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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물처럼
하남 검단산 _ 윗배알미길 본문
2021년 4월 30일(금). 하남 검단산에 다녀왔다.
윗배알미동 초입에 차를 두고
기와집 - 철탑삼거리 - 검단산 - 아래배알미갈림길 - 윗배알미로
약 8 km의 거리를 2시간 50분 동안 원점회귀 산행을 했다.
윗배알미 수자원공사 건물 뒷쪽 공터에 차를 주차한 시간은 오후2시 5분 경.
어쩌다 생긴 오전 근무로 인한 오후시간을 잘 활용할 목적으로 이곳에 왔다.
대충 산행준비를 마치고 2시 10분에 첫발을 디딘다.
한 10분 정도 걸어올라 유명한 음식점 기와집에 당도 했는데... 어라?
여기에 등산객을 위한 주차장도 있었었나?
암튼, 길은 큰 개울 징검다리를 건너서
그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데
팍신한 흙길이던지 혹은 직은 돌들이 즐비한 너덜길이든지 하며
계곡을 적어도 열댓 번은 건너다니는 재밌고도 편안한 길이다.
사실, 어느 블로거님의 글에는 계곡길이 아닌 다른 길을 얘기하시던대
혹시? 요기가 그 갈림길?
만약을 위해 주변의 랜드마크로 적당한 나무를 하나 주시하고
또다시 개울을 건너고
이제는 제법 오름질 다운 오름을 하고나니 곧
철탑삼거리다. 오후 3시 20분. 기와집으로부터 꼬박 한 시간의 거리이다.
이제는 용마산과 검단산을 잇는 주능선길.
용마산쪽으로 간간히 트이는 조망이 멋진 곳인데, 오늘은 그렇지 못함을 아쉬워 한다.
좀 전까지만 해도 빗방울 비쳤는데, 비 안오는 것만으로도 다행.
지금 시기엔 먼 곳 말고도 눈 앞으로 이렇게 감동적인 모습도 많으니 아쉬울 까닭이 없을 텐데?
산곡초에서 오는 등로와 합류해서 살짝 높아진 헬기장으로 훌쩍 올라서면
이제는 어느덧 정상 시그니처 노릇을 하는 어느 통신사의 구조물을 가깝게 볼 수 있다.
다시 살짝 내려가서
오래 전 울 직장 등산대회 주 코스인 곱돌샘길과 합류.
마지막 계단길을 돌진 하듯이 오르니 늘 시끌벅적한 모습만 보여줬던 정상이
오늘은 고요하고 차분함으로 까여 있다. 어휴~~
아쉬워하지 않으려 했지만... 아니 아쉬워하지 말자 다짐 하지만...
동쪽으로 펼쳐진 산군과 그 아래의 두물머리가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는 모습이나
북쪽으로 삼각산이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서울을 품에 앉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없으니... 그래!
아쉽다 아쉬워 ㅜㅜ
괜찮다! 조금 전까지 빗방울이 있던 날씨. 내일도 모레도 비가 예보되어 있던데
흐리게 보여도 예빈과 예봉을 볼 수 있고
저 멀리 용마산도 볼 수 있으면 된거지. 이제는
만족함을 알고 그것을 즐길 수 있는 나이. 힘내자 읏짜!!!
휴식은 5분이면 됐고. 아랫배알미로 내려간다.
어쩌면 검단산을 오르는 가장 짧은 코스가 아랫배알미길 같은대
정상 바로 밑 200m 정도가 아주 급경사여서 이 길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곳이다.
그곳을 내려서서 평탄길 100m 쯤 도착하는
여기 이 쉼터. 오늘은 여기서 이정표엔 표시가 없지만 엄연히 존재하는
오른쪽 길로 들어선다. 왜냐하면 다시 윗배알미로 내려서야 하기 때문이다.
이곳은 처음 밟는 길인데... 의외로 길이 뚜렷해서 주저함을 없어진다.
어느 분의 묘가 있는 개활지에선 고추봉과 묭마산의 멋진 뷰를 보여주기도 하고
키큰나무들이 드리운 그늘과 팍신한 길이 편안함을 주기까지.. 햇볕 강한 어느 여름에 다시 걷고픈 곳이다.
간간히 길 옆으로 철쭉이 화려하고 농염한 꽃을 내어 가는 길 응원도 하지만
사람 무서운 줄 모르는 이 까마귀 녀석 길 한 복판에서 도전하 듯 버티고 있어 지루하지 않다.
그렇게 한 30분 쯤 내려왔을까? 내 스스로가 잘 가고 있는 것인지 확신이 들지 않을 때
갈림길이 나왔다. 아무래도 윗배알미쪽인 오른쪽이 맞겠지?
아마도 직진을 한다면.. 저 앞쪽 봉우리를 넘어 용담사로 갈 것이란 추측과
이 길 끝엔 분명 윗배알미가 있을 거란 확신을 세우며 믿음과 불안의 동반 끝에서 얻은
안도감이 이 길이다. 오를 때 지났던 이 길. ㅋㅋ 더군다나
오를 때 주시했던 그 큰나무가 있던 그 갈림길. 다음엔 이곳으로 뒤짚어 올라봐야지.
다시 개울을 건너고
기와집을 지나서
윗배알미로 내려간다. 내려가는 동안 왼쪽으로 리본과 길이 간간히 보이던데
아마도 그곳으로 올라도 검단산으로 가는 길이 존재할 듯 하다.
오래 전엔 강을 건너 도성으로 드나드는 길목이었을 이 고을. 당연히 무척 컸을 테고
그런 큰 마을을 일컬어 벌미. 그 벌미가 변해서 배알미라 불린다던대
이리 한산하니 이 또한 아둥바둥한 삶을 경계하란 뜻 아닐까?
오후 5시. 다시 차에 올라 집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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