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물처럼

지리산 남부능선 _ 주능선을 가장 멋지게 볼 수 있는 곳. 본문

등산

지리산 남부능선 _ 주능선을 가장 멋지게 볼 수 있는 곳.

mangsan_TM 2022. 5. 2. 17:22

 

 

 

2022년 5월 1일(일). 지리산 남부능선을 다녀왔다.

산악회 DUMI의 안내를 받았다.

지리산 등산지도

 

 

 

5월 1일로 지리산 산불예방기간이 해제가 되는 첫 날.

아직 미답인 지리산 남능선을 다녀오는 것이 의미가 있을 것 같았다.

22년 지리산 산불조심기간 통제 구간도

 

 

 

중산리탐방지원센터에서

칼바위능선 - 로터리대피소 - 천왕봉 - 촛대봉 - 세석대피소 - 삼신봉 - 쌍계사

주차장까지 26.6 km의 거리를 약 13시간 40분 정도 걸었다.

 

 

 

 

아직도 깜깜한 밤. 3시 40분 중산리탐방지원센터를 통과해 그 어디 쯤인가 있을 

칼바위를 향해 땀은 흘리되 추위에 떨면서 아주 힘들게 오름질을 했다.

 

 

 

보이는 것이라곤 내 발 앞 두어 평 헤드램프가 비추는 공간이어서 힘듦조차 숨길 수 있었지만

로터리대피소에 도착할 쯤에는 주위가 밝아져 그럴 수 없었다. 하지만 아직도 5시 40분.

로터리대피소와 그 윗쪽에 있는 법계사일주문

 

 

 

 

아래쪽에 있는 산군들은 여전히 꿈을 꾸는 중. 그 모습이 경외스러워

한참을 바라보는데 어느새 해도 오를 준비를 마친 듯 보인다.

 

 

 

 

지리산 날씨 예보론 아침 기온이 13~14도 였는데, 엄청 춥다.

꽃잎을 모두 닫고 이 추위를 견디고 있는 얼레지에게 행운을.

얼레지꽃

 

 

 

멋진 일출을 감상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는 주위에 있는 나무들이 막아섰지만,

그나마 개선문에 도달해 몸의 피로를 풀 겸 뒤돌아 아래를 보았을 때

 

 

 

오우~~ 아침 햇살 바른 연두빛 산줄기가 그 서운함을 당장 잊게 했다.

 

 

 

그리고, 아마도 오후에 걷게될 남능선일 산줄기도 보여 기대감 마져 채워지고... 

 

 

 

 

도대체 몇 번을 섰다가 오르는 것인지 모르겠다. 그만큼 힘든 가파른 오름길. 그래도

마왕샘 하단 고개에 올라 일출놀이로 행복해 하는 영한 산객들이 내뿜는 에너지로 힘을 보충했다.

 

 

 

이제는 정상에 있는 산우들 지르는 소리도 잘 들리는 거리. 다시

 

 

 

힘을 내어 걸어가는데, 맙소사!!! 고드름이라니

에휴~~ 그나마 바람막이 재킷이 있어서 다행이지.  그런데

 

 

 

저 계단! 그 동안 걸었던 계단의 기억과 다른 걸? 그 때는

거의 직벽과 다름 없었는데? 에효~~ 이 쪽 길을 오랫만에 왔다는 것이 자각 된다.

 

 

 

7시 22분. 천왕봉 정상석과 정말 오랫만에 해후를 했다.

 

 

 

한국인의 기상이 발원되는 곳. 그 만큼 이 시간 여기에 있는

젊은 산객들의 기상이 예사롭지 않아 보였다.

 

 

 

오랫만에 봐서 그런지 정상석도 깨끗하게 보이고... 암튼

담주 칠선계곡으로 오를 때 다시 보기로 하고

 

 

 

장터목을 향해 다시 길을 나섰다. 그런데 여기서 보이는

천왕봉 풍경

 

 

주능선의 모습. 멀리 노고단에서 반야봉, 촛대봉 그리고 여기까지... 그리고

 

 

 

남능선은 촛대봉 아래 세석대피소에서 왼쪽으로 연결된다고 하니...

저기 저 능선 쯤 될 것 같은데...?

 

 

 

통천문을 지나서

지리산 통천문

 

 

 

제석봉을 지나고 있는데, 길 옆에 있는 얼레지 꽃들이 어느 정도 입을 벌리고 있다. 

