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
- 북한산 백운대
- 초암사
- 도둑바위골
- 남한산성
- 관악산
- 귀때기청봉
- 청계산 국사봉
- 병목안시민공원
- 청계산
- 설악산 서북능선
- 영남알프스
- 남한산
- 청계산 능안골
- 영장산
- 청계산 망경대
- 율동공원
- 북한산 원효봉
- 관악산 용마능선
- 금강산화암사
- 광교산
- 금수산 망덕봉
- 설악산 단풍
- 관악산 장군바위능선
- 설악산 귀때기청봉
- 관악산 미소능선
- 북한산 숨은벽
- 청계산 석기봉
- 북한산 문수봉
- 부산여행 2박3일
- 수락산
- Today
- Total
흐르는 물처럼
지리산 남부능선 _ 주능선을 가장 멋지게 볼 수 있는 곳. 본문
2022년 5월 1일(일). 지리산 남부능선을 다녀왔다.
산악회 DUMI의 안내를 받았다.
5월 1일로 지리산 산불예방기간이 해제가 되는 첫 날.
아직 미답인 지리산 남능선을 다녀오는 것이 의미가 있을 것 같았다.
중산리탐방지원센터에서
칼바위능선 - 로터리대피소 - 천왕봉 - 촛대봉 - 세석대피소 - 삼신봉 - 쌍계사 -
주차장까지 26.6 km의 거리를 약 13시간 40분 정도 걸었다.
아직도 깜깜한 밤. 3시 40분 중산리탐방지원센터를 통과해 그 어디 쯤인가 있을
칼바위를 향해 땀은 흘리되 추위에 떨면서 아주 힘들게 오름질을 했다.
보이는 것이라곤 내 발 앞 두어 평 헤드램프가 비추는 공간이어서 힘듦조차 숨길 수 있었지만
로터리대피소에 도착할 쯤에는 주위가 밝아져 그럴 수 없었다. 하지만 아직도 5시 40분.
아래쪽에 있는 산군들은 여전히 꿈을 꾸는 중. 그 모습이 경외스러워
한참을 바라보는데 어느새 해도 오를 준비를 마친 듯 보인다.
지리산 날씨 예보론 아침 기온이 13~14도 였는데, 엄청 춥다.
꽃잎을 모두 닫고 이 추위를 견디고 있는 얼레지에게 행운을.
멋진 일출을 감상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는 주위에 있는 나무들이 막아섰지만,
그나마 개선문에 도달해 몸의 피로를 풀 겸 뒤돌아 아래를 보았을 때
오우~~ 아침 햇살 바른 연두빛 산줄기가 그 서운함을 당장 잊게 했다.
그리고, 아마도 오후에 걷게될 남능선일 산줄기도 보여 기대감 마져 채워지고...
도대체 몇 번을 섰다가 오르는 것인지 모르겠다. 그만큼 힘든 가파른 오름길. 그래도
마왕샘 하단 고개에 올라 일출놀이로 행복해 하는 영한 산객들이 내뿜는 에너지로 힘을 보충했다.
이제는 정상에 있는 산우들 지르는 소리도 잘 들리는 거리. 다시
힘을 내어 걸어가는데, 맙소사!!! 고드름이라니
에휴~~ 그나마 바람막이 재킷이 있어서 다행이지. 그런데
저 계단! 그 동안 걸었던 계단의 기억과 다른 걸? 그 때는
거의 직벽과 다름 없었는데? 에효~~ 이 쪽 길을 오랫만에 왔다는 것이 자각 된다.
7시 22분. 천왕봉 정상석과 정말 오랫만에 해후를 했다.
한국인의 기상이 발원되는 곳. 그 만큼 이 시간 여기에 있는
젊은 산객들의 기상이 예사롭지 않아 보였다.
오랫만에 봐서 그런지 정상석도 깨끗하게 보이고... 암튼
담주 칠선계곡으로 오를 때 다시 보기로 하고
장터목을 향해 다시 길을 나섰다. 그런데 여기서 보이는
주능선의 모습. 멀리 노고단에서 반야봉, 촛대봉 그리고 여기까지... 그리고
남능선은 촛대봉 아래 세석대피소에서 왼쪽으로 연결된다고 하니...
저기 저 능선 쯤 될 것 같은데...?
