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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물처럼
영장산 _ 유붕이 자원방래 하니 본문
2022년 1월 6일(목). 따듯한 품을 지닌 동네 뒷산인 영장산에 다녀왔다.
이매역사거리로 가서
이매역2번출구 - 매지봉 - 응달평산 - 영장산 - 매지봉 - 종지봉 - 이매역으로
약 10 km 거리를 3시간 동안 걸어 원점회귀를 했다.
며칠 째, 집에만 뒹굴거렸더니... 물에 불은 무우말랭이 느낌이 든다. 그래서
버릴까 말까 고민했던 아주 오래 된 산행복을 꺼내입고 집을 나섰다.
이매역사거리. 원래는 길을 건너 곧장 오르면 등로가 있었는데... 길건너 왼편으로
약간을 걸어내려가서 이매역2번출구와 마주한 들머리로 올라갔다.
약간의 나무 그늘을 지나면 동네가 나오고 그 뒷쪽으로 종지봉이 보인다.
그다지 높지도 않고 가파르지도 않아서 노년 분들이 많이 애용하는 산길.
그래선지 주말에 올 때면 이 팔각정에서 많은 분들을 볼 수 있었는데, 평일인
오늘은 약간의 쓸쓸함이 보인다. 그리고 곧장 이어진 갈림길에서
종지봉으로 곧바로 이어지는 길이 아닌 오른쪽 길로 들어섰다. 왜냐하면 가다가
만나는 안말에서 오는 길을 거슬러 조금 내려가다가 다리에서 왼쪽 개울을 따라 산기슭을 따르다가
오른쪽 능선으로 올라서면, 안말에서 영장산으로 가는 능선길과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여름이면 잎이 넓은 키 큰 참나무들이 그늘을 드리우고 바람이라도 불어오면 그 율동하는 소리가
어느 음악 못지 않아 자주 이용하는 길이다. 잎을 모두 떨군 지금도
왼쪽으로 종지봉과 매지봉이 오른쪽으론 영장산과 응달평산이 모두 보여 좋았다.
매지봉까지는 약간의 오름길을 가야하지만, 짐이 없어 가벼운 몸이라 어렵지 않게 올랐다.
그리고 영장산 아래에 있는 솔밭쉼터까지는 평탄한 숲길. 여러 사색을 많이 낳아도 위험스럽지 않다.
솔밭쉼터 입구. 이곳에서도 솔밭으로 오르지 않고 오른쪽 길을 택했다.
곧장 정상에 올라도 되지만, 응달평산을 들렸다가 가야지 하는 마음이 일었고
생각이 일면 급할 것도 없으니 그대로 따르는 것 또한 순리. 거북터에 들리고
오른쪽 얕으막한 봉우리 응달평산에 올라섰다가 다시 뒤돌아 내려오고
이제서야 영장산 정상으로 향한다. 정상 마지막 급한 오름질이 시작되는 곳에서
멀리 보이는 문형산을 바라보며 숨을 고른 다음, 엄지 발가락에 힘을 바짝 넣고는
단숨에 정상에 올라섰다. 3시 50분. 2시부터 산행을 시작했으니
알기 쉬운 산행시간. ^^. 잠시 잊고 있었던 세레머니를 다시 꺼내어 펼치고 난 후
어느 덧, 이곳의 시그니쳐가 된 국기탑을 지나
마냥 유순하기만 한 것은 아니란 것을 보여주는 이 영장산의 까칠함과 마주할 때
걸려온 전화 한 통. 신년맞이 술 한 잔 하자는 친우의 전화였다.
50분 뒤의 만남. 그 시간에 맞추려면 꽤 부지런을 떨어야 하는 시간, 솔밭쉼터도 패쓰.
사색을 즐겨하던 매지봉 능선길도 빠르게 패쑤!!!
매지봉과 종지봉을 가르는 고개로 빠르게 내려왔다가
종지봉으로 재빠르게 올랐다가 온전히 내림질에만 집중한다.
오를 때 지나쳤던 팔각정 근처의 갈림길을 지나고
마을 언덕을 다시 가로질러서
이매역2번 출구 앞에 선 시간이 오후 5시. 약속시간 50분을 맞췄지만
친구의 모습은 그 보다 10여 분 늦은 시간에 볼 수 있었다. 그래도
유붕(有朋)이 자원방래(自遠方來)면 불역열호(不亦樂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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