 

 

 

날씨가 많이 풀린 듯 싶었다. 8시 5분. 힘도 들고 다리도 아파서

아마도 남능선일 산마루를 바라보면서

 

 

 

커피 한 잔과 빵 1개, 떡 한 덩이로 아침으 가졌다. 그런데

 

 

 

이 힘든 산길을 휙휙 뛰어다니는 사람들이 근근히 보인다.

제2회지리산왕복종주대회 55K 

어휴~~ 대단들 하셔라. 10여 분 식사를 마치고

 

 

 

장터목대피소로 내려와

 

 

 

다음 주에 오를 칠선계곡 들머리가 있는 백무동 방향을 잠시 살펴보고

 

 

 

곧 장터목대피소와 작별을 하고 조금 더 걸어 만난

 

 

 

연하봉. 이곳에서 보이는 풍경과 이곳을 걷는 기분이 너무 좋아서

연하봉

 

 

 

'연하선경'이라 불리우는 곳.

 

 

 

가던 길 잠시 멈추고 뒤돌아봐도 더 없이 멋진 풍경.

뒤쪽으로 보이는 천왕봉

 

 

 

가던 길 왼쪽으론 거림에서 시작되는 도마골. 그리고 번져오듯

달려드는 연두의 물결. 마치 움틀거리는 생명체와 같아 보였다.

 

 

 

삼신봉을 지나고 촛대봉을 향해 가는 길. 

9시 30분이 다 되어가는 시간이니 거의 산행 6시간 째이다. 그러니

 

 

 

발이 무겁고 걸음이 더뎠다. 그런 나를 비웃기라도 하는 듯

한 분이 옆으로 달리 듯 지나쳤다. 아마도 천왕봉 찍고 뒤돌아 가는 지리산왕복종주팀인 듯.

 

 

 

9시 48분. 간신히 촛대봉에 도착을 했다. 봉우리 정상은

 

 

 

길 옆 30미터도 안되는 거리이지만, 오르지 않고 그냥 지나쳤다. 왜냐면

앞으로 걸을 길이 지금보다 훨씬 많아서 조금이라도 힘을 비축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조금 더 뒤에 왔다면 여러 봄 꽃들을 볼 수 있었을 테지만, 지금은

진달래꽃으로 화려히 장식한 세석평전을 지나

세석평전_멀리 반야봉 가까이 영신봉이 보인다.

 

 

 

세석대피소로 갔다.

세석대피소

 

 

 

10시 04분. 쌍계사주차장 집결시간은 17시 30분.

남은 거리는 16 km 정도인데... 7시간 30분 만에 도착할 수 있으려나?

에이 몰라!! 배낭을 내리고 커피 한 잔과 더불어 잠시간의 휴식을 가진 다음

 

 

 

이정목이 청학동을 가르키는 방향으로 조금은 빠른 걸음으로 내디뎠다.

 

 

 

이 높은 곳에 이렇게 풍부한 물이 있다니... 그래서, 

길은 고산이 주는 느낌 보다는 시골 어느 동네의 뒷산에 있는 그것과 닮이 있었다.

 

 

 

도대체 이 길이 맞나 싶게 뚜렷하지만 지나는 사람은 보이지 않는 길을 30분 넘게 걸어

반가운 바위와 만났다. 남능선을 먼저 지나신 많은 분들이 남긴 사진.

음양수가 생기는 바위였다. 우후~ 가긴 잘 가고 있군!

음양수

 

 

 

하지만, 여전히 조망은 없고 잡목들이 시야를 가리고 있어 땅만 보면서 걷고 있다.

엇? 피나물꽃도 아니고 노란제비꽃도 아니고 양지는 더더구나 아니고... 뭐지?

 

 

 

그러다가 잠시 언덕을 올라 터지는 조망! 촛대봉과 그 아래 세석대피소도 보인다.

어? 영신봉으로 올라 이곳으로 내려서는 길도 있겠는데?

영신봉(왼쪽)과 촛대봉. 그 사이에 세석대피소

 

 

 

길은 다시 잡목 숲과 산죽으로 둘러싸여 한참을 내달리다가 석문을 지나서

석문

 

 

 

작은 둔덕에서 시야를 열어줬다. 

설마 저기 저 산자락을 다 걷는 것은 아니겠지? 

계속되는 남능선_우측으로 휘어진다.

 

 

 

열린 시야로 가던 길을 중도에 포기하지 못하게 함인지 길은 다시

 

 

 

잡목과 키 큰 나무들 사이로 숨어들었지만, 어느새 이정표에 합류한

쌍계사 지시판에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것을 보여준다.

