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물처럼

설악산 서북능선 _ 장수대에서 큰감투봉(1408봉) 다녀오기. 본문

등산

설악산 서북능선 _ 장수대에서 큰감투봉(1408봉) 다녀오기.

mangsan_TM 2022. 1. 17. 18:50

 

 

 

 

2022년 1월 16일(일). 설악산 서북능선에 있는 큰감투봉(1408봉)에 다녀왔다.

설악산 서북능선 등산지도

 

 

 

다녀온 길은 장수대 - 대승령 - 1408봉로 원점회귀를 했다.

9시 20분에 줄발하여 1408봉에 갔다가 장수대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6시 정각이었다.

 

 

 

 

이 번 산행 역시 많은 눈을 밟아보는 것이 목표. 아니면 상고대라도 보자는 희망을 품고

설악산 곳곳의 길을 꿰뚫고 있는 산악회MTR의 뒤를 좇는다. 하지만, 장수대에서

 

 

 

 

대승폭포로 가는 급박한 계단을 올라서고, 오르다가 잠시 숨을 고를 양

 

 

 

맞은 편 주걱봉과 가리봉을 살펴봐도 눈은 커녕 상고대도 보이지 않는다.

대승폭포 부근에서 본 가리봉산

 

 

 

음음... 어째 눈산행이 아닌 그냥 빡쎈 산행만 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불길한 예상은 숨긴 채

대승폭포에 들려 오징어게임의 성기훈 마냥 애써 미소를 짓는다. 그리고 폭포를 지나

대승폭포

 

 

 

어느 정도 올라서다가 오른쪽으로 열린 곳에서 보이는 저 하얀 능선은 무엇?

와우~~  상고대가 틀림없어 보인다. 그래 그래도 설악인디..^^

 

 

 

 

급한 마음에 약간은 빠른 걸음을 걷다보니

 

 

 

휴식 시간이 그만큼 길어진다. 어젯밤에 눈이 내렸다고 하던데... 여전히 아이젠 없이 오르는 중이다.

 

 

 

 

그리고 대승령을 500 여 미터 앞뒀을까? 하얀 눈이 나무줄기 마다 덧대어 진 것이 나오기 시작하더니

 

 

 

OMG!!! 이건 설국과는 또다른 세계인 걸...?

 

 

 

 

흰 상고대 위론 잡티 하나 없는 파란 하늘. 그러니 장수대에서 꼬박 2시간을 걸어 올라왔지만

 

 

 

지금 이 대승령에선 전혀 피로함을 느끼지 못하겠다. 마음 같아선

대승령_상고대로 덮힌 대한민국봉의 멋진 모습. 

 

 

 

안산을 다녀오고 싶지만, 계획은 지키라고 세운 것이니까 1289봉으로 향한다. 그런데

 

 

 

이곳으로 온 것이 또한 좋은 선택이었던 듯. 북쪽 사면엔 녹지 않은 눈에 어제 내린 눈까지 있어서

 

 

 

 

럿셀 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리고 시시때때로 혹은 순간순간적으로

 

 

 

보여주는 겨울 풍경. 순수예술이 이런 느낌인 건가? 그런데 저 순백 위를

 

 

 

마냥 훼손시키고 싶은 이유는 뭘까? ㅋㅋㅋ 동심은 잔인하다고 하던대, 어려진 건가?

 

 

 

 

굳이 눈이 더 많이 쌓인 곳으로 가 넘어지기도 하고 낄낄 거리기도 하면서 간다. 그래서 였을까?

 

 

 

 

알게 모르게 피로가 누적된 것인 지, 틈이 있을 때마다 쉬고 싶어진다. 

설마 저기 저 아래가 작은감투봉이고 그 위가 큰감투봉인 것은 아니겠지? 기도하는 마음이긴 하지만

아마도 감투봉?

 

 

 

눈 앞에 쌓인 눈을 외면하면 벌 받지? ㅋㅋㅋ 모처럼 밟아 보는 많은 눈. 그리고

 

 

 

 

실물을 보지 못해 늘 신비로운 바닷속 산호초와 같은 상고대.  

