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물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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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북한산 __ 입술바위, 족도리바위 그리고 합궁바위

mangsan_TM 2020. 3. 27. 16:26




2020년 3월 26일(목). 모처럼 평일산행을 할 수 있게 됐다. 귀한 시간이니 만큼 값지게 보내고 싶었었다. 그래서

숙제처럼 마음에 담았던 블로그 칭구가 소개해준 북한산의 명물바위를 찾아보고 왔다. 다녀온 길은

백운대탐방지원센터 -- 입술바위 -- 족도리바위 -- 백운산장 -- 영봉 -- 합궁바위 -- 백운대탐방지원센터로 원점회귀를 했다.

북한산산행지도



백운대탐방지원센터에 도착을 하니 6시 55분이다.

백운대탐방길 입구 옆에 있는 화잔실에 들렸다가 산행준비를 하고 도선사로 향한 시간은 거의 정확한 오전 7시.




우이동 입구에서부터 여기까지는 자전거 타시는 분들의 핫플레이스인가 보다.

이른 시간인데도 자전거를 타시는 분들이 가끔씩 보였다.




삼각산도선사 일주문이 떠오르는 햇빛을 받아 뭔가 상서르운 기운을 내뿜고 있




도선사 옆에 있는 용암문공원지킴터도 아직은 휴식중이다.




어느 정도 한 굽이에 올라서자 아침햇살에 눈부신 자태를 뽐내는 북한산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만경대와 그의 릿지 모습. 

그 오른쪽의 버섯모양으로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을 가진 바위. 옛날 결혼식에서 보았던 신랑 신부의 모습으로 보이니

저것이 족도리바위겠구나 하는 확신이 들었다.




하지만, 찾아야 되는 김상궁님이 보이질 않아서 큰 바위만 보였다 하면 괜히 추파를 던지고 있다.




용암문공원지킴터들 들어서고 10분을 넘게 그렇게 걸어서야 김상궁님의 유해를 모신 김상궁바위와 만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분의 치맛자락을 스쳐 그 옆으로 들어섰다.




김상궁바위 뒤쪽으로 뚜렷한 길이 있어서 마냥 따라올랐더니 금방 산등성이다. 갸우뚱???

이곳을 지난 분들은 계곡을 따라 올라야 입술바위가 나온다고 했는데..? 길 옆 왼쪽 계곡으로 들어가 봤다.




제대로 된 길이 없지만, 혹시 이 바위일까? 쓰읍~~ 지나친건 아닐까?




그래도 모르니 계곡쪽으로 접근해 보니 엇? 이건 길이 분명한데?




그럼 여기가 제단터?




일말의 기대감을 갖고 길인지 아닌지 하는 곳을 계속 올라가서 급기야 막다른 절벽을 만나고서는 뒤돌아섰다.

에혀~~  그 입술하고는 인연이 아닌가 보네...




산등성이에 오르는 것조차 위험스러워 좀 전에 지났던 제단터 비슷한 곳으로 뒤돌아와 산등성이로 올라간다.




와우~~  등성이에 올라섰더니 만경봉의 모습이 확 달려들었다.




등성이에는 희미하지만 길도 있다. 느낌상 내려가면 처음에 오르던 길과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내려가면서 나뭇가지 사이로 언듯언듯 보이는 저 바위봉우리.

왼쪽이 사모관대를 구비한 신랑이고 그 오른쪽이 족도리를 쓴 다소곳한 신부의 모습이니 분명히 족도리바위일 것 같다.




8시 15분. 뒤돌아 계곡으로 내려선 지점에 도착을 했다. 무려 40분 넘게 알바를 했다. 그렇지만 후회는 없다. 그쪽에 대한 지식을 더 쌓을 수 있었으니까.

후회?? 있기도 하다. 이미 이곳을 지나신 많은 분들의 지식을 좀 더 자세히 간직할 것을...

암튼, 길은 비교적 분명하게 땅위를 가거나 계곡의 바위지대를 따르거나 했다.




시간은 이제서야 8시 30분을 지나고 있고 딱다구리의 나무를 쪼는 소리가 요란할 뿐 주위가 모두 조요하고 햇볕이 따사롭다.

그런데 그 때였다. 앞쪽 바위 중간 쯤에 입술을 삐죽 내민 모습이 보였다.




파하하하하!! 여기에 있었군. 입술바위!!




이곳을 지났던 많은 분들이 발 디디고 사진을 찍었던 그 받침돌도 보이고..




