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물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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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월출산 향로봉 __ 신들의 수석 전시장

mangsan_TM 2020. 5. 26. 15:55

우능선 돛대바위

 

 

 

 

2020년 5월 23일.  월악산 향로봉을 다녀왔다.

 

 

 

 

백운동녹차정원주차장에서 향로봉좌능선으로 올라 향로봉우능선으로 원점회귀를 했다.

 

 

 

 

 

서울에서 멀고도 먼 곳. 전라남도 강진. 그곳에 있는

백운동녹차정원 주차장에 차를 두고 산으로 들어섰다.

11시 25분이 막 시작되는 시간이다.

 

 

 

 

한 20여 분 걷기 좋은 흙길이 이어지더니

드디어 암릉이 시작되는 모양이다.

 

 

 

 

대전 이북엔 오후부터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던데

아무래도 그 영향을 벗어날 순 없었는지 날씨가 무척 후텁지근하다.

그렇지만 아래로 보이는 풍경에 기분은 시원해 진다.

 

 

 

 

본격적인 암릉의 시작.

 

 

 

 

사실, 월출산은 여러 번 다녔지만, 향로봉으론 처음 가는 길.

이 역시 산악회MTR이 없다면 엄두도 내지 못할 일이다.

 

 

 

 

길이 참 다양하다.

대부분 두 손과 두 발로 걸을 수 있지만

 

 

 

 

아주 위험스러운 곳에선 보조자일도 사용하고

 

 

 

 

하지만 대부분은 두 손이 그리고 등산화가 안전히 이동을 시켜줬다.

 

 

 

 

물론, 저 정도의 경사와 높이에는

암벽에 아주 능숙한 사람이나 갈 수 있겠고 나 같은 사람은 우회가 정답!

 

 

 

 

그렇지만 우회길이라도 방심은 금물.

늘 집중을 해야 하는 길이라서 재미를 더한다.

 

 

 

 

휴~~  한 고비를 넘어섰다.

지금까지 올라오던 좌능선이 잘 보이는 곳에서

 

 

 

 

그 즐거움을 저장한다.

 

휴~~ 이번 코로나19 때문에 확찐자가 됐다. ㅠㅠ

 

 

자 다시 출발~~

손가락은 피아노 건반을 두드리 듯이 구부리고...

 

 

 

 

바위가 있으면 넘으면? 되고

 

 

 

 

와우~~  바위들이 심상치 않다.

 

 

 

 

애써서 오르거나 우회를 해서

 

 

 

 

한 암봉에 올라서니

세상에 이 큰 바위들이 꽃봉우리?인 것만 같다.

 

 

 

 

인간의 힘으론 도저히 이렇게 만들 수 없을 테고

신들이 있어, 이 거대한 돌덩이를 아름다운 수석으로 빚어놓은 것은 아닐까?

 

 

 

 

저 앞에는 도갑사로 가는 갈림길이 있는 미왕재가 보이고

그 못미쳐 오른쪽으로 가는 능선은 2년 전에 올랐던 노적봉으로 향하는 길이겠지?

 

 

 

 

오우~~  오우~~  감탄이 절로 이는 이 정원석들.

 

상상하는 그대로가 빚어지는 만물상. 가운데 움푹한 바위는 ET바위

 

 

서른잔치.. 아니 바위잔치는 끝나지 않았다.

가끔씩 양념을 치듯 나오는 흙길을 지나 더 높은 곳으로 가면

 

 

 

 

또다른 풍경이 눈을 사로 잡는다.

 

 

 

 

허참~~  가까이에서 보니 별의별 모양의 바위들이 다 있다.

 

 

 

 

어렵게 올라서면 그만큼 보상해 주는 것이 이 길인 것 같다.

좌능선과 우능선이 모두 보이는 이곳에서 보이는 풍경은 값진 보상이 아닐 수 없다.

 

 

 

 

또는 예사롭지 않은 바위를 즐기는 것도 그 나름의 보상.

 

 

 

 

이제 좌우능선이 갈리는 곳으로 왔다.