 

 

 

 

힘은 들지만, 그것들이 있어서 멈추지 못하고 관성의 법칙을 적용하고 있다.

 

 

 

 

그래 조금만 더 힘 내자. 아마도 조 앞 봉우리가 오늘의 목표인 1408봉인 듯 한데...?

 

 

 

 

그 희망을 안고 순백의 풍경을 에너지 삼아 열심히

 

 

 

올라가고 있지만... 누군가 만든 말일까? 희망고문이란 말.

 

 

 

 

이 아름다운 설경으로 에너지를 만들어도 한계가 있나 보다. 결국은

 

 

 

대승령에서 2.8 km 인 지점의 주목 아래에서 좀 더 갈 것인지 되돌아갈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을 했다. 그런데

 

 

 

 

우스운 것은 그 짧은 쉼이라도 에너지는 풍성하게 할 수 있어서 다시 전진하는 동력이 되었다는 것. 결국

 

 

 

실제적인 마지막 봉우리에 올라 안산을 뒷배경으로 두고 가벼운 포효를 한다.

 

 

 

 

허 참!! 이렇게 차가운 날씨 임에도 대승령에서 보았던 안산 쪽의 많은 상고대는 이미 가버렸나 보다.

1408봉 쪽에서 본 안산_뾰족 봉우리

 

 

 

1408봉은 저 앞의 표지목이 있는 봉우리. 사실 큰감투봉은 여기서 보아 1408봉 왼편에 있지만

1408봉_중간쪽 작게 보이는 봉우리

 

 

 

길에서 벗어난 곳이어서 보통은 큰감투봉은 1408봉으로 갈음해서 부르고 있다. 

암튼, 얼마 안되는 거리라서 엄지발가락에 힘을 줄 수만 있다면 5분이면 갈 수 있는 곳.

 

 

 

 

오후 2시 40분. 마침내 1408봉에 올라서서 주위를 둘러본다.

 

 

 

 

뭐니 뭐니 해도 가장 멋진 모습은 귀때기청봉에서 대청봉으로 이어지는 서북 주능선의 모습. 그리고

대청봉과 귀때기청봉(오른쪽 큰 봉우리)

 

 

 

대청봉에서 이어지는 공룡능선의 모습이다.

공룡능선(왼쪽 사진)

 

 

 

또한, 역광이라서 사진으로 담지 못한 가리봉산의 멋진 모습도 잠시 감상을 하고

이제 멀리 보이는 안산을 향해 왔던 길을 되돌아 간다. 해가 짧은 겨울철을

 

 

 

생각해서 올 때의 감상모드는 제어한 채 부지런히 움직인다.

 

 

 

 

어찌보면 급함과 여유는 반대적인 개념일수 있지만, 급하다고 여유로움을 잃을 순 없으니

 

 

 

 

경치 구경과 많은 눈 즈려밟기는 바쁨 속에 든 여유로움으로 찾아낸 결과이다.

 

 

 

 

그렇게 미끄럽고 가파른 언덕과 계단을 내려서고 작은 동산은 넘으면서 다시

 

 

 

대승령에서 숨을 고른 다음, 서둘러

 

 

 

 

장수대를 향해 내려선다. 그렇지만 좀 전에 말했듯이 급해도 여유로움은 갖춰야할 덕목.

 

 

 

 

대승폭포에 들려 아침나절과의 변화를 살펴봤다. 거 참!! 아직도 추운 날씨인데

아침나절에 대부분 이어졌던 빙폭이 뚝 끊겨 있다. 그 이유는? 고민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대승폭포의 아침과 저녁(우)

 

 

 

벌써 어둠은 가리봉산을 넘어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서둘러 내려와

대승폭포에서 본 가리봉산

 

 

 

장수대에 6시 정각에 도착을 했지만, 벌써 어둠이 시커멓게 점령하고 있었다.

 

지난 남덕유 산행 때도 그랬는데... 기대, 실망, 환희.

이 두 번의 올 겨울 산행 만으로도 가슴을 꽉 채운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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