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아산) 광덕산과 망경산 _ 강당리길

 

 

 

2020년 5월 30일(토).

칭구야 오랫만에 고향동네에 다녀왔단다.

거기에 살았어도 가보지 못했던 천안하고 아산을 가르는 광덕산과 망경산에 다녀왔어.

 

천안/아산 광덕산 망경산 등산지도

 

 

 

많은 사람들이 다니는 광덕사길을 피하고 비교적 사람들이 적다는 강당골길을 택해서

주차장 - 철마봉 - 광덕산 - 마늘봉 - 망경산 - 강당사- 주차장

이렇게 원점회귀를 했단다.

 

 

 

 

 

분당에서 새벽 5시 50분 정도? 출발해서

여기 강당골주차장에 도착하니 7시가 다 돼 가더군.

그렇지만 이른 시간임에도 주차된 많은 차들을 볼 수 있었어.

 

여울목화장실 _ 깨끗하고 넓직해서 좋았다.

 

 

 

사실 지난 주, 달마산 산행을 할 때 내 왼무릎이 아픈 신호를 가끔씩 보내와서

걷기 편한 산을 찾다가 여기로 오게 된거야. 그래서

내 왼무릎에 응원을 하고서 7시 10분 경에 산행을 시작했어.

 

 

 

 

 

정말 시골 뒷동산에 스며들 듯이 힘들지 않게 길이 시작되더군.

 

 

 

 

 

거친 바위와 가파른 경사가 없는 그런 숲길이 계속돼서

조망도 없고.. 그렇다고 아주 예쁜 숲도 아니어서 지금 시기가 아닐 때 오르기엔 좀 지루할 것 같아.

 

 

 

 

 

하지만 사소한 생각들을 떠올렸다가 지우고 그러다가 결국엔 아무 생각없이 걷게되거나

칭구들과 즐거움을 나누면서 걷기엔 좋은 길인 듯 해.

 

 

 

 

 

그런 나지막한 오름길을 한 40분 정도 올랐더니 길이 밑으로 내리는 거야

어? 당황해서 마침내 그곳에 쉬고 계시는 산우님께 물었더니

여기가 철마봉이고 잠시 내려가서 임도를 건너 다시 올라야 한다고 하시더군.

 

길이 철마봉 정상 약간 못미치는 곳으로 지난다.

 

 

 

 

그래도 10분은 더 걸어서 임도와 만났어.

그런데 참 인상이 깊었던 것은 아산시가 만든 이곳 이정표야.

색깔도 좋고 어디 한군데 헷갈릴 필요가 없게끔 만들어서 적재적소에 세웠더군.

 

 

 

 

 

임도를 건너 이제부터는 이쁜 숲길이 시작되던데

문득 네 생각이 나더군. 어렵지 않고 걷는 맛이 있는 산길을 같이 가자 했던...

 

 

 

 

하지만 정상까지 500 m 남았음을 가리키는 이정표를 시작점으로

아주 가파른 돌계단이 시작되는 거야.

누가 뭐라 할 것도 아니건만 쉬지도 않고서 계속 올라갔지.

 

 

 

 

 

그렇게 힘겨워하고 있는데 하늘이 열리는 곳이 보이는 거야. 허~~

거기가 정상이지 뭐야. 제길! 그 계단길이 정상까지 이어졌던 거지 뭐.

 

 

 

 

 

아침 8시 30분. 이른 시간 임에도 정상엔 많은 사람들이 있었어

대부분 천안 광덕사 방향에서 일찍부터 오르신 분들 같았어.

 

이 분께 인증사진을 부탁. 고맙습니다.

 

 

 

 

정상인증 하고.

 

 

 

 

 

정상에서 유일하게 시야가 트인 도고산 방향을 봤는데...

맑은 날씨에도 멀리까지 보이질 않아 속상하더군

저기 저 아래쪽 어디선가 내 유년의 추억이 있을 텐데..

 

 

 

 

 

이곳까지 와서 다시 되내려가기엔 좀 아쉬운 감이 있어서 망경산에 들렸다 가려고 해.

4 km 정도의 거리이니 한 시간이면 갈 수 있을 것 같아.

 

 

 

 

 

그곳으로 향하는 길은 완만한 내림으로 능선길이야

게다가 무성한 잎을 가진 나무들 아래를 걷고 있으니 몸 속으로 생동감이

있는 에너지가 막 들어서는 것만 같아.