마치 두 신발을 올려놓은 듯한 이 바위가 갈림길의 이정표이다.

 

 

 

 

여기부터 향로봉까지는 갔다가 되돌아와 우능선으로 가야 하는데

향로봉 가는 길을 아주 큰 바위절벽이 가로막고 있다.

저 절벽은 또 어찌 넘어야 할지~~

 

 

 

 

ㅋㅋ 걱정할 필요는 없었다.

절벽 밑으로 우회길이 있었고 높낮이의 폭이 있지만 쉽게 바위를 지날 수 있었다.

 

그 큰 바위절벽을 지나 뒤돌아 본 모습.

 

 

위 사진에 있는 떠 있는 듯한 돌덩이가 앞쪽에서 보면 물고기 모양으로 보인다.

 

 

오호라!!  한 고비에 올라서자 시야가 열리더니

짜잔~~  천황봉이 눈으로 확 들어선다.

 

바람재(안부)

 

 

구경하는 김에 아주 주저 앉아서 자세히 바라보니

 

 

 

 

저 바위. 큰바위얼굴의 모습이 나오는 걸까?

그 모습으로 유명한 구정봉을 보고는 향로봉 정상으로

 

 

 

 

사실 향로봉 정상은 밋밋한 흙봉우리여서 암봉으로 이루어진 바로 아랫봉우리가

정상이 할 일을 대신하고 있다.

 

 

 

 

바위 위에는 적당한 크기의 물구덩이가 있어 손도 씻어보고

 

 

 

 

다시 온 길을 되짚어 

 

 

 

 

신발 두 짝을 올려놓은 그 바위로 내려간다.

 

좌능선(우)과 우능선(좌)

 

 

좌능선에서 보던 E.T.바위의 뒷모습을 보면서 우능선으로 들어선다.

 

 

 

 

좌능선에서 벽에 구부정히 기댄 사람과 그 앞의 또 한사람으로 보이던 바위가

엄지척 한 바위로 보여서 이곳까지 온 나를 스스로 칭찬하게끔 한다.

 

 

 

 

그렇지만 멀리서 보는 것과는 달리 크고 웅장한 바위절벽!

오를 수 없는 곳을 오르려 버둥대는 것 보다는

 

 

 

 

구경하다가 연신 바보스런 감탄과 함께 그 아래에 있는 나무 밑

길로 가는 것이 현명한 일!

 

 

 

 

게다가 가는 동안 만나는 산 아래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나무들 구경은 덤이겠고

 

노각나무(좌)와 알수없음(우)

 

 

우능선에도 바위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준비된 바위들이 있으니

 

우능선과 돛대바위(오른쪽 선바위)

 

 

아쉬움에 바위를 쓱 지나칠 수는 없겠지?

 

 

 

 

그러니 조급함을 넣어두고 내나름 즐길 수 있는 것은 즐겨 가면서

 

 

 

 

오르지 못하는 바위는 표정을 감상하고

 

 

 

 

신이 만든 작품을 빌어 나름의 사진작품?도 만들어 본다. ㅎㅎ

 

 

 

 

헉! 이 커단 바위녀석이 꼭 망둥어 닮았군!

그것 보다는 뒷굽이 큰 구두처럼 보이진 않나요?

 

 

 

 

ㅋㅋㅋ 아무렴 어떠신가. 내 보기엔 이 바위는

남녀가 뒷통수를 맞대고 있는 머리통 같기만 한 것을..  

 

 

 

 

그렇게 즐겁게 각자의 상상으로 만들어진 바위의 표정들을

하나하나 감상하면서 내려오니 푸르디푸른 녹차밭이 나온다.

지금 시간이 오후 5시 30분. 가까이 있는 주차장으로 가면서 오늘의 산행을 마친다.

 

녹차밭과 양자봉

 

워낙 먼 거리인 이곳, 강진 땅.

그래서 주작산 휴양림에서 하룻밤을 보내기로 했다.

내일은 땅끝에 있는 산, 달마산을 종주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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