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물처럼

청계산 망경대 __ 능안골 원점회귀. 본문

등산

청계산 망경대 __ 능안골 원점회귀.

mangsan_TM 2020. 8. 21. 12:31

 

 

 

 

2020년 8월 20일(목). 청계산에 다녀왔다.

청계산 등산지도(성남시계)

 

 

 

능안골 - 이수봉 - 석기봉 - 망경대 - 이수봉 - 국사봉 - 능안골

약 11 km, 5시간 20분의 원점회귀 산행을 했다.

 

 

 

 

오늘부터 10일 간의 휴가가 시작된다.

도봉산에나 갈까 했었는데, 특정인의 욕심 때문에 다시 확산되는 코로나19도 두렵고 해서

아침잠이나 충분히 즐겼다. 그런데 이 화창한 날씨는? 부랴부랴 배낭을 차에 넣고

오랫만에 능안골로 왔다.

11시 45분. 영남길로 올라 이수봉으로 길을 잡는다.

능안골 영남길 들머리

 

 

 

지정학적으로 도시 바로 옆에 있지만, 깊은 산골의 느낌을 주던 곳.

봄꽃이 만발할 때면 너무도 황홀했는데, 역시나 맑은 하늘과 새떼들의 지저귐에 기분이 좋아진다.

 

 

 

 

엇? 길이..  등산로를 찾을 수 없어서 한창 만들고 있는 큰 도로를 따라 올라간다.

택지개발 진입로.

 

 

 

 

예전 등로를 가다보면 넓은 공터가 있었는데, 택지로 개발하는 듯.

다행히 잡초 우거진 곳에 옛 이정표가 보인다. 잡풀을 스틱으로 헤집고 밀치면서 그곳으로 가서야

 

 

 

 

등로 입구를 발견했다.

 

 

 

 

며칠 전까지 많은 비가 내렸는데, 등로엔 그 물길의 흔적이 고스란히 있고

넘어진 지 얼마되지 않은 고사목도 그냥 있는 것으로 보아 사람들이 이곳엔 거의 오지 않는 것 같다.

 

 

 

 

예전에 가끔씩 이용했던 휴식터도 을씨년 스럽기만 하고..

 

 

 

 

암튼, 꾸준한 오름길을 40분 정도 오르고 나서 옛골에서 이수봉으로 가는 주능선길과 합류했다.

거칠지 않은 오름이라선가? 아직까진 발걸음이 가볍다.

옛골이수봉 주능선길과 합류 지점.

 

 

 

 

역시, 많은 분들이 사랑하는 산 답게 평일이지만 꽤 많은 분들의 모습이 보인다.

 

 

 

 

아직까지는 가벼운 발걸음인데, 허기가 느껴진다. 허참~~

시계를 보니, 매번 가졌던 식사시간보다 한참 늦은 시간. 신체리듬이 이래서 중요한건가?

경주하는 것도 아니고.. 오늘의 산행은 충분히 즐김이 목적이라서

 

 

 

 

 

점심도 느긋하게, 그리고 걸음도 느긋하게.. 어느새 이수봉 바로 아랫봉우리

대기환경측정소에 도착을 한다.

오른쪽으로 돌든, 왼쪽으로 돌든... 맞은편이 이수봉이다.

 

 

 

오후 1시7분. 한산한 이수봉을 보는 것도 오랫만이네.. 있기는 있었나?

휴일에 와서 늘 북적이는 모습만 봤었는데..

이수봉 정상석

 

 

 

 

너무 자주본 이수봉이라서 지체 없이 패스를 하고

석기봉으로 향한다.

 

 

 

 

가기 바뻐서 가는 길 바로 위쪽에 있는 벤취에 앉아 보지도 못했었는데,

오늘의 컨셉은 산행을 즐기자이니 올라가 벤취에 앉아 본다.

아하! 이래서 여기에 벤취가 있었구나. 모락산하고 의왕호수가 다 보이는걸? 

 

 

 

 

석기봉 갈림길. ㅋㅋ ㅋ 칭구가 자신있게 아내를 데려와서 옛골에서 이수봉, 매봉을 거쳐 옛골로

내려가려 했는데, 이 삼거리에서 매봉을 물으니 많은 사람들이 직진하라고 했고 급기야 안양으로 내려갔다는

얘기가 생각난다. 직진을 하면 안양쪽 매봉도 있다는데 언제 한번 가봐야겠다.

석기봉가는길(우측길)

 

 

 

잠시 내려가서

 

 

 

석기봉 아래 헬기장에 도착을 한다.

하늘은 여전히 맑다. 오래 전 이곳 평상에서 야등의 피로를 풀던 기억도 나고..

 

 

 

 

피톤치드 그득한 이 소나무숲길. 그렇지만, 청계산 오를 때 가장 힘든 곳이 이 구간이다.

가파른 오름길이 가장 긴 곳이 이곳이니까.

 

 

 

 

좀 전까지만 해도 발걸음이 가볍더니, 그 소나무숲길에서 에너지를 많이 소진시킨 것인지

길지 않은 석기봉 오름질에도 힘이 든다.

 

 

 

 

1시 47분. 석기봉에 올라섰다. 대부분이 육산인 청계산에서 거친 암반이 불쑥 솟은 봉우리이다.