40분 넘게 알바를 하고 난 후에 본 것이라 이것 만큼은 꼭 인증을 하고 싶어서 처음으로 카메라에 셀프촬영을 셋팅하고

띠 띠 띠 띠띠따... 찰칵!!  이누미 촛점을 어디다 둔거여?




따사로운 햇빛. 화려한 생강나무꽃




게다가 땅 위에는 올 처음으로 보는 현호색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그렇게 기분 좋게 다시 길을 나선다.




걷는 길이는 짧지만, 그래도 북한산 자락이다 보니 가파름은 기본. 그래서 힘겹게 산등성이에 올라서야 하지만




거기서 바라보이는 뷰는 그간의 힘듦을 순삭시킨다.

백운대와 인수봉. 그리고 백운산장



만경봉쪽 가파른 한 구간을 올라서자




앞 쪽으로 시야가 확 열리고 발 아래로 웅장한 산그리메가 펼쳐져 있다.

날은 맑았는데 사진이 이렇게 뿌옇게 나온 이유는? 아무래도 미세먼지 때문?




현재시간 9시 18분.  2시간 18분 산행 중이다.

저 멀리 도선사가 보이고 요 아래 흰바위 밑을 가로질러 여기까지 왔다.




만경봉도 훤히 보이고




뒤돌아 보니.. 이 바위.. 족도리 신부바위의 모습이다.

예상은 했지만 이렇게 확인을 하니 즐거움이 두배가 되는 기분이다.




그렇다면 요 아래 쪽으로 내려가서 북한산이 숨겨 놓은 명물바위인 젖가슴 바위를 봐야 하겠지?




세상에... 이쁘기도 해라 ㅎㅎㅎ 여성 분이 본다면 부러워하겠는 걸?

헐~~  백운대에는 이 이른시간에 적어도 두 사람이 있어 보인다.




여기의 명물인 코끼리와 마징가 바위. 어느 것이 어떤모습으로 그렇게 불리우는 지는 모르겠지만




아래 모습을 한 것이 코끼리바위라고 많은 분들의 코멘트가 있다.




급할 것도 없고 볕도 좋아서 배낭을 한 켠에 내려놓고




한 껏 여유를 즐겨본다. 이 멋진 소나무에 왕성한 힘이 깃들어 부디 다시 생생하기를...




그리고..  다시 또 한번 셀카타임. 에잇!! 담엔 잘 할 수 있으려나...




너무 좋은 환경이라서 누워서 잠이라도 자고 싶었지만 다시 가야 하겠지?

이왕 여기까지 왔으니 저기 백운대에 후딱 올랐다 내려올까?




아니지.. 오후부터 거센 비바람이 온다고 했으니 처음 계획대로...

앞으로 가야할 영봉에 눈 맞추고 그 뒤로 보이는 멋진 도봉산 라인에도 눈인사를 한 다음에(육안으론 멋진 경관이었는데.. )




인적이 없어서인지 새들이 참 활발히 움직인다.




이곳 저곳 날아다니다가 지저귀니 잠시 그들을 쫓아 보는 것으로도 힐링.




망경봉과 백운산장으로 갈리는 갈림길. 돌이 가르키는 방향으로 가서




이제는 없어질 백운산장과 만났다.

대학시절은 물론, 청년시절에도 북한산을 오를 때면 어김없이 들려서 뭐라도 먹으면서 힘듦을 추스렸던 이곳.

누구든 한번쯤은 추억이 됐응 텐데.. 굳이 없애는 것만이 최선은 아니란 생각이 든다. 




없어질 슬픔 따윈 아랑곳 없이 시계는 지금의 시간을 정확히 가르키고 있다.




아쉬움을 고지도에 슬쩍 묻히고는 하루재로 향했다.




인수암으로 내려가는 길. 오늘 처음으로 마주하는 두 사람.




그리고 공단의 두 사람. 그 두분은

오늘도 이 북한산을 보존하고자 무거운 등짐을 지고 산에 오르고 있다.




인수암을 지나




인수봉의 세세한 표정도 뒤로 하고




하루재에 도착을 해서 왼쪽에 있는 영봉으로 올라간다.




잠시 잠깐의 오름길을 걷고 영봉에 올라섰다.




10시 17분이다. 참 오랫만에 올라선 영봉.

상장능선은 딱 한번 걸었는데.. 그 때에 여기에 들려 인수봉에 까맣게 매달린 사람들을 봤던 기억이 제일 생생하다.




