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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물처럼
소백산 국망봉 _ 눈과 상고대가 없어도 기쁨을 주는. 본문
2022년 1월 22일(토). 소백산의 국망봉에 다녀왔다.
초암사주차장에 차를 두고
초암사 - 돼지바위 - 국망봉으로 오르고 그대로 되돌아 원점회귀를 했다.
초암사 주차장에 도착하여, 화장실을 다녀오는 등 산행준비를 마치고
8시 55분. 길을 나섰다. 화장실이 무척 깨끗했다.
국망봉 까지는 5 km.
2.6 km까지는 평탄하지만 그 이후부터는 아주 가파른 산길. 그 길은
초암사일주문을 지나고 초암사를 지나 마침내
산의 영역으로 들어섰다.
그제 많은 눈이 내렸다길래 흰눈이 소복히 쌓인 길을 기대 했지만...
눈은 없고 마치 늦가을 산자락 풍경이니.. ㅜㅜ
달밭골과 국망봉으로 갈리는 갈림길.
국망봉에 올랐다가 비로봉(소백산)을 거쳐 저 달밭골으로 내려올 예정이다.
추위를 단단히 대비한 복장으로 길을 걷는데 그것을 비웃는 푹한 날씨.
개울엔 얼음이 녹아 많은 물을 내고 있는 지 물 흐르는 소리가 세차기만 하다.
눈으로 덮혔다면 거친 길도 부드럽게 지날 수 있으련만...
그래도 큰 산의 그늘인가? 아직 남겨진 눈들이 무척 많다. 그렇지만
산길 어느 곳엔 푹한 날씨에 조금씩 녹고 있는 얼음이 있어 조심스럽게 건너야만 했다.
길이로 보았을 때, 국망봉까지는 반 정도 온 거리. 이제 순한 오름길은 끝.
이 다리를 건너고 부터는...
거친 오름길이 시작된다. 매년 오르는 길이건만
이 데크길이 전에도 놓여 있었던가? ㅋㅋㅋ 힘든 관점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는 수작.
암튼, 한두 번은 쉼을 가져야 하는 오름길. 낙동강 발원지인 봉바위에서 휴식을 가지려는데
왜 이리 안나오는 겨? 배고프다는 말로 힘듦을 표하는 친구 보기가 민망하게스리.
에휴~~ 이제 보인다. 조기 봉바위 쉼터.
10시 48분이니 주차장부터 대략 1시간 50분을 걸어야 나오는 거리였다.
사람들의 인식이란 것이... 저것이 봉이구나 생각하니 진짜 새로 보인다.
따듯한 물과 사과 등으로 충분한 휴식을 한 다음
돼지바위를 향해 올라 가는데... 얼음폭포가 길 위까지 덮치고 있어
미끄러지기라도 한다면 에효~~ 생각하기도 싫다.
친구들 혹은 직장 동료들과 함께 이 길을 오를 때마다 안겨줬던 이 복돼지 한마리.
어김없이 오늘도 친구의 품에 안겨주고 올해의 복도 함께 하거라 소원을 했다.
충분한 휴식이 만들어준 에너지가 연이은 가파른 길을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게 한다.
그래도 힘이 부칠 때면 왼편 나뭇가지 너머로 보이는 비로봉으로 힘을 얻고
마침내는 소백산 주능선과 조우했다. 와우~~ 올 때마다 첫 번째로 터지는 소리!
거칠 것 없이 넓게 펼쳐져 보이는 조망. 가슴까지 훤히 열리는 기분이다.
흰눈 이고 있는 비로봉(소백산), 그 뒤로 보이는 도솔봉. 등등.
빨리 국망봉에 들렸다가 비로봉으로 가야지... ♪~
즐거운 마음이지만 조급한 마음이 오른쪽으로 보이는 상월봉은 외면하게 하고
무릎에 부담되는 잰 걸음까지 하게 하여
산행을 시작한 지 2시간 50분이 경과되는 시간.11시 45분에 국망봉 정상석과 마주하게 했다.
그래서, 서둘러 정상석에 애정을 보내고는
다시 갈림길로 뒤돌아 가
이곳부터 이어지는 주능선길을 따라 비로봉을 향해 거침없는 질주를 준비 했지만...
오랫만에 산행을 하는 친구가 지금까지의 산행이 너무 만족스럽댄다.
그 이상은 욕심이라 하더니 왔던 길 뒤돌아 초암사로 내려가잔다.
그래. 맞는 말이야. 화는 주로 욕심에서 오는 것이니까. 나 역시,
광활한 소백산 줄기를 볼 수 있어 기뻤으면 된거지. 기꺼이 되내려가고 있다.
이 길은 철쭉꽃으로도 유명한 길인데... 그러고 보니 철쭉꽃이 필 때,
이곳을 걷지 못했는 걸? 그 때를 잘 맞춰서 다시 와야지...
이제 급한 내림길은 끝이다. 오를 때와 반대로 저 다리를 지나면
아직도 미끄럽고 울퉁불퉁한 너덜길이 있는 곳도 나오지만, 대부분 평탄해서
초암사까지는 쉽고 빠르게 내려올 수 있었다. 초암사에서
주차장으로 가는데 오른쪽 아래 계곡에 있는 바위에 청운대란 글자가 보인다.
그 아래로는 이곡이란 한자도 보이고... 사실 이 계곡은
죽계구곡으로 유명한 계곡인데... 큰 흥미가 없어 굳이 찾아보지 않았는데
약간이나마 그 맛을 느끼고 싶어, 이 번에는 계곡길을 따라서
초암사 주차장으로 내려왔다. 좀 더 세월로 외피를 덧대었을 때,
흥얼거리며 죽계구곡을 거닐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비록, 눈이 없고 상고대도 없는 아니 날씨 마저도 흐릿했던 소백산 이었지만
단지 국망봉에서 주능선을 따라 소백산을 감상할 수 있어서
기쁘고 즐거운 산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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