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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태백산 _ 3월의 눈.

mangsan_TM 2022. 3. 21. 20:54

 

 

 

2022년 3월 20일(일). 태백산에 많은 눈이 내렸다는

소식에 열일 제쳐두고 태백산에 다녀왔다.

태백산 등산지도.

 

 

 

당골 주차장에 차를 두고

당골광장 - 소문수봉 - 문수봉 - 부쇠봉 - 장군봉 - 반재 - 당골주차장으로 

원점회귀를 하면서 모처럼 태백산의 눈을 감상할 수 있었다.

 

 

 

 

눈 하면 떠올랐던 태백산이었는데, 지난 해의 태백산엔 풍성한 눈이 없었다.

그랬던 태백산에 많은 눈이 쌓인다는 소식을 듣고 산악회MTR의 산우님들과 함께

득달같이 여기 당골주차장으로 온 시간은 10시15분 경.

주차장에서 당골광장으로 오르는 길.

 

 

 

어제까지는 폭설로 인해 문수봉으로 향하는 길을 막았다고 했었는데, 당골광장에서

문수봉으로 향하는 길엔 그 어떤 장해물도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당골광장

 

 

 

망설임 없이 소문수봉으로 향했다.

쭉쭉 뻗은 낙엽송과 그 위에 앉은 눈잎들. 벌써부터 마음을 들뜨게 했다.

 

 

 

당분간 제당골을 따르던 길이

 

 

 

계곡을 가로지르는 목교를 건너자 마자 고개를 바착 치켜든

뱀의 그것마냥 가파르게 고도를 높혀갔지만

 

 

 

 

주위에 풍성하게 쌓인 눈을 보면서 걷고 있으니 힘든줄 모르겠다.

평소 같았다면 눈의 무게로 찢겨진 나무줄기를 안타까워 했을 법도 한데

 

 

 

오늘은 쓰러진 나무줄기 위로 소복히 쌓인 눈만 눈에 들어서고 있으니...

사람의 간사함을 악의없이 되새김 했다. 오우~~ 그런데

 

 

 

 

여기가 바람을 등진 사면이어선지 눈이 쌓여 있는 형태가 다양했다.

어느 귀여운 동물 형상 같기도 하고 또는

 

 

 

그 나무에 새롭게 돋은 잎인 것만 같기도 하고...  더욱이 어제까지

 

 

 

 

통제가 됐던 길이어선지 눈 밟는 재미가 더 없이 즐거웠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나무 위에 설치된 눈의 예술은 정말 압권이었다.

자연이 아니고는 그 누가 있어 이러한 미술작품을 만들 수 있을까?

 

 

 

금천 갈림길에 도착을 했다.

계속 찌뿌둥했던 날씨가 가끔씩 해를 내어주어 맑은 날씨를 기대하게 했다. 하지만

 

 

 

 

벌써 12시가 다 되어 가는 시간. 자리를 펴고 맛나게 점심을 가졌다.

 

 

 

 

이제부터는 태백산 주능선길. 

 

 

 

 

능선 위의 바람 때문인지 눈과 나무로 이루어진 풍경이 아랫쪽과는 사뭇 달랐고

 

 

 

 

그것들을 감탄스레 구경하며 걷다보니 말 그대로 하늘이 짜잔 하듯이 열리더니

 

 

 

 

거친 눈 벌판 위에 홀로 고고히 서 있는 소문수봉 이정목을 볼 수 있었다.

맑은 날엔 산 아래 풍경까지 멋지게 담을 수 있는 곳인데...  과한 욕심은

 

 

 

다양한 종류의 그 어떤 화로도 발현될 수 있다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으니

지금의 과분한 풍경 만이라도 잘 간수할 수 있기를...

 

 

 

 

소문수봉과 문수봉 사이는 아주 사이 좋은 형제와 같았다. 소문수봉에 올라서면 곧 

 

 

 

 

문수봉도 올라설 수 있을 만큼 아주 가까이에 두 봉우리가 있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천제단을 조망하는 재미도 좋았는데

 

 

 

흐릿한 구름이 장군봉을 감싸고 있다가 잠깐 보여주고 곧 닫아두길 반복했다.

구름이 열리길 기다렸다가 장군봉을 일견하고 곧 그곳으로 향했다.

문수봉에서 본 망경사와 장군봉

 

 

 

문수봉 갈림길까지는 잠시 내려가는 길. '정도령 전설'이 닿아있는 마치

식탁인 듯한 눈 덮힌 원형석판을 보기도 하며 내려섰다가

 

 

 

 

아주 완만하게 상승하는 오름길.