통천문을 지나서
제석봉을 지나고 있는데, 길 옆에 있는 얼레지 꽃들이 어느 정도 입을 벌리고 있다.
날씨가 많이 풀린 듯 싶었다. 8시 5분. 힘도 들고 다리도 아파서
아마도 남능선일 산마루를 바라보면서
커피 한 잔과 빵 1개, 떡 한 덩이로 아침으 가졌다. 그런데
이 힘든 산길을 휙휙 뛰어다니는 사람들이 근근히 보인다.
제2회지리산왕복종주대회 55K
어휴~~ 대단들 하셔라. 10여 분 식사를 마치고
장터목대피소로 내려와
다음 주에 오를 칠선계곡 들머리가 있는 백무동 방향을 잠시 살펴보고
곧 장터목대피소와 작별을 하고 조금 더 걸어 만난
연하봉. 이곳에서 보이는 풍경과 이곳을 걷는 기분이 너무 좋아서
'연하선경'이라 불리우는 곳.
가던 길 잠시 멈추고 뒤돌아봐도 더 없이 멋진 풍경.
가던 길 왼쪽으론 거림에서 시작되는 도마골. 그리고 번져오듯
달려드는 연두의 물결. 마치 움틀거리는 생명체와 같아 보였다.
삼신봉을 지나고 촛대봉을 향해 가는 길.
9시 30분이 다 되어가는 시간이니 거의 산행 6시간 째이다. 그러니
발이 무겁고 걸음이 더뎠다. 그런 나를 비웃기라도 하는 듯
한 분이 옆으로 달리 듯 지나쳤다. 아마도 천왕봉 찍고 뒤돌아 가는 지리산왕복종주팀인 듯.
9시 48분. 간신히 촛대봉에 도착을 했다. 봉우리 정상은
길 옆 30미터도 안되는 거리이지만, 오르지 않고 그냥 지나쳤다. 왜냐면
앞으로 걸을 길이 지금보다 훨씬 많아서 조금이라도 힘을 비축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조금 더 뒤에 왔다면 여러 봄 꽃들을 볼 수 있었을 테지만, 지금은
진달래꽃으로 화려히 장식한 세석평전을 지나
세석대피소로 갔다.
10시 04분. 쌍계사주차장 집결시간은 17시 30분.
남은 거리는 16 km 정도인데... 7시간 30분 만에 도착할 수 있으려나?
에이 몰라!! 배낭을 내리고 커피 한 잔과 더불어 잠시간의 휴식을 가진 다음
이정목이 청학동을 가르키는 방향으로 조금은 빠른 걸음으로 내디뎠다.
이 높은 곳에 이렇게 풍부한 물이 있다니... 그래서,
길은 고산이 주는 느낌 보다는 시골 어느 동네의 뒷산에 있는 그것과 닮이 있었다.
도대체 이 길이 맞나 싶게 뚜렷하지만 지나는 사람은 보이지 않는 길을 30분 넘게 걸어
반가운 바위와 만났다. 남능선을 먼저 지나신 많은 분들이 남긴 사진.
음양수가 생기는 바위였다. 우후~ 가긴 잘 가고 있군!
하지만, 여전히 조망은 없고 잡목들이 시야를 가리고 있어 땅만 보면서 걷고 있다.
엇? 피나물꽃도 아니고 노란제비꽃도 아니고 양지는 더더구나 아니고... 뭐지?
그러다가 잠시 언덕을 올라 터지는 조망! 촛대봉과 그 아래 세석대피소도 보인다.
어? 영신봉으로 올라 이곳으로 내려서는 길도 있겠는데?
길은 다시 잡목 숲과 산죽으로 둘러싸여 한참을 내달리다가 석문을 지나서
작은 둔덕에서 시야를 열어줬다.
설마 저기 저 산자락을 다 걷는 것은 아니겠지?
열린 시야로 가던 길을 중도에 포기하지 못하게 함인지 길은 다시
잡목과 키 큰 나무들 사이로 숨어들었지만, 어느새 이정표에 합류한
쌍계사 지시판에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것을 보여준다.
시간은 모자란 듯 하고, 발은 무겁고
도저히... 도저히... 쉬지 않고는 견딜 수 없을 지경.
