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물처럼

춘천 삼악산 종주(feat. 드름산) _ 날이 흐려도 힘이 들어도 모든 것이 좋았다. 본문

등산

춘천 삼악산 종주(feat. 드름산) _ 날이 흐려도 힘이 들어도 모든 것이 좋았다.

mangsan_TM 2021. 4. 25. 16:27

등선봉 쪽에서 본 명지산과 화악산

 

 

2021년 4월 24일(토). 춘천에 있는 삼악산을 종주하고 드름산을 넘었다.

삼악산, 드름산 등산지도

 

 

 

강촌유원지에 있는 강촌교를 들머리로 

삼악좌봉 - 등선봉 - 삼악산(용화봉) - 신연교 - 의암봉 - 드름산 - 대우아파트로 내려왔다.

약 15 km의 거리를 8시간 10분 정도 걸었다.

지도 상 원효봉을 청운봉으로 정정함

 

 

 

 

지난 번, 천안 광덕산 산행을 할 때 버스를 이용했던 기억으로 며칠 전에는

자료를 모아서 버스를 이용한 삼악산 종주를 계획 했다.

첫 버스를 이용해서 강촌교에서 삼악산을 거치고 드름산, 향로산을 넘어서

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 다시 버스를 타고 귀가하는 계획이다.

삼악산 드름산 향로산 종주 설계도

 

 

 

 

계획대로 첫차 표를 구입하긴 했는데.. 버스 수리 관계로 출발이 지연되었고

춘천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을 하니 벌써 9시 05분.

 

 

 

 

시간을 단축할 요량으로 택시에 탑승하고 산행들머리인 강촌입구 버스정류장에 내렸지만

벌써 9시 36분이다. 부지런히 채비를 갖추고 온 길 뒤돌아 육교를 향해 갔다. 왜냐하면

 

 

 

 

그 육교 밑에 들머리가 있다는 먼저 이곳을 지나친 블로그 이웃님의 조언이 있었기 때문.

그래서 어렵지 않게 들머리를 찾아들어서긴 했는데..

 

 

 

 

허거걱!!  경사도가 제볍이다. 이건 뭐 흙으로 바뀐 의암댐에서 삼악산 오르는 길이랄까?

어느 정도 오르다 뒤돌아 본 모습

 

 

 

그러니 쉴 적당한 구실을 찾고 있는데, 때마침 각시붓꽃이 눈으로 들어선다.

 

 

 

 

오~~ 환상적인 색감. 카메라 렌즈를 가까이 대고는 여러장 찰칵찰칵.

덕분에 편안한 호흡을 갖게 된다.

각시붓꽃

 

 

 

 

암튼, 이 급경사는 의암호 방면 북한강 줄기가 보이는 즈음에서야

 

 

약간 수그러 들지만 삼익좌봉에 이르르기 까지는 여전한 오름길이었다.

삼익좌봉

 

 

 

그리고 이곳이 삼악산임을 일깨우려나 보다. 길이 바위를 넘기도 하고 돌기도 하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옆쪽은 물론 뒷쪽으로 보이는 풍경이 너무 멋져서 오르는 것이 힘드는 줄 모르겠다.

흐린 날이지만 미세먼지와 황사가 많지 않아서 또렷이 보이는 선과 색감들.

가는 길 오른쪽으로 보이는 강선봉(중간) 검봉 봉화산(반시계방향)

 

 

 

하지만, 벌써 산행 1시간 35분 째. 더운 날씨로 몸은 이미 많이 지쳐있을 듯.

혹시 저 앞 봉우리가 등선봉? 

 

 

 

 

약간의 기대감으로 서두르는데....  왙??? 옆으론 바닥조차 보이지 않는 절벽이다.

절벽 상단부_ 온 길을 뒤돌아 본 모습.

 

 

 

하지만, 왼쪽으로 보이는 풍경이 절경이라서 절로 입을 벌리게 한다.

멀리 화악산이 보이고 중간에 계관산도 보이지만 무엇보다도 이 푸르름.

 

 

 

 

그래도 그것에 홀리면 큰일이 난다. 왜냐면 아직도 주위는 위험한 벼랑이니까.

줄을 잡고 안전을 확인한 뒤 ㄷ자 발판에 발을 올려 놓고 힘 한번 꾸욱 주고 올라섰는데.. 등선봉이 아니다.

 

 

 

 

그까짓 등선봉이 아니면 어때? 여기서 보이는 모두가 기쁨이 되는 걸?

방금 지나 온 봉우리와 그 뒤로 펼쳐진 풍경.

왼쪽아래쪽으로 강촌역이 보인다.

