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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물처럼
(가평/양평) 고동산과 화야산 __ 삼회2리 마을이 예쁘군. 본문
2020년 6월 14일(일).
가평과 청평을 구분하는 고동산과 화야산을 다녀왔다.
삼화2리마을회관(고동산쉼터) - 고동산 - 화야산 - 삼화2리마을회관.
원점산행을 예정했다.
고동산에서 보는 한강 뷰가 환상이란 말을 듣고 하이브리드를 가지고 아침 6시 50분.
여기 고동산쉼터에 도착을 했건만 카메라 셔터가 눌리질 않는다.
부랴부랴 갤럭시 노트8로 바꾸어 장착을 하고 산행을 시작한다. 아침 7시.
새벽까지 비가왔지만 날씨가 점차 벗겨진다고 했으니까..
마을로 접어들면서 만나는 Y자 갈림길.
이정표가 왼쪽을 가르키지만, 약간의 지식을 믿고 과감히 오른쪽 길로 접어들었다.
큰 교량을 건너자 마자 왼쪽으로 접어드는 길
담장에 흐드러지게 핀 넝쿨장미와 더불어 깔끔한 인상을 준다.
이제는 제법 느리게 걷는 것이 습관이 된 것일까?
급할 것 없이 천천히 걷다보니 이제는 산으로 들어서란 이정표가 보인다.
이른 시간이고 새벽까지 내린 비로 인해 나뭇잎 마다 물방울을 달고 있고
한평의 평지도 없는 가파른 길이라서 땀인지 물기인지 옷마다 스며들어 오르기에 무척 힘이 든다.
처음으로 보는 한평 남짓한 평지.
잠시 배낭을 내려두고 벌컥벌컥 시원하게 물을 들이킨 다음 다시 오른다.
그렇게 한 시간 남짓 아주 급경사는 아니지만 꽤 가파른 오름길을 오른 후에야
완만한 능선길을 만날 수 있었다.
그리고 이곳을 지나면서 이웃 블로거님들은 한강의 멋진 뷰를 남기곤 하셨는데.
내게 보이는 것은 오로지 약간의 흰구름과 그 아래 운무에 싸인 시커먼 산 뿐이니...
그래도 괜찮다. 이왕이면 멋진 뷰도 있으면 좋겠지만
이 싱그러운 녹음 밑을 지나간다는 것 또한 복 받은 일임에 분명하니까.
세 번째 오는 산임에도 이 길은 어째 낯설기만 하는건지...
8시 48분. 첫 번째 목표 지점에 도달했다.
산행하기에 조금 이른 시간이기도 하고 혹, 비라도 올까 싶어선지
흔한 새소리도 없고 어쩌다가다 나뭇가지 부러지는 소리뿐이다.
모처럼 셀프인증하고 배낭을 내려서 또 물만 들이켠다.
전망은 없지만 마치 있는 듯.
주변을 휘휘 둘러보곤 화야산으로 향한다.
화야산 까지 3 km.
아주 오래 전의 기억이지만 마지막 화야산 오를 때만 된비알이었지 아마?
그 기억이 맞는 것 같았다.
아직까지 걷히지 않은 운무 속으로.
오르고 걷고 내리고 또 오르고 걷고 내리고,
그렇게 생각을 만들고 지우기를 계속하다 보니 왁자지껄한 사람들 소리가 들려왔다.
ㅎㅎ 화야산 정상으로 가기까지 약간의 된비알이었단 기억이 맞았다.
그렇지만 씩씩거리면서 정상에 올라선 후에 볼 수 있었던 사람들.
오늘 처음으로 보는 반가운 분들이다. 현재 시각은 10시 23분이다.
우선은 가평군 표지석을 살펴보고.
정상에 계시던 한 분께 부탁을 해서 인증을 한 다음에.
가져 온 아이스커피를 마치 냉수 마시듯 마셔대면서
잠깐의 휴식을 가졌다.
삼화2리로 가는 이정표 맞지?
여기엔 정상석도 두 개, 이정표도 두 개이다 보니 헷갈릴 우려가 있다.
이정표를 새삼 확인하고 삼화2리 마을회관으로 방향을 잡았는데..
억? 가파른 정도가 몹시 심한걸?
게다가 미끄러운 진흙길 아니면 너덜길이니.
오죽하면 자꾸만 뒤돌아 볼까?
어째든, 스틱을 가지고 와서 천만다행이란 생각이 들 정도?
그렇게 몹시 가파른 길은 0.5 km 정도를 지나면서.
부드러운 잣남무숲길로 이어지는데.
그러한 길은 사실 얼마 가지 못하고 다시 자잘한 돌들로 이루어진
너덜길이 대부분이다. 그러한 길이 계곡을 옆에 두고 계속 이어져서
온 신경을 쓰고 걷다보니 힘이 많이 든다.
지친 몸을 흐르는 물에 담구고 회복할까 했더니 주민들의 식수라는데야 ....
작은 걸음이 천리를 간다고 했던가?
언제 끝나나 하던 계곡길이 드디어 끝이 났다.
이제부터 살방살방 걸어 고동산쉼터로 가고 있는데...
와우~~ 길가에 있는 이 화려한 꽃들.
오다 보니 어느새 Y 갈림길이다. 지나쳐서 쉼터로 가는 길엔
아침엔 보지 못했던 열매들도 보이고.
큼지막한 초롱꽃과 나리꽃이 화려함을 덧칠하고 있다.
길도 깔끔하고 꽃들이 수 놓여진 집들도 개성이 있고 멋지다.
물론, 많은 집들이 찻집이거나 펜션이기는 하지만, 마을이 멋지다는 것엔 변함이 없다.
12시 43분. 고동산심터에 되돌아 왔다.
예전엔 이곳에서 뾰루봉까지 갔었고, 그 산자락에 있는 식당에서 막걸리를 맛나게 마셨던,
뾰루봉을 내려갈 때, 끊임없이 이어졌던 너덜길. 그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오늘, 사기막골의 긴 너덜길과 대조적으로 예뻣던 마을의 모습도 오랜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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