10분. 화장실에 들려 얼굴 좀 씻고, 차에 올라서 집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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