예전 갇았으면 뭔 꽃인지 이리저리 앎을 갈구했겠지만, 지금은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배낭을 내려놓고 물을 입에 들이 붰다. 그래도 그 힘 덕분에
세석에서 3시간 20분을 넘게 걸어 삼신봉에 도착을 했다. 오후 1시30분.
온길을 돌아보니 와우~~ 명성 그대로
지리산 주능선이 선명하고 깔끔하게 보였다. 게다가 아침부터
걸어온 능선을 눈으로 쭈욱 그려보는 재미도 있고.
확실히 천왕봉부터 지금까지 하산각이 분명한데 힘이 드는 이유는?
아마도 거리 때문이지 싶다. 산 아래 청학동 마을을 보면서
잠시 쉼으로 지친 기운을 복돋긴 했는데
아직도 쌍계사까지 남은 거리가 9 km?
청학동으로 내려가서 택시라도 부를까? 에잇 목표가 달리 목표겠어?
그곳을 향해 매진하란 의미가 목표지. 그렇지만
종아리 당기지... 허벅지도 땡기지... 그럼에도 아둥바둥 걸어서
내삼신봉으로 올라섰다. 삼신봉보다 더 높은 내삼신봉.
주능선의 모습은 삼신봉에서의 그것과 비슷했지만
영신봉에서 이어지는 남부능선의 멋진 모습이 삼신봉에서의 그 모습보다 우월했다.
이름있는 봉우리를 올라섰으니 이제부터는 내림길 이겠지 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달리듯 걸어가지만, 이제는 자그마한 둔덕을 올라서기도 벅차다.
길 옆으로 아침에 추웠던 날씨가 어느새 더위로 바뀌어 얼레지꽃들이 입을 활짝 열고
열심히 응원을 하고 있지만, 젠장
오를 봉우리가 아직도 남은겨? 휴우~ 그런 봉우리를 몇 개 넘고 또 하나를 아주
힘겹게 오르고 나서 만난 이정표. 쌍계사까지 남은 거리가 5.8 km.
현재 시간은 3시 17분! 뭐 늦으면 근처에서 숙박을 하고
덕분에 주위도 더 본 다음에 귀경하지 머. 마음이 정해지자
주위 풍경들이 사뭇 정겹다. 바람에 이는 산죽들의 노래에 기꺼워 하며 걷다보니 곧
장불재! 남은 거리는 주차장까지 5 km 남짓! 남은 시간은 1시간 40분 정도...
작년 고헌산의 기억을 살려보면 시간에 맞춰 내려갈 수 있게는 걸?
시간에 맞출 결심이 선 이후, 어디서 나오는 힘인지
가파른 너덜길은 물론 큰 돌에 숨겨진 길도 거침없이 돌파하고
큰 물소리가 이는 폭포는 불일폭포가 저 것이겠거니 하면서 경보하듯 걸어 내려오는데,
아~~ 이 길! 돌들이 쫘악 깔려있어서 지면반력으로 인한 무릎손상이 걱정스러울 정도였다.
5시 10분! 시간에 맞추어 쌍계사에 도착은 했지만 장불재에서
여기까지 보고 느껴진 것이 없어 아쉬웠다. 더욱이 주차장은 절에서 아래쪽으로
상당히 먼 곳에 있어서 사찰 구경도 못하고 내려갈 수 밖에 없었다.
오후 5시20분. 오늘 처음으로 걸어 본 남부능선. 가슴이 웅장해 지고
몸무게를 2kg 정도 감량한 결과를 만들었지만, 기운이 팔팔한 젊은 산객을 포함한 몇몇 산객들이
제 시간에 도착하지 못한 것을 보니 적어도 14시간 30분을 갖고 산행을 해야
보다 질과 양 모두를 만족하는 행복지수를 만들 것 같다.
'등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리산 서북능선 _ 바래봉엔 철쭉꽃이 절정입니다. (0) | 2022.05.16 |
---|---|
지리산 칠선계곡 _ 막판 까칠함이 주는 매력. (0) | 2022.05.10 |
속리산국립공원 막장봉 & 장성봉 _ 조망이 끝내줘요. (0) | 2022.04.24 |
함양 기백산 _ 금원산은 다음에 ... (0) | 2022.04.18 |
사량도 지리산 _ 걷는 재미와 보는 재미가 모두 있는 곳. (0) | 2022.04.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