 

 

 

시간은 모자란 듯 하고, 발은 무겁고

도저히... 도저히... 쉬지 않고는 견딜 수 없을 지경.

 

 

 

예전 갇았으면 뭔 꽃인지 이리저리 앎을 갈구했겠지만, 지금은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배낭을 내려놓고 물을 입에 들이 붰다. 그래도 그 힘 덕분에

 

 

 

세석에서 3시간 20분을 넘게 걸어 삼신봉에 도착을 했다. 오후 1시30분.

 

 

 

온길을 돌아보니 와우~~ 명성 그대로

지리산 주능선이 선명하고 깔끔하게 보였다. 게다가 아침부터

 

 

 

걸어온 능선을 눈으로 쭈욱 그려보는 재미도 있고.

확실히 천왕봉부터 지금까지 하산각이 분명한데 힘이 드는 이유는?

남능선 _ 연두색선

 

 

 

아마도 거리 때문이지 싶다. 산 아래 청학동 마을을 보면서

잠시 쉼으로 지친 기운을 복돋긴 했는데

 

 

 

아직도 쌍계사까지 남은 거리가 9 km? 

청학동으로 내려가서 택시라도 부를까? 에잇 목표가 달리 목표겠어?

 

 

 

그곳을 향해 매진하란 의미가 목표지. 그렇지만

종아리 당기지... 허벅지도 땡기지... 그럼에도 아둥바둥 걸어서

 

 

 

내삼신봉으로 올라섰다. 삼신봉보다 더 높은 내삼신봉.

주능선의 모습은 삼신봉에서의 그것과 비슷했지만

내삼신봉

 

 

 

영신봉에서 이어지는 남부능선의 멋진 모습이 삼신봉에서의 그 모습보다 우월했다.

내삼신봉에서 본 천왕봉

 

 

 

이름있는 봉우리를 올라섰으니 이제부터는 내림길 이겠지 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달리듯 걸어가지만, 이제는 자그마한 둔덕을 올라서기도 벅차다.

 

 

 

길 옆으로 아침에 추웠던 날씨가 어느새 더위로 바뀌어 얼레지꽃들이 입을 활짝 열고

열심히 응원을 하고 있지만, 젠장

 

 

 

오를 봉우리가 아직도 남은겨? 휴우~ 그런 봉우리를 몇 개 넘고 또 하나를 아주

 

 

 

힘겹게 오르고 나서 만난 이정표. 쌍계사까지 남은 거리가 5.8 km.

현재 시간은 3시 17분! 뭐 늦으면 근처에서 숙박을 하고

아마도 청학봉

 

 

 

덕분에 주위도 더 본 다음에 귀경하지 머. 마음이 정해지자

주위 풍경들이 사뭇 정겹다. 바람에 이는 산죽들의 노래에 기꺼워 하며 걷다보니 곧

 

 

 

장불재! 남은 거리는 주차장까지 5 km 남짓! 남은 시간은 1시간 40분 정도...

작년 고헌산의 기억을 살려보면 시간에 맞춰 내려갈 수 있게는 걸?

 

 

 

시간에 맞출 결심이 선 이후, 어디서 나오는 힘인지

가파른 너덜길은 물론 큰 돌에 숨겨진 길도 거침없이 돌파하고

 

 

 

큰 물소리가 이는 폭포는 불일폭포가 저 것이겠거니 하면서 경보하듯 걸어 내려오는데,

아~~ 이 길! 돌들이 쫘악 깔려있어서 지면반력으로 인한 무릎손상이 걱정스러울 정도였다.

 

 

 

5시 10분! 시간에 맞추어 쌍계사에 도착은 했지만 장불재에서

여기까지 보고 느껴진 것이 없어 아쉬웠다. 더욱이 주차장은 절에서 아래쪽으로

 

 

 

상당히 먼 곳에 있어서 사찰 구경도 못하고 내려갈 수 밖에 없었다.

쌍계사일주문

 

오후 5시20분. 오늘 처음으로 걸어 본 남부능선. 가슴이 웅장해 지고

몸무게를 2kg 정도 감량한 결과를 만들었지만, 기운이 팔팔한 젊은 산객을 포함한 몇몇 산객들이

제 시간에 도착하지 못한 것을 보니 적어도 14시간 30분을 갖고 산행을 해야

보다 질과 양 모두를 만족하는 행복지수를 만들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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