 

 

 

고개를 조금 더 오른쪽으로 돌리니..  오늘 지금 여기 이시간 아니면 볼 수 없을 풍경.

가평쪽 방면 북한강 줄기

 

 

 

 

이 기분을 주체하지 못하고 또또또 

 

 

 

 

까불어 볼까나? ㅍㅎㅎㅎ

 

 

 

 

한참을 그렇게 쉬었다가 다시 길을 나섰다. 진달래꽃은 거의 떨어졌고 지금부터는

철쭉들이 꽃을 피워 서로의 농염함을 뽐내고 있다.

 

11시 43분. 드디어 등선봉에 올라섰다.

적어도 네다섯 번은 왔을 삼악산. 하지만 여기 등선봉과는 첫 인사다.

 

 

 

 

봉우리 약간 아래, 봉화산이 보이는 곳에 자리를 잡고 싸가져온 떡과 커피로 점심을 한다.

그리고 약간의 휴식을 더한 후

 

 

 

아마도 저 뒤에 보이는 봉우리가 용화봉이겠지? 그리로 출발.

지금에서야 알 수 있었던 청운봉(왼쪽나무가지 뒤에 보이는 봉우리)과 용화봉(중앙의 봉우리)

 

 

 

그런데, 삼악산에 산성이 있었나? 길이 성곽 같은 것을 따라

 

 

 

봉우리 두 개를 오르내리더니

 

 

 

마치 바닥까지 닿을 듯, 한 없이 내림질이다.

 

 

 

다행히 바닥까지는 내려오지 않고 멈추기는 했지만... 게다가

 

 

 

지금까지 청운봉이란 아무런 표식이 없어 불안함을 동반해 조금은 힘들었던 내림길.

삼악산성이 청운봉이었음.

 

 

 

암튼 다시 오르기는 하는데, 맞게 가는 길인지 불안해서 자꾸 뒤돌아 보게 한다.

오르다 뒤돌아 본 모습 _ 등선봉(맨 우측봉우리)

 

 

 

그래도 성곽을 따라 봉우리 올라 섰더니

 

 

 

돌탑으로 봉분을 쌓은 것이 나왔는데 그 한 켠에 있는 돌에 청운봉이란 글이 적혀 있었다.

아하! 결국은 삼악산성이 청운봉 이었군.

청운봉 정상의 모습

 

 

 

 

등선봉을 오르는 내내 주변을 훤히 볼 수 있어 좋아라 했는데..

역시 이곳도 군사적 요충지였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현재 시각 오후 1시. 이제는 점점 체력이 떨어지는 것이 체감된다. 그래서

 

 

 

봉우리를 조금 내려서다가 멀리 화악산과 응봉라인이 그리고 그 앞으로

몽.가.북.계. 라인이 훤히 보이는 곳에 앉아 에너지를 보충했다.

몽가북계_ 아직 미답인데 흰눈 쌓인 어느날 꼭 걷고 싶은 곳. 

 

 

 

다시 힘을 얻어 흥국사 갈림길에 내려서고 이제 용화봉으로 오르는데... ㅜㅜ

 

 

 

 

힘이 모두 소진된 것인지 아니면 가파름 때문인지 무척 힘이 들었다.

오르다 쉬고 오르다 쉬고... 간신히

 

 

 

용화봉에 올라섰다. 지금 시간 1시 50분이 넘어가는 시간.

 

 

 

청운봉에서 무려 50분 넘게 온 시간. 짧은 거리를 그 시간동안 올랐으니 무척 힘겨웠다는 반증.

삼악산 정상석

 

 

 

정상엔 지금 온 길과 달리 많은 사람들이 오가고  있어서 정상 약간 아래 쪽에서 쉼을 주었다.

 

 

 

 

그리고 그 힘으로 올라 선 전망대. 예전에 보지 못했던 곳인데... 암튼,

춘천시내 쪽 조망이 무척 좋다.

전망대에서 본 의암호와 붕어섬

 

 

다시 출발 하다가 뒤돌아 좀 전의 전망대와 눈맞춤을 하고

 

 

 

 

이제부턴 험난한 삼악산 등뼈를 타고 내려가야 하니 각오를 단단히 했지만 얼마 가지 못해

 

 

건너편 의암봉이 훤히 보이는 곳에서 다시한번 체력 방전?

 

 

 

 

A ~~ 쉬었다 가자. 뭐 급할게 있다고... ?

 

 

 

 

앉아서 가야할 나머지 길을 차분히 그려보는데... 

신연교 건너서 의암봉에 오르고 드름산에 들렸다가 대우아파트로 내려간 다음

향로산을 넘어서 터미널까지.. 가만 체력은 되고? 버스 시간은?