미세먼지 없고 맑은 날이면 인천까지 조망된다고 하는 곳인데..

 

 

 

 

맑은 날임에도, 뿌연 원경은 아마도 미세먼지 때문이겠지?

그래도 지나온 이수봉, 가야할 국사봉 그리고 백운산과 광교산의 모습까지 확인 하고

청계산 광교산 종주라인

 

 

 

 

과천 대공원과 경마장, 그 뒤로 관악산 까지 살펴본다.

사진은 좀 더 뿌옇지만, 실제는 이 보다 더 깨끗한 모습으로 보인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망경대. 다시 힘을 내서

바위 한참 아랫쪽에 있는 길로 들어서고

망경대 모습

 

 

 

 

수문장바위의 허락을 구하고, 마지막 직벽에서 정상에 오를 작격심사를 통과하여

 

 

 

2시 15분 마침내, 망경대에 올라 선다. 예전엔 조그만 정상석이 있었는데

바위 위에 망경대라고 쓴 검은글씨가 그를 대신하고 있었다.

 

 

 

 

해가 갈수록 기력이 떨어지는 느낌을 받는 횟수가 잦다.

잠시 바위 위에 걸터 앉아 매봉을 바라본다.

저기 매봉과 옥녀봉도 다녀올 예정이었지만 오늘은 여기서 돌아가기로 한다.

매봉(가까운 봉우리)과 옥년봉(바위가 보이는 높은 봉우리)

 

 

 

카메라에 셀프타이머를 설정하고, 사진찍기 놀이를 마친 다음

 

 

 

 

이젠 망경대 앞쪽길로 갈거니까, 지나온 석기봉과 눈인사도 나누고

석기봉(바위봉우리), 국사봉(중간봉우리)과 광교산(멀리 실루엣)

 

 

 

잘 정비된 망경대 앞 쪽으로 난 길로 내려선다.

 

 

 

 

바람 살살 불어오고, 청량하고 시원한 나무그늘이 있으니 돌아가기 싫다.

 

 

 

 

한참을 벤취에 앉아 숲을 즐기거나

 

 

 

멍때리기로 시간을 보낸 다음 다시 길에 올랐다.

 

 

 

 

청계산 해맞이 공원을 지나고

 

 

 

 

아까 고되게 올라온 소나무숲길로 되내려가서

 

 

 

 

이수봉으로 다시 돌아왔다. 점차로 다리가 무거워오지만

 

 

 

 

국사봉으로 향한다. 여기 국사봉과 이수봉 사잇길을 오랫만에 걷는 것이라서

예전엔 큰 비로 쓰러진 소나무는 잘 살고 있는지 찾아도 보고

많은 가지를 버리고 지금까지 꿋꿋히 사는 모습이 대견스럽게 보인다.

 

 

 

별 특징없는 길에 조금은 특이한 바위와 아는 체도 하면서..

 

 

 

 

드디어 국사봉 마지막 오름과 마주한다. 

에휴~~  기력이 몹시 딸리는데, 이 부근에 벤취 하나라도 놓아주지~~ ㅠㅠ

 

 

 

 

결국엔 길가 큰 돌덩이에 앉아 힘을 비축하고 오름질을 시작한다.

우스운 것은 앞쪽 왼쪽으로 우회길이 있지만, 정상고집도 아니면서 그냥 올라가고 있다는 것.

 

 

 

 

그렇게 한발 한발 옮기다 보니 국사봉. 

힘은 드는데, 요기 벤취엔 또 앉기 싫은 이유는 뭐래? 그래서 왼쪽 길로 주저없이 내려선다.

 

 

 

 

운중동이나 판교공원에서 국사봉 오를 때 자주 이용하는 길.

 

 

 

 

한참을 내려와 운중동 갈림길에서 물병에 남은 마지막 물을 마신다.

 

 

 

 

운중동 먹자골목에서 오르거나 아니면 그곳으로 내려가기도 많이 했지만

가던 길 그대로 금토동 방향으로 향했다.

 

 

 

 

물 2L를 마셨음에도 더위 때문인지 물이 또 생각난다.

판교공원 갈림길. 판교공원길도 고즈넉해서 걷기 좋은 곳인데 오늘은 금토동길로.. 

 

 

 

 

여기 능안골길은 영남길이나 지금 내려가는 이 길이나 꽃피는 봄이 가장 아름다운 것 같다.

지금은 단지 잎으로 둘러져 있지만 그 때는 여기도 꽃터널을 이루는 곳이다.

 

 

 

 

운동시설이 전부인 머금이산 정상부을 지나서

머금이산 정상부

 

 

 

 

안온하고 순한길을 따라 내려서는 동안은 마음이 그렇게 편할 수가 없다.

 

 

 

 

길 끝쪽으로 빛이 훤하게 들어서더니 포크레인 소리도 요란하기 들어선다.

아마도 맞은 편 택지공사장에서 작업하는 것 같은데, 공사가 다 끝나더라도 이 평안함이 깨지지 않기를...

 

 

 

 

큰길로 내려섰다. 옆 개울엔 세차게 물 흐르는 소리가 들리고 있다.

씻고 싶은 생각보다는 어름 가득 담긴 아이스커피가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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