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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물처럼
(안양/안산/군포) 수리산 _ 여럿 이어도 홀로 감당해야 한다. 본문
2022년 3월 8일(화). 안양과 안산 그리고 군포를 경계하는 수리산에 다녀왔다.
위 지도 제7코스의 역방향인
병목안 - 수암봉 - 슬기봉 - 태을봉 - 관모봉으로 갔다가
안양시 만안구청 방향으로 내려섰다.
자유인의 특권으로 아침 늦으막히 이매에서 3330번 버스로 안양역으로 가고
그곳에서 52번 버스로 환승해서
병목안삼거리에서 하차한 시간은 11시 4분 경이었다.
거기서 개천을 따라가다 오른쪽 수암봉 들어리에 발을 들였다.
두 번인가? 세 번? 정도 수리산에 다녀왔지만 모두 지금과는 역방향.
오늘 처음으로 병목안에서 수암봉으로 향하는데.. 오름질이 마치 계단 오르는 듯 했다.
비탈길 이었다가 평지.. 서너 번 땀 깨나 쏟으면서 올라
주능선길에 접했다. 싱싱하고 커다란 소나무 그리고
수시로 내려갈 수 있는 안산쪽 수암봉 주차장 가는 길이 인상적이다.
산길을 걸은 지 거의 한 시간이 다 되어가는 시간. 마침내
수암봉 정상석과 마주했다. 평일 임에도 안산시민? 혹은
안양시민들의 사랑이 큰 것을 보여주려는 지 꽤 많은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여기 수암봉의 큰 장점 중 하나가 조망권. 대부분의 수리산 산줄기가 보이고
안산시가 보였다. 좀 더 맑은 날씨였다면 인천 앞바다도 보일 기세다.
어제 오늘 강원도 산불 때문에 연일 매스컴에선 걱정스러운 소식이 대부분인데
갑자기 요란스런 헬기소리가 들려 덜컥 가슴이 내려앉았지만, 다행히 그것은 아닌 듯.
가슴을 쓸어내리며 앞으로 가야할 수리산 능선길을 눈으로 더듬고
수암봉을 내려섰다. 해바라기 중인 두 분을 보니 갑자기
배가 고파왔지만, 애써 무시하며 슬기봉으로 향하다가
뒤돌아 수암봉이 훤히 보이는 헬기장 그처의 쉼터에서 배낭을 내려놓고
가져온 쌀국수로 여유와 점심을 가졌다.
다시 시작하는 걸음. 엇? 여기에 철망이 있었던가? 상태로 보니
이미 오래 전부터 있어 왔을 텐데.. 'out of sight out of mind'의 전형적인 예일까? ㅋㅋ
비록 반대 방향으로 가는 길이지만 예전의 기억을 더듬어 길찾기를 하였더니
요기 이곳 전사자 유해발굴터가 희미해진 기억을 선명하게 했다. 그렇게
울창한 숲길을 넘어 만난 이곳의 랜드마크인 정자에서 확신을 세우고
잠시 시멘트로 포장이 된 도로를 걸어올라 슬기봉 입구로 들어섰다. 들어선 구간은
군사시설이 있는 곳이라서 슬기봉까지 오르는 가파른 길의 디테일은 생략했지만
슬기봉 바로 아래에 있는 이 전망데크는 그 자체가 멋스러워서
수리산을 생각할 때마다 꺼내어 보려고 저장을 했다.
국가를 위해 헌신적인 슬기봉을 대신해서 그 역할을 담당했던 슬기봉 쉼터. 그곳에선
나라를 빛낸 김연아님이 생각나는 곳이다. 왜냐하면 연아님이 자신의
예술을 완성해 가던 장소인 군포고가 있는 군포시가지가 거침없이 조망되는 곳이기 때문이다.
쉼터를 지나 시작되는 뾰죽한 바윗길.
그 뾰죽한 바위능선을 지나고 있는데, 마주 오던 한 산우님이 이곳의 위치를 물었다.
한 남자 분이 바위에서 떨어져 큰 부상을 당해 119에 전화를 했는데 위치를 묻는댄다.
나 역시 정확한 위치를 몰라서... 암튼, 그 곳으로 가보니 남자 분이 누워있고
그 옆 부인으로 보이는 분이 간호를 하고 계셨다. 뭔가 도움이 되고자 주변을 오르고 내려서
이곳이 칼바위능선이란 사실을 알아내고 부인께 알려드렸다.
얼굴을 다쳐 피가 많이 났지만 큰 부상은 아닌 것 같아 119 출동 소식과 더불어 태을봉으로 향했다.
작은 오르내림 끝에 태을봉 오르는 가장 힘든 코스,
이번 산행에서 처음으로 마주하는 365계단을 만나 계단에 쓰인 문구에 응원을 받으며
흐어억 거리며 오르고 나서 만난 출입금지 표지판. 살펴보니 병풍바위랜다.
헐~~ 예전에 병풍바위 뒷쪽에 앉아 간식을 먹었었는데...
병풍바위를 우회하고 나니 곧 태을봉. 오후 2시 56분.
조금 지나면 산행 4시간 째이다. 대부분 이 태을봉을 수리산이라 부르니
정상에 오른 그 기쁨의 세레모니를 쒼나게 펼쳐 보인 후
관모봉으로 향했다. 사실, 관모봉과 태을봉은 지척에 있어서
병목안 갈림길까지 내려섰다가 관모봉으로 다시 오르는 것까지 포함하여
기껏 20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여기 관모봉도 조망 명소.
안양시와 그 너머에 있는 삼성산과 관악산을 음미하고
모락산과 백운산 그리고 광교산까지 차분히 눈에 담고 성결대 방향으로 하산을 시작했다.
와우~~ 그런데 이 길, 처음부터 경사도가 만만치 않다. 계단이지만 난간을 잡아야 내려설 정도.
그런 길을 10여 분 정도 조심스럽게 내려서지만, 가끔가다 트이는 조망이 있어
쉬엄쉬엄 내려올 수 있었다. 하지만 내려오는데 집중하다보니 성결대로 빠지는 길을 놓치고
다시 경사가 완만한 소나무숲 아래로 이어진 길을 닥치고 직진.
이거 이거 등산로 맞아?
에이 C! 무릎도 시원찮은데... 높은 축대를 뛰어내렸다. 그리고
낮은 지대, 큰 길을 목표로 걸어내려갔는데... ㅎㅎㅎ
4시 4분에 도착한 큰 길가엔 명학역 버스정류소까지 함께 있었다.
산행은 여럿이 가든 홀로 가든 오르고 내림은 오로지 자신 혼자의 몫이다. 누구는
위험하니 홀로가는 산행이 위험하다 하지만, 막상 사고에 뒤따르는 불행은
동행자 수를 따지지 않는다. 그러니 산행에선 반드시
본인이 조심하고 신중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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