 

 

 

 

아 몰라~~ 우선 매표소 까지 내려간 다음에 생각하지 뭐.

 

 

 

 

다시 등뼈에 간신히 매달리고 미끄러지고 하면서 드디어 깔딱고개에 도착을 했다.

 

 

 

 

원래 계획은 여기 깔딱에서 오른쪽으로 내려갈 예정이었는데 등산로 폐쇄. 

상원사 깔딱고개

 

 

 

어쩔 수 없이 상원사로 내려가서

상원사

 

 

 

어느 분의 불심으로 덮힌 길을 고마운 마음으로 걷고

매표소에서 상원사 로르는 길

 

 

 

오후 3시 40분. 매표소로 내려왔다. 현재까지 산행 6시간 째.

 

 

 

힘도 없는데.. 여기서 멈출까?

어차피 신연교 건너에 버스정류장이 있으니 우선 거기까지 가 보자.

신연교 _ 우측 보이는 다리

 

 

 

삼악산 쪽 강변도로엔 차도, 인도, 자전거길이 각각 따로따로 되어 있던데... 그 세 길이

신연교에선 하나로 되었다가

신연교

 

 

 

의암봉쪽에선 차도와 인도 뿐이다. 드름산 입구만이라도 확인하고파서 자전거길을 따라 조금 걸어

 

 

 

입구는 확인했는데... 찻길을 건널 방법이 없다. 뭐여 이래도 되는 겨?

홧김에 가드레일을 넘어 찻길을 순식간에 건넜다.

드름산 입구에서 본 터널과 의암호 건너편 도로.

 

 

 

현재 오후 3시 51분. 대우아파트까지 4.4 km. 거기다 향로산?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드름산이라도 넘어볼까?

 

 

 

 

결국엔 산괴불주머니꽃 왕성하고 개울 옆을 따르는 길에 발을 들였다.

그런데 그 동네 뒷동산 같은 푸근한 길을 오르는 것이

 

 

 

어찌 이리 힘이 드는 겨?

의암봉 능선에 오르기 까지 30분 동안은 사력을 다해야 했다. 

 

 

 

그리고 마침내 의암호를 가장 멋지게 볼 수 있다는 의암봉에 올라선다.

삼악산을 배경으로 한 의암봉 정상

 

 

 

그래 이 맛으로 오르는 거지. ^^ 명성 그대로 수려한 주변 경관이 펼쳐진다.

의암호수와 붕어섬은 물론 다이나믹한 암벽등반의 모습은 덤.

 

 

 

무엇보다도 좀 전에 내려온 삼악산의 등뼈 길을 눈으로 그려볼 수 있어서 좋았다.

삼악산 상원사와 매표소정상봉.

 

 

 

그리고 이제부터는 연녹색 잎이 드리운 팍신팍신한 숲길을 따라서 신나게

 

 

 

 

가는 것 까지야 좋았는데... 가끔식 나오는 나지막한 봉우리들.

 

 

 

 

안돼~~ 이젠 오를 힘이 별로 없다고~~ 

쉴 자리 보일 때마다 앉았다 가고는 했지만 마침내 드름산 정상에 도착한다.

 

 

 

 

드름산. 참 특이한 이름이다. 일설에는 (고)드름이 자주 열리는 산이라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 던대,

(여)드름처럼 살짝 튀어올라서 붙여진 이름은 아닐까? ㅎㅎㅎ

 

 

 

 

오후 5시 20분. 향로산을 넘어 가는 것은 체력적으로나 버스시간으로 보나 불가능.

6시 30분 버스를 목표로 지나온 삼악산이 죄다 보이는 전망대도 대충 지나치고

전망대에서 본 삼악산 

 

 

 

 

주변을 음미할 내림길에서도 급하게 내려와 

 

 

 

 

대우아파트 영역과 조인을 했다. 오후 5시 45분. 이제 큰 길로 내려가서

 

 

 

 

버스든 택시든 제 때에 타면 충분히 6시 30분 버스를 탈수 있다. 그런데 ^^

오늘 운이 좋다. 때마침 대우아파트에서 회차를 하는 택시가 보여 재빠르게 손을 들었고

결과로 춘천시외버스터미널에서 6시30분 발 버스에 탑승을 할 수 있었다.

 

 

흐린날이었지만 주변 풍경을 깨끗히 볼 수 있었던 오늘의 산행.

첫 발 디디는 등선봉길의 경치가 넘 좋았고 역시 첫발을 디디는 드름산길의

팍신한 숲길과 주변의 조망 역시 좋았다. 한가지 바램이 있다면

신연교에서 드름산 들머리로의 진출입 정비가 있었으면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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