내가 공치는 것보다는 산길을 걷는 것을 더 좋아하는 이유거든

 

 

 

 

 

천안 광덕사 방향에서도 많은 분들이 오르는 갈림길이 있는 장군바위에 왔어

 

망경산 가는 길(직진)과 광덕사 가는 길(우)

 

 

 

그런데 이 장군바위는 아주 평범한데 그 전설이 조금은 다른 것과 특이해

장군을 닮은 것도, 장군이 뛰놀던 곳도 아닌 물을 먹여 장군을 만든 바위더군.

 

 

 

 

 

그런데 지금까지 걸은 거리가 있어선지

가끔씩 나오는 오름길을 오를 때는 힘이 몹시 소진하는 느낌을 받았어

여기 이 오름길도 조금은 힘겹게 올랐고.

 

 

 

 

 

그렇게 평범한 봉우리를 올라섰는데 이정표에는

이곳이 마늘봉쉼터로 적혀있었어. 여기가 마늘봉인가 봐.

마늘봉? 우리가 생각하는 식재료? 아님 한자어? 암튼, 특이한 이름인 걸?

 

 

 

 

 

마늘봉을 지나 다시 길을 나섰는데 뒷쪽에서 왁자지껄 소리가 들리더니

마치 자동차가 옆을 쓩~ 하고 지나듯이 한무리의 산우님들이 지나치더군.

에고 나도 한 때는 저랬는디.. "여보슈들 무릎 조심하슈"

 

 

 

 

 

그 젊은 무리들이 멈칫거림없이 망경산삼거리에서 좌회전을 해서 씽~~ 사라지는 거야.

"아하! 강당골로 내려가는 군" 나는 망경산을 가야 하니까 직진!! 고고씽.

 

 

 

 

 

그렇게 얕으막한 봉우리에 올라섰더니 배가 고픈거야

그래서 배낭을 내려놓고 음식들을 꺼내어 솔바람과 함께 충분히 휴식을 가졌어.

 

역시 지금은 냉커피가 최고!!

 

 

 

 

다시 출발. 내림길이지만 

 

 

 

 

 

간간히 나뭇잎들을 올려다보면서 힐링을 갖고 있었는데

 

 

 

 

 

어? 임도가 나와? 미리 공부한 바로는 임도가 나와서는 안되는데?

 

 

 

 

 

그래도 어쩌겠어. 임도에 내려서고 한 옆에 있는 이정표를 살펴봤더니

아뿔사!! 망경산을 들렸다가 지나야 할 임도길이잖아?

 

 

 

 

 

칭구야 있지? 한참을 고민했어. 걍 내려갈까? 꼭 망경산을 가지 않아도 되지않을까?

그렇지만 뒤돌아섰어. 지나고 나서 꼭 후회할 것만 같았거든.

 

뒤돌아 오른 계단. 내려올때와 달리 더 가파르다?

 

 

 

한 30분 정도 내렸갔다가 다시 여기 망경산삼거리에 도착을 한 것 같아.

왜 그랬을까? 이유를 생각해 보니 지도가 문제였어. 지도상으론 분명히 직진길이 망경산 가는 길인데

실제로 그 작은 부분에선 가는 방향과 거의 직각에 가깝게 우회전 해야

망경산으로 가는 길이었던 거야.

 

지도와 실제의 방향 느낌이 다르다. 지도의 녹색부분이 알바구간

 

 

 

다행히 만복골갈림길까지는 걷기 좋은 숲길이라서 약간 있었던

짜증과 부정을 지울 수 있었어.

 

 

 

 

 

망경산의 고도가 600 m 정도가 되는 곳이니

한참을 내려섰으니 오름길이 상당히 이어지는 것이 당연하겠지?

하지만 촉촉하고 팍신한 흙길이라서 오를만 해.

 

 

 

 

 

이제 좀 쉬어야 하겠다 할 때 쯤부터는 다시 완만한 능선길이 나왔어.

 

 

 

 

 

그리고 광덕산과 마찬가지로 하늘이 열리는 곳에 정상석이 있더군.

 

 

 

 

 

10시 35분. 배태망설의 망경산이건만

오늘은 인적이 없어서 나 혼자 독차지하고 있단다.