 

 

 

 

그 길은... 동행하는 사람들이나 마주오는 사람들 모두의 입가에

행복한 미소를 머금게 하는 풍경들 이었다.

 

 

 

완만한 오름길이 끝나고, 잠시의 가파른 오름길 끝 부분. 

뒤돌아 지나온 문수봉을 보면서 힘겨움을 달래고

부쇠봉 갈림길에서 본 문수봉

 

 

 

가는 길 왼편에 나 있는 샛길로 들어섰다. 왜냐하면 그 길이

 

 

 

헬기장 바로 윗쪽에 있는

 

 

 

백두대간길 위에 있는 부쇠봉으로 향하는 길이기 때문.

 

 

 

다시 지나갔던 길을 되돌아 헬기장에서 왼쪽길을 따라 내려와서

부쇠봉 헬기장

 

 

 

이 태백산의 시그니쳐인 천년고목 앞에 섰다. 멀리서 보면

마치 머리가 둘 혹은 셋이 달린 상서스러운 새가 막 비상하려는 모습.

멋있기도 하고 외경스럽기도 했다.

 

 

 

오늘의 골인 천제단이 있는 봉우리가 시야에 들어섰다. 카메라 렌즈 배율을

높혀서 봉우리 위를 보니 예상과 달리 사람들이 많아 보이지 않았다.

 

 

 

 

아마도 좀 늦은 시간이 이유이지 않을까?

시야에 들어온 봉우리지만, 그래도 한참을 가고 또

 

 

 

 

한참을 올라야 해서 천제단(하단)에서 잠시 숨을 고른 다음

천제단(하단)부의 공터

 

 

 

천왕단을 향해 엄지 발가락에 힘을 주고 힘차게 올라갔다.

 

 

 

 

오우 천왕단! 옛 위정자들은 진심으로 국태민안을 기원했겠지? 지금도 그럴까...?

천제단(천왕단)

 

 

 

에잇!!! 개인영달을 우선하는 지도자들이 많은 오늘의 현실. 나 역시

내 가족, 내 지인 그리고 내 나라를 위해 간절한 기도를 정성스레 올렸다.

 

 

 

 

천왕단이 있는 이곳이 태백산을 대표하는 곳이긴 하지만 산의 최고봉은

 

 

 

장군단이 있는 장군봉이라서 문수봉에서 부쇠봉을 거쳐

이곳으로 이어지는 산줄기를 감상하다가

천왕단에서 본 문수봉(왼쪽 봉우리)

 

 

 

장군봉으로 향했다.

천왕단에서 본 장군단

 

 

 

천왕단과 이어진 정상 고원길. 단지 걷는 것만으로도 힐링이되는 길.

그 기분을 할 수 있는 만큼 만끽을 하고 장군단 위에 올라 뒤돌아 봤다.

보는 것으로도 가슴이 꽉 채워지는 느낌이다.

장군단에서 본 천왕단

 

 

 

장군봉 정상석과 눈맞춤을 하고

 

 

 

여기 태백산의 시그니처인 또 다른 천년주목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천제단(장군단)

 

 

 

살아서 천 년, 죽어서도 천 년이라는 이 주목은 말 그대로

내 어린시절 장년시절 그리고 지금에 이르기까지 거의 변함없는 모습이구나.

 

 

 

 

열정적이고 싱그러웠던 시절도 물론 있었겠지만 그 모진 풍파를

견디고도 이리 굳건한 모습을 보여주니 내 노년을 어찌 보내야 하는지 알겠다.

 

 

 

 

좋은 것을 많이 보다보니 시간이 너무 지체된 듯.

유일사 쪽으로 가다가 망경대쪽으로 길을 잡고

 

 

 

산 사면길을 부지런히 걸어

 

 

 

망경사 영역으로 들어서고

 

 

 

 

오래 전엔 리료푸대를 깔고 썰매타듯 내려섰던 잘 닦인 절길로 반재로 갔다.

 

 

 

 

반재에서 당골계곡을 거쳐 

 

 

 

 

단군성전이 있는 곳까지 곁눈질 없이 폭풍질주

단군성전

 

 

 

당골광장에 이르니 벌써 5시 20분이 넘어선 시간.

당골광장

 

그렇게 서두른 보람이 있어 저녁을 갖고도 귀가한 시간이 10시를 조금 넘긴 

시간이었다. 좋은 것을 많이 보면서 행복한 마음을 충분히 충전했으니

오늘밤은 분명히 단잠을 가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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