요즘엔 일기예보가 그런대로 맞는 것 같다. 오늘 오후에 비바람이 예고 됐었는데

좀 전까지만 해도 맑고 밝았던 하늘이 점차로 어둑해지고 있어서 도봉산과 오봉의 그 멋진 자태가 제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 못하다.




그러니 불암산과 수락산의 모습은 아예 볼 기대도 할 수 없다.




그래도 비교적 거리가 가까워 살펴볼 수 있는 만경봉 아래의 족도리바위를 찾아보고 지나온 길을 더듬고




뒤돌아 서서 아랫쪽에 보이는 작은 바위군락을 지긋이 노려본다.

누군가 저 바위가 합궁바위라고 한 기억이 떠올라서이다.




아마도 영봉의 터줏대감인 냐옹선산에게 이별을 고하고




영봉에서 육모정을 향해 바위에 올라 서거나




상장라인과 오봉라인의 뷰를 즐기거나 하면서 한동안 내려가다가 만난




안부의 목책. 그 너머엔




막 개화하려는 진달래나무를 옆에 둔 뚜렷한 등로가 있었다.




그 길에선 영봉 꼭대기에선 식빵 같기만 했던 바위가 아기 코끼리로 보이기도 했다.

아하! 그래서 이 바위를 코끼리바위라 하는건가?




가는 내내 이바위 저바위 기웃거리다 만났다. 많은 분들의 그림에 등장을 해서 처음 보지만 익숙한 모습의 자궁바위.

그렇다면 이 바위 아래에 그 합궁바위가 있을 테지..?




오호~~  찾았다. 여기가 합궁바위구만.. 사실, 이 그림보다는 아래쪽으로 내려서서 찍은 그림이..




오우~~  오우~~  더 그럴 듯 하게 나온다.  ㅋㅋㅋ 거참! 생각할 수록 무안해 지네..




바위 위쪽으론 앞이 훤히 트인 전망바위가 있고




바위 자체로도 기암이라서




한 쪽으론 꽤 깊은 낭떠러지가 있지만




11시 30분이 넘는 시간이라서 바위에 걸터 앉아




컵라면에 뜨거운 물을 붓고 남은 물에 커피 원액을 넣어




커피를 홀짝이면서 주변을 감상한다.

오우~~  이 뷰는 뭐. 설명이 필요 없군.




저 삼각산 라인. 왼쪽부터 아마도.. 만경봉, 백운대 그리고 인수봉이겠지? 그리고

만경봉에서 앞쪽으로 족도리바위를 거쳐 흘러내려온 능선이 곰바위능선일 테고..




오우~~  영봉 앞쪽의 바위들도 엄청나군. 여기에 염소바위 뭔바위 등등 있다고 하던데..




느긋하게 이른 점심을 마치고 다시 길을 나선다. 길 옆으로 만개한 진달래꽃들이




한 그루 두 그루 보이더니 온 데가 진달래꽃이다.





그렇지만 경사도 있고 미끄러운 마사토를 덮고 있는 길이라서




꽃에 홀리다가는 자칫 넘어져서 큰 부상을 당할 수도 있는 곳 같았다.




내림길이 계곡을 가로질러 잠시 오름길로 바뀌다가




소귀천공원에서 백운대로 가는 정규 등로와 만났다. 현재 시간 11시 55분.




소귀천공원으로 내려가서 차도 옆길로 해서 백운대탐방지원센터로 갈 예정으로 조금 내려가다가

올라오시는 점잖아 보이시는 한 분의 조언으로 하루재 방향으로 뒤돌아 올라간다.




평탄길도 있긴 하지만 하루재까지는 대부분 오름길이라서 제대로 가는 것인지 다소 불안 했지만




얼마 정도 걸어오르니 왼편으로 아침에 주차한 내 차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얏호~~ 그렇다고 막바로 그리로 갈 수는 없고




하루재 방향으로 잠시 걷다가 백운대탐방지원센터에 백운대로 가는 길이 보이는 곳에서

그곳으로 내려가는 길을 볼 수 있었다. 재빨리 그리로 내려가서 노란제비꽃을 지나




백운대탐방지원센터의 문을 통과 했다.




지금 시간이 12시 30분이니 5시간 30분 동안의 행복한 산행을 마쳤다.

기록을 보니 휴식 시간이 50분 가까이 되는 것 같다. 짧은 거리 치고는 많은 시간이 들었다는 것은 그만큼 가파름이 있었다는 의미일 테고..

암튼, 집에 오는 자동차 안에서 숙제를 마친 학생처럼 라디오에서 흘러 나오는 음악에 맞춰 흥얼거리고 율동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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