 

 

 

 

 

이곳 역시 유일하게 시야가 트이는 곳이 있었는데..

그게 서울방향인 것 같아. 그러니 이름이 서울을 바라보는 산이겠지.

암튼, 저 아래쪽 배방산을 시작해서 태화산, 망경산 그리고 설화산을 잇는

길이 조금 유명한 배태망설 길이야.

 

 

 

 

 

오늘 목적한 망경산에 왔으니 다음은 배태망설을 그려보며 내려갈까 해.

 

 

 

 

 

다시 온 길을 되돌아 내려가서

 

 

 

 

 

좀 지났던 만복골갈림길에서 날마루방향으로 내려갈거야.

사실은, 만경산갈림길까지 되돌아가야 하지만, 오늘 세번 씩이나 보고 싶은 마음은 없거든.

 

 

 

 

날마루쪽으로 조금 내려서면 아마도 임도가 나올거야.

항상 가기로 한 산은 미리 공부를 했기 때문에 확신을 가질 수 있어.

 

함께 있고픈 나무_ 수피를 보면 분명히 서로 다른 나무이다.

 

 

 

예상대로 임도가 나왔어. 그게 뭐든 예습의 중요함을 알게 해주는 것 같아.

임도지만, 책가방메고 친구들과 소란스럽게 다녔던 어린시절의 등굣길과 같아 보여서

너무나 정감이 가는 길이었어.

 

 

 

 

 

게다가 시야도 확 열려서 설화산과 배방산, 그리고 그들이 감싼 배방읍 수철리의 모습을

보고 있으니 괜스레 마음이 따듯하고 편안해 지던 걸?

 

설화산(좌)과 배방산(우)

 

 

 

임도를 10분 정도 거걷고 나서야 처음 잘못 내려왔던

설화산 갈림길에 도착할 수 있었어.

 

설화산 방향(이정표 우측)

 

 

 

강당골은 우선은 이 임도길에서 설화산 방향으로 가야 하는데

길 초입엔 나무들이 별로 없어서 좀 전에 올라섰던 망경산을 볼 수 있었어.

 

망경산. 왼쪽 뒤에 있는 산줄기가 태화산을 가는 줄기 같음.

 

 

 

그리곤 길이 죄다 소나무숲 아니면 참나무숲 아래를 지나기 때문에 조망은 없었어

그렇다고 걷기 나쁘다는 것은 아냐. 나뭇잎이 주는 그 기운이 정말 좋거든.

 

 

 

 

 

그런 숲길을 20분 간, 근심걱정 떨구면서 걷다보면 한 쉼터에 도착하는데

그곳에도 이정표가 친절하고도 상세히 길 안내를 하니 길 잃을 염려는 하지 않아도 돼.

 

강당리주차장 방향으로

 

 

 

이렇게 나무그늘에 덮혀 길을 걷다가 유일하게 시야가 열린 곳이 나왔는데

거기선 아침부터 걸었던 광덕산 라인이 보여 무척 반갑더군.

 

강당골에서 본 광덕산

 

 

 

 

이정표는 사소한 곳에서도 친절히 모습을 보여주곤 하는데.

 

345봉(바위쉼터)

 

 

 

분명히 갈림길이 나오건만 이정표가 없는 곳도 있더군.

그러니 많이 당황했지. 지나던 분이 그걸 해결해 주셨어.

"어느 길로 내려가든 모두 강당사로 간다"

 

 

 

 

 

두번째 갈림길에서 좌측으로 내려와 막바로 강당사와 만났어.

소박하고 연륜이 느껴지는 사찰이더군

 

강당사 대웅전

 

 

계곡에서 몇몇 가족들이 벌써부터 더위를 즐기고 있는 모습을 보니

덩달아 나까지 행복해 지는 기분이야.

 

 

 

 

 

계곡을 출렁다리로 건너고 가까운 곳에 있는

 

 

 

 

 

주차장으로 가서 오늘의 산행을 마쳤단다.

 

산딸나무꽃

 

 

지금 시간 12시 35분.  약 5시간 30 넘게 산길을 걸은 것 같애.

지금까지 잘 견뎌준 내 왼무릎을 토닥여 줬어

 

칭구야 우리가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그 뭣도 아닌

내 자신의 즐거움이고 행복감이라 생각해.

그 들은 나누어도 항상 넘쳐나니 있을 때마다 나누기로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