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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물처럼
명지산 __ 사향봉과 장막봉은 다른 봉우리던데요. 본문
2020년 8월 25일(화). 코로나19 예방 정부 시책에 따라서 2박3일 삼진강투어를 취소했다.
그 대신 오늘, 가평 명지산에 다녀왔다.
걸은 길은
주차장 - 사향봉 - 명지산- 2봉 - 3봉 - 2봉 - 명지계곡 - 승천사 - 주차장으로
원점회귀를 했다.
원래라면 섬진강변에 있는 구담마을의 한 민박집에서 곤히 잠자고 있을 시간. 아침 6시 50분.
명지산 주차장(익근리주차장)에서 화장실을 다녀오는 등 산행준비로 분주하다.
그리고, 아침7시. 계곡을 따라 올라 익근리생태계감시초소를 지나면서 산행을 시작한다.
승천사로 오르는 시멘트포장길을 잠시 따라 오르다 보니 사향봉을 가르키는 이정표가 있어 그리로 향했다.
그런데, 이 길로는 사람들이 다니지 않는 모양인지 잡초가 너무 무성하다.
밤새 맺힌 이슬들이 내 등산화며 바짓단에 들러붙었지만..
무심한 것이 재미 없었나? 곧 잣나무 숲 아래로 깨끗한 등로를 내어준다.
사면길을 씩씩 거리며 오르다가 이제, 능선길과 만났다.
주차장까지 1.5 km.
지금까지 한 40분을 오른 시간이니 약간의 경사도를 짐작케 한다.
능선길은 오르고 오르고 또 오르고.. 그렇게 심한 경사는 없지만,
왠지 달려들었다가는 조만간 탈진할 것만 같은 길이다.
그래서 일부러 주변을 살펴보면서 천천히 올라간다.
좀 전에 말한 것을 이 길의 특징으로 생각한다면 이정표 역시
또다른 특징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로 잘 되어 있다. 그래서 길을 잃을 염려는 없어 보인다.
주변 풍경은 다 비슷비슷하지만 싱그러운 여름나무가 있어서 지루하진 않다. 그래선가..?
길이 커단 바위에 와이어로 장식하더니
오름질에 넘버 5번 바위에다 포인트를 두더니
곧 사향봉 정상으로 인도를 했다.
사향노루가 서식했다는 설이 있어서 사향봉이라 한다던데..
암튼, 에너지를 보충하고 나무그늘을 만끽한 다음에
명지산으로 향한다.
그런데 별반 높낮이 없는 길을 잠시 오르고 내리고 하다가
오름 하나를 조금 길게 주더니, 그 봉우리 나무에 장막봉이란 이름을 달았다.
왓? 그럼 장막봉과 사향봉은 다른 봉우리인겨?
그리고 이 장막봉부터는 몸에 새론 땀이 날 정도로 조금은 길게 내려간다.
그리고 다시 오르고 내리고... 그렇지만 오늘 바람이 몹시 시원하게 불어준다.
아무래도 목욜정도에 한반도에 상륙한다던 태풍 바비의 영향인 듯 하다.
마침내 명지산과 사향봉 중간지점인 익근리 갈림길에 도착을 했지만
발이 점점 무겁게 느껴져서 꽃구경을 핑계로
마음과 몸에 약간씩의 여유를 채운다.
그 기운이 많이 비축이 되었는지 조금 길다 싶은 계단을 가뿐히 올라섰더니..
우흐흐흐~~ 디스이스써밑!!! 12시 정각이다.
에효~~ 벌써 다섯시간이 지난거야? 대청봉 오르는 시간보다 더 걸렸네?
잠시 주변을 살펴본다. 명지2봉으로 향하는 능선.
태풍피해가 없길 바라지만은.. 와우~~ 오늘 하늘 참 멋진걸?
그리고 백둔봉으로 향하는 능선길.
백둔봉에서 주차장으로 가는 길도 있다고 하던데.. 오늘 그리로 가볼까?
그리고 여기가... 귀목봉, 청계산 등이 있는 쪽 아닐까?
