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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물처럼
관악산 자운암능선 _ 계획은 상상할 수 있어 좋다. 본문
2022년 7월 10일(일). 관악산 자운암능선을 올랐다.
신림선 관악산역에서
관악산공원 - 자운암능선 - 관악산(연주대) - 연주암 - 과천시청까지 걸었다.
관악산과 청계산을 연계하는 산행이 하고 싶어 오래 전에 세운 계획.
자운암능선으로 관악산을 오르고 과천시청에서 과천매봉으로 청계산으로 올라 청계산역에서
산행을 마치겠다는 계획. 그 계획을 쫓아 신림선 관악산역 앞 광장에 섰다.
관악산공원의 대문을 들어서고
야영장 및 장미정원을 거슬러 올라갔다. 이쪽 길로는 기억이 다 지워질 정도로
오랫만에 오르는 길. 보이는 모두가 첫 경험만 같다.
수중공원이 시작되는 갈림길. 지도를 보니 어느 쪽으로 가든 제4야영장에서 만나던데
어느 쪽으로 갈까 망설이다가 왼편 길로 들어섰다.
수중공원이 보다 멋지게 보이는 이 길은
계속 계곡과 함께 하던데 길 이름이 계곡 나들이길 이랜다.
수중공원에서 헤어졌던 길과 다시 만나서
여러 사람들이 큰 어려움 없이 휴식을 즐기게끔 가꾸어둔 길을 따라 가다가
제4야영장 입구에 도착을 했다. 느낌 상으론 곧바로 가면 무너미고개가 나올 듯.
하지만, 오늘은 처음 가게되는 자운암능선으로 가야 하니 왼쪽
계곡을 따라 한동안 가다가 등산앺의 길을 참고해서
자운암 방향의 작은 길로 들어섰다.
처음 걸어보는 길이라서 제대로 가는 건지 우려되는 순간, 짜잔~ 하듯 나타나는
자운암능선을 알려주는 이정표!! 오우 잘 찾아왔꾼.
가파르고 거친 바윗길의 시작. 사족보행으로 한 구간 올라섰더니
얏호~~ 뒤돌아 뻥 터지는 시야.
삼성산이 시원하게 조망이 됐다. 아랫쪽 봉우리가 국기봉인가?
또 다시 시작되는 바위 오름길. 뒤돌아 서면 그 높이에서 보이는 삼성산.
여기 자운암능선의 큰 특징 중 하나가 이것인가 보다.
지난 주 칠보산의 더윗속 산행이 무척 힘들었는데, 지난 주 보다 더 더운 오늘 날씨는
오죽할까. ㅜㅜ 바위 오름길 한 구간 올라서고 나면
얼마나 힘에 겨웁든지... 아마도 충분히 쉬면서 살살 걷는 것이 최선이겠지?
앉아서 삼성산, 국기봉 그리고 저 오른쪽 봉우리가~~ 호암산? 산 구경도 하고
막 도망치려는 토끼녀석과 눈치게임도 하다가 다시
바윗길을 오르고 내리길 몇 차례 하고 났더니 이제는 비교적
편안한 능선길. 마음이 여유로워지니 지금껏 올라온 자운암능선을
따시한 눈길로 감상할 수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앞쪽으로
펄럭이는 국기가 있는 국기봉, 그 뒤 가까이로 정상이 보이니 어느덧 다 오른 느낌?
기꺼운 마음으로 한달음에 국기봉에 도착해서
주변 탐색에 열중했다. ㅋㅋ 사실은 여전히 가뿐 숨을 고르는 것이 주 목적이지만...
와우~~ 여기에도 암장이 있었네? 저런 멋진 모습 때문에 암장도 배워 보고 싶기는 하지만
지난 번 갈기산 케른릿지에서 경험한 바에 따르면... 내겐 무리라는 결론.
다 온 줄 알고 집중 못하더니... 쯧쯧. 피 봤다. 그리고 아직도 남은 험한 구간
두 손 두 발을 사용하다 보니 금새 에너지가 고갈이 돼서
지나 온 국기봉의 멋진 모습으로 에너지를 충전. 다시 힘을 내어
도착한 계단길. 이 계단길 끝에 정상이 있을 거란 강력한 예감을 믿고
용틀임 하는 사당능선을 여유롭게 감상을 했다. 그 예감은 그런대로 맞아서
계단 끝의 헬기장을 지나 곧 정상석과 마주할 수 있었다.
10시 45분. 아이스케키(2,500원/1개) 한 개로 쉼을 마치고
연주대를 가장 멋지게 보는 포토스팟을 지나 연주암으로 향했다.
코비드19 이전, 점심 무렵에 이곳 연주암에 도착해서 공양 받았던 점심을
여전히 그리워 하면서 지나치다가
관악산 정상의 멋진 풍경을 뒷배경으로 둔 연주암이 잘 보이는 곳에 앉았다.
왜냐하면, 그 동안 꽁꽁 얼려두었던 맥주 한 캔이 적당히 녹아
시원하게 드링킹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ㅋㅋ 예상했던 그 시원함이란
더욱이 빵이 맥주 안주로도 손색이 없다는 것까지 깨달음.
지금부터의 내림길은 눈 감고도 있을 정도? 두꺼비바위를 지나고
지날 때마다 늘 수석정원의 느낌을 받던 바위동산을 지나
이 곳이 초행인 칭구들을 세워놓고 6봉을 배경 삼아 사진을 찍어 주면 의기양양 했던 곳도 지나
문원폭포 갈림길까지 왔다. 여기에서 문원폭포로도 많이 내려갔었는데...
곧바로 직진해서 작은 봉우리 위에 올라 그늘에서 땀을 식히고 다시 길을 나서
청계산이 보이는 장소에 서서 미리 공부한 지도를 생각하면서
이리 저리로 가서 청계산을 오르면 되겠네... 생각했는데... 가만!
요 아래 이 바윗덩이들은 기억에 있는 것들이지만, 가고자 하는
과천시청이 왜 저 왼편에 있는 것이지?
엇? 이 내림길은 처음 보는 것 같은데..?
제길~~ 엉뚱한 곳으로 내려왔다. 그래도
관악산둘레길과 만났으니 왼쪽으로 가다보면 과천시청이 나오겠지..
약간은 허탈한 느낌? 다행히 계곡에 물이 있어서 얼굴을 씻고
발도 담구고 충분한 힐링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시작되는 고민.
관악산둘레길을 걸어 과천시청을 만나기 까지도 결정을 내리지 못한 고민.
ㅋㅋㅋ 청계산으로 계속 산행을 이을지 말지에 대한 고민이었는데...
정부과천청사역에 도달해서는 그곳을 넘지 못하고 그대로 전철에 탑승해서
범계역에서 하차. 8번출구로 나와 3330번 버스에 탑승을 해서
집으로 왔다.
이렇게 많은 시간을 갖고 세운 관악산과 청계산의 연계 산행 계획은
이 무더위 속에서 간절히 떠오른 지하철의 시원한 에어컨 바람 하나로 간단하게
무너졌다. 그래도 아쉽지도 않고 후회 되지도 않는다.
선선한 가을 어느 날 불현듯 갈 수도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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