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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물처럼
설악산 서북능선 _ 장수대에서 큰감투봉(1408봉) 다녀오기. 본문
2022년 1월 16일(일). 설악산 서북능선에 있는 큰감투봉(1408봉)에 다녀왔다.
다녀온 길은 장수대 - 대승령 - 1408봉로 원점회귀를 했다.
9시 20분에 줄발하여 1408봉에 갔다가 장수대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6시 정각이었다.
이 번 산행 역시 많은 눈을 밟아보는 것이 목표. 아니면 상고대라도 보자는 희망을 품고
설악산 곳곳의 길을 꿰뚫고 있는 산악회MTR의 뒤를 좇는다. 하지만, 장수대에서
대승폭포로 가는 급박한 계단을 올라서고, 오르다가 잠시 숨을 고를 양
맞은 편 주걱봉과 가리봉을 살펴봐도 눈은 커녕 상고대도 보이지 않는다.
음음... 어째 눈산행이 아닌 그냥 빡쎈 산행만 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불길한 예상은 숨긴 채
대승폭포에 들려 오징어게임의 성기훈 마냥 애써 미소를 짓는다. 그리고 폭포를 지나
어느 정도 올라서다가 오른쪽으로 열린 곳에서 보이는 저 하얀 능선은 무엇?
와우~~ 상고대가 틀림없어 보인다. 그래 그래도 설악인디..^^
급한 마음에 약간은 빠른 걸음을 걷다보니
휴식 시간이 그만큼 길어진다. 어젯밤에 눈이 내렸다고 하던데... 여전히 아이젠 없이 오르는 중이다.
그리고 대승령을 500 여 미터 앞뒀을까? 하얀 눈이 나무줄기 마다 덧대어 진 것이 나오기 시작하더니
OMG!!! 이건 설국과는 또다른 세계인 걸...?
흰 상고대 위론 잡티 하나 없는 파란 하늘. 그러니 장수대에서 꼬박 2시간을 걸어 올라왔지만
지금 이 대승령에선 전혀 피로함을 느끼지 못하겠다. 마음 같아선
안산을 다녀오고 싶지만, 계획은 지키라고 세운 것이니까 1289봉으로 향한다. 그런데
이곳으로 온 것이 또한 좋은 선택이었던 듯. 북쪽 사면엔 녹지 않은 눈에 어제 내린 눈까지 있어서
럿셀 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리고 시시때때로 혹은 순간순간적으로
보여주는 겨울 풍경. 순수예술이 이런 느낌인 건가? 그런데 저 순백 위를
마냥 훼손시키고 싶은 이유는 뭘까? ㅋㅋㅋ 동심은 잔인하다고 하던대, 어려진 건가?
굳이 눈이 더 많이 쌓인 곳으로 가 넘어지기도 하고 낄낄 거리기도 하면서 간다. 그래서 였을까?
알게 모르게 피로가 누적된 것인 지, 틈이 있을 때마다 쉬고 싶어진다.
설마 저기 저 아래가 작은감투봉이고 그 위가 큰감투봉인 것은 아니겠지? 기도하는 마음이긴 하지만
눈 앞에 쌓인 눈을 외면하면 벌 받지? ㅋㅋㅋ 모처럼 밟아 보는 많은 눈. 그리고
실물을 보지 못해 늘 신비로운 바닷속 산호초와 같은 상고대.
힘은 들지만, 그것들이 있어서 멈추지 못하고 관성의 법칙을 적용하고 있다.
그래 조금만 더 힘 내자. 아마도 조 앞 봉우리가 오늘의 목표인 1408봉인 듯 한데...?
그 희망을 안고 순백의 풍경을 에너지 삼아 열심히
올라가고 있지만... 누군가 만든 말일까? 희망고문이란 말.
이 아름다운 설경으로 에너지를 만들어도 한계가 있나 보다. 결국은
대승령에서 2.8 km 인 지점의 주목 아래에서 좀 더 갈 것인지 되돌아갈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을 했다. 그런데
우스운 것은 그 짧은 쉼이라도 에너지는 풍성하게 할 수 있어서 다시 전진하는 동력이 되었다는 것. 결국
실제적인 마지막 봉우리에 올라 안산을 뒷배경으로 두고 가벼운 포효를 한다.
허 참!! 이렇게 차가운 날씨 임에도 대승령에서 보았던 안산 쪽의 많은 상고대는 이미 가버렸나 보다.
1408봉은 저 앞의 표지목이 있는 봉우리. 사실 큰감투봉은 여기서 보아 1408봉 왼편에 있지만
길에서 벗어난 곳이어서 보통은 큰감투봉은 1408봉으로 갈음해서 부르고 있다.
암튼, 얼마 안되는 거리라서 엄지발가락에 힘을 줄 수만 있다면 5분이면 갈 수 있는 곳.
오후 2시 40분. 마침내 1408봉에 올라서서 주위를 둘러본다.
뭐니 뭐니 해도 가장 멋진 모습은 귀때기청봉에서 대청봉으로 이어지는 서북 주능선의 모습. 그리고
대청봉에서 이어지는 공룡능선의 모습이다.
또한, 역광이라서 사진으로 담지 못한 가리봉산의 멋진 모습도 잠시 감상을 하고
이제 멀리 보이는 안산을 향해 왔던 길을 되돌아 간다. 해가 짧은 겨울철을
생각해서 올 때의 감상모드는 제어한 채 부지런히 움직인다.
어찌보면 급함과 여유는 반대적인 개념일수 있지만, 급하다고 여유로움을 잃을 순 없으니
경치 구경과 많은 눈 즈려밟기는 바쁨 속에 든 여유로움으로 찾아낸 결과이다.
그렇게 미끄럽고 가파른 언덕과 계단을 내려서고 작은 동산은 넘으면서 다시
대승령에서 숨을 고른 다음, 서둘러
장수대를 향해 내려선다. 그렇지만 좀 전에 말했듯이 급해도 여유로움은 갖춰야할 덕목.
대승폭포에 들려 아침나절과의 변화를 살펴봤다. 거 참!! 아직도 추운 날씨인데
아침나절에 대부분 이어졌던 빙폭이 뚝 끊겨 있다. 그 이유는? 고민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벌써 어둠은 가리봉산을 넘어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서둘러 내려와
장수대에 6시 정각에 도착을 했지만, 벌써 어둠이 시커멓게 점령하고 있었다.
지난 남덕유 산행 때도 그랬는데... 기대, 실망, 환희.
이 두 번의 올 겨울 산행 만으로도 가슴을 꽉 채운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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