A... 어째 뒤돌아 화악산은 보지않은겨?
정상석에서 내려와 명지2봉으로..
나무계단을 내려서고
평탄길도 걷고, 오르락 내리락 하다가
마침내 긴 계단을 올라서서
꽃구경 삼아 숨을 고르고 나서
나무터널을 지나 마침내
명지2봉에 도착을 한다.
기쁨의 춤을 한바탕 추고 한쪽 켠에 앉아 또다시 에너지 보충. 그런데 헐~~
벌써 1시 10분. 3봉을 생략해야 하는 거 아닐까?
고민과 달리 쉽게 명지3봉으로 향한다. 길은 평탄길. 큰 어려움없이
3봉에 도착할 수 있었다. 다만, 나의 방심을 일깨우려 함인지
길 중간의 바윗돌이 내 정갱이를 사정없이 깬 것을 제와하고는.. ㅠㅠ
명지3봉은 정상석이 없이 큰 바위 위에 쓴 삼봉이란 글씨가 그를 대신하고 있었다.
대신, 2봉이 갖지 못한 주위 조망을 갖고 있어서 주변을 둘러보는 맛이 일품이다.
발 아래 가까운 백둔리 마을.
백둔리 주차장과 이어지는 장수능선과 연인산
이곳에서 귀목고개로 내려가 오를 수 있는 귀목봉까지
서둘러 둘러보고는 뒤돌아 섰다.
왜냐하면 백둔봉으로 가든 명지계곡으로 가든 2봉에서 내려가야 하니까..
다시 2봉으로 왔다. 여기서 3봉까지는 800 m의 거리이지만 볼 것 보면서
갔다오니 1시간이 소요된 것 같다. 그러니까 지금 시간이 2시 20분. 우선 익근리 방향으로..
얼마 안가 만난 백둔리 갈림길. 익근리 쪽으로
그런데 내림길이 예사롭지 않다.
그리고 명지2봉에서 400 m 정도 내려와서 만난 두 번째 갈림길. 우측 백둔리, 좌측 익근리. 그리고
이정표엔 없지만, 직진이 백둔봉 방향인데..벌써 2시 46분. 백둔봉은 다음 기회에..
하~~ 그런데, 내림길이 장난이 아니네.. 큰 나무가 울울창창 잎을 드리워준 것은 좋은데
이 멀쩡해 보이는 길이 도대체 미끄질게 뭐 있다고 밟으면 찌그덕 미끄러지는 거지?
그리고 이 돌들도 멀쩡해 보이는데, 밟으면 쭈욱 미끄러져요.
AC 두 번이나 넘어지다니..
아주 힘들게 40분을 내려와서 만난 계곡. 더없이 반가웠다.
암튼, 계곡길이 잔돌로 채워진 너덜길이지만 오히려
곱디 고운 흙길인 그 내림길 보다 더 좋으니 ...
대부분이 너덜인 명지계곡길. 명지산으로 오르는 여러 갈래길도 지나치고
드디어 부드러운 소로길이 보이니 더 없이 반갑기만 하다.
지금까지 9시간이 넘는 산행시간. 내 왼무릎이 언제부터였는지 뻣뻣하다.
그러니 욕심으론 보고싶은 명지폭포도 망설임 없이 패쑤!!
평소라면 둘러보았을 승천사 역시 패쑤!!
그렇게 거들떠 보지 않던 시멘트 포장길이 고맙기만 하다.
아침에 사향봉으로 올랐던 갈림길을 지나니, 아침엔 보이지 않았던 계곡 변에 있는
멋진 집이 눈에 들어온다. 와우~~ 하루 쉬기 딱 좋겠다.
하지만, 큰 비가 걱정스러운 것을 보니 나도 늙은 것이 맞는 것 같다. ㅎㅎ.
익근리생태계감시초소가 눈 앞으로 다가선다.
다른 생각은 들지 않고 시원한 계곡 물속에 앉아서
얼음 꽈꽉 채운 아아를 벌컥벌컥 마시고 싶다.
하지만, 퇴근시간과 맞물릴 교통사정을 생각하니 그도 하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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